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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중, 파나마 조세회피 의혹 부인…베트남 첫 지카 감염 확인


5일 중국 베이징 신문 가판대에 전세계 지도자들의 조세회피 의혹에 관해 보도한 기사들이 보인다.
5일 중국 베이징 신문 가판대에 전세계 지도자들의 조세회피 의혹에 관해 보도한 기사들이 보인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사상 최대 규모의 파나마 조세회피자료가 폭로되면서 각 국 정부가 불법 활동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와 중국은 일부 언론이 제기한 자국 지도자의 부패 연루 의혹은 서방의 음모라며 부인했습니다. 베트남에서 첫 지카 바이러스 발병 사례가 확인되면서, 동남아 지역에서의 확산이 우려됩니다.

진행자) 먼저 파나마 조세회피자료 폭로 사태 관련 소식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어제(4일) 파나마 최대 법률회사의 관련 자료가 폭로됐고, 여기에 세계 전 현직 지도자와 유명 은행들의 이름도 들어있어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데요. 각 국 정부가 관련 불법 활동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히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에 폭로된 자료에는 1천150만 건의 문건이 포함돼있고, 비밀 문서의 단일 폭로 사건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데요. 앞으로 파장이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우선 이번 문건이 나온 파나마에서는 후안 카를로스 바렐라 대통령이 직접 적극적인 수사 의지를 밝히면서, 검은 금융 거래의 온상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떨쳐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입니다. 바렐라 대통령은 세계 어떤 정부나 수사기관의 지원 요청에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파나마 검찰도 이번 폭로 사태를 통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 자체 수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미 여러 나라 정부가 이번 폭로 사태로 제기된 불법 활동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밝혔죠?

기자) 미국 법무부는 이번에 폭로된 자료를 이미 검토하고 있다면서, 미국이나 미국 금융 체계와 관련된 해외에서의 부패 의혹을 매우 심각하게 다루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이번 폭로 보도는 좋은 기사라면서, 이번에 의혹이 제기된 개인들에 대해 수사하고 불법이 확인되면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호주와 스웨덴, 노르웨이 정부 등도 자국 금융 기관 등의 역외활동에 대한 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폭로된 자료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기자) 이번 자료는 파마나의 최대 법률 회사 모색 폰세카에서 40년간 작성된 문건 1천150만 건을 담고 있습니다. 어마어마한 양이죠. 이 문건들은 모색 폰세카가 외국 금융기관이나 개인 등 고객의 요청에 따라 파나마는 물론이고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등 조세피난처로 알려진 역외 지역에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준 내용 등을 담고 있습니다. 이번에 폭로된 문건에는 세계 21만5천 개 기업과 1만4천 명 개인에 관한 내용이 들어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번에 폭로된 문건들이 조세피난처에서의 역외기업 설립과 관련된 것이라고 했는데, 세금을 회피할 목적으로 그런 기업을 세우는 거죠?

기자) 역외기업을 설립했다고 해서 무조건 불법인 것은 아닙니다. 합법적인 목적일 수도 있죠. 하지만 조세피난처란 말 그대로, 세금을 회피할 목적으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나 파나마, 버뮤다, 케이먼 제도 등이 대표적인 곳입니다. 이런 곳은 기업 유치를 명목으로 세금을 현저히 낮추거나 면제해 주고 단속도 어려워서, 조세 회피나 자금 세탁 등 불법 활동에 이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행자) 이번 자료가 어떻게 폭로된 것인 지 추가로 알려진 내용이 있습니까?

기자) 아직 제보자의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한 익명의 제보자가 1년 전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에 자료를 제공했는데요. 이 제보자는 신변을 밝히지 않았고, 범죄를 공개하기 위한 목적이라면서 금전적 보상도 요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1천150만 건의 문건이 포함된 방대한 양이기 때문에 단일 언론사가 처리하기는 불가능했고, 미국 워싱턴에 있는 비정부 기구인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에 보내졌는데요. 이후 전세계 80개국 400여 언론인들이 참여해서 금융자료를 분석했고, 1년여 만인 어제(4일) 일부가 공개됐습니다. 또 앞으로 계속 추가 자료를 공개한다는 계획이어서,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앞서 이번에 제기된 의혹에 대한 수사 방침을 밝힌 각 국 정부들은 자료 제공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문건을 작성한 파나마 법률회사 모색 폰세카는 어떤 반응인가요?

기자) 모색 폰세카는 누군가 제한적인 해킹으로 문서를 빼갔으며, 아직 누구의 소행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출된 문서가 진본이란 점도 확인했는데요. 자신들은 그동안 많은 역외기업의 설립을 도왔지만 합법적인 목적에 따라 이용됐으며, 이번 문서 유출과 폭로에도 회사의 책임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번 폭로 사건은 보호 받아야 할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한 심각한 범죄 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폭로된 자료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이름도 나옵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측근을 통해2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해외 조세피난처로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요. 러시아 정부는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디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번에 제기된 내용은 의혹과 추측뿐이라고 부인하면서,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러시아의 안정을 겨냥한 음모라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 국방부 전직 관리와 중앙정보부, CIA 출신 인물들이 이번 자료 폭로를 도왔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시진핑 주석의 매형이 모색 폰세카를 통해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2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는 내용도 들어있는데, 중국 정부의 반응도 나왔습니까?

기자)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근거 없는 주장이라면서 논평을 거부했습니다. 또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거냐는 질문에도 답변을 피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이번 폭로 사태의 배후에 강력한 세력이 있다고 음모론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인터넷에 오른 관련 뉴스와 글을 삭제하고, 관련 검색어도 차단하는 등 통제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 폭로된 자료에 북한 관련 기업인의 이름도 나온다고요?

기자) 북한에 살고 있는 영국 출신 은행가 나이절 코위가 지난 2006년 모색 폰세카를 통해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 ‘DCB 파이낸스’를 세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코위는 1995년 북한으로 가서 북한 최초의 외국계 은행인 대동신용은행 은행장이 됐고, 이후 북한에 계속 살고 있는 인물입니다.

진행자) DCB 파이낸스가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해 금융 거래를 하는 데 이용됐을 가능성도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재무부가 지난 2013년에 이미 DCB 파이낸스를 제재 대상에 추가했습니다. 북한 내 제재 대상 기업의 금융 거래를 도왔기 때문입니다. 북한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와 단천상업은행 등은 핵과 미사일 개발 등과 관련해 유엔과 미국의 제재 대상으로 지정돼있는데요. 미 재무부에 따르면 DCB 파이낸스가 이들 기업의 금융 거래를 도왔습니다. DCB 파이낸스의 공동대표로 기재된 북한인 김철삼도 제재 대상으로 지정됐습니다. 한편 모색 폰세카는 지난 2006년 DCB 설립을 도왔지만, 4년 뒤인 2010년에 법률 대리인 역할을 그만 둔 것으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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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베트남에서 첫 지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고요?

기자) 베트남 보건부는 남부 호찌민 시의 30대 여성과 60대 여성이 지카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이들은 최근 해외여행을 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자생적인 감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따라서 동남아 지역에서 지카 바이러스의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환자들은 어떤 상태인가요?

기자) 현재 안정적인 상태고요, 가족이나 주변인 중에도 아직 감염 환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지카 바이러스는 건강한 성인에게는 치명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부분 독감과 비슷한 증세를 보인 후 낫는데요. 하지만 임신부가 감염될 경우 신생아에게 치명적인 소두증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의심되면서, 우려가 높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동남아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감염 사례가 나온 적이 없나요?

기자)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1월 필리핀을 방문했다가 귀국한 미국 여성이 지카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고, 2월에는 태국에서 20대 현지 남성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베트남에서도 처음으로 감염 사례가 확인되면서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동남아에는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숲모기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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