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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주년 한글날 기념 '탈북민 대상 백일장 대회' 열려


지난 3일 한국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탈북민 대상 백일장 대회가 열렸다.
지난 3일 한국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탈북민 대상 백일장 대회가 열렸다.

남과 북이 분단된 지 벌써 70년이 됐습니다. 그 동안 한국과 북한에서 사용하는 말도 많이 달라졌는데요, 한국말에 대한 탈북민들의 관심과 이해를 높여 원활한 정착을 돕기 위해 한국에서 처음으로 탈북민을 대상으로 하는 백일장 대회가 열렸습니다. 서울에서 박은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광복 70주년 한글날 기념 '탈북민 대상 백일장 대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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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현장음]

오는 9일은 한국의 한글날인데요, 광복70주년과 한글날을 기념해서 한국에서 처음으로 탈북민 대상 백일장 대회가 열렸습니다.

[녹취: 현장음]

같은 민족이지만 아무래도 분단 70년의 세월동안 문화가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탈북민들, 특히 청소년들은 언어차이로 인한 소통에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말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는 교육이나 이런 대회가 필요한 건데요, 이번 대회를 준비한 드림터치포올의 이혜은 씨를 만나서 대회에 대한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녹취: 이혜은, 드림터치포올] ”우리 나라에서 탈북 학생과 탈북민을 대상으로 열리는 최초의 백일장 대회입니다. 그래서 전국에 초등, 중등, 고등, 성인까지 지금 300여명 정도가 모였고요, 글쓰기가 끝난 후에는 끼 봉사단, 대학생 친구들 공연, 다양한 체험활동들 통해서 즐거운 시간들을 마련한 백일장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린 이 대회에는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전국의 탈북민 300여 명이 참가해서 3시간 동안 글솜씨를 겨뤘는데요,주어진 4개의 글감 중 하나를 선택해 글을 써 내야 하는 만큼 어떤 주제가 발표될지, 모두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녹취: 참가자] “어려워요.”

“해보고 싶었어요, 또 제 1회라고 하니까.”

[녹취: 현장음]

드디어 글짓기 주제가 발표됐는데요.

[녹취: 현장음]

'아름다운 우리말’, ‘친구’, ‘나의 꿈’, ‘통일’이라는 주제에 맞게 다양한 이야기들이 원고지 위에 펼쳐졌는데요, 초등학생들은 친구에 대한 내용이나 ‘나의 꿈’을 주제로 쓴 경우가 많았습니다

[녹취: 초등부 참가자] “나의 꿈은 좀 나아서, 나의 꿈으로 정했어요. 연예인이요. 그냥 멋있게 보여서. 빅뱅? 노래도 잘 부르고 잘 생겨서요. 일단 제목은 나의 꿈인데요, 저는 중국에서 태어났는데 중국에서 생활을 7살 때 까지 하다가 7살 때 한국에 와서요, 생활을 하다 보니까요 좀 힘들었어요. 근데 1학년 때 제 옆에 있던 짝꿍이 한국말을 배워(가르쳐) 줘가지고 조금 도움이 됐어요.”

“꿈이요? 화가요. 그림을 잘 그려서요.”

“나의 꿈. 가수요. 춤 출 때요, 재미있어서요. 다경 언니 덕분에 저의 꿈이 가수로 변했다고, 그런거. 오늘 나의 꿈에 대한 글을 쓸 건데요,열심히 해서 꼭 대상 받을거예요.”

같은 글감이 주어졌는데도 연령대에 따라서 많이 선택한 주제가 다른데요
고등부와 성인의 경우는 ‘아름다운 우리말’이나 ‘통일’에 관한 글을 쓴 경우가 많았습니다.

[녹취: 고등부 참가자] “뭔가 생각을 좀 더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평소에 잘 생각하지 않았던 것? 그냥 제가 살아오면서 우리 말을, 저도 중국에 있다가 여기 와서 영어도 배우고 영어도 항상 어렵잖아요, 그런데 뭔가 항상 가지고 있는 그건 있었는데 계속 다른 걸 바랐던 것 같아서 제가 가지고 있는 걸 좀 더 사랑해 주자.”

성인들의 연령대는 20대부터 60대까지 참 다양했는데요~참가자 중에는 북한에서 문학을 전공하고 대학교수를 지냈던 사람도 있었습니다.

[녹취: 성인부 참가자] “북한에서 국어, 문학을 전공한 일이 있어요. 그리고 교수 생활도 잠깐 한 일도 있고 해서 여기에 많이 관심이 있거든요. 그래서 여기 와서 보니까 남한에 오니까 배울 게 많아요. 우선은 컴퓨터를 알아야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컴퓨터 학원을 다녔어요. 그래서 인터넷을 보니까 통일부에 들어가보니까 이런 광고가 있더라고요, 착한 글동무 통일 백일장 대회가 열린다고. 그래서 여기다 전화를 하니까 나이에 관계없이 참가할 수 있다. 그래서 오늘 참가한 거예요.”

북한에서 문학을 전공한 학자가 보는 한국의 문학은 어떤지 그리고 남과 북의 말과 글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들어봤는데요

[녹취: 성인부 참가자] “한글이 한문이 많이 남아있어요. 그런데 이 북한은 이게 힘든 한자어며 외래어를 쓰겠냐 하면서 1967년 1월 3일 언어학자들이 아마 거기서 로작이 발표 됐는데, 거기서 많이 고쳐 쓰기 때문에 북한 사람은 많이 풀어 쓰거든요. 이렇게 한문이 없어요.

문학인과 북한 말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은 대상 1편, 최우수상 3편 등 총 49개의 수상작을 선정했는데요

[녹취: 현장음]

대상은 중학생 박수련 양이 북한에 있는 단짝에게 보낸 편지글 '북친남친' 그러니까, '북한 친구, 남한 친구'가 수상했는데요. 박수련양은 새로운 문화, 언어에 적응하며 힘들었던 마음과 친구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편지로 심사위원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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