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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특위 벵가지 보고서, 미군 늑장 대응 지적...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150억 달러 배상


미 하원 벵가지 특별조사위원회가 28일 리비아 벵가지 소재 미 영사관 테러공격에 대한 최종보고서를 발표했다.
미 하원 벵가지 특별조사위원회가 28일 리비아 벵가지 소재 미 영사관 테러공격에 대한 최종보고서를 발표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VOA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공화당이 주도한 하원 벵가지 특별위원회가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벵가지 사건의 책임이 미군의 늑장 대응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첫 소식으로 알아보고요. 민주당 내 진보 인사로 유명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힐러리 클린턴 후보 선거 운동에 동참했는데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독일 자동차 회사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조작 문제와 관련해 총 150억 달러를 배상할 계획인데요. 관련 소식 차례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 연방 하원의 벵가지 사건 특별조사위원회가 보고서를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연방 하원 벵가지 특별조사위원회가 화요일(28일) 800쪽에 달하는 벵가지 사건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공화당이 주도한 하원 벵가지 특별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당시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이 명령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군이 벵가지에 지원 병력과 장비를 보내지 않아서 4명의 미국인이 희생됐다고 밝혔습니다. 무장괴한의 공격이 시작한 지 거의 8시간이 지난 후 2명의 미국인이 살해당할 때까지 리비아로 향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는 겁니다.

진행자) 보고서 내용을 더 알아보기에 앞서 벵가지 사건이 어떤 사건인지 우선 짚어보고 가죠.

기자) 네, ‘벵가지 사건’이란 2012년 리비아 제2의 도시인 벵가지에 있는 미국 공관이 무장괴한의 습격을 받아, 미국 대사를 포함해 미국인 4명이 숨진 사건입니다. 그런데 당시 보안이나 사건 처리 과정에서 몇 가지 의문점이 제기되면서 의회가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조사에 들어갔죠. 조사위원회는 2년여에 걸쳐 70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해 진상조사를 진행했고요. 화요일(28일) 8백 쪽에 달하는 보고서를 내놓은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벵가지 사건이 더 관심을 받게 된 계기가 있죠?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사건 당시에 국무장관이었는데 조사과정에서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개인 이메일 사용이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조사 위원회는 클린턴 전 장관이 사건 발생 당시 국무장관이었기 때문에 국무부와 클린턴 전 장관 측에 관련 자료를 요구했고요. 클린턴 전 장관은 재임 기간 주고받은 이메일 약 6만 건 가운데 개인적인 이메일 3만 건은 지우고, 업무용 이메일 3만 건을 국무부로 넘겼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재임 당시 관용 이메일을 사용하지 않고 개인 컴퓨터 서버를 설치해 개인 이메일 계정을 사용한 게 드러난 거죠. 클린턴 후보는 이메일 논란이 일면서 대선 과정에서 큰 위기를 맞기도 했는데요. 결국,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됐지만, 이 논란으로 인해 클린턴 후보에 대한 유권자의 신뢰도는 여전히 낮은 상황입니다.

진행자) 클린턴 후보와 민주당 측은 벵가지 조사위원회의 목적이 벵가지 사태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클린턴 후보에 흠집을 내는 데 있다, 이렇게 주장해 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벵가지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인 트레이 가우디 하원의원은 이번 보고서가 결코 클린턴 후보를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공화당 측은 벵가지 사건과 관련해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클린턴 후보의 판단과 행동에 잘못이 있었다고 줄곧 주장해 왔습니다. 벵가지 조사위원회를 주도한 것도 공화당 의원들이고요. 하지만 이번 보고서에서는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잘못 행동했다는 새로운 증거가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후보로서는 한시름 놓게 됐네요.

기자) 하지만 보고서는 클린턴 전 장관을 비롯한 행정부 관료들이 벵가지의 보안이 매우 위태로웠다는 사실을 감지하지 못했고, 미군이 보호할 수 없는 벵가지에 미국 공관을 남겨두었던 것 자체가 잘못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바락 오바마 행정부가 제대로 된 조사를 막기 위해 사건과 관련한 서류와 증인들을 감추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보고서를 끝으로 벵가지 조사위원회의 조사는 마무리되는 건가요?

기자) 기술적으로는 아직 마무리된 게 아닙니다. 하원 전체위원회가 이번 보고서를 채택할 것인지 표결을 거쳐야 하는데요. 공화당이 현재 의회의 다수당이지 않습니까? 따라서 오는 7월 8일 관련 청문회를 거친 후 무난히 채택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최종 표결 이전에 일부 내용이 변경될 수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보고서에 대해 클린턴 후보 측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궁금한데요?

기자) 클린턴 후보 진영의 브라이언 팰런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벵가지 조사위원회의 이번 보고서는 벵가지 위원회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 오바마 행정부를 공격하고 클린턴 전 장관의 선거운동에 흠집을 내기 위해 미국인의 죽음을 정치 쟁점화하는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벵가지 조사위원회가 많은 시간과 예산을 들였지만 앞선 조사들을 반박할 만한 내용을 밝혀내지 못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번 벵가지 조사위원회의 보고서에 앞서 민주당도 벵가지 사건과 관련해 자체 보고서를 발표했었다고요?

기자) 네, 민주당은 하루 전인 월요일(27일) 벵가지 사건 관련해 344쪽에 달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벵가지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가장 가까운 지원 병력은 이탈리아에 주둔하고 있던 미군이었기 때문에 제때 벵가지에 도착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특별히 할 수 있는 조치가 없었다는 거죠. 또한, 벵가지에 추가 미군 인력이 필요하다는 요청을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거부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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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이어서 미국 대통령 선거 관련 소식 보겠습니다.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힐러리 클린턴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워런 의원은 월요일(27일)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에서 열린 클린턴 후보 유세장에 등장해 연설했습니다.

[녹취: 워런 의원] “I’m here today, because I’m with her……”

기자) 워런 의원은 클린턴 후보 편이기 때문에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는데요. 워런 의원은 이달 초에 클린턴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지만, 본격적으로 클린턴 후보 선거운동에 동참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잠깐 들었지만, 관중의 함성이 대단한데요. 워런 의원이 어떤 사람이길래 이렇게 반응이 뜨거운 건가요?

기자) 네, 워런 상원의원은 초선 의원이지만, 민주당 내 진보 세력의 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죠. 원래는 하버드대학교 법률전문대학원 교수 출신인데요. 오바마 행정부 1기 때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설립에 이바지했고요. 이 기관의 특별 고문으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거대 금융기관에 맞서 금융개혁을 주장하고 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하며 환경보호와 노동자 보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설명을 들으니까 클린턴 후보보다는 오히려 클린턴 후보의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의 성향에 더 가까운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클린턴 후보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확정이 됐지만, 젊고 진보 성향이 강한 샌더스 후보 지지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애를 먹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샌더스 후보 지지자들을 움직이는 데 워런 의원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클린턴 후보의 러닝메이트, 그러니까 부통령 후보로 워런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합니다.

진행자) 그러면 대통령 후보와 부통령 후보가 모두 여성이 되겠네요. 과연 그렇게 될지 앞으로 두고 봐야 할 텐데, 워런 의원이 샌더스 후보 지지자들을 끌어들이는 것뿐만 아니라, 트럼프 후보 공격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얘기도 들립니다. 워런 의원을 가리켜서 ‘트럼프 저격수’란 표현도 쓰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동안 워런 의원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향해 신랄한 비판을 해왔기 때문인데요. 월요일(27일)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트럼프 후보를 가리켜 “자기 자신을 위해서만 싸우는 불안정한 구두쇠”라고 말했는데요. 워런 의원의 연설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워런 의원] “When Donald Trump says great, I ask……”

기자) 워런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미국을 위대한 나라로 만들겠다고 말할 때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해서냐고 묻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교육비 때문에 허덕이는 수백만 명의 아이들을 위한 것이냐, 사회보장제도에 기대서 간신히 살아가는 수백만 명의 노인들을 위해서냐, 스코틀랜드에 가서 골프 칠 여력이 못 되는 가정을 위한 것이냐고 반문했는데요. 그게 아니라 트럼프 후보 자신과 같은 부자들을 위해서가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난주에 트럼프 후보가 자신의 이름을 딴 골프장 개장식에 참석하기 위해서 스코틀랜드를 방문했는데요. 그 점을 꼬집은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자신의 골프장이 더 잘될 것이란 발언을 해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죠. 워런 의원은 또 월요일(27일) 연설에서 클린턴 후보에 대해 두뇌와 배짱, 지도력과 함께 선한 마음을 갖춘 사람이라면서, 그래서 클린턴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후보에 대해서는 찬사를 보냈지만, 트럼프 후보는 매우 강하게 비판했는데요. 트럼프 후보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워런 의원이 클린턴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배신’이라고 말했는데요. 강력한 금융 개혁을 주장해온 워런 의원이 거대 금융기관으로부터 정치 후원금을 받은 클린턴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모순이란 겁니다. 또 나중에 입장을 바꾸긴 했지만, 클린턴 후보가 앞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지지했던 점도 지적했는데요. 앞서 말씀 드렸지만, 진보 성향인 워런 의원은 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합니다. 트럼프 후보는 또 워런 의원에 대해서 상원의원들 가운데 가장 생산적이지 못한 의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워런 의원이 클린턴 후보의 부통령 후보로 거론된다고 했는데요. 또 어떤 사람들이 물망에 올라 있나요?

기자) 네, 버지니아 주 출신인 팀 케인 상원의원과 오하이오 주 출신인 셰러드 브라운 상원의원 등이 있는데요. 두 사람은 모두 트럼프 후보의 비판에 맞서 워런 의원을 옹호했습니다. 특히 케인 의원은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후보가 하는 말은 하나도 믿을 수 없다며 일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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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폭스바겐이라고 하면 독일 자동차 회사죠. 특히 딱정벌레 모양의 ‘비틀’ 자동차로 유명한데요. 지난해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장치를 조작했다고 해서 논란이 됐는데, 막대한 금액의 배상금을 물게 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총 배상금 액수가 1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사상 최대 금액입니다.

진행자) 먼저 문제가 된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에 대해서 좀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일부 디젤 자동차에 해당하는 문제인데요. 매연 배출량을 조작하는 소프트웨어가 달려있다는 사실이 지난해 발각된 겁니다. 미국에서는 정기적으로 자동차 매연 배출량을 검사 받아야 하는데요. 실제로 거리를 달릴 때와는 달리, 검사를 받을 때는 매연 배출량이 훨씬 적게 나오게 하는 장치가 일부 폭스바겐 디젤 자동차에 달려 있었다는 겁니다. 디젤 자동차는 연비와 성능을 좋게 하면 오염 물질이 많이 나오는데요. 정기 검사에서 걸리지 않게 이런 속임수를 썼다는 겁니다.

진행자) 얼마나 많은 자동차에 이런 장치가 달렸습니까?

기자) 폭스바겐에 따르면, 이런 장치를 단 디젤 자동차가 전 세계 1천1백만 대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미국 안에만 약 50만 대가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번 배상 합의는 미국 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진행자) 총 배상액수 150억 달러, 사상 최고 액수라고 하셨는데요. 어떤 식으로 배상금이 쓰입니까?

기자) 네, 이번 합의에 동의하는 미국 소비자들은 최저 5천100달러에서 최고 1만 달러에 달하는 배상금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두 가지 안 가운데 선택할 수 있는데요. 하나는 문제의 자동차를 폭스바겐 사에 되파는 겁니다. 논란이 일기 이전, 그러니까 차값이 떨어지기 이전의 가치로 환산해서 돈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둘째는 자동차를 되팔지 않고 폭스바겐에 맡겨서 수리를 받는 건데요. 폭스바겐은 이같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직접적인 배상에 약 100억 달러를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배상액이 총 150억 달러라고 했는데요. 나머지는 어디에 쓰입니까?

기자) 네, AP와 블룸버그, 뉴욕타임스 신문 등이 보도한 데 따르면, 폭스바겐은 소비자에 대한 배상금 외에도 벌금으로 27억 달러를 물게 되고요. 또 청정 배출가스 기술 연구를 위해서 20억 달러를 지원해야 합니다.

진행자) 혹시 이런 합의안에 만족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은 어떻게 됩니까? 마음에 들지 않아도 받아들여야 하나요?

기자) 아닙니다. 합의안을 거부하고 개인적으로 폭스바겐을 상대로 소송을 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합의 내용이 완전히 확정된 건 아닌데요. 미국 법원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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