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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사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촉구...'부모 부양' 인식 달라져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회원들이 24일 이마트 용산점 앞에서 옥시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대한 기업의 사과와 유통업체에 대한 즉각적인 옥시제품 철수를 촉구하며 불매운동을 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회원들이 24일 이마트 용산점 앞에서 옥시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대한 기업의 사과와 유통업체에 대한 즉각적인 옥시제품 철수를 촉구하며 불매운동을 하고 있다.

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VOA 도성민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가습기 속 세균을 잡기 위해 사용했던 ‘살균제’로 인한 피해. 오늘 한국 소식을 보니까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어떤 이야기인지 이 소식부터 들어볼까요?

기자) 200여명의 사망자가 나왔고, 영구적인 폐 손상을 입은 수많은 피해자를 낸 ‘가습기 살균제’ 사태. 한국 사람들에게 인지도가 큰 영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기업인 ‘옥시’에서 만든 살균제로 인한 사태여서 ‘옥시’사태라고 불리고 있는데요. 지금 한국사회에서는 제 2의 옥시 사태를 막기 위해서 미국이나 영국에서 적용하고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모으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어떤 사건에 따른 피해자가 입은 실질적인 손해보다 더 큰 배상을 하도록 하는 것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피해자가 입은 실질적인 손해보다 2~4배 높은 손해배상액을 정하는 징벌적인 의미를 반영한 가중의 손해배상을 하도록 판결하는 제도입니다. 한국에서도 일부 도입된 부분이 있지만 그 범위가 매우 제한적이어서 효과가 적었는데요. 오늘 한국에서는 가칭 ‘징벌적 손해배상을 지지하는 1000여명으로 구성된 변호사와 교수 모임’이 서울 고등법원 기자실에서 관련 성명을 냈는데요. 가습기살균제처럼 국민 생명과 신체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제조물 생산 기업에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을 했고, 6월에 시작되는 새 국회를 통해 입법화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자들은 지금 어떤 상황인가요? 아직도 제조사와 판매처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건가요?

기자) 일부 관계자들은 구속되고, 또 수사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환경부에서는 가습기 살균제 외 다른 생활화학제품에 대한 유해성을 확인하는 전수조사를 하고 있고, 서울 등 각 지역자치단체에서는 공공기관이나 어린이집, 요양원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 문제의 제품은 없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자는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만 사망자 266명, 생존 피해자 1582명인데요. 오늘 한국 검찰에서는 임산부 피해자에 따른 태아 사망자도 가습기 피해자에 포함한다고 밝혀 앞으로 추가될 피해자 규모가 얼마가 될지는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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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함께 하고 있습니다. 부모의 노후를 돌보는 자녀들의 ‘부모 부양’. 예전 한국에서는 이런 모습은 자식된 도리이고, 또 지켜야 할 미풍양속이라고 이야기 했었는데, 요즘 들리는 소식은 꼭 그렇지가 않은 거 같습니다. 관련 조사가 있었다구요?

기자) 예전에는 거의 모든 자녀들이 늙은 부모를 봉양했지만 지금 한국에서는 자식 10명 가운데 6명이 부모 봉양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부모봉양의 모습은 한 집에서 같이 모시고 사는 것이지만 지금의 부모 봉양의 개념은 경제적인 지원만 하는 것도 ‘봉양’의 범주에 들어간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관련 조사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8~9월 전국 20세~64세 국민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부모부양에 대한 인식태도와 실태조사’인데요. 부모 부양을 하고 있는 사람은 국민 10명 가운데 6명, 월 평균 지출액은 35만원(300달러)이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한국 사회구조가 예전의 농경사회와는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에, 부모 부양에 대한 생각도 달라질 수 있겠지만 부모세대로 보면 굉장히 섭섭할 수 있는 이야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과거 부모 부양을 도리라고 생각하고 당연하게 생각했던 70~80대 노년층에게는 그렇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부분입니다. 지난 1998년에는 부모부양에 대해 가족이 부담해야 한다는 의견이 89.9%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고, ‘부모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가 8.9%, 사회부담이라는 2%에 불과했는데, 2014년 같은 조사에서는 가족 부담은 31.7%, 부모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16.6%, 사회 등 기타 부담이라는 응답이 51.7%로 조사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부모세대들은 그 위의 부모를 극진히 모셨는데, 자녀세대에게는 그런 부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진 것입니다.

진행자) 부모 부양으로 경제적 지원을 한다. 생활비나 용돈을 준다는 것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평균적으로 자녀 한 사람이 부모에게 월 300달러 정도를 주고 있다는 응답 결과인데요. 연령대가 모시고 산다는 비중이 높았지만 부양 비용은 낮았고, 젊은층은 함께 사는 경우는 적었지만 부양비용은 많았습니다. 부양 비용은 아들과 딸의 차이가 있었는데요. 장남 47만6천원(400달러), 차남 33만9천원(280달러), 장녀 28만7천원(240달러), 차녀 이하는 26만6천원(223달러) 정도로 대체로 딸 보다는 아들이 부모부양 비용을 많이 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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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의 마지막 소식입니다. 한국 박근혜 대통령이 내일부터 아프리카와 프랑스 순방에 나선다고 하지요?

기자) 5월이 시작되면서 이란으로 나흘간의 외교출장을 다녀온 박근혜 대통령이 20여일 만에 다시 아프리카를 향해 나섭니다. 내일(25일) 부터 6월 4일까지 에티오피아와 우간다, 케냐 등 아프리카 3개국과 프랑스 방문하는데요. 10박 12일의 외교 출장길, 이번에는 아프리카 3개국과 맞춤형 개발협력을 논의하고, 수교 130주년을 맞은 프랑스로 국빈 방문을 하게 됩니다.

진행자) 박대통령의 해외 순방은 세일즈 외교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습니다. 지난 번 이란 방문 때에는 200명이 넘는 경제사절단이 동행해 화제가 됐었는데, 이번에는 성격이 조금 다른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 방문 때는 이란을 중심으로 중동지역에 한국 기업과 인력의 진출을 꾀했다면, 이번에는 개발이 필요한 에티오피아와 우간다, 케냐에 한국형 개발협력사업인 코리아 에이드(Korea Aid)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고, 동반하는 169명의 경제사절단은 아프리카 진출이 가능한 한국 중소기업 관계자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형 개발협력사업 Korea aid 가 어떤 것인가요?

기자) 이번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아프리카 맞춤형 개발협력 사업의 이름입니다. 보건, 음식, 문화 분야를 포괄하는 복합형 개발협력 사업인데요. 6.25 전쟁 당시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지상군을 파견했던 에티오피아와 1963년 수교한 이후 한국 정상이 처음으로 방문하는 우간다, 그리고 새마을 운동 확산에 큰 관심 갖고 있는 케냐 방문 등 아프리카 3개국과의 인연과 협력지원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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