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정착한 탈북 여성이 개인 사업을 하며 수익금으로 중국과 동남아를 떠돌고 있는 탈북자를 구출하고 있습니다. 또 뉴욕의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앞에서 정기적으로 시위를 하는 등 북한인권 운동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탈북자가 순대를 만들어 다른 탈북자들을 돕는 방법”
미국에 거주하는 탈북 여성 마영애 씨를 집중조명한 미국 ‘NBC’ 방송의 6일자 기사 제목입니다.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미국 뉴저지 팰리세이즈 팍의 한 식당에서 평양식 순대 요리를 판매하고 있는 마 씨는, 수익금으로 중국 내 탈북자 구출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NBC’ 방송에 따르면 올해 53세인 마 씨는 북한에 거주할 당시 보위부원으로 중국 국경 지역에서 근무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한 교회가 무료로 제공한 음식을 먹었다는 사실이 발각되면서 탈출을 감행해, 상하이주재 한국 영사관을 통해 2000년 한국 땅을 밟았습니다.
이후 미국 워싱턴 등 해외를 돌며 북한인권 실태 등을 세상에 알리는 일에 앞장서 왔으며, 2004년부턴 거주지를 미국으로 옮겨 본격적인 북한인권 운동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마 씨는 특히 북한 외무성 관계자들의 방문이 잦은 뉴욕의 북한대표부 앞에서 정기적으로 1인 시위를 벌이는 등의 활동을 해 왔다고 ‘NBC’는 소개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말을 사용하는 신원불명의 남성에게 전화로 살해 협박을 받는 일도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마 씨의 가장 중요한 일은 북한을 탈출한 이후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국가 등에서 붙들린 북한 동포를 구출하는 일입니다.
미주탈북자선교회를 조직해 이끌고 있는 마 씨는 최근에도 중국에서 구출된 2 명의 탈북 여성을 미국에 입국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NBC’에 밝혔습니다.
마 씨는 “탈북자를 한국으로 탈출시키기 위해 과거 중국 공안에 미화 750 달러 (5천 위안)을 줬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이제는 2천 달러를 줘야 한다”면서, 순대를 판매한 수익금을 이 비용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마 씨는 자신의 인생을 “북한인권을 위해 바치기로 결심했다”며 한국 정부가 고통 받는 북한의 형제, 자매를 구출하는 일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NBC’는 한국 통일부 자료를 인용해 지난 1998년 이후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입국한 사람이 2만9천137 명에 달한다며, 2008년 한 해 2천803 명까지 치솟았던 탈북자 수가 지난해에는 절반 수준인 1천277 명으로 크게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전체 탈북자 중 미국에 정착한 경우는 미국 정부가 탈북자에게 난민 지위를 인정한 2003년 이후 지금까지 200 명이 채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NBC’는 전체적인 탈북자 숫자가 줄어드는 이유에 대해선 언급하진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김정은 체제 들어 경제 사정이 나아지고 북-중 국경 통제가 강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