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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71년만에 히로시마 방문...프랑스 노동법 개정 반대 시위 격화


히로시마 원폭 투하 이후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히로시마를 찾은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27일 원폭 투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평화공원에서 생존자와 포옹하고 있다.
히로시마 원폭 투하 이후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히로시마를 찾은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27일 원폭 투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평화공원에서 생존자와 포옹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VOA 오종수 기자 함께 합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2차 세계대전 종전 71년만에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금요일(27일) 히로시마를 찾았습니다. 노동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갈수록 격해지면서 프랑스 사회가 큰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이란이 아프간 무장세력 탈레반과 손잡고 ISIL 격퇴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진행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에 전 세계의 눈길이 쏠렸는데요. 이 소식 부터 보죠.

기자) 앞서 말씀 드린대로, 1945년 8월 6일 미국이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린 뒤 처음으로 현직 미국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방문하는 일정이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금요일 (27일) 오후 히로시마 평화기념 공원에서 헌화한 뒤 약 17분 동안 진행된 연설에서 “71년 전 죽음이 하늘에서 떨어졌고 세상은 변했다. 섬광과 화염이 도시를 파괴했다. 인류는 스스로를 파괴할 수단을 보유했다”고 원폭 투하 당시의 참상을 거론하면서 “우리는 핵무기없는 세계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당초 미국 정부가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 목적으로 설명했던 ‘핵 없는 세계’ 구상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생명을 빼앗긴 죄없는 사람들의 존재를 잊어선 안 된다”면서, 우리는 "역사를 제대로 직시할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원폭 생존자들을 만날 지 여부도 큰 관심사였는데 만났다고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 후 일본 원자·수소 폭탄 피해자단체 협의회 대표위원을 맡고 있는 91세의 쓰보이 스나오 옹을 비롯한 일본인 원폭 피해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악수하거나 포옹을 했습니다. 현장에는 87세 이와사 미키소 씨, 84세 다나카 데루미 씨 등 원폭 피해자들과 학생, 일본 정치인 등 100명 가량이 나왔는데요. 이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을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거나 감상에 젖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고 아사히 신문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을 들은 일본인들이 감상에 젖은 듯 했다고 전해주셨는데, 현지 언론은 이 소식을 어떻게 전하고 있습니까?

기자) 교도통신과 지지통신, 그리고 마이니치, 아사히, 요리우리 신문과 NHK 방송 등 주요 일본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히로시마 방문이 ‘역사의 한 줄기를 매듭짓는 것’으로 평가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습니다. 일부 매체에서는 원폭 투하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없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확언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간접적으로나마 사죄 의사를 표시하지 않을까,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71년전 미국의 원폭 투하에 대해 사죄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탑에도 들를지가 또 하나의 관심사였죠. 갔습니까?

기자) 한국인 위령탑을 방문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연설에서 “여기서 죽은 수십만명의 일본인과 수천명의 여성, 어린이, 그리고 수천명의 한국인의 영혼이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다”면서 “모든 영혼들을 여기 평화롭게 쉬게 하자. 우리 모두 악을 반복하지 말자”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히로시마 평화기념 공원 방문에 앞서 일본 이세시마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있었는데요. 이 소식도 좀 정리해보죠.

기자) 네. 원래 오바마 대통령의 일본 방문의 주 목적은 G-7 정상회의 참석이었고요. 히로시마 평화기념 공원 방문은 부수적인 계획이었죠. 오바마 대통령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비롯한 주요 7개국 정상들은 금요일(27일) 공동 선언문을 채택하는 것으로 이틀간 열린 G7 정상회의를 종료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을 출발해 현재 워싱턴으로 복귀 중입니다.

진행자) G-7 선언문에 북한 핵 문제와 관련된 언급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주요 7개국 정상들은 선언문에서 북한이 올해 1월 4차 핵 실험을 강행하고 이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가장 강한 표현으로 비난한다”고 선언했습니다. 또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여러개 위반한 것이며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안겨주고 있다”고 규정했습니다. 각국 정상들은 또 선언문을 통해 어떤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도 중단하고 국제 질서의 불안정화를 초래하거나 도발하는 행위를 하지 말라고 북한에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G7 정상들이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 중국을 견제하는 메시지도 내놨다고요?

기자) 네. 정상들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의 상황을 우려하면서 평화적인 분쟁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뜻을 모았습니다. 선언문에서는 외교적 마찰을 우려해, 분쟁 주체로서 중국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미국·일본과 달리 남중국해 등 분쟁에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던 영국과 독일, 캐나다, 프랑스, 이탈리아 정상들도 공동선언을 통해 중국 견제에 가세한 것이 의미가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G7 정상 선언문은 그밖에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기자) 선언문은 또 전세계의 경제성장을 시급한 우선 순위로 삼았습니다. G7 정상들은 다음 달 23일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는 영국의 유럽연합탈퇴 문제, 다른 말로 ‘브렉시트’에 대해 “세계 경제 성장에 더 심각한 위험 요소”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정상들은 또한 세계 경제에 대해 “편차가 있다”면서도 “회복이 계속되고 있지만 성장은 계속 완만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상호보완적인 재정, 금융, 구조개혁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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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지구촌 오늘,이번에는 프랑스로 가보겠습니다. 프랑스에서 시위가 격화되면서 사회가 혼란해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노동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주요 도시에서 갈수록 격렬해지면서 프랑스 사회가 대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국가비상사태 때나 써야 할 전략 비축유 마저 방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전략 비축유라는 건 전쟁 때나, 아니면 그에 준하는 비상상황에 사용하기 위해 정부가 모아두는 기름이잖아요. 프랑스 정부가 전략 비축유를 풀기 시작한 건 왜죠?

기자) 노동법 개정에 반대하면서 벌어진 프랑스 근로자들의 파업이 금요일 (27일)로 9일째입니다. 이 때문에 정유공장이 전면 봉쇄되면서, 일반 시민들이 차에 기름을 넣지 못하고, 주택과 사업장에서 화력을 이용하지 못하는 것을 비롯해 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진행자) 프랑스 근로자들이 파업과 시위를 하는 이유, 노동법 개정안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기자) 현재 주당 35시간으로 규정된 법정 노동시간을 늘리고, 노동자들에 대한 기업의 해고 요건을 쉽게 만드는 프랑스 정부의 노동 개혁 법안의 두가지 골자입니다. 파업과 함께 프랑스 각 지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시위 와중에 77명이 체포되는 등 강한 반대에 부딪혔지만 프랑스 정부는 현재 10%에 달하는 실업률을 낮추려면 노동개혁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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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동으로 가보겠습니다. 이란과 탈레반이 힘을 합쳐 ISIL 격퇴에 나서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이란 정부가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IL을 격퇴하기 위해, 또 다른 극렬단체인 탈레반과 손잡은 정황이 포착됐다고 미국의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가 최근호에서 단독 보도했습니다. 포린 폴리시는 이란 정부가 ISIL이 이란을 침범하지 못하도록 이란과 아프간간 접경 지역에 이른바 '완충지대'를 만들기 위해 탈레반과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탈레반과 친선 관계를 맺어나가는 건가요?

기자)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란과 탈레반은 전통적인 적대관계로 그동안 파악돼왔는데요. 이란이 탈레반을 방패 삼아 ISIL의 세력확장을 막겠다는 계산일 것으로 포린 폴리시는 진단했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탈레반을 방패로 삼으려는 움직임에 대한 근거는 뭡니까?

기자) 탈레반 최고 지도자 만수르가 얼마전 미국의 무인비행기 공격으로 사망했습니다. 그런데, 만수르가 몸에 지니고 있던 파키스탄 여권에 이란 비자가 찍혀있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이로써 만수르가 빈번하게 이란을 드나든 사실이 입증됐고, 이런 사실은 이란이 ISIL을 견제하기 위해 만수르와 탈레반 조직을 활용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란은 미국이 주도하는 대 테러 연합에 협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미국 정부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이란이 테러 대응 정책에 관해 미국에 협력하지 않는 것은 자국 안보 측면에서 불이익이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버넷 루빈 전 아프가니스탄 주재 미국 대사는 설명했습니다. 루빈 대사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정세를 주도하게 되면 그것이 궁극적으로 자신들에게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게 이란 정부의 생각”이라면서, “이란은 공식적으로는 탈레반과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렇게 단순하게 돌아가지 않는 것이 이 지역의 현실”이라고 포린 폴리시 인터뷰에서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이란의 고위 관리가 탈레반과의 연계설을 부인하고 나섰군요.

기자) 네, 메흐디 호나르두스트 파키스탄 주재 이란 대사가 금요일(27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이란-파키스탄 관계'라는 주제의 학술회의에 참석했는데요. 이자리에서 이란 정부가 탈레반같은 '테러단체'와 협력한다는 이야기는 터무니 없는 소리라고 주장했습니다. 호나르두스트 대사는 탈레반은 그동안 이란의 공관을 수시로 공격하고 이란 외교관 살해를 자행해왔다면서 이란 정부가 그런 탈레반을 지원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사망한 탈레반 지도자 만수르의 여권에 이란 비자가 찍혀 있었다고 하셨는데요.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란 정부가 만수르가 이란에 있었던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 하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그같은 질문도 있었는데요. 호나르두스트 파키스탄 주재 이란 대사는 모든 것이 다 가능할 수 있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란이 아프간과 파키스탄과 긴 국경을 접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했는데요. 일부 언론들은 이란 정부가 이란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서 ISIL을 축출하기 위해 탈레반에 무기와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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