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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 성전환자 복무 금지 규정 폐지...하원 다음 주 총기 규제 표결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30일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성전환자에 대한 군 복무 금지 조치 해제 방침을 밝혔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30일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성전환자에 대한 군 복무 금지 조치 해제 방침을 밝혔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 국방부가 성전환자에 대한 복무 금지 조항을 폐기했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이어서 연방 하원이 테러 요주의 인물 명단에 올라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총기 구매를 막기 위한 법안을 다음 주에 표결에 부칠 예정이란 소식 알아봅니다. 마지막으로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퇴임시기가 다가오지만 흑백 인종 관계에 대한 미국인의 인식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보고서가 나왔는데요.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 국방부가 성전환자의 군 복무와 관련해서 획기적인 결정을 내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국방부는 목요일(30일) 성전환자의 군 복무를 전면 허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의 말입니다.

[녹취: 카터 국방부 장관] “I’m announcing today……”

카터 장관은 미군의 성전환자 복무 금지 조항을 즉각 폐기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성전환자들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복무할 수 있다는 건데요. 이 때문에 성전환자가 군에서 나와야 하는 일은 앞으로 없을 것이라고 카터 장관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국방부가 이 같은 조처를 취한 배경이 궁금합니다.

기자) 지난해 연방 대법원이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는 결정을 내리지 않았습니까? 그러면서 성 정체성 때문에 차별 받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미국 사회에 퍼졌는데요. 카터 장관은 미군이 100% 모든 미국인에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카터 장관의 발표 내용 다시 들어보시죠.

[녹취: 카터 국방부 장관] “Our mission is to defend this country……”

카터 장관은 미군의 임무는 국가를 방어하는 것이라면서 개인의 자질과 상관 없는 장벽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임무를 잘 수행해낼 수 있는 사람을 단지 성전환자란 이유로 뽑지 못하거나, 군에서 내보내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성전환자의 복무 금지 조항을 즉각 폐기한다고 했는데요. 그럼, 언제부터 성전환자들이 미군에서 복무할 수 있는 겁니까?

기자) 네, 신병 입대는 앞으로 1년 안에 시작될 예정인데요. 18개월 이상 일관되게 성 정체성을 보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그러니까 나는 남자의 몸으로 태어났지만, 사실은 여자라고 생각한다든가, 또는 그 반대로 생각하는 경우가 1년 반 이상 지속된 경우에 해당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혹시 이미 미군에서 복무 중인 군인들 가운데 성전환자가 있는지요?

기자) 있습니다. 이들은 그동안 성전환자란 사실을 드러내지 못한 채 복무해 왔는데요. 이제는 공개적으로 밝힐 수 있게 됐습니다. 카터 장관은 130만 명에 달하는 현역 군인들 가운데 성전환자가 2천500명에서 7천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국방부가 점점 더 열린 태도를 보이는 것 같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여성과 동성애자, 이제 성전환자까지 포용하기로 한 건데요. 국방부는 지난해 특수부대를 포함한 모든 전투병과를 여성들에게 개방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동성애자들에 대한 복무 금지 조항은 이미 몇 년 전에 없어졌죠?

기자) 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남편이죠. 1994년 빌 클린턴 대통령 당시 미군은 ‘Don’t Ask Don’t Tell’이란 규정을 도입했는데요. ‘Don’t Ask Don’t Tell’, ‘묻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라’는 뜻입니다. 동성애자인지 아닌지,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는 건데요. 성 정체성을 이유로 군 내에서 괴롭힘을 당하지 않게 막기 위한 규정이지만, 공개적인 동성애자의 군 복무를 막는 규정이기도 했습니다. 이 규정은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뒤인 지난 2011년에 완전히 폐지됐습니다.

진행자) 성전환자의 군 복무를 허용하는 나라가 미국이 처음은 아니죠?

기자) 네, 이미 영국과 이스라엘, 호주 등 최소한 18개 나라가 성전환자의 공개적인 군 복무를 이미 허용하고 있습니다. 카터 장관은 이번 발표에 앞서 이들 나라의 정책을 검토했다고 밝혔는데요. 성전환자 수용은 옳은 일이고 미국을 더 강하게 하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군은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성전환 수술이나 호르몬 요법에 드는 의료 비용도 지원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이번 국방부 결정에 대한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인권 단체들은 환영하고 있는데요. 카터 장관이 군의 준비태세보다 오바마 대통령의 민주당 행정부가 추진하는 정치적 사안을 더 우위에 두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방부의 이번 발표는 ‘랜드연구소’의 조사 결과에 따라 나온 건데요. 랜드연구소는 1년간의 실무조사 결과 성전환자의 공개적인 군 복무가 군대의 준비태세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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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달 12일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서 49명이 숨졌습니다. 그러자 미국 내에서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는데요. 연방 하원에서 총기 규제 법안이 추진되고 있군요.

기자) 네, 목요일(30일)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동료 공화당 의원들과의 전화 회담에서 밝힌 내용인데요. 라이언 의장은 다음 주에 총기 규제 법안을 표결에 부치겠다고 말했습니다. 공화당이 추진하는 이 법안은 테러를 일으킬지 모른다고 의심되는 사람이 총기를 사지 못하게 막는 게 골자인데요. 라이언 의장은 급진화와 테러 단원 모집을 막기 위한 일괄 법안의 일부로 총기 규제 법안을 다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상원에 이어서 하원도 총기 규제 움직임을 보이는 건데요. 지난주에 연방 상원이 총기 규제 법안 4건을 절차투표에 부쳤지만, 모두 통과하지 못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러자 하원 민주당 의원들이 총기 규제법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회의장 바닥에 앉아서 농성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또 수요일(29일)에는 전국적으로 민주당 의원들이 중심이 돼서 총기 규제 강화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 일이 있었는데요. 이제 라이언 의장이 총기 규제법안을 표결에 부치겠다고 했거든요. 이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반응, 어떻습니까?

기자)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민주당 의원들 가운데 라이언 의장의 조처를 환영하는 의원이 한 사람도 없다고 전했는데요. 라이언 의장이 표결에 부치려는 법안은 전미총기협회(NRA)가 지지하는 법안과 비슷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전미총기협회는 총기 소지의 권리를 옹호하는 단체인데, 영향력이 상당히 큰 단체죠. 앞서 테러 요주의 인물 명단에 올라있는 사람들이 총기를 사지 못하게 막는 법안이라고 했는데, 이 법안이 전미총기협회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기자) 네, 하원 법안은 공화당 소속인 존 코닌 상원의원이 발의한 법안과 유사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지난 5년 동안 테러 ‘요주의 인물’ 명단에 오른 일이 있는 사람이 총기를 구입하려고 하면, 미 연방수사국(FBI)에 알리게 하는 법안입니다. 총기 판매를 완전히 막는 건 아니고요. 판사가 검토할 수 있게 72시간 유보 기간을 두자는 내용인데요. 검찰은 이 기간 내에 총기 구매 희망자가 테러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전미총기협회는 코닌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 법안은 72시간 이내에 검찰이 테러 가능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구매 희망자가 총을 살 수 있게 허용하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공화당은 이 법안이 미국 헌법이 보장하는 개인의 총기 소지 권리를 보호하면서 위험 인물의 손에 총기가 들어가는 것을 막는다고 주장하는데요. 라이언 의장도 같은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테러범의 손에 총기가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는 건 상식이지만, 개인의 총기 소지 권리를 보호하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총기 테러를 막으려면, 좀 더 강력한 조처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민주당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의 법안을 원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미 연방수사국(FBI)의 테러 ‘요주의 인물’ 명단에 올랐던 사람에 대해서 총기 판매를 완전히 금지하는 법안입니다. 그런 권한을 법무장관에게 주자는 겁니다. 상원에서는 유사한 법안이 공화당의 반대로 무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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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의 흑백 인종갈등은 오랜 시간 지속되어온 미국의 사회문제 중 하나인데요. 수십 년 전에 흑백 차별 정책이 철폐되고,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기에 이르렀지만, 미국인들은 여전히 인종 관계가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08년, 흑인인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미국의 인종 관계가 개선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다양한 설문조사가 시행돼 왔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퇴임을 얼마 남겨 두지 않은 않은 현시점에 눈길을 끄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의 여론조사기관인 ‘퓨 리서치 센터’가 지난 2월부터 3개월간 성인 약 3천 770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흑인과 백인의 인종 관계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많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흑인 대통령이 세워졌다고 해서 인종 관계가 크게 개선되지는 않았다는 말인가요?

기자) 네, 아직 많은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08년,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고 1백일이 지난 후 ‘뉴욕타임스’ 신문과 ‘CBS 뉴스’가 공동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는데요. 당시 흑인의 59% 그리고 백인의 65%는 미국의 인종 관계가 ‘전반적으로 좋다’고 응답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퓨 리서치 센터의 보고서 내용을 보면 흑인의 61%, 백인의 45%가 미국 내 인종 관계가 ‘전반적으로 나쁘다’고 응답했는데요. 그러니까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당시보다 인종 관계에 대한 미국인의 인식이 더 나빠진 겁니다.

진행자) 그럼 인종 차별에 대한 인식은 어땠습니까?

기자) 우선 응답자의 2/3는 개인적 차별이 미국 법이나 제도 안에 자리 잡은 차별보다 더 큰 문제라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응답자의 인종을 들여다보면 차이가 있었습니다. 백인 응답자들은 개인적 차별이 더 큰 문제라는데 전적으로 동의한 반면 흑인 응답자들의 생각은 나뉘었는데요. 여전히 많은 흑인이 직장이나 은행 또는 사법기관 등에서 백인에 비해 공정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흑인들은 여전히 차별을 느낀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번 조사는 정확히 3천 769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됐는데요. 이 중 흑인은 1천 4명이었습니다. 비교적 큰 표본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이 흑인 응답자의 과반수는 성별이나 나이, 교육수준에 상관없이 피부색 때문에 차별을 당하고 부당하게 대우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피부색 때문에 수상한 사람으로 오해 받거나 무식한 사람으로 취급 받았다는 흑인 응답자 수는 백인에 비해 4배 이상 높았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사회,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흑인과 백인 간의 차이가 있었는지요?

기자) 있었습니다. 퓨 리서치 센터는 인구조사국에서 발표하는 월별 인구 조사 결과를 인용했는데요. 경제와 교육 기회 등에서 여전히 흑백 간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종 차별을 금지한 민권법이 제정된 지 5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흑인의 실업률과 빈곤률은 백인 보다 최소한 2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고등학교 졸업률은 흑인과 백인의 차이가 크게 좁혀졌지만 대학 졸업률은 흑인이 백인에 비해 한참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여전히 미국 사회에서 흑백 간의 차이와 갈등이 존재하는 것 같은데 이런 인종 간 불평등을 극복하기 위한 움직임도 일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대표적으로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 즉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을 꼽을 수 있겠는데요. 백인 경찰관에 의해 흑인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지난 2013년부터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 운동이 전국적으로 퍼졌죠.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바로 이 운동에 대한 인식을 물어봤는데요. 응답자의 3/4 는 이 운동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 응답자의 61%는 ‘블랙 라이브스 매터’ 운동의 목적을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고요, 53%가 이 운동을 지지한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이 운동이 인종 간 평등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소수에 불과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보고서 내용을 보면 인종갈등 문제가 쉽게 해결된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퓨 리서치 센터의 줄리아나 호로위츠 부소장은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인종 문제에 대한 백인과 흑인의 생각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그러면서 이번 보고서는 미국에서 인종 관계를 논의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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