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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피살 항의 시위 사흘째...대선주자 '폭력중단'·'관계개선' 호소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흑인 남성이 경찰 총격으로 숨진 데 항의하는 시위대가 23일 사건 현장 인근의 277번 고속도로를 점거한 채 진압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흑인 남성이 경찰 총격으로 숨진 데 항의하는 시위대가 23일 사건 현장 인근의 277번 고속도로를 점거한 채 진압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최근 경찰에 의한 흑인 총격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에서 사흘째 계속됐는데요. 관련 소식과 대통령 후보들의 반응 살펴봅니다. 이어서 미국 인터넷 검색 업체 야후 사가 고객 5억 명의 정보를 해킹 당했다고 밝힌 소식, 또 이번 주말에 워싱턴 DC에 아프리카계 미국인 역사문화 박물관이 개관한다는 소식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지난 화요일(20일) 미국 동남부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에서 40대 흑인 남성이 경찰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이 일어났는데요. 항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목요일(22일) 사흘째 시위가 계속됐는데요. 제니퍼 로버츠 샬럿 시장이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통행금지령을 내렸지만, 시위가 새벽까지 계속됐습니다.

[녹취: 시위 현장음]

기자) 수백 명의 시위대가 총을 쏘지 말라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는데요. 이날 시위는 대부분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습니다. 그래서 시위대가 통행금지령을 어겼지만, 경찰이 제지하지 않았는데요. 경찰은 평화적으로 시위가 계속되는 한 통행금지령을 강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전날에는 시위가 격화되면서, 총격 사건까지 일어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에 따라서 팻 매크로리 주지사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 방위군까지 소집했습니다. 수요일(21일) 시위 도중에 총격으로 1명이 중태에 빠졌다고 목요일(22일) 전해 드렸는데요. 이 남성이 결국, 사망했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이 민간인이 쏜 총에 맞았다며, 용의자를 검거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시위의 원인이 된 흑인 사망 사건과 관련해서, 사건 당시 상황을 찍은 동영상을 공개하란 목소리가 높은데요. 경찰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때가 되면 공개하겠지만 지금 당장은 공개할 계획이 없다고 합니다. 커 퍼트니 경찰국장은 금요일(23일) 기자회견에서 동영상을 공개하는 데 있어 좀 더 신중을 기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샬럿 경찰은 당시 현장에 있던 경관들 옷에 부착된 소형 카메라와 경찰차에 달린 카메라에 찍힌 동영상을 로버츠 시장과 유족에게 보여줬는데요. 유족 측은 동영상을 보고 해답을 얻기보다는 더 많은 의문이 생겼다면서, 일반에게 동영상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건 당시 상황과 관련해서 경찰과 유족 측의 주장이 서로 다르죠?

기자) 그렇습니다. 경찰은 숨진 키스 라몬트 스콧 씨가 총을 들고 있었고, 총을 내려놓으라는 요구에 계속 응하지 않아서 위협을 느껴 발포했다고 말했는데요. 유족 측은 스콧 씨가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들을 기다리는 중이었으며, 총이 아니라, 책을 들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동영상에도 스콧 씨가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는 장면이 없었다는 건데요. 하지만 경찰에 따르면 현장에서 책은 발견되지 않았고, 총이 한 정 발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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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최근 미국에서 샬럿 사건과 비슷한 흑인 총격 사건이 계속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 문제가 올해 대통령 선거의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로 떠올랐는데요. 여기서 이번 사태에 대한 후보들 반응 살펴볼까요?

기자) 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최근 사태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경찰을 옹호하면, 흑인 유권자들이 돌아설 수 있고요. 그렇다고 흑인들 편에 서서, 목숨을 걸고 일하는 경찰을 비난할 수만도 없는 일인데요. 유족에게 위로를 보내면서, 폭력 사태를 비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가 목요일(22일)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선거 유세를 했죠? 이번 사태에 대해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네, 폭력 사태를 끝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이런 범죄와 폭력 사건은 국제 사회 지도자로서 미국의 이미지를 손상시킨다는 겁니다. 트럼프 후보는 특히 불법 마약 거래를 폭력 사태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적했는데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미국 내 범죄와 폭력을 근절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후보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후보] “We will appoint best prosecutors, investigators…”

기자) 미국에서 제일 가는 검사와 수사관, 연방 법 집행 관리를 임명해서 국제 마약 조직과 폭력 범죄 조직을 해체하겠다는 건데요. 불법 마약이 미국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또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인들이 단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후보 측은 최근 사태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목요일(22일)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다음 주 토론회 준비를 위해서 선거 운동을 벌이지 않았는데요. 클린턴 후보를 대신해 부통령 후보인 팀 케인 연방 상원의원이 미국 서부 네바다 주에서 연설하며 이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녹취: 케인 상원의원] “There is a need to build better bridges…”

기자) 법 집행 당국과 지역 사회 관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건데요. 클린턴 후보나 자신이나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관계 개선을 위한 교육에 투자하길 바란다고 말했고요. 미국 내 인종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후보가 토론회 준비를 위해서 선거 운동을 쉬었다고 했는데요. 실제로 토론회가 코앞으로 다가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는 월요일(26일)에 뉴욕에서 열리는데요. 이번 토론회에 대한 관심이 무척 커서,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이 시청한 토론회가 될지 모른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두 후보의 토론회 준비 과정이 대비된다고 보도했는데요. 클린턴 후보의 경우, 전통적인 방식으로 준비 중라고 합니다. 트럼프 후보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분석해서, 측근들과 모의 토론회를 열어가며 준비하고 있다고 하네요.

진행자) 트럼프 후보는 어떤 식으로 준비하고 있나요?

기자) 트럼프 후보는 보좌관들이 준비해 준 자료를 별로 보지 않는 편이고요. 미리 준비한 대답을 외우기 보다는 즉흥적으로 그때그때 생각나는 얘기를 하길 바란다는 겁니다. TV 프로그램을 진행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여유로운 태도라는 건데요. 클린턴 후보는 목요일(22일)도 선거운동을 쉬었고, 이번 주말 내내 토론회 준비를 할 예정인데요. 트럼프 후보는 선거운동을 계속하고 일요일(25일)에만 쉽니다.

진행자)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이 이번 토론회를 관심 있게 지켜보지 않을까 싶은데요. 하지만 벌써 투표가 시작된 곳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네소타 주와 버몬트, 버지니아, 사우스다코타, 이렇게 4개 주에서 금요일(23일)부터 조기 투표가 시작됐는데요. 개인 사정으로 선거일에 투표할 수 없는 사람들은 미리 투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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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야후라고 하면 미국의 인터넷 검색업체인데요. 야후 고객 정보가 해킹 당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해킹 규모가 엄청난데요. 무려 5억 명의 정보를 도난 당했습니다. 사상 최대 규모라고 하는데요. 야후는 이번 해킹의 배후에 다른 나라 정부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 정부라면, 어느 나라를 말하는 건가요?

기자) 어느 나라인지 확실히 밝히지 않았는데요. 전문가들은 러시아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해킹 수법이 그동안 러시아 해커들이 저지른 방식과 비슷하다는 건데요. 현재 미 연방수사국(FBI)이 수사 중에 있습니다.

진행자) 5억 명의 정보가 도난 당했다고 했는데, 어떤 정보인가요?

기자) 네, 야후 고객의 이름과 생년월일,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암호 등인데요. 신용카드 정보 등 금융 정보는 해킹 당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진행자) 신용카드 정보를 도난 당하지 않았으니,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이런 개인 정보가 빠져나갔다는 건 큰 문제인데요. 야후 측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고객들에게 암호를 바꾸라고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야후의 대처 방식과 관련해서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번 해킹 사태가 최근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 2014년에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이미 전에 해킹 사실을 알았지만 숨겼을 수도 있고, 최근에 와서야 알아차렸을 수도 있네요. 두 경우 모두 문제라는 거죠.

진행자) 야후가 최근 버라이즌에 매각되지 않았나요? 이번 사태가 버라이즌과의 합병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없는지요?

기자) 아직 확실하지 않은데요. 버라이즌 역시 이틀 전에야 해킹 사실을 전해 들었다면서 아직 입장을 표명하긴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버라이즌은 미국 최대 통신업체 가운데 하나인데요. 지난 7월에 야후의 인터넷 사업 부문을 48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야후가 어떤 회사인지 알아보고 다음 소식으로 넘어갈까요?

기자) 네, 야후는 지난 1994년에 스탠퍼드 대학원에 다니던 데이빗 필로와 제리 양이 설립했는데요. 한동안 인터넷 검색업계 선두 역할을 했지만, 최근 구글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가는 미디어 변화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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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이번 토요일(24일)에 아주 특별한 박물관이 개관한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역사문화 박물관(National Museum of African American History and Culture)인데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 내 흑인들의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담은 최초의 국립 박물관입니다. 지난 2003년에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박물관을 설립하는 법안에 승인하면서 박물관 개관 준비가 시작됐는데요. 13년의 노력 끝에 워싱턴 DC를 관통하는 공원인 내셔널 몰에 박물관이 문을 열게 됐습니다.

진행자) 흑인의 역사와 문화를 담았다고 했는데 박물관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만나볼 수 있을까요?

기자) 네, 200년 넘게 계속됐던 미국 흑인 노예들의 역사부터 1960년대를 휩쓸었던 흑인 민권 운동, 그리고 현재 미국의 문화와 스포츠계를 주름잡고 있는 유명인사들의 발자취까지 총 4만 점에 이르는 전시물이 흑인들이 걸어온 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800년대 미 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흑인 노예 오두막을 그대로 재연하기도 했고요. 흑인 차별 정책이 시행될 당시의 열차 칸이 전시돼 있는가 하면 각종 문서와 사진, 흑인 유명인사들의 유품 등이 전시돼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지금이야 흑인들이 미국의 정치, 문화, 예술계 등 사회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사실 흑인의 역사는 미국의 어두운 과거를 담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11년 전부터 개관을 준비해온 로니 번치 관장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박물관은 미국의 노예제와 인종차별 등 미국의 어두운 과거를 숨김없이 보여주는데 바로 여기에 박물관의 목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번치 관장의 설명을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로니 번치 관장] “What we want is a museum that uses the past …”

기자) 번치 관장은 관람객들이 과거를 통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는데요. 지금의 미국이 있기까지 선조들이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었는지를 보여준다는 겁니다. 번치 관장은 사실 건립을 준비하면서 자금과 정치적인 지지를 얻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는데요. 유명 흑인 여성 방송인인 오프라 윈프리 등 유명 인사들로부터 모금을 받는가 하면 개인 기부자들의 기부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번치 관장도 말했지만, 아프리카계 미국인 박물관이 개관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하더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박물관 건립에 대한 의견은 1백여 년 전 미국 남북 전쟁에 참전했던 흑인들에게서 나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1980년대가 돼서야 의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는데요. 15년 동안 박물관을 세우기 위한 법안은 계속 부결됐죠. 그러다가 2003년에 비로소 의회로부터 설립 승인을 받으면서 스미소니언 재단이 관리하는 19번째 국립박물관으로 세워지게 된 겁니다.

진행자) 그리고 박물관이 개관 준비를 하는 동안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탄생하지 않았습니까? 개관식에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참여한다고 해서 더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이 박물관의 외관도 참 독특하더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구릿빛을 띠는 알루미늄판이 거대한 3단의 왕관 모양을 하고 있는데요, 탄자니아 출신의 영국 건축가 데이비드 아자이 씨의 디자인이라고 합니다. 이런 모양과 어두운색은 흑인들의 정체성과 함께 희망과 회복력, 영성을 표현한다고 하는데요. 건립비용만 5억4천만 달러가 들어간 아프리카계 미국인 박물관은 개관과 함께 워싱턴의 또 다른 명소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현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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