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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 결핵연구원 오경현 부장] "북한, 전국적 첫 결핵조사로 국가결핵관리 재구성 가능할 것"


결핵 환자의 X-레이 사진. (자료사진)
결핵 환자의 X-레이 사진. (자료사진)

북한이 유엔의 지원 아래 전국적인 결핵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미 2~3년 전 세계보건기구에 이번 조사를 위한 지원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사는 내년 중순께 종료되고, 내년 말에는 결과가 발표될 예정인데요, 이 시간에는 한국 결핵연구원의 오경현 교육기술협력부장과 함께 이번 실태 조사의 의미와 그 영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현진 기자가 인터뷰 했습니다.

[인터뷰] 한국 결핵연구원 오경현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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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북한이 이번에 과거 한 번도 실시한 적이 없는 전국적인 결핵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는 배경을 어떻게 보시나요?

답) 일단 개발 도상국 같은 경우는 결핵 실태를 정확히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자원이 많이 제한돼 있기 때문인데요, 최근 10년 사이에 개발도상국의 결핵 실태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서 WHO와 Global Fund에서 계속 결핵 실태조사를 계속 강하게 추천 하고 있고요,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최근에 WHO의 기술적인 지원과 Global Fund의 재정적인 지원을 받아서 결핵 실태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로 이제 많은 국가들의 결핵 추정치가 수정이 되었는데, 예를 들면 라오스나 인도네시아 같은 경우는 과거 추정치에 비해서 훨씬 그 실태가 심각하게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북한도 이런 기조에 맞춰가지고 결핵 실태 조사를 과거 4-5년 전부터 계획을 했었는데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서 계속 미루어지다가 올해 이제 드디어 시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현재 북한 결핵 추정치로 따져보면은 아시아에서 동티모르 다음으로 결핵 유병률이 가장 높은 국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추세를 보면은 10년간 계속 결핵 신고율이 늘었거든요, 이게 정말 결핵 프로그램이 점점 더 강화돼서 환자 발견이 늘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진짜 결핵 발병이 늘어난 것인지 확인하긴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결핵 실태 조사가 결핵 부담이 높고 신고 체계가 완벽하지 않은 국가에서는 한 국가의 결핵현황을 가장 객관적으로 보실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자) 전국적인 결핵 유병률 조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파악할 수있는 건가요?

답) 보통 유병률 조사라는 것은 어느 한 시점에 들어가서 그 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어느 정도인지를 추정하는 거고요, 그걸 통해 실질적으로 평균 1년 사이에 그 병이 어느정도 발생하는 지를 추정하게 됩니다.

기자) 세계보건기구에서 전세계 결핵 실태조사를 담당하고 있는 이쿠시 오노자키 연구원은 저희 'VOA'에, 무작위로 선정된 100개 지역에서 15세 이상 성인 7만 여명을 대상으로 조사가 실시된다고 했는데요, 조사는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게 되나요? 또 이런 조사로 무엇을 파악할 수 있는 건가요?

답) 먼저 전체 인구를 대표할 수 있는 표본을 선정을 하고요, 그 다음에 그 표본을 대상으로 해서 인터뷰하고 흉부 엑스레이 촬영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인터뷰를 해서 2주 이상 기침이 있는지 같은 이런 결핵이 의심이 되는 증상이 있는지 확인을 하고 그 다음에 엑스선 상에서 결핵을 의심 할만한 병변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그래서 둘 중에 하나라도 이상이 있으면 객담 검사인 가래 검사를 실시를 하게 됩니다. 이게 그 진단 검사고요, 이런 객담 검사는 보통 도말 현미경 검사와 배양검사로 이루어지는데 도말 현미경 검사는 이제 쉽게 빨리 확인 할 수가 있어서 이제 일반적인 개발도상국에서 많이 활용하는 방법이고요. 다만 이건 민감도가 떨어지긴 하지만 여기서 양성이 나오면 전염성이 높은 도말 양성 결핵 환자로 분류가 되고 배양 검사라는 건 민감도가 이론적으론 100%인 그런 gold standard입니다. 그래서 이걸 통해서 모든 결핵들을 다 찾아낸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이렇게 나온 검사 결과를 통해서 이제는 결핵 부담이 어느 정도 인지 확인 할 수 있고요, 그 다음에 이제 실질적으로 이 결핵을 어떻게 관리할 지, 또 국가결핵관리 프로그램에 얼만큼의 물적 인적 자원이 투입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배치되어야 할지 이런 것들을 이제 결핵 실태 조사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자) 현미경 검사와 배양 검사는 조사 결과가 바로 나오나요? 얼마나 걸리나요?

답) 도말검사는 보통 시행 후 2시간 후면 알 수 있고요, 배양 검사는 보통 한 달 정도 걸립니다.

기자) 이번 조사 결과를 계기로 보다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될 수 있을까요?

답) 네. 아무래도 지금까지 WHO측에서 북한에 대해서 발표한 자료들은 사실상 추정치거든요. 그냥 얼마가 신고가 됐느냐 하고 그 국가의 국가결핵 관리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는 추정치였기 때문에 실제 현실과는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객관적인 유병률 조사를 하게 되면은 이제 좀 더 객관적인 차원에서 좀 더 정확하게 결핵이 북한에서 얼마나 심각한지 확인 할 수 있게 되겠죠.

기자) 한국은 지난 1965년부터 1995년까지 5년 간격으로 7차례에 걸쳐 ‘전국 결핵 실태 조사’를 시행했는데요, 이 조사를 통해 어떤 효과를 볼 수 있었나요?

답) 일단은 한국만큼 전 세계에서 주기적으로 전국결핵실태조사를 하는 국가는 많지 않습니다. 한국 같은 경우는 이런 조사를 통해서 객관적으로 결핵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확인 할 수 있었고, 여기에 맞춰서 국가결핵관리 프로그램을 신속하게 다시 재배치를 할 수 있는 것이죠. 자원을 어느 정도 다시 투입해야 하는지 알 수 있고 그 다음에 이런 주기적인 조사를 통해서 결핵이 어느 정도 감소하고 있는지 그런 것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계속 진행 하면서 결핵도 크게 줄었다는 게 확인이 됐고, 이렇게 진행한 검사가 전 세계적으로 모범 사례로 뽑히고 있습니다.

기자) 북한이 이번 실태조사를 시행하면서 유의해야 할 점이나 신경 써야 할 점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답) 일단 표본을 말씀을 드렸는데, 이게 전국적인 대표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설계를 아무리 잘해도 참여율이 떨어지면 안되거든요. 그래서 일단은 설계 된 그 조사 대상자들 사이에서 80% 이상은 참여를 할 수 있도록 잘 진행이 되야 될 것이고요, 그 다음에 지금 이 조사에는 흉부엑스레이 판독 관련, 그 다음에 객담 감사 중에서 배양 검사 같은 경우는 그 결과나 판독 수준이 어느 정도 보장이 되야 되거든요. 이런 질 관리들이 상당히 중요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조사가 성공적으로 수행이 된다면은 그 동안 상당히 추측이 무성했었거든요 결핵 환경의 실태가 얼마나 심각한 지에 대해서 그래서 이번에 이 조사를 통해서 객관적인 자료를 얻게 된다면은 앞으로 북한 내에서도 결핵관리 프로그램을 통해서 재구성을 할 수 있게 되고 또 외부에서 지원을 하게 될 때도 얼마나 지원을 해야 될지 이런 부분을 가늠하기가 더 용이해 질 것 같습니다.

기자) 북한 결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어떤 지원을 하고 있나요? 또 앞으로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까요?

답) 일단 한국이 지원할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는 정세라든지, 남북 간의 외교 같은 것이 좌우하기 때문에 지금 현재 명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고요, 다만 인도주의 차원에서의 지원은 어느정도 허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대한 결핵 협회나, 세계결핵제로운동, 유진벨 재단을 들 수 있습니다. 특히 유진벨 재단의 경우, 북한에서 다제내성 결핵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다만 검체같은 경우에는 한국의 결핵연구원으로 의뢰를 해서 검사 결과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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