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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단자위권 허용 새 안보법 시행...이집트 여객기 납치 종료


29일 일본의 올해 회계연도 예산이 국회를 통과한 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9일 일본의 올해 회계연도 예산이 국회를 통과한 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일본에서 집단적 자위권 허용을 골자로 하는 새 안보법이 오늘(29일)부터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이집트에서 여객기 납치 사건이 발생했지만, 테러조직에 의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먼저 일본의 새 안보법 시행 소식부터 알아보죠?

기자) 일본의 새 안전보장법제가 오늘(29일)부터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이 법은 지난해 9월 통과 당시 일본 내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고, 또 야당의 강렬한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었습니다. 주변국들도 새 안보법 시행으로 일본이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가 됐다며, 우려 섞인 시선으로 추이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새 안보법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기자) 새 안보법의 핵심은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조건을 규정한 것입니다. 집단적 자위권은 동맹국이 공격을 받았을 때, 자국이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해서 공격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유엔 헌장에도 규정돼있고 모든 나라가 가진 권리지만, 과거 일본은 평화헌법에 근거해 집단적 자위권은 있지만 행사하지 않는 다는 해석이었는데요. 아베 정부 들어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헌법 해석을 변경했고, 이번에 시행된 새 안보법제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구체적인 조건을 규정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지금 까지는 일본이 공격을 받았을 때만 무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집단적 자위권 요건이 충족되면 해외에도 자위대를 출동시킬 수 있게 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동안 일본은 자위대 출동 요건을 일본 주변 중대사태로 제한했었습니다. 하지만 새 법에 따라 일본의 존립과 국민의 권리에 명백한 위험이 될 경우 지리적인 제한 없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일본 아베 정부는 그동안 동맹인 미군을 지원하고 보호하기 위한 집단 자위권 행사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는데요. 따라서 앞으로 일본의 존립이나 국민의 권리에 위험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 미군과 함께 어디든 자위대를 출동시킬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겁니다.

진행자) 일본에 위험이 된다는 판단은 누가 합니까?

기자) 판단은 일본 정부에 달려있습니다. 따라서 한국과 중국 등 과거 일본의 전쟁 피해를 입은 주변국들은, 일본이 다시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가 됐다면서 우려 섞인 시선으로 새 안보법 시행 이후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주변국들의 공식적인 반응도 나왔습니까?

기자) 한국 정부는 일본의 안보정책 방향을 주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일본의 새 안보법 시행은 평화헌법의 정신을 견지하면서,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좀 더 적극적으로 우려를 밝혔는데요. 아시아 국가와 국제 사회는 역사적 원인 때문에 일본의 새 안보법에 우려를 표해왔다면서, 일본은 역사적 교훈을 받아들여서 평화와 발전의 길로 나아갸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일본의 새 안보법이 실제 한반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한국에서는 일본이 한반도 유사시 한국의 동의 없이 자위대 병력을 투입하는 데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요. 이 점에 대해서 한국 정부는 반드시 한국이 허락해야만 자위대 병력이 한반도에 올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고, 일본도 동의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북한인데요. 한국은 자국 헌법에 따라 북한 지역도 한국의 영토로 규정하고 있지만, 국제법은 그렇지 않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 도발을 일본이 자국의 존립에 대한 위험으로 판단하고, 한국의 동의 없이 북한 지역에 대한 무력을 행사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일본도 북한 지역에 대한 자위대 병력 투입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본 안에서는 새 안보법 시행에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법이 시행에 돌입했지만, 여전히 논란이 거셉니다. 도쿄 총리 관저와 국회는 물론이고 전국 여러 곳에서 새 안보법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는데요. 일본의 전직 판사와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안보법제 위헌소송모임은 새 안보법이 평화헌법에 위배된다면서, 국시를 상대로 하는 집단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체 여론도 호의적이지 않은데요. 최근 일본 교도통신 여론 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새 안보법에 부정적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임기 내 개헌 의지를 밝혔다고요?

기자) 아베 총리는 과거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해 헌법 해석을 변경했지만, 근본적으로는 헌법의 관련 조항 수정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가 어제(28일) 국회에서 새 안보법에 관해 설명하면서 개헌에 관해서도 언급했는데요. 아베 총리는 헌법 개정 시기에 관해, 임기 중 개헌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공개된 집권 자민당의 헌법 개정 초안은, 군대 보유를 금지한 조항을 고쳐서 국방군을 창설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아베 총리는 어제(28일) 국회에서 자민당 초안이 현행 헌법의 평화주의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합니다. 한편 일본 제1야당인 민주당과 제3야당인 유신당은 지난 27일 통합 민진당을 공식 출범했는데요. 반드시 개헌을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일본의 새 안보법 시행과 함께, 일본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의 방위예산을 확정했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일본 국회가 오늘(29일) 정부 예산안을 가결했는데요. 이중 방위비는 지난해보다 1.5% 늘어난 445억 달러 규모였습니다. 일본 엔화 기준으로 처음으로 5조엔을 넘은 것인데요. 일본 언론들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중국의 해양 진출에 대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분석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탄도미사일에 대응할 수 있는 이지스함 확보 예산 등이 새롭게 반영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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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이집트에서 여객기 납치 사건이 벌어졌다고요?

기자) 납치 사건은 오늘(29일) 오전 이집트 수도 카이로로 향하던 여객기에서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조금 전 경찰과 대치하던 납치범이 체포되면서 상황이 종료됐고요. 다행히 인질로 붙잡혔던 승객과 승무원들도 모두 무사합니다.

진행자) 처음 여객기 납치 소식이 전해진 후 테러 조직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는데, 그렇진 않은가요?

기자) 현재까지 정황으로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이집트 당국도 테러 관련 범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납치범은 남성으로 오늘(29일) 이집트 제2의 도시 알렉산드리아에서 출발해 수도 카이로로 향하던 이집트항공 MS181 여객기를 공중에서 납치했는데요. "폭탄 조끼를 입고 있다"며 승무원들을 협박한 후 승객과 승무원 등 81명이 탄 비행기를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에 강제로 착륙시켰습니다. 이후 외국인 승객 일부와 승무원들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했는데요. 처음에는 키프로스인 전처와 얘기를 나누고 싶다고 요구하다가, 나중에는 키프로스에 망명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다 경찰의 설득으로 납치 상황이 종료된 것으로 보이고요, 납치범은 손을 들고 걸어서 여객기에서 나왔습니다.

진행자) 납치범이 누구입니까?

기자) 키프로스 당국이 납치범 이름은 '세이프 엘딘 무스타파'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키프로스 당국자도 이번 여객기 납치가 테러에 관한 것이 아니며,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한 사람의 개인적인 행위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폭탄을 가지고 있었나요?

기자) 그것도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납치범은 폭탄 조끼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고요. 아직 인질 상황이 종료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키프로스 당국이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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