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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숙하고도 낯선 'DMZ-155 마일', 손기환 화가 작품전


DMZ를 주제로 작업을 해오고 있는 손기환 작가의 ‘DMZ - 155마일’전이 갤러리반디트라소에서 7월 7일부터 23일까지 열린다.
DMZ를 주제로 작업을 해오고 있는 손기환 작가의 ‘DMZ - 155마일’전이 갤러리반디트라소에서 7월 7일부터 23일까지 열린다.

한국인들에게 친숙하면서도 낯선 공간인 비무장지대, DMZ를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가 조선시대에 그려진 옛 그림에서 소재를 차용해 DMZ를 표현했습니다. `DMZ-155 마일' 이란 주제로 열린 이 작가의 전시회를 서울에서 박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오디오] 친숙하고도 낯선 'DMZ-155 마일', 손기환 화가 작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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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현장음]

서울 강남에 있는 한 미술전시장. DMZ를 주제로 작업을 해 오고 있는 손기환 작가의 'DMZ-155마일' 전시가 지난 7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열리고 있습니다. 손기환 작가는 한국인에게 친숙하면서도 낯선 공간인 DMZ를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해 왔는데요, 이번 ‘강박풍경’ 연작에서는 군사적 긴장감과 평화적인 생태공간이라는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는 DMZ를 조선시대 그림들을 차용해 선보입니다. 손기환 작가입니다.

[녹취: 손기환, 화가] “제가 늘 주제와 소재로 삼고 있는 분단에 대한 그림입니다. 작품 소제목은 'DMZ-155마일'로 잡았고요, 옛날 18세기의 산수화에서 DMZ의 이미지하고 오버랩 될 수 있는 그런 것들을 찾아가지고 새롭게 다시 조립을 해 가지고 현대적으로 다시 해석을 한 그런 작품입니다.”

다양한 색의 바탕 위에 다양한 산수풍경을 조립하고 재해석 한 작품들이 전시돼 있는데요, 조각조각 아직 완성되지 않은 듯한 DMZ의 풍경을 그려냅니다.

[녹취: 손기환, 화가] “완전히 꿈 속에서 볼 수 있는 그런 풍경들이죠. 그 당시에도 상상의 풍경인데, 사실, DMZ라는 지역 자체가 갖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좀 더 몽상적이고 현실적이지 않은 느낌, 이런 것들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굉장히 밝게 그려지긴 했고, 노란 동그라미 작품 같은 이런 것들은 진짜 제가 DMZ 근무했을 때 보는 풍경하고 거의 같다고 해가지고 저 작품부터 시작을 했거든요. 그런 이미지들을 볼 수 있는 거고, 그리고 색이나 이런 것들을 보면, 굉장히 밝다고 그랬는데, 사실은 노란색이나 보라색, 이런 것들이 약간은 병적인 색깔이거든요. 그런 심리적인 부분도 담아서 그린 그림입니다.”

손기환 작가의 지난 전시들 역시 DMZ와 통일을 주제로 한 것들이 많은데요, ‘마주보기’ 연작 이후 만화주인공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녹취: 손기환, 화가] “그간 이 주제로 여러 스타일의 팝적인 작품을 그렸거든요. 초기에는 <마주보기>라는 주제로 그렸고, 그 다음에 만화 주인공 ‘두통이’, 그 당시에 6.25를 소재로 한 만화들이 있어가지고 그걸 가지고도 작품을 한 게 있고.”

작가가 분단과 통일, 또 DMZ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실향민 2세라는 성장 배경과 DMZ 최전방에서 했던 군 생활에서 비롯됐습니다.

[녹취: 손기환, 화가] “아버님이 북한에서 월남을 하셔가지고, 늘 고향 상실이나 이런데 관심이 많고, 집안에도 그런 영향이 있었고, 제가 군대 생활을 DMZ 쪽에서 했거든요. 그런 것들. 그 다음에 제가 젊었을 때, 문화운동 할 때도 이런 분단이나 통일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계속 작업을 하게 된 거죠. 아버님이 고향 그림을 그렸으면 좋겠다고 해서 몇 개 그렸는데, 별로 맘에 들어 하시지 않더라고요. 안 보고, 말로만 듣고, 사진을 보고 그리니까 그 감성을 아마 못 그리는 것 같아요, 제가. 듣고 사진, 흑백사진을 보고 이야기를 듣고 제가 작업을 한 적이 있는데, 한 몇 장 했어요. 그런데 전시회에 아버님이 오셔서 전혀 아니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아마 제가 볼 때는 아버님이 갖고 있는 그런 풍경이나 이미지가, 사실은 제가 사진을 보고 거의 똑같이 그렸는데도 아니라고 하는 거는 그런 감성적인 것, 이런 것들이 남아있는 풍경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죠.”

손기환 작가는 통일이 되는 그 날까지 DMZ와 분단에 관한 그림을 계속 그리고 싶다고 말했는데요, 개인적인 상처를 넘어 국가적인 상처가 된 분단과 전쟁에 많은 예술가들이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손기환, 화가] “제 나이대 작가들은 그래도 분단이나, 사회적인 메시지나 이런 것들을 좀 남겨보려고 하는 그런 부분들이 좀 많은데, 사실 분단이라는 문제하고 통일이라는 문제는 해결 될 때까지 계속 관심을 가져줘야 하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젊은 작가들도 어떤 면에서 이런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고, 감상자들도 이런 미술들, 이런 데 더 관심을 가져야 나중에 후손들한테 부끄럽지 않은 예술, 그런 결과물들이 만들어지고 감상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죠.”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단절의 공간인 DMZ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녹취: 김경아, 관람객] “사실 우리가 외국에 나가보면, 외국인들한테 한국에 오면 뭐가 보고 싶으냐고 물어봤을 때, 가장 1순위가 DMZ 더라고요. 거기를 가보고 싶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해서, 외국인들을 보면, 사실 그네들을 보면서, DMZ가 이렇게 뜨거운 관심사이고, 그네들이 관심 있는 것이 DMZ라는 것을 그네들로부터 듣게 되는데, 우리는 사실 별로 잘 관심도 없는 것 같고, 잘 모르는 면이 좀 있잖아요. 그런데 반해서 이런 전시를 보고 이러니까, 우리도 관심을 갖고 이런 이야기들을 좀 하면서, 도대체 왜 이런 문제가 발생을 하며, 외국인들은 왜 관심이 있는데, 우리는 왜 무감각한지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녹취: 윤가연, 관람객] “가운데에 있는 노란색 작품이 굉장히 기억에 남는데요, DMZ 라는 게 이어지지 않은, 완성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퍼즐과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런데 가운데에 있는 그림을 보면, 암벽이라든지 산 같은 느낌이 굉장히 띄엄띄엄 조각처럼 돼 있는데, 그게 그런 주제에 잘 표현이 된 것 같습니다.”

[녹취: 현장음]

서울에서 VOA 뉴스 박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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