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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기후변화협약 총회 개막...터키 "러시아에 사과 못 해"


30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한 기후변화협약 총회에 참석한 각 국 정상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30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한 기후변화협약 총회에 참석한 각 국 정상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프랑스 파리에서 전세계 150개국 지도자들이 참석한 기후변화협약 총회가 개막했습니다. 터키의 러시아 전투기 격추로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카자흐스탄이 중재에 나섰습니다. 필리핀이 한국으로 부터 수입한 초음속 경전투기가 필리핀에 도착했습니다.

진행자) 파리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총회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지구 온난화는 전세계가 함께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혀왔는데요. 기온이 올라가면서, 해수면 상승과 극한적인 기상 재해의 증가 등 재앙적인 상황에 대한 경고도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공동의 기후변화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해 이번에 프랑스 파리에 모인 것인데요. 전세계 150개국 지도자를 비롯해, 196개 회원국 대표들이 참석했고, 2020년 이후 모든 나라에 적용될 기후변화 대응체제를 마련하는 것이 이번 총회의 목표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서, 모든 나라에 구속력이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기후변화협약은 전세계 모든 나라가 회원국인데요. 기후변화협약의 목표는 지구 온난화의 원인인 온실가스 배출을 안정화해서, 인간에 의한 재앙적인 기후 변화를 막자는 겁니다. 특히 각국은 지구 온도를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한다는 구체적인 목표치를 이미 정해놓았는데요. 그러려면 각국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현재보다 훨씬 줄여야 합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를 위해 각국이 실천할 구속력 있는 방안을 조율하고, 2020년부터 적용될 신 기후체제 합의안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진행자) 이 전에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적인 체제가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지난 1997년 일본 교토에서 열린 기후변화 회의에서 합의된 교토 의정서가 있습니다. 교토 의정서도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시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선진국 중심으로 이뤄져서, 중국과 인도처럼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신흥국들은 빠져 있습니다. 따라서 새 기후변화 대응체제는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의 구분 없이 모든 나라가 참여하고, 또 구속력 있는 체제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행자) 쉽지 않은 회의가 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은 그 나라의 경제, 산업활동과 직결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문제인데요. 그래서 지난 몇 년간 여러 차례 열린 유엔 기후변화 회의에서도 각국의 입장 차이가 있었고, 때로는 첨예하게 대립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파리 총회 개막을 앞두고 전세계 178개국이 자체적인 기여 방안을 제출했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주요국들을 살펴보면, 미국은 2025년까지 온실가스 총 배출량을 최대 28% 낮추기로 했고요,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35%를 제시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 1위국인 중국은 2030년 2030년부터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이 감소로 돌아가게 만든다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의에서는 이렇게 각 국이 제출한 방안을 바탕으로, 공동의 기후변화 대응체제를 마련하게 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대로 각국의 이익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고요, 또 온실가스 배출을 감시하고 규제하는 체제를 마련하는 것도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여기에, 과연 국제법적으로 얼마 만큼의 구속력을 부여할 지의 문제도 각국이 처한 상황에 따라 견해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이번 총회는 파리 외곽 르부르제에서 다음달 11일까지 2주간 계속돼고요, 150개국 지도자를 비롯해 196개국 회원국 대표와 국제기구 대표, 산업계, 시민사회 대표 등 전세계에서 4만 명이 모입니다.

진행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전세계 주요 지도자들이 거의 모두 모이는 것 같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전세계 주요 지도자들이 모두 모입니다. 박근혜 한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참석했습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이 오늘(30일) 총회에서 연설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새 기후변화 대응체제 마련을 위한 각 국 지도자들의 노력을 당부했는데요. 특히 투명하고, 모든 회원국이 서로의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는 장기적인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개발도상국들의 청정 에너지 사용을 지원하기 위한 재원 마련의 중요성도 언급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도 별도의 양자회담을 가졌는데요. 미국과 중국이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행동에 앞장설 각오가 돼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개막 연설에서 이번 총회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반 총장은 각국 지도자들이 이번 총회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결정적인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는데요. 이는 앞으로 여러 세대에 걸친 인류의 안녕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의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데, 파리는 얼마 전 130명이 숨진 최악의 연쇄 테러를 겪었는데요. 이번에 전세계 주요 지도자들이 모이는 중요한 행사를 치르면서, 치안이 어느 때보다 강화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프랑스 치안 당국은 이번 총회를 앞두고 회의장 주변에 2천800명, 파리 시 곳곳에 6천300명의 경찰을 배치했다고 밝혔는데요. 프랑스는 이미 지난 파리 연쇄 테러 이후 테러 이후 전국에 치안 유지를 위해 12만 명의 경찰과 군인을 배치하고, 국경 통제도 강화한 상태입니다. 파리 회의장 주변에는 곳곳에 무장한 경찰들이 배치돼있고, 도로 통행도 제한된 모습입니다. 한편 이번 회의에 앞서 각국 대표들은 파리 연쇄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침묵의 시간을 가졌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파리 도착 직후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바탕클랑 극장을 직접 찾아가서 헌화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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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터키의 러시아 전투기 격추로 긴장이 고조됐는데요, 카자흐스탄이 중재에 나섰다고요?

기자)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오늘(30일) 관련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양국 관계 복원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사태 해결을 위해 터키와 러시아의 공동조사위원회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아 터키와 러시아 사이의 정상회담을 중재할 의사도 있다고 밝혔는데요. 카자흐스탄은 터키, 러시아와 모두 가까운 동맹국으로, 긴장 완화를 위한 중재에 나선겁니다.

진행자) 터키와 러시아 사이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터키는 러시아가 자국에 대한 신속한 경제 제재에 착수하는 등 강경한 대응에 나서자, 긴장 완화를 위해 먼저 손을 내미는 모습입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가까운 시일 안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서 이번 사태를 논의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에게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 성사를 위한 역할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터키는 이번 전투기 격추로 사망한 러시아 조종사의 시신을 러시아에 인도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당초 러시아 조종사가 시리아 반군 지역에서 반군에 의해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었는데요?

기자) 격추 당시 러시아 전투기에 탑승했던 조종사 2명 모두 탈출했고, 낙하산이 시리아 반군 지역으로 떨어졌는데요. 1명은 시리아 정부군에 구출된 후 러시아 기지로 복귀했고, 나머지 1명은 반군에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투기가 추락한 터키 접경 지역은 터키인과 가까운 투르크멘 족 반군이 점령하고 있는데요. 터키 정부는 어제(29일) 이들로부터 러시아 조종사의 시신을 인도받았다고 밝혔고, 이 시신을 러시아에 인도할 거란 겁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러시아는 여전히 터키의 자국 전투기 격추를 강력히 비난하면서, 터키와 만날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요. 특히 자국 전투기가 격추 당시 터키 영공을 침범했다는 터키 정부의 주장은 거짓이라면서, 터키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터키는 사과를 거부하고 있고, 오히려 사과할 쪽은 자국 영공을 반복해서 침범한 러시아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는 오늘(30일)도, 터키 군은 영공을 보호하기 위한 임무를 수행한 것 뿐이라면서 러시아에 사과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다부토울르 총리는 러시아와 대화를 원하며, 러시아가 자국에 대한 경제 제재 방침을 재고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소개해드린 파리 기후변화협약 총회에 터키와 러시아 정상이 모두 참석하고 있어서, 총회에서 만날 가능성도 제기됐었는데요?

기자) 그와 관련해 오늘(30일)도 러시아 정부는 터키가 진실한 사과를 하지 않는 한 두 정상간 회동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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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아시아로 가보겠습니다. 필리핀이 한국으로 부터 수입한 전투기가 필리핀에 도착했군요?

기자) 한국산 FA-50 전투기 2대가 지난 28일 필리핀 클라크 공항에 도착했는데요. 필리핀은 앞서 한국으로부터 오는 2017년까지 FA-50 전투기 12대를 4억2천만 달러에 도입하기로 했고, 이 중 첫 2대가 한국에서 필리핀까지 직접 조종사가 비행을 해서 전달됐습니다. 필리핀은 남중국해에서 중국과의 영유권 갈등이 고조되면서 군 현대화 계획을 추진 중인데요, 한국산 전투기 도입도 이의 일환으로 이뤄졌습니다.

진행자) FA-50이 어떤 전투기입니까?

기자) 초음속 경전투기인데요. 한국이 개발한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은 무장 장착이 가능하도록 개량한 것인데요. 일반 전투기 보다는 작지만 공대공이나 지대공 미사일 등 4.5톤의 무장을 탑재하고 마하 1.5의 초음속 비행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야간 작전 운용도 가능합니다. 피터 폴 갈베즈 필리핀 국방부 대변인 FA-50 전투기가 작지만 영공을 지키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필리핀 공군의 사기를 더욱 높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갈베즈 대변인은 또 필리핀 공군이 다시 초음속 시대로 복귀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는데요. 필리핀 공군은 10년 전 F-5 전투기를 퇴역시킨 후 지금까지 전투기를 보유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진행자) 한국도 전투기 수출은 이번이 처음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T-50을 인도네시아 등에 수출한 적은 있지만, 개량형 전투기인 FA-50 전투기 수출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한국은 앞으로 태국에도 이 전투기를 수출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앞서 말씀하셨지만, 필리핀이 중국과의 영유권 갈등으로 긴장이 고조되면서 군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요?

기자) 군 현대화를 위해 5개년에 걸쳐 총 18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는데요. 특히 정찰과 해상 작전 수행 능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중국은 필리핀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스프래틀리 군도에 인공섬을 매립하고, 활주로와 부두 등 군사용으로 쓸 수 있는 시설들을 건설했는데요.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중국이 활주로에 전투기를 배치할 경우 자국 전체가 작전 반경에 들게 된다며 심각한 우려를 밝힌 바 있습니다. 또 필리핀은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을 중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제 재판소에 제소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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