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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 외국서 호감도 상승...미국령 푸에르토리코 구제안 상원 통과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전용기에 오르고 있다. (자료사진)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전용기에 오르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최근 설문조사 결과, 외국인들 사이에서 퇴임이 얼마 남지 않은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이어서 미국령 푸에르토리코가 재정난에 시달리는 가운데, 푸에르토리코 구제안이 상원을 통과한 소식 알아봅니다. 아카데미상 주관 단체인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가 거의 700명에 달하는 새 회원을 위촉했는데요. 최근 인종차별 논란에 따른 조처로 여성과 소수계 인사가 대거 포함됐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퇴임이 얼마 남지 않은 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외국에서 호감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네, 미국의 여론조사 기관인 퓨 리서치 센터가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에 대한 세계인의 이미지를 조사해 발표했는데요. 내년 초에 퇴임하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가 세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퓨 리서치 센터가 미국 국내를 포함해 유럽과 아시아 등 세계 16개 나라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15개 나라의 응답자들이 오바마 대통령을 세계정세를 잘 다루는 지도자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설문 조사는 16개국 2만여 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에서 5월에 시행했습니다.

진행자) 조사 결과를 구체적으로 알아보죠. 우선, 오바마 대통령, 미국의 전직 대통령과 비교해 어떤 평가를 받고 있었습니까?

기자) 오바마 대통령의 호감도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보다 높았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세계 많은 지역에서 반미감정이 고조되면서 부시 전 대통령의 강경한 외교 정책이 비판을 받기도 했죠. 그런데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오바마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됐던 2008년을 기점으로 미국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특히 서부 유럽에서 그런 경향이 높았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좋아졌다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조사가 시행된 대부분의 나라에서 미국에 대해 호감을 느끼고 있다는 응답이 최소한 50%에 달했는데요. 유일하게 호감도가 50%에 못 미치는 나라는 그리스로,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38%에 그쳤습니다. 반면에 미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가장 높은 나라는 이탈리아와 폴란드, 일본이었는데요. 이들 나라의 경우 응답자의 2/3가 미국에 대해 좋게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독일과 중국의 경우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작년보다도 조금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미국에 대한 이미지가 이렇게 긍정적으로 바뀐 이유가 뭘까요?

기자) 국제전문가들은 국제 사회에서 미국의 역할과 국제사회를 대하는 미국의 자세가 변한 것을 이유로 꼽고 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국제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무력을 앞세우거나 냉혹하게 밀어붙이기 보다는 외교적인 방법과 소프트파워 그러니까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유화된 방식을 선호하면서 미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각이 개선됐다는 겁니다. 이런 변화는 특히 유럽과 중국에서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난 수년간 미국의 인기가 오르지 않고 있는 지역도 있다고요?

기자) 네, 바로 중동지역입니다. 미국은 앞선 행정부 시절부터 중동지역과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데요. 오바마 행정부 들어서도 크게 개선되지는 않았습니다. 중동지역 국가의 응답자들은 미국이 부패한 정권을 조장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전문가들은 앞서 미국의 전 행정부들이 중동지역의 안정을 위해 또 이슬람 극단주의가 일어나는 걸 막기 위해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는데 이런 면이 중동 지역 주민들의 반감을 산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오는 11월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맞붙을 대선 후보들에 대한 호감도 조사도 포함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반적으로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호감도가 높았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호감도 보다는 낮지만, 특히 유럽지역 국가들에서 클린턴 후보를 좋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공화당의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경우 조사 대상의 절반 국가에서 트럼프 후보에 대한 호감도가 한 자릿수에 불과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클린턴 후보가 오바마 행정부 1기 시절 국무장관을 지내면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보니 아무래도 호감도가 더 높은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IL의 위협이 커지고 있는데 여기에 대한 미국의 대응은 어떤 평가를 받고 있던가요?

기자) 네, 15개 나라의 응답자들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ISIL을 몰아내기 위한 미군 주도의 작전을 압도적으로 찬성하고 있었는데요. 무력 사용 보다는 외교적인 수단을 우선하는 미국의 현 정책이 사람들의 호감을 사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경제력에서 미국은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아보죠?

기자) 네, 미국의 국제적 권위에 대한 평가보다 미국의 경제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더 높았습니다. 16개 나라 가운데 7개 나라 응답자들의 과반수 이상이 세계 경제를 이끄는 나라로 미국을 지목했는데요. 미국이 경기침체에서 회복되는 반면 급성장하던 중국의 경제가 휘청거리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풀이됩니다. 미국인의 경우 54%가 자국인 미국이 세계 경제 최강국이라고 답했고, 34%는 중국이라고 답했는데요. 2년 전 조사 때와 상반된 결과가 나온 겁니다. 지난 2014년엔 응답자의 40%가 미국을, 41%가 중국을 경제 최강국으로 응답했는데요. 지난 2년 사이 미국인의 인식이 크게 바뀐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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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푸에르토리코 구제 법안이 연방 상원을 통과했군요.

기자) 네, 연방 상원은 수요일(29일) 68 대 30으로 푸에르토리코 구제안을 승인했습니다. 앞서 하원에서 이미 같은 법안이 통과됐는데요.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바로 서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푸에르토리코는 금요일(1일) 20억 달러에 달하는 부채를 갚지 못해 디폴트(default), 채무 불이행 사태에 처할 위기에 놓여 있었습니다.

진행자) 푸에르토리코 구제안이라고 했는데, 어떤 내용이 들어 있습니까?

기자) 이 법안의 정식 이름은 ‘푸에르토리코 감독운영경제안정법안’입니다. 이름 그대로 푸에르토리코 재정을 감독해서 경제를 안정시키겠다는 건데요. 푸에르토리코 재정을 감독하기 위한 위원회를 설립하는 게 골자입니다.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경제회복위원회의 감독 아래,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푸에르토리코의 채무를 재조정하고 구조를 개선해 나간다는 겁니다. 이 과정을 감독할 위원 7명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추천을 받아서 오바마 대통령이 임명합니다.

진행자) 푸에르토리코가 금요일(1일) 20억 달러 디폴트, 채무 불이행 위기에 처해 있다고 했는데요. 이번에 구제법안이 통과되면서 채무 불이행 사태를 막을 수 있게 된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푸에르토리코 구제안은 디폴트를 막지도 승인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채권자들이 푸에르토리코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걸 막습니다.

진행자) 카리브 해에 있는 작은 섬이죠. 푸에르토리코가 이렇게 재정 위기에 처한 원인은 무엇입니까?

기자) 네, 경기가 나빠지면서 빚이 늘어난 게 원인입니다. 최근 푸에르토리코 인구가 많이 줄었는데요. 인구가 줄면 아무래도 들어오는 세금이 줄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공무원 월급도 줘야 하고 돈을 써야 할 곳은 여전히 많으니까, 정부가 남아있는 주민들을 상대로 세금을 올렸고요. 세금 부담이 커지자, 더 많은 사람이 미국 본토로 빠져나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푸에르토리코는 부족한 돈을 채권을 발행해서 조달했는데요. 경기 침체가 계속되다 보니, 이를 갚을 능력이 없게 된 겁니다.

진행자) 채권이라면 국가나 지방 자치 단체 등이 자금 마련을 위해서 발행하는 건데요. 채권을 팔아서 마련한 자금을 필요한 사업에 쓰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원금에다가 이자를 얹어서 돌려주는 걸 말하죠.

기자) 맞습니다. 이런 채권 발생으로 푸에르토리코가 지고 있는 채무가 700억 달러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푸에르토리코는 이미 몇 차례 디폴트를 겪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심각한 재정 위기에 처한 기업이나 시 정부 같은 자치단체가 파산보호 신청을 하기도 하는데요. 푸에르토리코는 그런 게 안 되나요?

기자) 안 됩니다. 푸에르토리코가 미국령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땅이긴 하지만 정식 주는 아닌 곳을 미국령이라고 하는데요. 푸에르토리코 같은 미국령은 연방법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을 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진행자) 채무 조정이라고 하면, 일부 채무, 그러니까 빚을 삭감해준다는 얘기인데요. 어느 정도나 줄여줄 계획인지 알려졌습니까?

기자) 아직 확실하지 않은데요. 알레한드로 가르시아 파디야 푸에르토리코 주지사는 앞서 부채 삭감과 경제개혁을 통해 140억 달러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이번에 연방 의회를 통과한 푸에르토리코 구제안,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이번 구제안은 오바마 행정부와 연방 의회 지도부의 지지를 받았는데요. 상원 공화당 원내 대표인 미치 맥코넬 의원은 새 법안이 완벽하진 않지만, 푸에르토리코의 재정을 안정시키고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최선의 기회라고 말했고요. 공화당 소속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 역시 푸에르토리코 경제 회복을 도울 것이라며 환영을 표시했습니다. 하지만 이 법안에 대한 반대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진행자) 반대하는 이유는요?

기자) 일부 보수적인 공화당 의원들은 납세자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고, 안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면서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미국인들이 낸 세금으로 푸에르토리코에 구제 금융을 제공하는 상황이 올 수 있고, 재정난을 겪고 있는 다른 주 정부들이 비슷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는 겁니다. 반면에 민주당 의원들은 일부 젊은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최저임금 인하 조항에 반대했습니다.

진행자) 현지 주민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푸에르토리코 주지사와 정부 관리들은 구제안을 지지하고 있지만, 정작 주민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없다고 하는데요. 최근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 가운데 3분의 2가 구제안에 반대한다고 답했습니다. 이들은 공공연금 재조정으로 인한 연금 축소 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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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으로 영화계 소식입니다. 아카데미상이라고 하면 전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영화상 가운데 하나인데요.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단체가 새로 회원들을 위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가 수요일(29일) 약 700명에 달하는 새 회원들을 위촉했는데요. 그 가운데 여성과 소수계가 대거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올해 초 아카데미상이 백인들만의 잔치라고 해서 논란이 됐는데요. 그에 따른 조처 같군요.

기자) 맞습니다. #OscarsSoWhite, ‘오스카상은 너무 백인 일색이다’란 뜻인데요. 올해 아카데미상 후보들이 발표된 뒤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퍼진 표현입니다. 주연상과 조연상 등 주요 부문 후보들이 모두 백인들이었기 때문인데요. 유명한 흑인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와 흑인 배우 윌 스미스 부부 등이 항의 표시로 시상식 불참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아카데미상 수상자나 후보는 앞서 말씀 드린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들이 뽑는데요. 회원 구성이 어떻게 돼 있습니까?

기자) 이전까지는 대부분이 60세 이상 백인 남성이었습니다. 특히 백인 회원의 비율이 92%가 넘었죠. 그러다 보니 백인 배우 못지않게 훌륭한 연기를 펼친 소수계 배우들이 있는데도 별로 인정을 받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다양한 영화 산업 종사자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건데요. 아카데미 측은 이 같은 논란이 거세지자, 오는 2020년까지 여성과 소수계 회원 수를 두 배로 늘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700명을 새로 위촉했다고 했는데요. 이들이 들어오면, 회원 구성이 많이 바뀌게 되나요?

기자) 큰 변화라고는 할 수 없지만, 여성과 소수계 회원 수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 위촉된 인사 700명 가운데 약 절반이 여성이고 소수계라고 하는데요. 이들이 모두 가입에 응하면, 여성 회원 비율이 8%에서 11%로 올라가고요. 소수계 비율은 25%에서 27%로 늘어납니다.

진행자) 최근 한국 영화감독이나 배우들도 세계 무대에서 인정 받고 있는데요. 아카데미 회원들 가운데 한국인도 있습니까?

기자) 네, 영화 ‘올드보이’, ‘아가씨’로 유명한 박찬욱 감독과 ‘시’, ‘밀양’의 이창동 감독, 또 영화배우 이병헌 씨 등이 이번에 새로 위촉됐습니다. 한국 영화계 인사로는 지난해 임권택 감독과 봉준호 감독, 영화배우 최민식, 송강호 씨 등이 초청을 받아서 이미 활동하고 있는데요. 아카데미 회원은 원한다고 해서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게 아니고요. 다른 회원들의 추천을 받아서 위촉되는 방식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현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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