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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오 후보, 공금 부정 사용 의혹...조지 H.W. 부시 전기 발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자료사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자료사진)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VOA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공화당 대선 후보 중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마르코 루비오 후보가 신용카드 사용 문제로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최근 미국 일부 도시에서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여러 사법 당국자들이 ‘퍼거슨 효과’를 지적하고 있다는 내용 살펴봅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41대 조지 H.W. 부시 대통령의 전기가 곧 나온다는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첫 소식입니다. 공화당 대선 후보 중 요즘 가장 주목을 받는 사람이 바로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인데요. 지지율이 오르면서 이런저런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고요?

기자) 네,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주 상원의원은 44살의 젊은 정치인인데요. 지난 2011년 연방 상원에 진출한 초선의원입니다. 쿠바계 이민자 후손으로 강경한 보수주의 목소리를 내다보니 공화당의 떠오르는 샛별로 불리기도 하죠. 특히 앞서 세 차례 열렸던 공화당 대선 후보 TV 토론회에서 뛰어난 토론 실력을 보이면서 지지율도 뛰어올라 현재 공화당 대선 후보 중 지지율 3위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주목을 받아서일까요? 민주당은 물론이고 공화당 후보들 사이에서도 루비오 후보를 견제하거나 공격하는 목소리가 많이 들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루비오 후보의 어떤 면을 공격하는 건가요?

기자) 먼저 루비오 후보의 정치적 스승이라고도 불렸던 사람이죠?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CNN 방송에 출연해 루비오 후보의 약점을 공격했습니다. 지난 TV 대선후보 토론회에서도 지적했던 부분인데요. 상원의원으로서 제대로 활동하라며, 상원 표결에 자주 빠지는 루비오 후보를 비판한 겁니다. 거침없는 발언으로 유명한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화요일(3일) 기자회견에서 루비오 후보는 과대 평가된 인물이고 특히 루비오 후보의 신용카드 사용 문제는 거의 재앙수준이라고 언급하며 루비오 후보의 개인적인 재정 문제를 꼬집었습니다.

진행자) 루비오 후보의 재정 문제는 지난 TV 토론회에서도 언급되지 않았습니까?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우선, 마르코 루비오 후보가 공식적인 업무에만 쓰게 돼 있는 공화당 신용카드를 마치 개인 신용카드처럼 사용했다는 겁니다. 개인적인 여행경비나 집 수리 비용 등도 공화당 카드로 결제했다는 건데요. 사실 이런 신용카드 문제가 불거진 게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010년 연방 상원의원에 출마해 선거운동을 할 당시에도 문제가 됐었습니다. 루비오 후보가 플로리다 주 하원의원으로 일할 당시 공화당에서 공무를 위해 루비오 후보에게 내준 신용카드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았건 겁니다. 당시 신용카드 사용 내용을 공개하라는 압박을 받았지만, 당 내부의 사안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사용 내역 전체를 공개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이번에 또다시 신용카드 사용 문제가 불거진 건데 루비오 후보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루비오 후보는 돈 관리를 잘 못하는 편이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부당하게 당의 신용카드를 사용하진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루비오 후보가 수요일(4일) ABC 방송에 출연해 직접 해명에 나섰는데요. 개인적인 일에 공무 카드를 사용한 건 실수였지만, 그런 경우 카드 대금을 갚을 때 본인 돈으로 직접 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몇 주 안에 신용카드 사용 기록이 담긴 새로운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루비오 후보와 관련해서 신용카드 문제 외에도 재정 상태가 좀 불안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있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루비오 후보는 지난 2010년에 대출금을 제대로 못 갚는 바람에 집이 압류당하기도 했고요. 또 올해는 거액의 추징세를 감수하면서까지 7만 달러에 달하는 은퇴 연금을 해지하고 현금으로 되돌려 받았습니다. 이렇다 보니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거죠.

진행자) 연방 상원의원의 급여가 적지 않잖아요?

기자) 네, 루비오 의원은 상원의원 급여로 연봉을 17만 달러 이상 받고 있고요. 책 인세와 대학 강의 등으로 벌어들이는 수입도 5만 달러에 달합니다. 물론 일반 서민층보다는 훨씬 수입이 많지만 상원의원 중에서는 가장 가난한 축에 듭니다. 루비오 의원은 본인이 부잣집 출신이 아니고, 아직 학비 대출금도 갚고 있는 데다 어린 자녀들을 기독교 사립학교에 보내다 보니 사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때도 있다고 말해 왔습니다. 루비오 후보는 특히 은퇴 연금을 해지한 것과 관련해서는 살다 보면 에어컨이 고장 나기도 하고 생각지 못하게 현금이 많이 들 때가 있는데 그런 경우를 대비한 거라고 설명했는데요. 그러면서 더운 플로리다 주에서 에어컨이 고장 나면 큰일 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루비오 후보가 신용카드 기록을 공개한다고 했으니까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다려봐야겠군요.

기자) 네, 앞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 측도 루비오 후보가 왜 신용카드 기록을 공개를 안 하느냐, 뭔가 숨기는 것이 있는 게 아니냐고 비판했었는데요. 갈수록 이런 압박이 커지면서 루비오 후보 측이 자료 공개를 결심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 전문가들은 루비오 후보가 재정 논란 등으로 앞으로 험난한 과정을 통과해야겠지만 잘 이겨만 낸다면 더 강력한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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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달 말에 제임스 코미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최근 미국 여러 도시에서 범죄가 증가하는 것과 관련해서 ‘퍼거슨 효과’때문이라고 지적해서 논란이 됐는데요. 다른 사법 당국자 입에서 같은 얘기가 나왔군요.

기자) 척 로젠버그 미국 마약단속국(DEA) 국장 대행이 어제(4일) 한 말인데요. ‘퍼거슨 효과’가 있는 것 같다면서 코미 FBI 국장의 말에 동의한다고 말했습니다. 로젠버그 DEA 국장 대행은 코미 국장의 발언이 나오기 전에 미국 경찰국장들과 이 문제를 논의한 일이 있다고 말했는데요. 경찰이 ‘퍼거슨 효과’가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고 믿고 있고 또 이런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마약단속국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런 현상이 벌어지지 않고 있다고 로젠버그 국장 대행은 말했는데요. 마약단속국 직원들은 범죄 현장에 1차로 출동하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이란 겁니다. 로젠버그 DEA 국장 대행은 앞서 코미 FBI 국장의 참모로 일한 경력이 있습니다.

진행자) ‘퍼거슨 효과’라고 하면 경찰관들이 동영상에 찍힐 것을 우려해서 몸을 사리는 현상을 말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퍼거슨 사태는 지난해 미주리 주 퍼거슨에서 백인 경관이 아무런 무기를 갖고 있지 않았던 흑인 10대 소년에게 총을 쏴서 숨지게 한 사건을 말하는데요. 이에 대한 항의 시위가 벌어지면서 퍼거슨에서 폭동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그 이후에 경찰관들이 적극적으로 임무 수행에 나서는 걸 꺼린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 뒤에 경찰이 과도하게 공권력을 사용하는 장면을 담은 여러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퍼진 것도 한 몫을 했죠?

기자) 네, 바로 얼마 전에만 해도 학교에서 경관이 여고생을 자리에서 끌어내려고 넘어뜨리고 또 질질 끌고 가는 장면이 찍혔는데요. 해당 경관이 바로 해고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이렇게 동영상에 찍혀서 논란이 되고 직장까지 잃을 것을 우려한 경관들이 범죄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겁니다.

진행자) 하지만 백악관 측에서는 ‘퍼거슨 효과’가 일어나고 있다는 코미 FBI 국장의 발언을 일축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그런 증거가 없다고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이 강하게 반박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 역시 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그런 증거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백악관뿐만이 아니라, 여러 시민단체 역시 코미 국장의 발언을 비판했고요. 법무부 내에서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오바마 대통령이 대대적인 사법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그런 가운데 코미 국장의 발언은 백악관과 사법 당국 간에 입장 차이가 있다는 걸 보여준다는 거죠.

진행자) 미국에서 범죄율이 최고조에 달했던 게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였는데요. 최근 범죄가 많이 증가했다고는 하지만 그 때만큼은 아니죠?

기자) 아닙니다. 그 때보다는 훨씬 낮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워싱턴 디시와 볼티모어, 밀워키, 뉴올리언스, 세인트루이스 등 대도시에서 살인율이 크게 치솟아서요. 사법 당국과 범죄학자들이 그 원인을 알아내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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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의 41대 대통령인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전기가 나오는군요?

기자) 네. 조지 H.W. 부시는 미국의 43대 대통령인 조지 W. 부시의 아버지로 흔히 아버지 부시, 혹은 41대 부시로 불리곤 하죠. 다음 주에 아버지 부시 대통령의 전기 ‘운명과 권력: 조지 H.W. 부시의 여정’ 이 발간될 예정인데요.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전기작가 존 미챔과 인터뷰에서 아들 부시 대통령의 핵심 참모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미국의 43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참모들이 되겠는데요. 구체적으로 누구를 언급했나요?

기자) 네, 당시 딕 체니 부통령이 너무 독립적으로 행동하고 또 부시 행정부가 너무 강경한 방향으로 가는 데 영향을 끼쳤다고 털어놨습니다. 특히 미국이 테러 단체 알카에다의 공격을 받은 9.11 테러 사건 이후 체니 부통령이 아주 강경한 성향으로 바뀌었고 자신이 알았던 체니, 함께 일했던 체니와는 완전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고 밝혔는데요. 딕 체니는 아버지 조지 H.W. 부시가 대통령으로 있던 1989년부터 4년 간 국방장관을 지냈고요. 아들인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는 2001년부터 8년간 부통령을 역임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부시 행정부가 9.11 테러 이후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은 체니 전 부통령의 영향이 크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9.11 테러 이후 체니 부통령은 더 확고한 강경론자가 되어 무력 대응을 주저하지 않았다는 건데요. 사사건건 싸우기 원하는 강경론자들에게 굴복하는 것처럼 보였고, 결국 중동지역을 장악하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럼즈펠드 전 장관에 대해서도 혹평했다고 하죠?

진행자) 네, 도널드 럼즈펠드 전 장관은 아들 부시 대통령 시절 국방부 장관을 지냈는데요.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럼즈펠드 전 장관이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했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럼즈펠드 전 장관에 대해 ‘거만한 친구’라고 평가했는데요. 럼즈펠드는 겸손함이 부족한 사람이고 본인은 럼즈펠드와 개인적으로 가까웠던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 럼즈펠드 전 장관이 이라크 상황이 악화되면서 중도 사퇴한 것을 두고 합당한 대가를 치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버지 부시 대통령의 전기에는 이 외에도 아들 부시 대통령에 대한 생각들이 담겨 있다고요?

기자) 네,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일단 체니 전 부통령과 럼즈펠드 전 장관이 독자적인 권력을 행사한 데는 아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아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재임 시절 너무 강경한 화법을 쓰는 것을 우려했다며 2002년 국정연설에서 ‘악의 축’ 표현을 쓴 것을 언급했습니다. 아들 부시 대통령은 당시 이라크와 이란 그리고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명했었죠. 하지만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전기작가와 인터뷰에서 '악의 축'을 지명해서 얻은 게 없었다는 사실이 결국 역사적으로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현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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