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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공화당 주류 지지 촉구…대법원, '오바마케어' 피임 조항 심리


미국 대선에 출마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지난 21일 워싱턴 DC의 구 우체국 건물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미국 대선에 출마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지난 21일 워싱턴 DC의 구 우체국 건물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자신을 중심으로 단합해야 한다고 공화당 주류 세력에 촉구했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드리고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테러 퇴치 방안을 밝히면서도 공화당 후보들을 강하게 비난했는데요. 그 내용도 살펴봅니다. 마지막으로 어제(23일) ‘오바마 케어’의 ‘피임 혜택 조항’과 관련해 열린 연방 대법원 심리 소식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공화당 경선에 나갔다가 중도 사퇴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어제(23일) 테드 크루즈 연방 상원의원을 지지한다고 선언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크루즈 후보가 원칙에 기반을 둔 보수주의자이고 공화당을 단합할 수 있는 사람이어서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부시 전 주지사뿐만 아니라, 또 다른 경선 후보였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크루즈 후보에 대한 지지를 나타내는 등 공화당 주류 세력이 크루즈 후보를 중심으로 뭉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른바 ‘아웃사이더’, 그러니까 ‘외부 세력’이라고 하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 맞서기 위한 것 아니겠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현재 추세로 보면, 기업인 출신인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후보 지명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포함한 공화당 주류 세력은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받는 사태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트럼프 후보가 진정한 보수주의자가 아니라고 말하는데요. 트럼프 후보의 생각이 전통적인 공화당의 보수 이념과는 많이 다르다는 겁니다. 또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후보 지명을 받을 경우, 11월 본 선거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패할지 모른다고 걱정합니다.

진행자) 하지만 트럼프 후보는 공화당이 자신을 중심으로 단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화요일(22일) 애리조나 주와 유타 주에서 선거가 열렸는데요. 트럼프 후보가 애리조나 주에서는 승리했지만, 유타 주에서는 크루즈 후보에게 패했죠. 하지만 애리조나 주 대의원 수가 훨씬 많기 때문에 화요일 선거 이후 트럼프 후보와 크루즈 후보 간의 대의원 수 격차는 더 벌어졌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7월 전당대회 전에 과반수 대의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공화당 지도부가 자신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후보] “If people want to be smart, they should embrace this movement…….”

사람들이 똑똑하다면, 이 같은 움직임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그러지 않고 그냥 하던 대로 계속한다면, 공화당이 크게 패하게 될 것이라고 트럼프 후보는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경쟁 후보들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나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는 물러날 생각이 없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크루즈 후보는 물론이고요. 지지율이나 대의원 수에서 두 후보에게 훨씬 못 미치는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공화당 주류 세력이 케이식 후보에게 사퇴 압박을 넣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반 트럼프 세력의 표를 크루즈 후보에게 몰아주기 위해서 케이식 후보가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한다는 거죠. 하지만 케이식 후보는 11월 본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에 맞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후보는 자신이라고 주장하는데요. 전당대회 전에 사퇴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케이식 후보가 클린턴 후보를 물리칠 가능성이 트럼프 후보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23일) 나온 퀴니피액대학교 조사 결과를 보면, 케이식 후보는 본 선거에서 클린턴 후보를 만날 경우, 8% 포인트 격차로 이길 것으로 나타났고요. 버니 샌더스 후보도 근소한 차이로 물리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날 나온 폭스 뉴스 조사에서도 케이식 후보가 더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클린턴 후보를 10% 포인트 이상 차이로 누를 것으로 나타났죠.

진행자) 공화당 경선에서는 케이식 후보가 별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데요. 민주당 후보와의 가상 대결에서 이렇게 높은 지지율이 나오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무소속 유권자들 덕분입니다. 이들은 클린턴 후보보다 케이식 후보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클린턴 후보에게 투표하느니 케이식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사람의 비율이 17%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후보들은 어떻습니까?

기자) 크루즈 후보 역시 폭스 뉴스 조사에서 클린턴 후보를 물리칠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각 당의 선두주자인 트럼프 후보와 클린턴 후보의 가상 대결에서는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가 이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여기서 다음 경선 일정 알아보고 넘어갈까요?

기자) 네, 오는 토요일(26일) 알래스카와 하와이, 워싱턴 주에서 민주당 당원대회를 열고요. 4월 5일(화요일)에는 중서부 위스콘신 주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예비선거가 실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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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 화요일(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해 30여 명이 숨졌습니다. 이에 따라서 테러 퇴치 문제가 또다시 미국 대선의 주요 쟁점이 되고 있는데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테러 퇴치 방안을 설명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클린턴 후보가 어제(23일)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연설했는데요.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테러는 실제적이고 긴박하며 국경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의 배후로 밝혀진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ISIL) 격퇴 방안을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전략을 내놓았습니까?

기자) 네,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요. 이라크와 시리아에 대한 폭격을 증가하고 전 세계 반테러 노력을 증가시키며 미국 내 정보와 안보 노력을 강화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날 클린턴 후보는 연설 대부분을 공화당 후보들을 공격하는 데 할애했습니다.

진행자) 네, 브뤼셀 테러 이후,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테드 크루즈 후보가 매우 강경한 발언을 내놓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이번 주 초 워싱톤포스트 신문과 인터뷰에서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의 관계를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미국이 유럽을 보호해주고 있는데 돈이 너무 많이 든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서 클린턴 후보는 미국이 동맹국들에 등을 돌린다면 미국의 우방뿐만 아니라, 미국의 적에게도 위험한 신호를 보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린턴 후보] “Putin already hopes to divide Europe…….”

클린턴 후보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유럽의 분열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만약 트럼프 후보가 말하는 대로 된다면, 러시아에만 좋은 일이고 미국이나 세계 안보에는 위협이 되는 일이란 겁니다.

진행자)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후보의 경우, 미국 내 이슬람교도 거주 지역에 대한 경계와 순찰을 강화해야 한다는 말을 해서 논란을 일으켰죠? 이들이 극단화되기 전에 미리 막아야 한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을 포함해 많은 사람이 크루즈 후보의 발언을 비판했는데요. 클린턴 후보도 동참했습니다. 미국 내 이슬람교도들을 범죄자로 취급하자는 크루즈 후보의 말은 잘못된 것이고 위험하며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런 클린턴 후보의 연설 내용에 대해서 공화당 후보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후보는 인터넷 단문 사이트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클린턴 후보를 비난했는데요. 클린턴 후보가 “20년 동안 공직에 있으면서 테러에 맞서 싸웠는데, 현재 이런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자신은 테러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후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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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어제(23일) 미 연방 대법원에서 눈길을 끄는 심리가 열렸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몇몇 비영리 종교조직이 연방 정부가 시행하는 ‘피임 혜택 조항’과 관련해서 소송을 냈는데요. 이 소송이 어제 심리 대상이었습니다. 가난한 노인들을 위한 가톨릭 봉사 조직인 ‘경로수녀회’ 등은 ‘피임 혜택 조항’이 법에 보장된 자신들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합니다.

진행자) ‘피임 혜택 조항’이란 게 구체적으로 뭔지 설명 좀 해주시죠.

기자) 이 조항은 원래 지난 2010년에 통과된 건강보험법에 나와 있는 겁니다. 보통 ‘오바마 케어’라고 부르는 법인데요. 이 법은 고용주나 회사가 직원의 피임을 위한 의료비를 건강보험을 통해 보장하도록 규정했습니다. 이게 바로 ‘오바마 케어’에 나와 있는 ‘피임 혜택 조항’이죠.

진행자) 이 조항과 관련해서는 피임, 그러니까 산아제한에 반대하는 기관들이 소송을 내서 이미 몇 년 전에 대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4년이었는데요. 당시 대법원은 오바마 케어의 ‘피임 혜택 조항’이 종교자유회복법이 보장한 권리를 침해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그때 다 해결된 거 아닌가요?

기자) 내용이 좀 다릅니다. 2년 전에 나온 대법원 판결에 따라서 연방 정부가 대체 규정을 만들었는데요. 그러니까 종교 신념에 따라서 고용주나 회사가 직원들의 피임 비용을 보험 적용 대상에서 뺄 수 있게 했습니다. 다만 이를 원하는 곳은 정부나 보험회사에 진정서를 보내게 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런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은 피임 관련 비용을 본인이 지급해야 한다는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정부나 보험 회사가 따로 피임 혜택을 제공해줍니다. 그러니까 직원들은 어떻게든 혜택을 받는 거죠. 하지만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측은 이런 대안 역시 자신들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2년 전 판결로 피임 비용을 댈 필요가 없어졌는데, 왜 이 규정이 여전히 자신들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네요?

기자) 일단 관련 기관에 통보하는 것도 부담을 준다는 겁니다. 또 이런 의무조항을 지키지 않으면 벌금을 물어야 하는데, 이 또한 부당하다는 거고요. 진정서에 서명하는 것만으로도 신앙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연방정부나 보험 회사가 대신 피임 관련 혜택을 보장한다고 해도 실질적으로는 단체 이름으로 혜택이 제공되니까, 문제라는 겁니다.

진행자) 대법원 판결이 어떻게 나올 것으로 예상되나요? 최근 보수파인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이 사망해서 대법원 구성에 변화가 있었는데요.

기자) 네. 스캘리아 대법관의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현재 대법원 판사가 모두 8명인데요. 대법관들 의견이 4대 4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심리에서 나온 말들을 종합해 보면 진보 성향이 있는 대법관들은 모두 정부 쪽 주장에 동의하는 것으로 보이고요. 반대로 보수 성향 대법관 4명은 모두 원고 측 주장을 인정하는 쪽이라고 합니다.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이 보수면서도 가끔 진보 쪽에 서곤 했는데요. 케네디 대법관이 이번 소송에 대해서는 정부 측 주장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합니다.

진행자) 만일 판결이 4대 4로 나오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네. 그러면 하급 법원 판결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이 소송과 관련해서 지금까지 하급 법원 9곳에서 판결이 나왔는데요. 8곳은 연방 정부 손을 들어주고 1곳에서만 정부가 졌습니다. 그러니까 정부가 재판을 이긴 곳에서는 정부 규정이 적용되는 거고요. 반면에 정부가 진 지역에서는 소송을 제기한 측의 의견이 적용되는 겁니다.

진행자) 하지만 새로 대법관이 취임하면, 이 문제를 다시 다룰 수도 있죠?

기자) 맞습니다. 대법관 수가 9명이 되면, 그때 가서 다시 심리할 수 있습니다. 지난주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스캘리아 대법관 후임으로 메릭 갈랜드 연방 항소법원 판사를 지명했는데요. 하지만 상원 공화당 의원들이 인준 절차를 밟길 거부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해이고 또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인데요. 공화당은 내년에 취임하는 다음 대통령이 새로 대법관을 지명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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