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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철새들의 피난처...일부 멸종 막아'


지난 2012년 4월 남북한 비무장지대 주변에서 새들이 줄지어 날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2년 4월 남북한 비무장지대 주변에서 새들이 줄지어 날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은 철새들의 중요한 피난처라고 영국 `BBC' 방송이 보도했습니다. 한국과 중국의 도시화와 산업화로 갈 곳을 잃은 철새들이 북한으로 몰리고 있다는 겁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동아시아와 대양주 철새 이동경로’ (East Asian Australasian Flyway)에서 북한이 매우 중요한 중간 기착지가 되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0일 보도했습니다.

`은둔의 나라'의 북한의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어 몇몇 종류의 철새가 멸종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뉴질랜드의 민간 철새연구기관인 미란다자연기금의 데이비드 멜빌 씨는 `BBC'에, “다른 곳에서 서식지가 없어지고 있어서 철새들이 남아있는 서식지인 북한으로 떠밀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인접한 중국과 한국의 해안가에서 대규모 간척사업이 급격히 진행돼 북한이 기착지로 더 중요해졌다는 것입니다. 중국과 한국의 갯벌은 농업과 산업용 토지로 탈바꿈했습니다.

`BBC'는 호주 퀸즈랜드대학의 연구를 인용해 지난 50년 사이 서해 갯벌의 철새 서식지 중 3분의 2가 사라졌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알락꼬리마도요 (Far Eastern Curlew)의 개체수도 80% 이상 줄었습니다.

`BBC'는 중국이나 한국에 비해 북한에서는 개발이 덜 진행됐고 갯벌도 잘 보존돼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북한에서는 강물을 더럽히는 공장 수가 적고, 비료와 농약 사용도 낮은 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북한의 광활한 갯벌에는 갯지렁이와 갑각류가 풍부해 북한을 찾는 도요류에 좋은 먹잇감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미란다자연기금 연구원들은 최근 평안남도 문덕 지역의 철새 서식지를 열흘 간 답사했습니다. 연구원들은 방북 기간 동안 큰뒷부리도요, 마도요, 알락꼬리마도요와 관련해 국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새로운 서식지들을 찾았다고 `BBC'에 밝혔습니다.

연구원들은 북한에서 철새들이 먹이를 먹는 갯벌 뿐아니라 철새들이 휴식을 취하는 염전과 농지도 방문했습니다.

미란다자연기금의 데이비드 멜빌 씨는 `BBC'에, 북한 주민들에게 망원경을 통해 철새들을 보여주고, 뉴질랜드에서 자신이 직접 표식을 달아준 철새를 북한에서 포착하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한반도가 포함된 ‘동아시아, 대양주 철새 이동경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철새 이동로로 두루미와 지빠귀 등 5천만 마리의 철새가 1년에 두 차례 날아다닙니다.

특히 이 중 도요류 수 천 마리는 이동 중 북한에서 유일하게 한 번 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작은 병아리나 꿩만한 크기의 도요새들은 시베리아로 가는 도중 4월 말에서 5월 초 사이에 한반도 서해안에서 1주일가량 머물며 먹이를 먹습니다.

미란다자연기금은 지난 2009년 평안남도 문덕군에서 북한 조선자연보호연맹 중앙위원회와 처음 공동연구를 시작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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