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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당국 "테러범 추적 중"...오바마, 쿠바 이어 아르헨티나 방문


23일 벨기에 브뤼셀 중앙역에서 경찰이 승객들의 가방 검사를 하고 있다.
23일 벨기에 브뤼셀 중앙역에서 경찰이 승객들의 가방 검사를 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벨기에 브뤼셀 연쇄 폭탄 테러 현장에서 자폭한 테러범 2명은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진 형제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벨기에 경찰이 나머지 범인들을 추적 중입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쿠바에 이어 아르헨티나를 방문했습니다.

진행자) 먼저 벨기에 테러 소식부터 알아보겠습니다. 화요일(22일) 브뤼셀에서는 공항과 지하철역에서 벌어진 연쇄 폭탄 공격으로 많은 사상자가 나왔는데요. 자폭한 테러범들이 형제로 밝혀졌다고요?

기자) 벨기에 검찰이 수요일(23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벨기에 국적인 30살 브라힘 엘 바크라위와 27살 칼리드 엘 바크라위 형제인데요. 이들은 자벤템 국제공항과 말베이크 지하철역에서 각각 폭발물을 터뜨리고, 자폭했습니다. 두 사람 중 형은 벨기에 경찰이 공개한 공항 CCTV에 테러 공격 직전 모습이 찍혔는데요. 다른 테러범들과 함께 폭발물이 든 것으로 보이는 대형 여행가방을 밀면서, 복도를 지나는 모습이었습니다. 벨기에 경찰 당국은 이들 형제들은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과도 연루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다른 범인들의 신원도 밝혀졌습니까?

기자) 공항 CCTV에 찍힌 3명 중 2명은 공항에서 자폭한 건데요. 1명의 신원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형 브라힘 엘 바크라위고요. 함께 자폭한 범인의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앞서 벨기에 언론은 CCTV에 함께 찍힌 범인 중 도피한 것으로 보이는 한 명이 지난해 파리 테러와 관련해 수배된 25살의 나짐 라크라위로, 수요일(23일) 검거됐다는 소식을 긴급히 전하기도 했는데요. 오보로 밝혀졌고요. CCTV 속의 이 남성은 지금 수배 중입니다. 벨기에 검찰은 아직 이번 브뤼셀 연쇄 테러 공격과 관련해 체포된 사람은 없다고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라크라위도 테러 혐의로 벨기에 경찰이 수배 중인 인물이긴 하죠?

기자) 네. 모로코계 벨기에 국적자로 알려졌는데요.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 테러 때도 폭탄 제조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라크라위가 이번 폭탄 공격을 자행했다고 주장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의 지역 총책으로 유럽 내 핵심 인물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지난 18일 브뤼셀에서는 파리 테러범 중 1명인 살라 압데슬람이 체포됐는데요. 압데슬람이 숨어있던 집에서도 라크라위의 지문이 나왔고, 그래서 벨기에 당국은 이번 브뤼셀 테러 전날 이미 라크라위의 이름을 공개하고 수배령을 내린 상태였습니다. 한편 압데슬람도 벨기에 경찰 조사에서, 브뤼셀에서 또 다른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실행에 옮겨질 수 있다고 진술했던 것으로 알려졌었습니다.

진행자) 벨기에에서 이미 추가 테러에 대한 경고가 있었는데도 막지 못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벨기에 당국의 테러 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지난해 130여명이 숨진 파리 연쇄 테러 당시에도, 총책인 압델하미드 아바우드를 비롯한 주범 9명 중 4명이 벨기에 출신이었습니다. 벨기에는 유럽에서도 무슬림 이민자들이 많은 나라인데요. 이들이 벨기에 사회에 성공적으로 통합되지 못하면서, 사회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져드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도 이미 있었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아바우드와 압데슬람은 모두 브뤼셀 인근 몰렌베이크 출신인데요. 몰렌베이크는 1960년대부터 중동계 이민자들이 몰려들면서, 현재 인구의 30% 이상이 무슬림 이민자라고 합니다.

진행자) 이시간 현재 사상자 집계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사건 초기에는 언론마다 사상자 수가 조금씩 달랐는데요. 현재 최소한 31명이 숨지고 270명 이상 다친 것으로 알려졌고요. 하지만 다친 사람 중에는 중상자도 있어서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처음으로 신원이 밝혀진 사망자도 있는데요. 자벤템 공항에서 숨진 페루 국적의 37살 여성 아델마 타피아 루이스였습니다. 루이스는 벨기에인 남편과 함께 브뤼셀에 사는 친척을 방문하기 위해 여행길에 올랐다가 변을 당했는데요. 폭발 직전, 남편과 4살난 쌍둥이 딸들은 공항의 떨어진 곳에 있어서 부상만 입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이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고요?

기자) ISIL은 테러 발생 몇 시간 뒤 공식 성명을 내고, 이번 공격은 시작에 불과하고, 앞으로 더 참혹하고 끔찍한 결과가 벌어질 것이라고 위협했는데요. ISIL이 이번 공격의 이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앞서 파리 테러범들이 체포되거나 체포 과정에서 사살된 데 대한 보복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 벨기에는 이라크에서 ISIL을 겨냥한 미군 주도 연합군 공습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편 추가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프랑스와 독일, 네덜란드, 영국 등 유럽 주변국들도 테러 공격에 대비해 공항 등의 경계 수위를 높였고요, 미국도 테러에 대비한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유럽을 여행하는 미국인들에게 대중 교통이나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진행자) 세계 지도자들은 이번 공격을 일제히 규탄하고 나섰군요?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은 벨기에와 함께 할 것이라면서, 무고한 시민들을 공격한 테러분자들을 규탄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동맹이자 친구인 벨기에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면서, 또 테러와 맞서 싸우기 위해 세계가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프랑수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등 유럽 정상들도 이번 공격을 유럽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하면서, 강력한 대응을 다짐했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이번 테러는 민주주의에 대한 비겁한 공격이라면서, 나토 동맹국들이 벨기에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가 브뤼셀을 방문해 유럽연합 회원국들 간에 강력한 테러 대응 공조를 강조했다고요.

기자) 네, 발스 프랑스 총리가 수요일(23일) 브뤼셀에서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 집행위원장과 만났는데요. 발스 총리는 서구 사회의 심장에 테러 조직이 생겼기 때문에 서구 세계가 지금 테러 조직과 싸우고 있는 거라면서 유럽 연합 회원국들은 앞으로 자국의 안보 강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발스 총리는 또 테러 대응책의 하나로 유럽의회에 PNR 제도의 조속한 승인도 촉구했는데요. PNR( Passenger Name Record)은 유럽연합을 오가는 모든 항공기 탑승객의 정보를 공유하자는 것으로 지난 해 회원국 간에 합의는 이뤄졌지만 아직 의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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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쿠바에 이어 아르헨티나를 방문했다고요?

기자) 오바마 대통령이 부인 미셸 여사, 두 딸과 함께 화요일 (22일) 자정을 넘긴 시간에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했습니다. 이번 방문은 국빈 방문으로, 미국 대통령의 아르헨티나 국빈 방문은 19년 만에 처음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아르헨티나는 14년 만에 우파 정권이 집권하면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얼마 전 취임한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기업인 출신으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과의 관계 개선과 경제 협력 확대 의지를 밝힌 바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이번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겁니다. 그래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은데요. 아르헨티나는 14년간 좌파가 집권했었지만, 지난 2014년 국가부도사태를 맞았고 이후에도 경제가 나아지지 않으면서 정권이 교체됐습니다. 마크리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당시 경제 활성화와 사회 안정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수요일 마크리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는데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습니까?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수요일 (23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카사 로사다 대통령궁에서 마크리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이자리에서 마크리 대통령은 역내 지도자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면서 마크리 대통령이 선거 당시 공약했던 개혁 작업들을 과감히 추진해 나가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마크리 대통령은 미국과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우방 관계를 맺어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벨기에 브뤼셀 폭탄 테러와 관련한 입장도 밝혔군요.

기자) 네. ISIL 격퇴는 자신의 최우선 현안이라면서, 벨기에와 벨기에 동맹국들이 테러범을 체포하도록 필요한 건 무엇이나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이번 사건은 인종과 국적, 종교에 상관없이 테러를 격퇴하기 위해 전 세계가 하나로 단합해야 하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강조했습니다 .

진행자) 앞으로 아르헨티나에서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

기자) 목요일(24일)은 아르헨티나에서 군사 독재정권의 시작을 알린 쿠데타 40주년 기념일인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군사 독재 기간 중 희생된 3만 명을 추모하는 행사에도 참석해 헌화할 예정입니다. 또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항구도시인 라보카 지역을 찾아 젊은 기업인들과도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 비밀 해제된 문서에서, 과거 미국 정부가 아르헨티나 군사 정권을 지지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요?

기자) 지난주였습니다. 특히 공교롭게도 오바마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앞두고 미국 정부가 과거 아르헨티나의 군사 정권을 지지한 사실이 드러난 건데요. 백악관은 앞서 비밀 문서 해제와 관련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과거를 직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아르헨티나에서는 이번 해제된 비밀 문서 내용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공식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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