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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부 "클린턴 개인 이메일 사용은 규정 위반"...미국 11개주, 성전환자 화장실 사용 관련 연방정부에 소송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 (자료사진)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 (자료사진)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VOA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재직 중에 개인 이메일을 사용한 것은 국무부 규정을 위반한 것이란 감사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미국의 11개 주가 성전환 학생의 화장실 사용 문제와 관련해 미국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 또 미국 영화, 방송계에서 주요 배역을 백인들이 차지하면서 이에 불만을 가진 아시아계 배우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소식, 차례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민주당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인데요. 클린턴 전 장관의 개인 이메일 사용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무부는 자체 감사 결과, 클린턴 전 장관이 재직 중에 개인 이메일을 사용한 것은 국무부 규정을 위반한 것이란 결론을 내렸습니다. 국무부 감찰관은 수요일(2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승인 없이 개인 이메일을 공무에 사용했다면서, 이는 적절한 방법이 아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클린턴 전 장관이 사이버 보안 규정이나 기록 보관에 대한 규정을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이메일 논란의 핵심을 다시 짚어보면요. 클린턴 후보가 2009년부터 2013년 초까지 국무장관으로 일하면서 국무부 공식 이메일 계정을 사용하지 않고 개인 이메일 계정을 사용한 게 문제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뉴욕 자택에 설치한 컴퓨터 서버를 통해서 이메일을 주고받고 이메일을 보관한 겁니다. 국무부 감찰관은 클린턴 전 장관뿐만이 아니라, 전직 국무부 장관 5명을 조사했는데요. 다른 장관들도 개인 이메일을 사용하거나 이메일 기록을 제대로 보존하지 않는 등 규정을 위반한 일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클린턴 전 장관의 경우, 개인 이메일 계정과 개인 컴퓨터 서버, 그러니까 관용이 아닌 개인 컴퓨터 운영장치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개인 이메일 계정과 컴퓨터 서버를 사용한 게 왜 이렇게 큰 문제가 되는 건가요?

기자) 뭣보다도 보안 문제 때문입니다. 한 나라의 국무장관으로 일하다 보면, 여러 민감한 문제를 다룰 텐데요. 개인 이메일은 아무래도 정부의 공식 이메일보다 보안성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외부 세력이 침투해서 정부 기밀을 빼갈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죠. 클린턴 전 장관이 취임했을 때에는 사이버 보안과 관련해서 좀 더 상세한 지침이 마련돼 있었는데, 클린턴 전 장관이 이를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고 국무부 감사 보고서는 지적했는데요. 클린턴 전 장관 측이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았고, 개인 이메일 사용과 관련해 숨기려 한 일도 있었다는 겁니다. 그런가 하면, 클린턴 전 장관이 뭔가 감추기 위해 개인 이메일을 사용했다며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보고서 내용에 대해서 클린턴 후보 측은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대단한 일이 아니라며 일축했습니다. 오히려 이번 보고서는 클린턴 전 장관의 개인 이메일 사용이 다른 전임 국무장관들이나 국무부 고위 관리들이 했던 관행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반박했고요. 또 컴퓨터 서버가 해킹 당했다는 증거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클린턴 전 장관은 개인 이메일로 기밀을 주고받은 적이 없다고 말해왔습니다.

진행자) 다른 대통령 후보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트럼프 후보는 감사 보고서가 “좋지 않다”고 표현했는데요. 클린턴 후보는 정직한 사람이 못 된다며 공격 강도를 높였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후보는 이메일 논란을 클린턴 후보 공격에 이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의회 반응도 궁금하군요.

기자) 네, 정당별로 반응이 갈리는데요. 공화당 의원들은 클린턴 후보가 규정을 위반하려고 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민주당 의원들은 다른 국무장관들 역시 개인 이메일을 사용한 일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데요. 클린턴 전 장관의 개인 이메일 사용에 관한 조사는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별도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이번 국무부 감사 보고서가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여기서 대통령 선거 관련 소식을 잠깐 보면요. 공화당은 다른 후보들이 모두 사퇴하면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사실상 대통령 후보로 확정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AP 통신은 목요일(26일) 트럼프 후보가 대의원 1천238명을 확보하면서,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받는 데 필요한 ‘마법의 숫자’인 대의원 1천237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대통령 후보 지명을 받을 것이 거의 확실한데요. 과연 클린턴 후보가 남은 주에서 어느 정도나 좋은 성적을 올릴 것이냐가 큰 관심사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가장 많은 대의원이 걸려있는 캘리포니아 예비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올 것이냐, 여기에 관심 갖는 사람이 많습니다. 캘리포니아 주는 오는 6월 7일에 경선을 치르는데요. 만약 클린턴 후보가 민주당 후보 지명을 받는다고 해도 캘리포니아 주에서 샌더스 후보에게 진다면, 트럼프 후보와 겨루게 될 본 선거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진행자) 현재 지지율이 어떻게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수요일(25일) 캘리포니아 공공정책연구소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클린턴 후보와 샌더스 후보가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46% 대 44%로 클린턴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앞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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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성전환자의 화장실 사용 문제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내 11개 주가 연방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텍사스 주와 앨라배마 주, 애리조나, 조지아, 유타 주 등 모두 11개 주인데요. 대부분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이끄는 곳입니다. 이들은 수요일(25일) 텍사스 지방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학교를 “대대적인 사회적 실험을 위한 연구소”로 바꾸려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행정부 지침은 “민주주의 절차에 어긋나는 것이고 어린이와 기본적인 사생활 권리를 보호하려는 상식적인 정책을 함부로 다루는 것”이라고 비난했는데요. 백악관이나 법무부는 아직 이번 소송과 관련해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번 소송이 나오게 된 배경부터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시작은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이른바 ‘화장실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동남부에 있는 노스캐롤라이나 주가 지난 3월에 성전환자의 화장실 사용에 관한 법을 제정했는데요. 성전환자들이 공립학교나 공공건물 화장실을 사용할 때, 자신이 생각하는 성이 아니라, 출생증명서에 나와 있는, 그러니까 신체적으로 타고난 성별에 따라서 화장실을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한 겁니다.

진행자) 성전환자라고 하면, 남자의 몸으로 태어났지만, 여자라고 생각한다든가, 아니면 그 반대의 경우를 말하는데요. 본인은 남자가 아니라 여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도 화장실이나 탈의실에 사용할 때는 본래 태어날 때 성에 따라서 들어가야 한다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가 이 같은 법을 제정하자, 인권 침해라면서 항의 시위가 벌어졌고요. 일부 기업이 사업 계획을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미국 법무부가 연방 민권법 위반이라면서 이 법을 시정하라고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요구했는데요. 미국 학교에서는 어떤 차별 행위도 벌어져선 안 된다면서, 이를 따르지 않으면, 연방 정부 지원금이 중단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노스캐롤라이나 주는 오히려 법무부를 상대로 정부 권한 남용이라면서 소송을 제기했고요. 그러자 법무부가 맞소송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오바마 행정부는 성전환 학생들이 자유롭게 화장실을 선택하게 해야 한다는 내용의 지침을 각급 공립학교에 보냈죠.

진행자) 그러니까 이번에 텍사스 주 등 11개 주가 제기한 소송은 이런 연방 정부 지침에 반발해서 나온 거죠?

기자) 맞습니다. 이번 화장실 논란에서 핵심은 권리라고 할 수 있는데요. 오바마 행정부와 인권단체 등은 자유롭게 화장실을 선택할 수 있는 성 소수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연방 민권법은 성별이나 인종, 민족 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데요. 성전환자들에게 특정 화장실을 사용하라고 하는 건 성 소수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란 겁니다.

진행자) 반대하는 사람들의 입장은요?

기자) 연방 정부 지침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성전환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권리, 그러니까 사생활을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 달라고 주장합니다. 아무리 본인은 여자라고 생각한다고 해도 육체적으로 남자인 사람과 같은 화장실을 쓰는 건 불편하다는 주장이고요. 또 범죄자들이 성전환자로 위장해서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 있다가 성폭행을 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번 소송은 주와 연방 정부 간의 권리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죠?

기자) 맞습니다.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주들은 이런 화장실 사용 문제는 행정부가 관여할 일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행정부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연방 의회에서 정해야 하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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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북한에서도 미국 영화나 TV 연속극을 보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미국 영화의 본고장인 할리우드에서 주로 제작하는 미국 영화나 TV 연속극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로 수출되기도 하다 보니 영화산업의 규모가 엄청나고 배우들의 영향력 또한 큰 편입니다. 그런데 최근 할리우드 배우들, 특히 아시아계 배우들이 미국 영화, 방송계를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네요?

기자) 네, 할리우드 영화에서 아시아계 배우들의 자리를 찾기 위한 운동을 시작한건데요. 주요 배역은 백인 배우에게만 돌아가고 아시아계 배우들에게는 주요 배역을 잘 맡기지 않는 미국 영화, TV 산업계를 향해 아시아계 배우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영화산업 또 방송계에서 소수인종에 대한 차별의 목소리가 나온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요. 올해 초에 열렸던 미국 최고 권위의 영화상이죠? 아카데미 시상식도 백인 일색이어서 논란이 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당시 주요 상의 후보들로 백인 배우들만 오르면서 아카데미 시상식이 백인들만의 잔치다, 라는 비난이 일었는데요. 다행히 아카데미 시상식의 사회자는 흑인 배우였지만 이 흑인 사회자가 동양인 어린이들을 무대 위에 불러세워서는 동양인을 비하하는 듯한 말을 해서 또다시 논란이 휩싸였습니다. 타이완계 여배우인 콘스탄스 우를 비롯한 아시아계 배우들은 트위터 등 인터넷 소셜미디어를 통해 불쾌감을 표출했고요. 일부 배우들은 아카데미 위원회 측에 이를 비난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후 영향력을 가진 유명 아시아계 배우들이 인터넷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해 이런 문제를 계속 알리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주로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데요. 미국 영화, 방송계에 만연해 있는 ‘화이트워싱(whitewashing)’ 현상을 비난하고 있는 겁니다. 화이트워싱은 말 그대로 번역하면 하얗게 세탁한다는 말로 배역이나 내용 설정에 상관없이 무조건 백인 배우를 선정하는 걸 말하는데요. 아시아계 배우들은 인종차별적인 생각을 가진 영화나 방송 제작자들이 재능 있는 아시아계 배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백인 배우를 기용하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아시아인 배역을 백인 배우가 맡아서 논란이 된 경우가 있죠?

기자) 맞습니다. 한 예로 화성탐사를 하는 우주인의 이야기를 다룬 마션(Martian)이라는 영화가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크게 흥행했는데요. 이 영화의 원작 소설에는 주인공의 생존을 확인하는 과학자가 박(Park) 씨 성을 가진 한국계로 나오지만 영화에서는 백인 여배우가 그 역할을 맡았죠. 뿐만 아니라 올해 개봉 예정인 ‘닥터 스트레인지’라는 영화는 원작 만화에 등장하는 티베트인 승려 역할을 백인 여배우가 맡았고 또 중국인 혼혈 하와이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알로하’의 주인공을 금발의 백인 배우가 맡게 돼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아시아계 배우들의 이런 움직임에 관객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에 힘입어 많은 관객이 이런 아시아계 배우들의 노력에 반응을 보였는데요. 특히 미국의 20대 젊은이가 한국계 배우 존 조 씨를 내세워 트위터상에서 ‘존조주연’(#SatrringJohnCho)이라는 운동을 벌이고 있어서 화제입니다. 헐리우드 영화의 포스터에 등장하는 주연배우 얼굴에 한국계 배우인 존 조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트위터에 올린 건데요. 수많은 사람들이 이에 호응하면서 화제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화이트워싱’에 대해 비난하는 걸 또 반박하는 목소리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주요 배역을 백인들이 맡는 것을 인종차별이라 볼 수 없다는 주장인데요. 미국 내 백인 인구가 66%이고 아시아계 인구가 6%인데 아시아계 배우에게 기회가 적게 돌아가는 것은 당연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영화는 그 사회와 문화를 반영하고 무엇보다 경제 논리가 작용하는 산업인데 더 많은 사람이 찾고 선호하는 배우를 선정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거죠. 그리고 아시아계 배역에 딱 맞는 배우가 없어 백인 배우를 선정하는 것을 두고 인종차별이라고 비난해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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