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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공화당 지도부에 이미지 변신 약속...미 자살률 30년만 최고 수준


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경선 후보가 21일 펜실베이니아 주 해리스버그 시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경선 후보가 21일 펜실베이니아 주 해리스버그 시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VOA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이번 주에 열린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회의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버지니아 주지사가 전과자들의 투표권을 찾아주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는 소식, 또 21세기 들어서 미국의 자살률이 크게 올랐다는 소식, 차례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회의가 열렸습니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들이 직접 회의장을 방문하거나, 또는 대표를 보내서 공화당 지도부의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고 하는데요. 이 소식 먼저 알아볼까요?

기자) 네, 먼저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라고 하면 각 주와 지역 대표 168명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현재 라인스 프리버스 씨가 RNC 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공화당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경우, 최근 경선 방식과 관련해서 라인스 프리버스 RNC 위원장 등 공화당 지도부와 마찰을 빚었는데요. 기억하시죠?

진행자) 네,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경선 방식이 조작이라고 비판하자, 1년 전부터 규정이 정해져 있었는데 이제 와서 불평하면 안 된다고 프리버스 위원장이 반박했죠.

기자) 맞습니다. 그러면서 관계가 좀 껄끄러워졌는데요.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지도부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최근 트럼프 선거운동 본부에 합류한 폴 매너포트 전당대회 총책을 회의장에 보냈습니다.

진행자) 매너포트 씨는 대의원을 확보하는 일을 중점적으로 맡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공화당 후보 지명을 받으려면, 전체 대의원의 절반 이상인 1천237명의 지지가 필요하지 않습니까? 트럼프 후보 측은 7월에 열리는 전당대회 전에 그게 가능하다고 보고 있죠?

기자) 네, 트럼프 선거운동 본부의 내부 메모가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됐는데요. 트럼프 후보 측은 전당대회 전에 대의원 1천400명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미국 50개 주 가운데 15개 주 경선이 남아 있는 상황인데요. 1천400명을 확보하는 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쉬운 일은 아닌데요. 트럼프 후보 측은 낙관하고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매너포트 전당대회 총책이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들에게 무슨 얘기를 했나요?

기자) AP 통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가 좀 더 대통령다운 모습을 보이겠다고 약속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트럼프 후보는 불법 이민자들과 여성에 대한 막말, 또 상대 후보들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으로 논란을 일으켰는데요.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은 계산된 것이었고 본 선거 과정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실제로 트럼프 후보가 앞으로 좀 더 대통령다운 모습을 보이겠다고 몇 번 말하기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목요일(21일)에도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열린 집회에서 어느 시점에 가면 너무나 대통령다운 모습을 보여서 사람들이 지루하게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전문가들은 지난 화요일(19일) 뉴욕 경선에서 압승하면서 다시 승기를 잡은 트럼프 후보가 승리 연설에서 좀 더 부드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후보들은 어떻습니까?

기자) 테드 크루즈 연방 상원의원은 직접 플로리다 회의장을 찾았는데요. 트럼프 후보가 전당대회 전에 과반수 대의원을 확보할 가능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어느 후보도 과반수 대의원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고 중재 전당대회가 열릴 게 확실하다는 겁니다.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 역시 직접 회의장을 찾았는데요. 11월 본 선거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물리치고 승리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뿐이라는 점을 부각했습니다.

진행자) 케이식 후보는 자신이 주지사로 있는 오하이오 주에서 유일하게 승리했을 뿐, 다른 주에서는 한 번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는데요. 여전히 사퇴할 생각이 없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전당대회까지 간다는 각오인데요. 최근 트럼프 후보와 크루즈 후보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지만, 전혀 굴하지 않고 있습니다. 케이식 후보는 숫자로 따져보면, 크루즈 후보 역시 공화당 후보 지명을 받을 가능성이 없다면서 사퇴 요구를 일축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에서 트랜스젠더, 그러니까 성전환자들의 화장실 사용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트럼프 후보와 크루즈 후보가 또 이 문제로 대립했다고 하는데 무슨 얘기입니까?

기자) 네, 최근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성전환자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성이 아니라, 태어날 때 성별에 따라서 화장실을 써야 한다는 법이 발효됐는데요. 트럼프 후보는 성전환자들의 권리를 옹호하면서, 남자 화장실이든 여자 화장실이든, 이들이 원하는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크루즈 후보의 생각은 달랐나 보죠?

기자) 네, 크루즈 후보는 다 큰 성인 남성과 어린 소녀들이 같은 화장실을 써서는 안 된다고 말했는데요. 이는 공화당이나 민주당이 문제가 아니라, 상식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화장실 문제에 대한 트럼프 후보의 발언은 보수 세력이 트럼프 후보를 믿어서는 안 되는 또 하나의 예라고 지적했는데요. 크루즈 후보는 그동안 트럼프 후보가 진정한 보수주의자가 아니라고 비판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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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가 바로 투표할 권리입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지금도 수백만 명이 이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데요. 일부 주가 중범죄를 저지른 전과자들의 투표권을 박탈하거나 제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워싱턴 인근의 버지니아 주도 그런 주들 가운데 하나였는데요. 금요일(22일) 이 문제와 관련해 중요한 조치가 취해졌죠?

기자) 네, 몇 시간 전에 테리 매컬리프 버지니아 주지사가 버니지아 주에 거주하는 전과자들이 투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표했습니다. 또한, 이번 행정명령에 따라서 전과자들이 버지니아에서 공직에 출마할 수 있는 길도 열렸는데요. 매컬리프 주지사는 금요일(22일) 발표한 성명에서, 그동안 정치인들이 권한을 이용해 주민들의 민주주의 참여능력을 제한하는 일이 자주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번에 그런 추세를 뒤집어 많은 사람이 투표권을 되찾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투표권 회복 대상자는 어떤 사람들인가요?

기자) 네, 중범죄를 저지르고 형을 마친 모든 전과자가 대상입니다. 비폭력 범죄뿐만 아니라, 폭력 범죄를 저지른 전과자까지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아울러 이번 행정명령은 다른 주에서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았던 사람 중에 지금 버지니아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적용됩니다. 하지만 앞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이번 행정명령의 대상이 아닌데요. 이 경우에는 개별적으로 주지사의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진행자) 이번 행정명령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투표권을 되찾게 되나요?

기자) 네, 매컬리프 주지사는 20만 명 이상의 전과자들이 투표권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뉴욕타임스 신문은 그 숫자를 약 18만 명에서 21만 명 정도로 추산하면서, 이들 대부분이 흑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버지니아에 거주하는 전과자들은 전혀 투표할 수가 없었나요?

기자) 그렇지는 않습니다. 과거 버지니아 주는 전과자들의 투표권을 영구적으로 박탈한 주 가운데 하나였지만, 현 매컬리프 주지사, 또 전임 로버트 맥도넬 주지사가 행정적인 권한을 이용해 전과자들이 투표권을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에 따라서 지금까지 버지니아에 거주하는 전과자들은 투표권 회복 신청을 할 수 있었는데요. 하지만 그 과정이 무척이나 번거로웠고, 폭력 범죄를 저지른 전과자들은 대기 기간을 거쳐야만 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버지니아에 거주하는 흑인 5명 가운데 1명이 과거에 중범죄를 저지른 경력 때문에 투표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매컬리프 주지사의 이번 행정명령으로 그런 모든 장애가 제거된 겁니다.

진행자) 미국 내 다른 주들의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주마다 다른데요. 켄터키와 아이오와, 플로리다 등 3개 주는 전과자들의 투표권을 영구적으로 박탈합니다. 반면에 메인 주와 버몬트 주는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또, 워싱턴 DC와 38개 주에서는 대부분의 전과자가 형기를 마친 후에 자동적으로 투표권을 회복할 수 있고요. 또 다른 주에서는 전과자들이 투표권 회복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 민권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은 약 5백85만 명의 전과자들이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고 추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매컬리프 주지사가 과감한 조처를 했는데요.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네, 민권단체들은 당연히 매컬리프 주지사의 이번 조치를 환영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공화당은 매컬리프 주지사가 정치적 의도에서 이번 행정명령을 발표했다며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진행자) 그 이유는요?

기자) 네, 올해는 미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열리는 해이고, 특히, 버지니아 주는 대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 이른바 경합주로 꼽히는데요. 매컬리프 주지사의 이번 조치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유력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런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매컬리프 주지사는 클린턴 전 장관 부부와 오랜 친구 사이로 알려졌죠?

기자) 맞습니다. 또한, 앞서 말씀드렸듯이 투표권이 회복되는 전과자의 대부분이 흑인이고요. 흑인들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편이기 때문에 그런 지적이 나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버지니아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이 강력히 반발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컬리프 주지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정치적인 의도에서 내린 명령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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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인들의 자살률이 올라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거의 30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는데요. 금요일(22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국립보건통계센터(NCHS)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99년부터 2014년까지 15년 동안 미국인들의 자살률이 24% 증가했습니다. 10만 명당 13명이 자살한다는 얘기인데요. 1986년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자살률이 크게 올라갔다고 할 수 있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1999년부터 2005년까지 매년 자살률이 1% 포인트씩 증가했고요. 2006년부터는 매년 2% 포인트씩 올랐습니다. 1999년에 미국에서 자살한 사람의 수는 약 2만9천 명이었는데요. 2014년에는 약 4만3천 명에 달한 겁니다.

진행자) 성별이나 나이별로 차이가 있었는지요?

기자) 네, 전반적으로 45세에서 64세에 이르는 중년층의 자살률이 높았고요. 특히 여성의 자살률이 큰 폭으로 올라갔습니다. 먼저 나이별로 살펴보면요. 75세 이상 노년층을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자살률이 올라갔습니다. 성별로 보면, 여성의 자살률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1999년에서 2014년까지 기간에 남성의 자살률이 16% 증가했지만, 여성의 자살률은 45% 증가했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자살하는 남성의 수가 여성보다 3배 이상 높았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남성이 더 많이 자살하는 이유는요?

기자) 실제로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는 여성이 더 많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자살 성공률은 남성이 더 높다고 합니다. 남자들은 자살할 때 좀 더 치명적인 방식을 택해서 그렇다고 하는데요. 2014년의 경우, 남자들은 총기를 사용해서 자살한 경우가 가장 많았는데요. 여성은 독극물 방식이 가장 많았습니다.

진행자) 요즘 10대들의 자살률이 올라가서 문제라고 하던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특히 어린 소녀들이 문제로 나타났습니다. 여성의 경우 10살에서 14살 어린 소녀들 사이에서 자살률 증가 폭이 가장 컸습니다. 이 연령대에서 자살률 자체는 그렇게 높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1999년에는 50명에 불과했는데, 2014년에는 150명으로 3배가 증가한 겁니다.

진행자) 인종별로는 어떻습니까?

기자) 원주민 인디언의 자살률이 가장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여성의 경우 89%, 남성의 경우 38% 증가한 겁니다. 백인 중년 여성의 경우에도 자살률이 80% 증가하는 등 역시 크게 올랐습니다. 인종별로 봤을 때 유일하게 자살률이 떨어진 그룹이 있었는데요. 흑인 남성이었습니다.

진행자) 전반적으로 봤을 때 백인의 자살률이 높은 것으로 보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미국인들 가운데 백인의 사망률이 크게 오르고 있다는 연구 조사 결과가 많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교육 수준이 낮은 백인들 가운데 마약 과다복용과 자살, 간 질환,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는 건데요. 이번 보고서는 그런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진행자) 이렇게 미국에서 자살률이 올라가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확실히 꼭 집어서 얘기하긴 힘들다고 하는데요. 2000년대 말에 시작된 경기침체와 마약 사용 증가 등이 꼽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 경제가 다시 성장하기 시작했는데도 여전히 자살률이 올라가는 걸 보면, 경제와는 별 상관이 없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의 사회적 변화를 원인으로 꼽는 전문가도 있는데요. 결혼율은 내려가고 이혼율은 올라가면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2005년의 경우 미혼 중년 남성의 자살률은 같은 연령대 기혼 남성보다 3.5배나 높았습니다.

진행자) 자살한 사람들 가운데는 우울증이라든가 정신분열증(조현병) 같은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이 많다고 하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긴 합니다. 하지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속 행동학자 크리스틴 홀랜드 박사는 유에스에이 투데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정신질환만이 문제는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정신건강에 문제가 없는 사람도 자살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자살은 공중보건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자살방지를 위한 자금 지원과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하는데요. 다른 사망 요인에 대한 연구에 비해서 자살에 대한 연구 지원이 크게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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