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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원, 이란 핵 합의 저지 투표 부결...중국 외교부, ISIL 인질 자국민 확인


미국 워싱턴 DC의 의회 건물 (자료사진)
미국 워싱턴 DC의 의회 건물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상원에서 이란 핵 합의안 승인을 거부하려는 시도를 민주당 의원들이 막았습니다. 중동 발 난민 사태가 심각한 가운데, 미국이 1만 명의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ISIL이 공개한 인질은 자국민이 맞다면서, 긴급 대응에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이란 핵 합의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어제(10일) 미국 의회 상원에서는 이란과 주요 6개국의 핵 합의안에 대한 표결이 있었습니다.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이란 핵 합의안의 승인을 거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 않습니까? 어제(10일) 표결은 합의안을 거부할 지 말 지를 직접 묻는 것은 아니었고요, 그런 표결을 진행하기 위한 절차투표였습니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반대하면서 필요한 60표를 얻는 데 실패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상원에서 이란 핵 합의안을 거부하는 표결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상원의 의사 진행 과정을 좀 더 설명드리면, 상원에서는 하원과 달리 어떤 안건에 대해 토론 시간의 제한이 없습니다. 그래서 표결 자체를 막기 위해서 일부러 발언을 계속하기도 하는데요. 합법적으로 의사 진행을 방해하는 것이고, 영어로는 '필리버스터'라고 부릅니다. 최근에는 지난 5월에도 랜드 폴 의원이 미국 정부의 개인 정보 수집을 허용하는 법안의 연장을 막기 위해, 10시간 넘게 연설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이번 이란 핵 합의안에 대한 표결도, 마찬가지로 민주당 의원이 필리버스터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를 중단시키려면 전체 상원 의원 100 명 중 60 명이 토론을 종결하는데 동의하면 되는데요. 어제(10일) 표결에서 찬성이 60표에 2표 모자란 58표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의원들은 모두 반대표를 던졌나요?

기자) 아닙니다. 일부 이탈표가 나왔습니다. 현재 미국 상원 정당별 분포는 공화당 54명, 민주당 44명, 무소속 2명 인데요. 민주당 의원 44명 중 2명이 공화당 의원들과 함께 찬성표를 던진 것이죠. 하지만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표결 결과에 대해 미국 상원이 분명한 목소리를 냈다면서, 이란의 핵 무장을 막기 위한 역사적인 합의는 계속 유효하다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은 어떤 반응인가요?

기자) 아직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로 미국의 가장 중요한 외교 정책 현안에 대해 표결조차 못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다음 주 다시 토론을 종결시키기 위한 투표를 하고, 민주당 의원 중에서 추가 이탈표를 끌어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난 주 이미 이란 핵 합의안을 지지하는 민주당 상원의원이 34명을 넘으면서, 의회에서 합의안을 부결하더라도,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할 수 있는 상황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실질적으로 미국 의회에서 이란 핵 합의안을 저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정치적인 측면에서, 의회가 표결을 실시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나중에 이를 거부하는 것과, 아예 표결조차 실시하지 않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시간적인 측면도 있는데요. 의회 표결이 없으면, 다음주 17일 까지인 의회 검토 기간이 끝난 후 의회가 더 이상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습니다. 따라서, 오바마 정부 입장에서는 좀 더 신속하게 국제 사회와 이란 핵 합의 이행을 위한 다음 단계에 돌입할 수가 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은 상원 표결 결과를 크게 환영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10일) 발표한 성명에서, 외교와 미국 국가 안보, 세계의 안전과 안보를 위한 승리라면서, 상원의원들과 국민들이 이번 합의안에 대해 강력한 지지를 보낸데 대해 감사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이란 핵 합의안에 가장 강력히 반대해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어제(9일) 미국 의회 표결 결과에 대해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의회에서 이란 핵 합의안을 저지하기 어렵게 됐지만, 이스라엘로서는 얻은 것은 있다는 입장인데요. 네타냐후 총리는 어제(10일) 인터넷 사회연결망인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에서, 미국인과 의회 다수가 이란 핵 협상의 위험성에 대해 이스라엘의 관점에 동의한 건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스라엘 내에서는 네타냐후 총리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사실 네타냐후 총리가 어제(10일) 성명에서 '성과' 부분을 강조한 건, 그런 비판에 대해 방어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앞서 오바마 대통령과의 상의 없이 미국 의회 연설을 강행하는 등, 관계 악화까지 감내하면서 이란 핵 합의 저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사실상 미국 의회에서 합의안을 부결시키기 어려워지면서, 이스라엘 내에서는 실패를 인정하라는 정치적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이란 핵 합의안 이행은 어떻게 진행됩니까?

기자) 앞서 말씀드린대로 미국 의회의 이란 핵 합의안 검토 시한은 다음주 17일 까지지만, 현 상황으로는 표결로 합의안 승인을 거부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각 국 의회의 반대가 없으면, 유엔 안보리가 합의안을 지지한 지 90일이 되는 다음달 19일 이란과 주요 6개국이 정식으로 합의안을 채택할 예정입니다. 이후에는 합의를 이행하는 단계로 접어들게 되는데요. 아직 합의 이행을 시작하는 개시일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핵 합의에 따라 이란은 농축우라늄 보유량과 가동 원심분리기 갯수를 줄이고, 플루토늄 생산이 가능한 중수로 가동을 멈추는 등 핵 활동을 크게 제한하고, 대신에 미국과 유럽연합은 이란에 대한 핵 관련 제재를 해제해야 합니다. 이란은 해외에서 동결된 6백억 달러 규모의 자산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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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계속해서 난민 관련 소식입니다. 중동 발 난민 사태가 심각한 가운데, 미국이 1만 명의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요?

기자) 어제(10일) 백악관 정례브리핑에서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이 밝힌 내용입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 난민 수용 확대를 승인했으며, 올해 10월부터 내년 9월까지인 2016년 회계년도에 최소1만 명의 난민을 받아들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그동안 시리아 난민 수용에 소극적이었나요?

기자) 미국은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1천500명의 시리아 난민을 수용했습니다. 중동과 가까운 유럽 국가들에 비하면 훨씬 적은 숫자죠. 최근 유럽 국가들이 올해 안에 16만 명의 난민을 분산 수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미국도 난민 수용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가운데, 어제(10일) 백악관 발표가 있었습니다.

진행자) 난민들 사이에 테러분자들이 섞여있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나오는 우려고요. 앞서 미국의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도 이번주 의회 청문회에서 ISIL 대원들이 난민들에 섞여 중동을 벗어나고, 다른 나라에 침투할 가능성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어제(10일) 백악관 브리핑에서도 관련 질문이 나왔는데요. 어니스트 대변인은 새로 도착하는 난민들에 대해선 철저한 신원 조사를 하고, 미국 국가안보에 위험이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유럽 국가들의 난민 분산 수용안은 어떤 상황인가요? 앞서 동유럽 국가들의 반대가 있어서 합의가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었는데요?

기자) 동유럽 4개국인 체코와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가 난민 분산 수용에 반대하는 공동 성명을 냈었죠. 오늘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이 체코 프라하에서 이들 4개국 외무장관들과 만나서 논의했지만,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루보미르 차오랄렉 체코 외무장관은, 의무적인 난민 할당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얼마나 난민을 받아들일 지는 체코 정부가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일부 의견의 접근이 이뤄졌다는 보도도 있군요?

기자) 익명의 유럽연합 관계자가 언론에 밝힌 내용입니다. 유럽연합에서는 앞서 난민 4만 명을 분산 수용하자는 방안이 나왔었고, 이번주 장 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이 12만 명을 추가하자는 제안이 나왔었습니다. 익명의 유럽연합 관계자는 다음주 14일 열리는 유럽연합 법무, 내무장관 회담에서 일단 4만명 수용안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질 것이며, 추가 12만 명 수용안은 다음달 8일 열리는 회의에서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난민들의 행렬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유럽연합 차원에서 난민 수용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하면서, 중동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은 더욱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많은 난민들이 터키에서 바다를 건너 그리스로 간 후, 다시 발칸반도 국가들과 헝가리, 오스트리아 등을 거쳐 독일과 서유럽 국가들고 향하고 있는데요. 오스트리아는 그동안 난민 지원에 비교적 적극적이었고, 난민들이 헝가리와의 국경에서 6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수도 빈까지 이동하도록 특별 열차도 제공했었습니다. 그럼 빈에서 독일로 가는 기차를 탈 수 있거든요. 그런데 어제(10일)는 난민들이 몰리면서 열차 운행이 중단됐고요, 그러자 1천 명이 난민들이 도로를 따라서 걸어서 빈까지 이동하면서 도로 일부 구간의 폐쇄되기도 했습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난민 수송용 열차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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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이 중국인 인질을 붙잡았다면서 몸값을 요구하는 광고를 냈는데, 중국 정부가 자국민임을 확인했다고요?

기자)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 대변인은 오늘(11일) 정례브리핑에서 초기 조사 결과, ISIL이 납치해서 몸값을 요구한 인물 중 한 명은 해외에서 실종된 베이징 시민과 신원이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정부가 인질을 구하기 위해 ISIL에 몸값을 지불할 거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하지 않았고요. 다만 현재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긴급 대응팀을 가동했다고만 밝혔습니다.

진행자) ISIL이 납치한 중국인이 누굽니까?

기자) ISIL이 지난 (9일) 발행한 잡지에 인질들의 사진이 실렸는데요. 노르웨이인 그림스가드 오프스태드와 중국인 판징후이의 사진과 인적사항을 싣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가 판징후이 씨의 구체적인 인적 사항을 밝히진 않았는데요, 중국 온라인 매체 펑파이 등은 판징후이가 베이징에서 교사로 일하다가 사직한 뒤 중국중앙TV에서 프로듀서 보조 등을 거쳐 프리랜서 광고 컨설턴트 직원으로 일한 인물로 추정된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노르웨이는 이미 자국민임을 확인했죠?

기자) 네. 어제(10일) 에르나 솔베르그 총리가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오프스태드 씨가 지난 1월 ISIL에 인질로 잡힌 자국민이 맞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테러 조직과의 협상은 없으며, 몸값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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