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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매튜' 희생자 1천명 넘어...시진핑 '인터넷 굴기' 역설


허리케인 '매튜'가 지난 8일 미국 조지아주 해안도시 사바나 인근을 지난 직후 노숙자 보호소를 나선 여성이 침수된 거리에서 걷고 있다.
허리케인 '매튜'가 지난 8일 미국 조지아주 해안도시 사바나 인근을 지난 직후 노숙자 보호소를 나선 여성이 침수된 거리에서 걷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지난주 허리케인 ‘매튜’가 휩쓸고 지나간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서 사망자 수가 1천명을 넘어섰습니다. 이후 허리케인이 미국 동남부 해안을 지나면서 노스캐롤라이나 등지에서 19명이 희생된 소식,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산당 집체교육을 주관했는데요, ‘인터넷 강국’을 국가발전 전략 가운데 하나로 제시하고, 성취 목표와 함께 향후 정책집행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이어서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올리버 하트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벵트 홈스트롬 미국 MIT 교수가 함께 선정된 소식,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초강력’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센 폭풍이었죠, 허리케인 ‘매튜’가 카리브해를 지난 뒤 미국 동남부 해안을 거치면서 소멸됐군요?

기자) 네. 지난주 북미와 남미 대륙 사이에 있는 바다인 카리브해를 지나면서, 섬나라 아이티에서 막대한 재산과 인명피해를 냈던 허리케인 ‘매튜’가 주말 동안 미국 동남부 해안을 거친 뒤 평범한 저기압으로 급격히 위력이 줄면서 대서양으로 빠져나갔습니다. 당초 3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던 아이티에서는 1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희생된 것으로 나타났고요, 사망자 수는 계속 늘어나는 중입니다.

진행자) 아이티에서 발생한 피해가 크군요?

기자) 네. 사망자 수가 1천명을 넘어선 것 외에도, 당장 도움이 필요한 이재민 수가 35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유엔은 추산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심각한 문제는 허리케인이 지나간 이후 전염병이 퍼질 것으로 우려되는 점인데요, 특히 폭우 때문에 식수원이 오염돼 콜레라가 창궐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제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의 아이티 현지 관계자는 “내가 일하는 병원 한 곳에만 최소한 감염자 18명이 입원해있다”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히고 “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어서, 사망자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현재 콜레라 감염 감염 사망자 16명이 확인됐는데요, 아이티에서는 지난 2010년 규모 7의 대지진 여파로 80만명이 넘는 사람이 콜레라에 감염돼, 그중 1만여명이 숨졌습니다.

진행자) 구호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기자) 일단 콜레라를 비롯한 전염병이 퍼지는 걸 막는 일이 급한데요, 국경없는의사회를 비롯한 국제구호단체들이 긴급 설치한 콜레라 대처 시설에 환자들이 몰려들고 있지만, 백신과 의약품이 크게 부족한 상태로 알려져 있습니다. 허리케인이 동반한 폭우로 도시 곳곳을 메웠던 물이 빠지면서 거리에 방치된 1천여구의 시신을 처리하는 문제도 시급한데요, 시신이 부패하기 시작하자 아이티 정부는 주요 도시 마다 대규모 매장지를 조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35만명에 달하는 이재민들을 돕는 일도 중요할텐데요.

기자) 현지 상황이 험하기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가들이 군대를 파견해 돕고 있습니다. 미 육군은 특별 수송부대를 편성해 아이티 현지에 보냈고요, 주요 피해지역에 식료품과 식수 등을 포함한 구호물자를 실어 나르게 됩니다. 미국 정부가 긴급 조달한 구호물품 480t이 이미 전세기 편으로 현지에 도착했습니다. 또한 미 해군은 대형 상륙함을 현지로 이동시켰습니다. 상륙함에 소속된 수송용 헬리콥터 7대가 주요 피해지역에 배치돼 인명구조와 구호품 수송 작업을 시작했고요, 미군은 조만간 민사여단 산하 2개 중대급 병력을 파병해 아이티 현지 학교와 병원 기능을 회복하는 일을 도울 계획입니다. 이밖에 프랑스가 구호작업을 도울 병력 60명을 파견했고요, 구호물자 32t과 정수장비 등도 함께 보냈습니다.

진행자) 허리케인이 아이티를 지나서 미국 동남부 해안을 거쳐갔는데, 미국의 피해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지난주 카리브해를 지난 뒤 계속 북상한 허리케인은 주말 동안 미국 동남부 4개 주 해안을 차례로 거쳐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노스캐롤라이나에서 8명, 플로리다 6명, 조지아 3명, 사우스캐롤라이나 2명 등 지금까지 19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사망자는 대부분 급류에 휩쓸리거나 강풍에 쓰러진 나무에 깔린 노약자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만, 아직 상당한 숫자의 실종자가 있어서 사망자 수는 늘어날 전망입니다.

진행자) 단순하게 비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겠지만, 1천여명이 희생된 아이티와 19명이 숨진 미국, 차이가 나는 이유가 뭐죠?

기자) 미국에서는 연방정부와 주 정부, 그리고 각 지역 당국이 허리케인 ‘매튜’ 발생 직후부터 미리 예상 경로를 그리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협조했습니다. ‘매튜’가 아이티를 덮치기 직전, 플로리다 쪽으로 북상할 것으로 미 기상당국이 예보하자 플로리아와 그 위쪽의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 주가 차례로 비상사태를 선포했고요, 플로리다에서는 해안지역 주민 200만명에게 대피령을 내렸습니다. 이때가 지난주 화요일(4일) 이었으니까 매튜가 플로리다 해안에 도착하기 나흘 전이었습니다. 이틀 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연방재난관리청(FEMA)을 직접 방문해, 이들 4개주에 연방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주민들에게 “각 지역 당국이 내놓는 당부 사항에 적극적으로 따라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렇게 백악관과 재난관리청, 국토안보부를 비롯한 관계당국의 신속한 대비 조치로 지난 2005년 루이지애나 주를 강타해 1천800여명이 숨지고 이재민 100만명을 발생시켰던 허리케인 ‘카트리나’ 당시에 비해 피해를 크게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이티에서는 미리 대비를 못했던 건가요?

기자) 아이티는 지난 2010년 대지진을 겪으면서 20만여명이 희생됐지만, 이후에도 정부가 재난대비 태세를 갖추려는 노력을 진행할 역량이 부족했습니다. 정치적인 혼란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10월 부정선거 논란 이후 대통령 자리가 비어있는 상태이고요,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끄는 정부가 정쟁 와중에 권력을 지키는 데 집중하느라 재난대책을 세울 겨를이 없는, 사실상 무방비 상태에서 다시금 커다란 재해를 맞게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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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이 ‘인터넷 강국’을 국가발전 전략으로 제시했다고요?

기자) 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어제(9일)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원들을 상대로 집체교육에 직접 나섰는데요, “당 간부와 정부 관리들, 특히 고위직은 인터넷을 모르고는 효율적인 일을 할 수 없다”면서, 인터넷을 이용한 여론 주도에 힘써 달라고 정치국원들에게 당부했습니다. 시 주석은 또한 ‘인터넷 강국’이 되기 위한 기술 혁신에 박차를 가할 것을 강조한 한편, 중국사회 전체가 컴퓨터 사용 과정에 보안을 강화해야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인터넷 강국’이 되기 위해 강조한 내용은 뭡니까?

기자) 시 주석은 ‘인터넷 강국’이 되기 위해 고성능 컴퓨터를 중국 자체 기술로 개발하고, 이를 위해 핵심 반도체 칩 및 운영체계 제작과 생산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고성능 컴퓨터 개발을 기반으로, 컴퓨터와 컴퓨터를 연결한 인터넷 망이 세계 어느 나라 보다 빠르고 안정적인 상태로 발전해야 한다고 역설했는데요, 이를 위해서 중국이 ‘양자통신’ 실용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지난 8월 세계최초로 도· 감청이 불가능한 양자 통신 위성을 발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인터넷 보안을 강화할 것도 주문했다고요?

기자) 네, 시 주석은 이날 집체 교육에서 기술혁신 못지않게 보안을 강조했습니다. 시 주석은 “사이버 공간에서 자주성을 수호하는 일이 보안과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시 주석의 이 같은 발언은 서방 측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인터넷 환경에 대한 검열과 통제를 계속 유지·강화해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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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두명이 공동 수상하게 됐군요?

기자) 네. 올해 노벨경제학상은 금전 거래 상의 다양한 계약 관계와 제도 사이의 역학과 관련해 새로운 이론적 틀을 마련한 평가를 받는 ‘계약이론’을 확립한 공로로 올리버 하트 하버드대 교수, 방트 홈스트롬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 교수, 이렇게 두 미국 대학 학자들에게 돌아갔습니다.

10일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의 경제학상 수상자 발표 현장. 배경 화면 왼쪽이 올리버 하트 하버드대 교수, 오른쪽은 방트 홈스트롬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 교수.
10일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의 경제학상 수상자 발표 현장. 배경 화면 왼쪽이 올리버 하트 하버드대 교수, 오른쪽은 방트 홈스트롬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 교수.

[녹취: 2016노벨경제학상 발표]

기자) 조금전 진행된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의 경제학상 수상자 발표, 들으셨는데요. 수상 근거인 ‘계약이론’이란, 자본주의 사회의 모든 경제관계는 결국 계약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계약 과정이 투명하고, 계약 당사자들 간의 상호 합의가 될수록 사회 전체 효용이 증가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진행자) ‘계약이론’ 조금 더 쉽게 설명해주실까요?

기자)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아주 작은 사소한 물건을 사고 팔 때 조차 계약을 근거로 거래가 이뤄집니다. 계약을 체결할 때 사회적 약자일수록, ‘내가 제대로 된 계약을 맺은 걸까’하는 불안감이 들게 마련인데요. 일반 소비자와 대기업, 혹은 일반 소비자와 거대 공공기관의 금전 거래에서 이런 현상은 흔하게 일어납니다. 대기업과 거대 기관은 일반 소비자에 비해 해당 거래 품목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갖고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죠. 이걸 ‘정보의 비대칭성’이라고 하는데, 정보를 많이 가진 사람이 욕심을 누르고 정직하고 투명하게 해당 정보를 공개하면서 계약을 설계하는 과정이 쌓일 때 사회전체로 보면 최선의 결과를 낸다는 내용의 연구입니다.

진행자)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된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이 상금을 기부할 의사를 밝혔다고요?

기자) 네. 남미의 콜롬비아에서 52년동안 진행돼온 내전을 끝내기 위한 ‘콜롬비아 평화협정’을 반군 측과 체결한 공로로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이 지난 금요일(7일)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됐는데요, 산토스 대통령은 800만 스웨덴 크로나, 미화 약 93만 달러의 노벨상 상금을 내전 희생자들에게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어제(9일) 콜롬비아 현지의 종교행사에서 밝혔습니다. 산토스 대통령은 이어, 반군 측과의 평화협정이 최근 콜롬비아 국민투표에서 부결된 데 대해, “우리가 이미 합의한 평화협정을 수정해야한다면 고쳐나갈 것”이라면서 평화협정을 최종 발효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 진행할 의지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제 노벨 문학상 발표가 남았죠?

기자) 네. 오는 수요일(12일) 문학상 발표를 끝으로 올해 노벨상 각 분야 수상자 선정 절차가 마무리됩니다. 오늘 발표된 경제학상을 비롯한 노벨상 시상식은 노벨재단을 설립한 스웨덴 출신 과학자 알프레드 노벨이 사망한 날인 12월 10일 진행됩니다.

진행자)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을 정리해볼까요?

기자) 지난주 이어진 노벨상 수상자 발표를 통해,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오스미 요시노리 일본 도쿄공업대학 명예교수가 선정됐고요, 데이비드 사울레스 워싱턴대 교수를 포함해 미국 대학에서 연구하는 영국인 학자 3명이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로 정해졌습니다. 프랑스 출신의 장 피에르 소바주 스트라부르 대학교 명예교수 등 3명이 화학상 공동 수상자로 결정됐고요, 평화상은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이 받게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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