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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출신 금융인, 새 정부 재무·상무장관 낙점...캐리어 사, 일자리 1천 개 미국 내 유지키로


스티븐 므누친 전 공화당 대통령선거 대책위원회 재무위원장이 29일 뉴욕 트럼프 타워에 들어서고 있다.
스티븐 므누친 전 공화당 대통령선거 대책위원회 재무위원장이 29일 뉴욕 트럼프 타워에 들어서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월가 출신 금융인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재무장관과 상무장관으로 내정됐습니다. 새 정부 인선작업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에어컨 제조업체 캐리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측과 협상을 통해 미국에 일자리 1천 개를 유지하기로 했다는 소식 이어서 살펴봅니다. 미국 중북부 노스다코타 주에서 송유관 건설에 반대하는 시위가 몇 달째 계속되고 있는데요. 주 당국이 시위대를 지원하는 사람에게 거액의 벌금을 물리는 새로운 명령을 발효했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이끌어갈 차기 행정부가 차츰 모습을 갖추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화요일(29일) 보건후생부 장관과 교통장관 내정자를 발표한 데 이어서 수요일(30일) 경제팀을 확정해 발표했습니다. 뉴욕 월가 출신인 스티븐 므누친 씨와 윌버 로스 씨가 각각 재무장관과 상무장관으로 내정했고요. 기업인 토드 리켓츠 씨를 상무부 부장관으로 지명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리켓츠 씨는 시카고에 연고를 둔 프로 야구단 시카고 컵스의 공동 구단주입니다.

진행자) 재무장관으로 내정된 므누친 씨는 앞서 선거운동 당시 트럼프 선거대책본부의 선거자금 모금을 책임졌던 인물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므누친 씨는 올해 53살인데요.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17년 넘게 일하며 막대한 부를 쌓았고요. 그 뒤 영화제작사를 세워서 ‘X-Men’ 같은 여러 영화에 투자했습니다. 2004년에 헤지펀드를 설립하기도 했는데요. 헤지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주식과 채권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해 단기 이익을 노리는 투자신탁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에서 므누친 씨를 세계 정상급 금융인이며 사업가로 묘사했는데요. 므누친 씨가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 계획을 마련하는 데 이바지했다면서, 역동적인 계획을 통해 일자리 수백만 개를 새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상무장관으로 유력한 윌버 로스 씨는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올해 79살로 역시 돈 많은 금융인 출신이고요. ‘파산의 왕’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데요. 부실기업을 싼값에 인수해 구조조정을 한 뒤 되파는 방식으로 막대한 이익을 챙겼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로스 씨를 상무장관으로 내정했다고 발표하면서, 로스 씨는 노동자 가정을 위한 세금 삭감과 정부 규제 완화, 미국 에너지 자원 활용을 통해 미국 경제를 더욱 튼튼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므누친 씨와 로스 씨는 그동안 꾸준히 유력한 재무장관과 상무장관 후보로 거론돼 왔는데요.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네, 두 사람 다 기성 정치인 출신이 아니라, 사업가 출신이고 외부인이란 점에서 신선하다는 반응이 있는데요. 하지만 역시 선거운동 기간에 트럼프 당선인이 공격했던 월가 출신이란 점에서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므누친 씨와 로스 씨, 두 사람 모두 업계에서 위험을 감수하는 사업가란 평판을 받고 있는데요. 그런 성향이 앞으로 미국의 경제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상하기 힘들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진행자) 자, 이렇게 새 정부 인선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는데요. 화요일(29일) 트럼프 당선인이 보건후생부 장관과 교통장관 내정자를 발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톰 프라이스 하원의원을 보건후생부 장관으로, 일레인 차오 전 노동장관을 새 교통장관으로 낙점했습니다. 프라이스 의원은 전국민건강보험제도인 오바마케어를 강력히 반대해온 인물이고요. 노인들을 위한 건강보험제도인 메디케어 역시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진행자) 오바마케어는 현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강력히 추진했던 핵심 정책 가운데 하나인데요. 오바마케어 반대자인 프라이스 의원이 새 보건후생부 장관으로 내정된 데 대해서 민주당 측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네, 상원 민주당 원내 대표인 찰스 슈머 의원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는데요. 슈머 의원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슈머 의원] “Well, I am so disappointed…”

기자) 메디케어나 오바마케어, 미국가족계획협회 같은 문제에서 프라이스 의원은 보통 미국 사람들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는 겁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메디케어 반대자를 보건후생부 장관에 내정하고, 하원 공화당 의원들이 메디케어를 민영화하겠다고 위협하는 점을 볼 때, 공화당은 내년에 미국인 연장자들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려는 게 확실하다고 슈머 의원은 말했는데요. 이 싸움에서 공화당이 승리하게 가만 보고 있지 않겠다며, 각오를 다졌습니다.

진행자) 교통부 장관으로 낙점된 일레인 차오 씨는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네, 타이완계이고요. 미치 맥코넬 현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의 부인이기도 합니다. 일레인 차오 씨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노동장관을 지내고, 앞서 교통부 부장관을 지내는 등 공화당 정권에서 행정부 요직을 두루 거쳤는데요. 그래서 능력 면에서는 교통부 장관을 맡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그런 점이 오히려 단점으로 지적되기도 하는데요. 앞서 선거운동 기간에 트럼프 당선인이 “워싱턴의 구정물을 모두 빼내겠다”고 했는데, 차오 씨의 경우 트럼프 당선인이 반대해온 기성 정치인 그 자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프라이스 보건후생 장관 내정자나 차오 교통장관 내정자나, 취임하면 무척 바쁠 것 같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내걸었던 주요 공약들을 실천해야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프라이스 씨는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고 다른 제도로 대체하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을 이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 도로와 교량 등 대규모 건설 사업을 통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는데요. 하지만 공화당이 주도하는 의회는 정부 예산을 줄이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힘든 상황에서 일레인 차오 씨가 교통장관을 맡게 됐는데요. 맥코넬 상원 원내대표의 부인이란 점이 도움이 될지 모른다는 전문가 견해도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트럼프 행정부의 장관 내정자들이 백인 남성 일색이란 비판이 있었는데요. 점차 다양성을 더해가고 있네요.

기자) 네, 지금까지 소수계 여성 3명이 포함됐는데요. 인도계로 유엔 대사로 내정된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있고요. 이번에 타이완계인 일레인 차오 씨가 교통장관을 맡게 됐죠. 그런가 하면 트럼프 당선인 측은 화요일(29일) 인도계로 인디애나주 의료정책 자문인 시마 버마 씨를 메디케어 · 메디케이드 센터 국장으로 지명했습니다. 메디케어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노인들을 위한 건강보험 제도, 메디케이드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건강보험 제도를 말합니다.

진행자) 국무장관 인선에 대해서는 아직 소식이 없습니까?

기자) 네, 아직 없습니다.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이 화요일(29일) 롬니 전 주지사와 저녁 식사를 함께 했죠. 롬니 전 주지사는 이날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을 좀 더 나은 미래로 이끌어갈 것이란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선거기간 중에 롬니 전 주지사는 트럼프 당선인을 신랄하게 비판했었는데요. 하지만 최근에는 달라진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 노력과 행정부 인선 과정을 지켜보면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겁니다.

진행자) 한편, 트럼프 당선인이 앞으로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혔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수요일(30일) 트럼프 당선인이 트위터를 통해 밝힌 내용인데요. 대통령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서 완전히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면서, 오는 15일에 자세한 내용을 발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승리를 자축하기 위해 목요일(12월 1일)부터 미국 여러 도시를 방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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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내세운 선거 공약 가운데 하나가 미국인들의 일자리가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겠다는 거였는데요. 이를 실천에 옮기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유명 에어컨 제조업체인 캐리어가 멕시코로 공장을 이전할 계획이었는데요. 인디애나 주 인디애나폴리스에 일자리를 1천 개 남기기로 했다고 어제(29일) 발표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 측과의 협상에 따른 것이라고 하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은 내일(12월 1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인디애나폴리스를 방문하고 이를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인디애나 주라면 펜스 부통령 당선인이 주지사로 있는 곳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캐리어 사와 트럼프 당선인 측 간에 어떤 합의가 있었는지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주 차원에서 지원을 약속했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캐리어 사는 지난 2월에 인디애나폴리스에 있는 공장을 멕시코의 몬테레이로 옮긴다고 발표했는데요. 인디애나폴리스의 현 근로자들은 시간당 26달러를 받는데, 멕시코 근로자들의 임금은 시간당 3달러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멕시코로 옮기면 인건비를 크게 절약할 수 있는 건데요. 트럼프 당선인은 캐리어가 계획을 바꾸도록 설득하겠다면서, 멕시코 이전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면 제재를 가하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캐리어의 일자리 대다수가 인디애나폴리스에 남게 됐는데요. 이에 대한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신중하면서도 낙관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는데요. 캐리어 직원들을 대표하는 노조 회장 척 존스 씨는 일자리 1천 개가 남는다면, 400개는 없어진다는 얘기라고 지적했습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뜻이라면서 우려를 표시했는데요. 하지만 일자리 모두가 사라지는 것보다는 낫다는 반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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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 중북부 노스다코타 주에서 미국 원주민 인디언들이 송유관 건설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는 소식, 아메리카 나우 이 시간을 통해서 몇 차례 전해드린 적이 있는데요. 시위가 시작된 지 4개월 가까이 되지만 아직도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결국, 노스다코타 주 정부가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서 물리적으로 시위대를 봉쇄하는 대신 시위대를 고립시키는 방법을 택했는데요. 시위대에 금지 물품을 지원하는 사람에게 벌금을 물리는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물품이 금지 물품에 해당하는지, 또 어떤 식으로 벌금을 물린다는 건지, 구체적으로 좀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주 당국은 화요일(29일) 잭 달림플 노스다코타 주지사가 월요일(28일) 발표한 ‘비상철수’ 명령에 따라 시위대에 식량이나 건축자재, 이동식 화장실 등을 지원하려다 적발된 사람에게 벌금을 물린다고 밝혔는데요. 경찰이 시위대 캠프로 향하는 것으로 보이는 차량과 운전자를 검문해 위반 사실이 밝혀지면 최대한 1천 달러까지 벌금을 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원래 노스다코타 주 당국은 시위대를 완전히 봉쇄하겠다는 계획을 세우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시위대가 점거하고 있는 몰톤 카운티 보안관실의 맥신 허 대변인은 경찰이 조금 수동적인 자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는데요. 달림플 주지사는 거리를 차단하고 시위대를 고립시키기보다는 공공의 안전에 더 중점을 두고 이런 명령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여기서 노스다코타 주 시위가 왜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보죠. 시위대가 대부분 인디언 원주민들이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시위대는 노스다코타 주의 ‘스탠딩 락 수’ 원주민 보호지구 인근에 건설되는 다코타 액세스 송유관을 반대하고 있는 건데요. 노스다코타 주에서 일리노이 주까지, 길이가 총 1천900km에 달하는 이 송유관이 완공되면, 하루 최고 57만 배럴의 원유를 수송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송유관이 미주리강 아래를 지난다는 점인데요. 미주리강은 ‘스탠딩 락 수’ 원주민 인디언들의 주요 식수원이다 보니 시위자들은 송유관이 건설되면, 식수원이 오염될 염려가 있다고 주장하는 겁니다. 또 송유관이 부족민들에게 신성하게 여기는 매장지를 지난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시위대는 노스다코타 주의 새로운 명령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시위대 측은 주 당국과 사법기관이 시위대를 괴롭히고 있다면서 벌금을 물리는 것이 합법적인지 의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벌금 조치에 주눅 들지 않고 시위대 캠프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시위대가 또 지역 당국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고 하는데 이건 무슨 이야기인가요?

기자) 네, 지난주 월요일(21일) 노스다코타 당국이 고속도로를 점거하고 있던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서 물대포를 사용한 건데요. 문제는 이날이 영하의 추운 날씨였다고 합니다. 시위대 측은 주 당국이 물대포나 최루가스를 사용하기에 앞서 어떤 사전 경고도 하지 않았다며, 사법당국이 과도하게 공권력을 사용했다고 주장하면서 화요일(28일) 연방 지방법원에 피해보상을 청구했습니다. 실제로 노스다코타 주는 11월부터 눈과 강풍을 동반한 겨울 추위가 시작되는데요. 이번에 달림플 주지사의 철수 명령도 이런 추운 겨울 날씨를 고려해 나온 방침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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