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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립학교 성전환 학생 화장실 선택권 보장 지침...오바마케어 일부 보조금 지급 위법 판결


미국 버몬트 주 벌링톤 시의 장애인 화장실에 성별과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표시가 적혀있다. (자료사진)
미국 버몬트 주 벌링톤 시의 장애인 화장실에 성별과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표시가 적혀있다. (자료사진)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VOA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앞으로 미국 내 모든 공립학교는 성전환 학생들의 화장실 선택 권리를 보장해야 합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이 같은 내용의 새 지침을 내렸는데요.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립니다. 이어서 미국 연방 법원이 오바마케어의 일부 보조금 지급에 대해 위법 판결을 내렸다는 소식, 미국 대통령 후보들의 이름이 아기 이름으로는 그다지 인기가 없다는 최근 통계 결과, 차례로 살펴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요즘 성전환자의 화장실 사용 문제를 두고 시끄러운데요. 미국 정부가 이 문제와 관련해 새로 지침을 내린다고요?

기자) 네, 앞으로 미국 내 모든 공립학교에서는 화장실이나 탈의실 사용과 관련해 트랜스젠더, 성전환자들을 차별할 수 없습니다. 성전환자는 남자의 몸으로 태어났지만, 여자로 생각한다든가, 또는 그 반대의 경우를 말하는데요. 오바마 행정부는 오늘(13일) 이 같은 지침을 담은 서한을 각 학교에 보냅니다.

진행자) 새 지침에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지,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공립학교에 다니는 성전환자 학생들은 출생증명서나 다른 서류에 나와 있는 성별에 상관없이, 자신이 생각하는 성에 따라서 자유롭게 화장실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또 학교 측은 이런 학생들에게 성전환자라는 진단서를 가져오라고 하든지, 의학적으로 치료를 받으라고 요구할 수 없습니다.

진행자) 이런 지침을 내린 이유는요?

기자) 네, 성전환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인데요. 로레타 린치 법무장관은 어젯밤(12일)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 내 학교에서는 성전환 학생에 대한 차별 등 어떤 형태의 차별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성전환자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지 않도록 보호하고, 불공정한 학교 정책에 대한 문제에서 교육 관계자들과 학부모들에게 참고가 되도록 이번 지침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만약에 이런 지침을 따르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법적으로 어떤 강제성이 있습니까?

기자) 강제성은 없습니다. 법이 아니라, 지침이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미국 내 공립학교는 모두 연방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습니까? 그런 정부 지원이 끊길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교육부 지침은 연방 법무부와 노스캐롤라이나 주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소송과도 관련이 있을 것 같은데요. 이른바 ‘화장실법’을 둘러싼 대립이 법정으로까지 가게 됐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3월에 제정된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새 법을 둘러싸고 소송전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지난주 법무부는 성전환자들에게 태어날 때 성별에 따라서 화장실을 사용하게 한 노스캐롤라이나 주 법이 연방 민권법 위반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를 시정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러자 노스캐롤라이나 주가 연방 정부의 월권행위라면서 먼저 소송을 걸었고요. 이어 법무부가 민권법 위반으로 맞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이번 교육부 지침이 나온 건데요. 이번 지침이 나오기 전부터 이미 성전환자들의 화장실 선택권을 보장하는 학교도 있었죠?

기자) 네, 미국 내 여러 교육구가 이미 이런 방침을 시행하고 있는데요. 반발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주 일부 학부모가 일리노이 주 시카고 근교를 담당하는 교육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성전환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침이 다른 학생들의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어떤 식으로 다른 학생들의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건가요?

기자) 화장실법, 화장실 지침이라고 얘기합니다만, 사실은 이런 법이나 방침이 화장실뿐만 아니라, 탈의실 같은 공간에도 적용되는데요. 문제의 발단은 일리노이 주의 한 고등학교입니다. 이 학교에 다니는 한 고등학생은 남자 몸으로 태어났지만, 본인이 여자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학생은 학교 여자 탈의실 안에 따로 칸막이로 막아놓은 공간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꼭 그래야 할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다른 여학생들이 불편을 호소한 겁니다.

진행자) 본인은 여자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이 보기에 몸은 남자니까, 여학생들이 꺼린다는 거군요. 남자랑 같이 옷을 갈아입는다고 생각해서요.

기자) 맞습니다. 일부 여학생은 이 성전환자 학생 앞에서 옷을 갈아입는 게 불편해서 체육복 위에 그냥 겉옷을 입고 만다고 합니다. 성전환자의 권리도 중요하지만, 다른 학생들의 사생활 보호 권리도 중요하다는 게 소송을 건 학부모들의 주장입니다.

진행자) 이 문제에 대한 미국 여론은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달 말에 로이터 통신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인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태어날 때 성별에 따라서 화장실을 사용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 응답자의 44%에 달했고요. 자신이 생각하는 성 정체성에 따라서 화장실을 사용하게 해야 한다는 사람의 비율은 39%였습니다. 하지만 나이별로 견해 차이가 컸는데요. 18살에서 29살에 이르는 젊은 층은 성전환자의 의사에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60세 이상은 태어날 때 성에 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앞서 노스캐롤라이나 법에 대해서는 좀 다른 결과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CNN 방송이 월요일(9일) 발표한 전국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7%는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와 같은 법에 반대했고요, 38%가 지지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법을 반대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은 것으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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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이번에는 오바마케어와 관련한 소식, 전해 주시죠.

기자) 네, 2010년에 제정된 전국민 건강보험개혁법을 흔히 ‘오바마케어’라고 하는데요. 현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정책 가운데 하나입니다. 제정된 지 6년이 넘었지만, 이 법을 둘러싸고 소송이 끊이지 않는데요. 그동안 소송에서는 행정부 손을 들어준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반대 결과가 나왔는데요. 오바마케어의 정부 보조금 지급이 위법이란 판결이 나온 겁니다.

진행자) 정부 보조금 지급이라고 하셨는데, 어떤 보조금을 말하는 겁니까?

기자) 네, 환자가 부담하게 돼 있는 비용을 정부가 보험사에 배상해주는 부분입니다. 미국 보건후생부는 오바마케어에 따라서 7백만 명에 달하는 저소득 가정의 의료비를 지원해 왔는데요. 여기에 10년 동안 1천750억 달러가 든다고 합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앞서 의회의 승인을 받은 다른 예산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이번 소송을 담당한 워싱턴 DC 연방 지방법원의 로즈메리 칼리어 판사는 연방 의회가 이런 명목으로 사용할 예산을 따로 배정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위법이라고 판결했습니다. 참고로 칼리어 판사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 임명된 보수 성향의 판사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보조금 지급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의회 승인 없이 예산을 사용했다는 게 문제인 것 같은데요. 누가 이번 소송을 걸었습니까?

기자) 의회 공화당 의원들입니다. 존 베이너 전 하원의장이 주도했는데요. 전통적으로 작은 정부를 선호하는 공화당은 오바마케어가 정부의 권한 남용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진행자) 이번 소송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번 소송을 주도한 베이너 전 하원의장은 즉각 환영을 표시했습니다. 베이너 의장은 어제(12일) 발표한 성명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건강보험개혁법 시행과 여러 다른 문제에서 대통령의 권한을 넘어서는 일을 많이 했으며,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심화시켰다”고 말했습니다. 베이너 의장은 또 “대통령은 미국의 법을 마음대로 새로 만들거나 바꿀 수 있는 왕이나 군주가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상당히 강경한 어조로 오바마 행정부를 비판했는데요. 백악관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판결에 대해서 법정에서 오바마케어를 뒤집으려는 공화당의 또 다른 시도일 뿐이라면서 일축했습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이번 논란에 대한 결정은 법원이 아니라, 유권자들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공화당은 지난 6년 동안 계속 법정에서 패했다면서, 결국에는 법적으로도 정부 주장이 옳다는 게 입증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번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계획인데요. 상급 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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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아기 이름을 무엇으로 지을까, 새로 부모가 된 사람들에게 큰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좋은 이름을 지어야 복이 들어온다고 해서 작명가를 찾는 사람도 있는데요. 미국에서는 어떨까요?

기자) 미국에서는 부모나 조부모, 친척의 이름을 따서 짓는 경우가 많고요. 유명인의 이름을 따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에는 대통령이나 대통령 후보들의 이름도 아기 이름으로 인기였는데요. 32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나 뒤를 이은 33대 해리 트루먼 대통령, 34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 시절만 해도 대통령과 이름이 같은 아기들이 해마다 수천 명에 달했었습니다.

진행자) 요즘에는 어떻습니까?

기자) 1960년대 이후부터는 대통령 이름을 따는 추세가 많이 수그러들긴 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곤 했는데요. 올해 대선 후보들의 이름은 별로 인기가 없다고 합니다. 최근 미국 사회보장국이 지난해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들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이름 순위를 발표했는데요.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확실시되는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이름, 힐러리와 도널드는 거의 인기가 없었습니다. 또 미국 젊은 층 유권자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던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후보의 이름 역시, 아기 이름으로는 바닥권에 속했습니다.

진행자) 통계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왔나요?

기자) ‘힐러리’란 이름을 가진 아기는 지난해 136명에 그쳐서 전체 인기 순위 1천 위권에도 들지 못했습니다. 힐러리란 이름은 1963년에 처음으로 인기 순위 1천 위권에 들었었고 1992년에 132위까지 올라 가장 인기가 높았습니다.

진행자) 1992년이라면, 남편인 빌 클린턴 대통령이 대선에서 처음 승리한 해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대통령 부인 후보로 인기가 치솟으면서 당시 2천 500명이 넘는 아기들이 힐러리란 이름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그때가 정점이었고요. 그 이후로 인기가 뚝 떨어져 2년 뒤인 1994년에는 408명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이름은 어떤가요?

기자) ‘도널드’란 이름 역시 아기 이름 작명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도널드’란 이름의 아기는 690명으로 전체 순위 44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 1900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라고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지적했습니다. 사실 ‘도널드’란 이름은 20세기에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이름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1990년까지만 해도 전체 100위 안에 꾸준히 들어갔었는데, 그 이후로 인기가 크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젊은 층에 인기가 높았던 버니 샌더스 후보도 아기들 이름에서는 별로 주목을 못 받았다고 하셨는데요. 지난해 버니란 이름을 가진 아기, 몇 명이나 됐나요?

기자) 160명에 불과했습니다. ‘버니’, 또는 원명인 ‘버나드’란 이름은 100년 전에 인기가 있었던 이름인데요. 1924년 이후 인기가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 대통령인 바락 오바마 대통령, 이름이 특이한 경우인데요. ‘바락’이란 이름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바락’은 아프리카계 이름으로 ‘축복 받은’이란 뜻이라고 하는데요.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경선에 뛰어든 2007년만 해도 미국에서 ‘바락’이란 이름을 아기에게 지어주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2007년 이전까지 ‘바락’이란 이름은 해마다 5명 이하에 불과했는데요. 하지만 오바마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해서 2009년 백악관에 입성하는 기간에 ‘바락’이란 이름을 지은 아기가 100명 이상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이란 상징성 때문일 수도 있겠네요?

기자) 네, 그렇게 볼 수 있겠죠?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경우는 극히 예외고요. 정치적 양극화와 정치인들에 대한 유권자들의 냉소가 커지면서 정치인과 아기 이름을 별개로 보는 시각이 이제 미국에서 일반화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진행자) 끝으로 지난해 미국 아기들의 이름으로 가장 인기 있었던 이름이 무엇이었는지 알아볼까요?

기자) 네, 남자 아기 이름으로는 1위부터 노아(Noah), 리암(Liam), 메이슨(Mason), 제이콥(Jacob), 윌리엄(William)이 인기가 높았고요. 여자 아기 이름은 엠마(Emma), 올리비아(Olivia), 소피아(Sophia), 에바(Ava), 이사벨라(Isabella) 순이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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