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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평양주재 외국 공관에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제공


북한 평양 주체사상탑에서 바라본 김일성 광장. (자료사진)
북한 평양 주체사상탑에서 바라본 김일성 광장. (자료사진)

북한이 평양주재 외국 공관에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넷 속도는 미국의 평균 인터넷 속도보다도 빠릅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주재 각국 외교관들은 공관에서 광섬유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평양주재 한 외교관이 밝혔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외교관은 10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현재 북한의 국영기업인 ‘별’이 제공하는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9개월 전부터는 광섬유 인터넷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광섬유 인터넷 속도는 15Mbps (메가비피에스) 정도로 굉장히 빠르다고 이 외교관은 전했습니다.

이는 영화 한 편을 약 7분 안에 내려 받을 수 있는 속도로 미국의 평균 인터넷 속도 (14.2Mbps)보다도 빠른 겁니다. 또 전세계 평균 인터넷 속도 5.6Mbps에 비해서는 3배 가량 빠릅니다.

이 외교관은 하지만 많은 경우 자신은 광섬유 인터넷 대신 자국의 인공위성을 통한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광섬유 인터넷 서비스가 빠르기는 하지만 북한 당국의 검열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이 외교관은 북한 광섬유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일부 한국 언론사 등 사이트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접속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사회연결망 서비스 웹사이트와 북한전문 매체인 ‘NK 뉴스’도 접속이 가능하다고 이 외교관은 덧붙였습니다.

앞서 지난 4월 ‘AP 통신’은 평양발로 북한 당국이 페이스북과 트위터, 유튜브등 사회연결망 웹사이트와 한국 언론 웹사이트, 그리고 `VOA’ 웹사이트를 공식 차단했다고 보도했었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 산하 한미연구소의 김연호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김정일 시대부터 정보통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90년대부터 전국을 연결하는 광섬유 통신망을 구축해왔다고 말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북한이 평양의 외국 공관에 광섬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연호 연구원] “일단 북한 입장에서는 비싼 요금을 물려서 외화벌이를 할 수 있고, 북한의 정보통신기술 발전을 자연스럽게 해외에 선전하는 수단이 될 수 있겠죠. 그리고 이렇게 고품질의 인터넷 서비스를 해야 외국 공관들이 많이 이용할 테고, 그러면 북한 당국이 감시할 수 있는 정보량도 많아지겠죠.”

김 연구원은 또 장기적으로는 내국인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서비스를 확대할 때 감시와 통제를 위한 기술적인 테스트를 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평균 인터넷 속도는 2.0 Mbps로 전세계 134위 수준입니다.

미국의 인터넷 서비스 기업인 `아카마이’가 발표한 2015년 4분기 인터넷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인터넷 접속 속도는 전세계 평균 속도의 절반에 못 미칩니다.

전 세계에서 인터넷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는 26.7Mbps를 기록한 한국이었으며, 이어 스웨덴 19.1Mbps, 노르웨이 18.8Mbps, 일본 17.4Mbps 순이었습니다. 상위권에 속한 이들 나라들은 북한보다 8배에서 최대 13배까지 빠른 속도를 나타냈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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