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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호주 "남중국해 항해자유 보호"...미 "이란 미사일, 유엔 결의 위반"


13일 미국 보스턴에서 미국과 호주의 외무·국방장관 회담후 공동 기자회견이 열렸다. 왼쪽부터 호주의 마리스 페인 국방장관, 줄리 비숍 외무장관,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
13일 미국 보스턴에서 미국과 호주의 외무·국방장관 회담후 공동 기자회견이 열렸다. 왼쪽부터 호주의 마리스 페인 국방장관, 줄리 비숍 외무장관,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호주는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일방적인 조치가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한 목소리로 우려의 뜻을 밝혔습니다. 시리아 사태에 개입한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 상공에서 우발적인 충돌을 막기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란의 신형 장거리미사일 발사가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며, 유엔에 정식 상정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관한 미국과 호주의 입장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어제(13일) 미국 보스턴에서는 미국과 호주의 외무·국방장관 회담이 열렸습니다.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과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 호주의 줄리 비숍 외무장관과 마리스 페인 국방장관이 만나서 현안들을 논의했는데요. 특히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하는 방안을 주요 의제로 다룬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언급이 가장 많았는데요. 미국과 호주는 한 목소리로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일방적인 조치들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면서, 강한 우려의 뜻을 밝혔습니다. 또 중국을 비롯한 모든 관련국들이 국제법에 따라 행동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호주가 우려하는 중국의 일방적인 조치는 남중국해에서의 인공섬 매립과 군사시설 건설 등을 말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 도서 주변에 여러 개의 인공섬을 매립하고 활주로와 부두, 레이더 기지 등 군사용으로 쓰일 수 있는 시설들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계속 건설 작접이 진행 중인 것이 위성 사진에 포착됐는데요. 중국은 남중국해 대부분이 자국 영해라는 주장이지만, 필리핀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타이완 등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분쟁 해역입니다. 중국의 일방적인 건설 작업은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점에서 주변국들의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해당 해역과 상공에서 항해와 비행의 자유가 보호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중국이 인공섬 매립과 군사시설 건설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해왔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이 항해와 비행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남중국해 인공섬 주변에 군함과 군용기를 보낼 거라고 밝히면서, 중국이 강하게 반발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군함과 군용기 파견 가능성에 대해 중국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데요. 어제 미국과 호주의 장관급 회담에서도 두 나라의 군사 협력 확대 방안들을 논의하면서, 남중국해 주변을 순찰하는 문제도 다룬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합의된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앞서 미국이 곧 남중국해 중국 인공섬 해역 12해리 이내에 진입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는 익명의 미군 당국자의 말도 있었지만, 카터 미 국방장관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이를 확인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언제든지 미군 군함과 군용기를 해당 해역에 보낼 수 있다는 입장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카터 장관은 전세계 어디서든 국제법에서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군함과 군용기를 보낼 수 있다면서, 남중국해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은 원하는 시점과 장소에 군함 등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호주의 비숍 외무장관도 이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같은 입장이라며 지지의 뜻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오히려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오늘(14일) 정례브리핑에서 카터 장관의 발언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묻는 질문을 받았는데요. 자국에서 멀리 떨어진 남중국해에 공격용 무기를 파견하고 군사력을 과시하려는 나라들이 있다면서, 이것이 바로 남중국해를 군사화를 야기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관련국들은 영유권 분쟁에서 중립을 유지한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국은 중국의 이런 반발에도 불구하고, 자국 군함과 군용기를 해당 해역에 보낼 수 있다는 거군요?

기자) 중국은 남중국해가 자국 영해라는 주장이기 때문에, 미국의 군함과 군용기 파견은 주권 침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항해와 비행의 자유가 계속 보장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고요, 특히 중국이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에 대응해 군함과 군용기를 보내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겁니다. 중국은 미국을 직접 지칭하진 않았지만 자국 영해를 침범하는 것은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며,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이 예고한대로 군함이나 군용기를 파견할 경우, 중국이 어떻게 대응할 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그동안에는 미군 군함이나 군용기가 해당 해역에 파견한 적이 없나요?

기자) 있습니다. 미군 정찰기가 중국이 건설중인 남중국해 인공섬 상공에 접근했었는데요. 당시 섬 주변에 있던 중국 해군이 미군 정찰기에 통신으로 즉각 물러나라는 경고를 여러 차례 했습니다. 하지만 미군 정찰기는 예정된 비행을 마치고 귀환했습니다.

진행자) 남중국해가 상업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고요?

기자) 전세계 상업 물동량이 절반이 통과할 정도로 상업적으로도 중요한 해역입니다. 또 석유와 천연가스 등 풍부한 지하 자원이 매장돼있는데요. 앞서 중국이 베트남과의 영유권 분쟁 해역에서 일방적으로 석유 시추 작업을 진행하면서 두 나라 긴장이 고조됐고요, 베트남에서 대규모 반중 시위가 벌어져 사망자까지 나왔었습니다. 두 나라는 당시 고위 당국자가 상호 방문하는 외교적 노력을 통해, 극도로 고조된 긴장 관계를 완화시켰었습니다.

진행자) 남중국해 주변국들은 중국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넘어서서 군사적인 위협도 느끼고 있는데요. 그럴 수록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분위기죠?

기자) 그렇습니다. 필리핀 등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은 물론이고 한때 적국이었던 베트남도 중국의 군사력 확대에 대응해 미국과의 군사 협력을 넓히고 있는데요. 베트남은 미국 의회의 승인을 거쳐, 처음으로 무기가 장착된 순찰함을 미국으로부터 구입하기도 했습니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도 어제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한 언급을 했는데요. 주변국들이 미국, 또 미 해군과 더 많은 협력을 원하고 있다면서, 미국도 이에 호응할 각오가 돼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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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 상공에서 우발적인 충돌을 막기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러시아 모두 시리아 사태에 개입해서 공습을 하고 있는데요. 그러면서 두 나라 전투기의 우발적인 충돌에 대한 우려가 있었습니다. 미 국방부는 이런 충돌을 막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두 나라의 시리아 정책은 다르지만, 적어도 공군의 안전을 보장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의견 일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곧 양측이 합의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뭔가 방안이 나오긴 할 것 같군요. 그런데 실제로 미국과 러시아 전투기가 시리아 상공에서 접근한 상황이 여러 차례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스티브 워런 미 국방부 대변인에 따르면 특히 지난 10일에는 시리아 상공을 비행하던 연합군 전투기 시아에 몇 대의 러시아 전투기가 들어왔었데요. 전투기의 빠른 속도를 고려할 때 시야에 들어올 정도면 위험할 정도로 접근한 겁니다. 워런 대변인도 다행히 별다른 사고는 없었지만, 만약 양측 전투기가 상대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한 공간에서 만날 경우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워런 대변인은 또 러시아가 미국의 첨단 무인기를 관찰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접근하는 경우는 더 잦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군 전투기가 러시아 전투기 때문에 임무를 포기하고 돌아온 적도 있었죠?

기자) 앞서 미군 당국자가 밝힌 내용이었는데요. 미군 소속 F-16 전투기 2 대가 터키 인시를릭 공군기지에서 이륙해서 시리아 동부 락까의 ISIL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 비행 중이었는데요, 러시아 전투기 1 대를 발견하고 안전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항로를 변경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임무를 수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상공에서의 충돌 위협에 대해 러시아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역시 공군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의 필요성에 동의하면서, 미국에 관련 제안을 보냈다고 밝혔었는데요.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는 최근 미국에 시리아에서의 보다 광범위한 군사 협력 방안을 논의하자는 제안도 공개적으로 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미국은 러시아가 ISIL을 겨냥한 공습이라는 주장과 달리, 시리아 아사드 정권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반군에 공습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이런 전략을 바꾸지 않는 한 러시아와 협력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미군 당국자는 현 상황에서 러시아와 협력할 경우, 러시아가 미국으로부터 얻은 정보를 미국이 지지하는 온건파 반군을 공습에 이용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내전 상황도 궁금한데요. 시리아 정부군이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서 반군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요?

기자) 시리아 정부군은 최근 시리아 북서부에서 러시아의 지원을 받으면서 반군을 압박하고 있는데요. 내전 이후 여러 반군 세력들이 장악한 시리아 제 2의 도시 알레포를 탈환하기 위해, 곧 대규모 공세에 돌입할 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이란 혁명수비대와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시리아군을 지원하기 위해 대규모 병력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들도 알레포 공세에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서방국들은 시리아 내전을 끝내기 위해 아사드 정권이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이었는데, 전세가 이렇게 시리아 정부에 유리하게 돌아가면 아사드 대통령이 물러날 가능성은 더욱 낮아지겠는데요?

기자) 그래서 미국 내에서도 오바마 정부의 시리아 정책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는데요. 앞서 미국이 시리아에 대규모 지상군을 파병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공화당 존 맥케인 의원과 린지 그레이엄 의원은 오바마 정부의 부끄러운 시리아 정책이 또 다시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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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얼마전 이란이 신형 장거리미사일을 시험발사했는데요, 미국이 이 문제를 유엔에 정식 상정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미국 백악관은 이란의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가 탄도미사일 활동을 제한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면서, 이란의 모든 위반 사항을 유엔에 상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이 뭡니까?

기자) 이란 국방부는 지난 11일 신형 장거리 유도 탄도 미사일인 '에마드'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면서, 발사 장면을 공개했는데요. 이는 이란의 탄도 미사일 개발을 제한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를 위반한 것입니다. 이란은 오늘(14일) 지하 500m의 미사일 기지를 새로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이란 언론이 보도한 사진에는 넓은 지하 터널에 장거리미사일을 장착한 이동식 발사대가 길게 늘어선 모습이 보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란의 장거리미사일 발사가 유엔 결의뿐만 아니라 주요 6개국과의 핵합의를 위반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거든요? 그렇게 되면 어렵게 마련한 핵합의안 이행에 새로운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을텐데요?

기자) 그 점에 대해서도 미국 정부가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요. 이란의 미사일 발사가 유엔 결의를 위반했지만, 핵합의와는 별개라는 겁니다. 이란 핵합의는 이란이 핵무기를 실을 수 있는 탄도미사일과 관련해 어떠한 활동도 하지 말도록 했지만, 일반 탄도미사일 활동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어니스트 미 백악관 대변인은 오히려 이란이 핵합의의 맥락에서는 약속을 준수하는 실적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이란 의회는 어제(13일) 핵합의를 승인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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