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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개헌 반대 시위 3명 사망...방콕 테러 핵심 용의자 체포


1일 페트로 포로센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키예프 의회 앞에서 시위대 진압 과정에서 사망한 경찰관을 애도하며 화환을 놓고 있다.
1일 페트로 포로센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키예프 의회 앞에서 시위대 진압 과정에서 사망한 경찰관을 애도하며 화환을 놓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중요한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친 서방 정부 집권 이후 최악의 폭력 시위가 벌어져 3명이 숨지고 140여명이 다쳤습니다. 태국 방콕 폭탄 테러의 주요 용의자가 검거됐습니다. 중국에서 또 다시 화학공장 폭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우크라이나 시위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폭력 시위로 인한 사망자가 3명으로 늘었습니다. 3명 모두 극우파 시위대의 의회 진입을 저지하기 위해 출동한 방위군 소속 군인들입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어제(31일)시위 현장에서 시위대가 군인들을 향해 던진 수류탄이 터지면서 1명이 숨졌고, 현장에서 중상을 입은 군인 2명이 오늘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폭력 시위로 다친 140여명이 병원에서 치료 중인데, 대부분 군인들이라는 게 우크라이나 내무부의 발표입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는 동부의 내전 사태를 겪고 있는데, 이번 시위는 왜 벌어진 겁니까?

기자) 시위를 주도한 건 동부 분리주의자들을 지지하는 세력이 아니라, 오히려 동부에 더 많은 자치권을 부여하는 데 반대하는 극우 세력입니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독일과 프랑스의 중재로 평화협정을 체결했는데요.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동부 지역을 계속 우크라이나에 남겨 두는 대신에, 더 많은 자치권을 부여하기로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어제(31일) 이를 위한 개헌안 처리를 강행했는데요. 극우 민족주의 세력은 우크라이나의 자주권을 흔드는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회에서 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개헌안 심의를 마친 것으로 전해지자, 의회 주변에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고 폭력 사태로 번진 겁니다.

진행자) 의회 주변에서 벌어진 시위에 수류탄까지 등장했다니 심각하군요?

기자) 내무부는 시위 진압을 위해 출동했던 군인 중 총상을 입은 사람도 있으며, 시위대에서 수류탄 뿐만 아니라 총기까지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내무부는 폭력 시위를 벌인 100여명은 대부분 극우 민족주의 정당인 '스보보다' 소속이었으며, 시위 현장에서 30명을 체포했고, 18명을 구속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중에는 수류탄을 던진 것으로 보이는 용의자도 있는데요. 정부의 통제가 느슨한 동부 분리주의 지역에서 반군에 대응한 민병대원으로 활동했던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시위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이 군인들이 입원해 있는 병원을 직접 방문했는데요. 폭력 사태의 책임자를 반드시 찾아내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개헌안을 동부 분리주의 세력은 환영하고 있나요?

기자) 사실 그것도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극우 세력은 개헌안이 우크라이나의 자주권을 흔드는 것이며, 궁극적으로 동부 분리주의 지역의 이탈을 가져올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는데요. 분리주의 세력은 분리주의 세력대로 개헌안에서 약속한 자치권이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여전히 갈등의 소지가 남아있는데요. 포로셴코 대통령은 개헌안이 동부 분리주의 지역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 지역에 폭 넓은 자치권을 부여하면서도, 우크라이나를 계속 하나로 묶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직 개헌안 표결을 실시한 건 아니죠?

기자) 어제 의회의 1차 심의가 있었고, 아직 표결을 실시하진 않았습니다. 개헌안이 채택되려면 의원 300명이 찬성해야 하는데, 현재 265명이 지지 의사를 밝힌 상탭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동부의 내전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와 반군은 지난 2월 휴전에 합의했지만, 이후에도 크고 작은 충돌이 끊이지 않았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가 휴전협정을 어기고 반군을 계속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러시아는 이를 부인해왔습니다. 특히 지난달 말 양측의 포격으로 사상자가 여럿 발생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는데요. 양측은 본격적인 교전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오늘, 9월 1일을 기해 모든 공격을 중단하기로 약속했고, 아직까지 충돌이 있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대규모 침공 가능성까지 경고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주 열린 독립 2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그런 주장을 거듭 했는데요. 구체적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접경 주변에 5만 명의 병력을 집결시켰고, 우크라이나 동부 반군 지역에도 9천 명의 러시아 병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러시아 군은 우크라이나 반군에 500대의 탱크와 400대의 야포를 포함한 무기를 지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에 대해 근거없는 주장이며, 러시아와 동부 친 러시아계 주민들간의 우호 관계를 갈라놓으려는 시도라고 비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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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아시아로 가보겠습니다. 지난 달 태국 방콕 폭탄 테러의 주요 용의자가 체포됐다고요?

기자) 오늘(1일) 오후 프라윳 찬-오차 태국 총리가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긴급하게 발표한 내용입니다. 태국 방송들은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프라윳 총리의 발표 내용을 전했습니다. 프라윳 총리는 태국 경찰이 폭탄 테러의 주요 용의자 1명을 체포했다면서, 캄보디아와의 접경 지대인 사깨오 주에서 캄보디아로 넘어가려다 붙잡혔다고 밝혔습니다. 프라윳 총리는 특히 이 용의자가 폭발 직전 현장 폐쇄회로 TV에 찍힌 노란 티셔츠의 남성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태국 경찰도 이 용의자가 이번 폭탄 공격에 연루된 여러 명의 용의자 중 핵심 인물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태국 당국이 폭탄 테러 직후 주요 용의자로 지목하고 몽타주를 공개했던 바로 그 인물이라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태국 방콕의 유명 관광지인 에라완 힌두사원에서는 지난달 17일 폭탄이 폭발해 외국인을 포함해 20명이 숨지고 130여명이 다쳤습니다. 당시 현장 주변 폐쇄회로 TV에는 폭탄이 터지기 직전 벤치 아래에 검은 배낭을 놓고 사라지는 남성의 모습이 찍혔는데요. 큰 키에 검은 뿔태 안경, 노란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습니다. 태국 경찰은 이 남성을 주요 용의자로 지목하고 몽타주를 배포한 후 전국에 수배했었습니다.

진행자) 국적은 알려졌습니까?

기자) 태국 경찰은 '외국인'이라고만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 위구르족 남성이라는 주장도 있던데요?

기자) 일부 태국 언론이 그런 보도를 했지만, 태국 당국이 확인한 내용은 아닙니다. 일부 언론은 이번에 체포된 용의자의 것이라며 여권 사진을 공개했는데요. 이에 따르면 이 남성은 중국 신장 자치구에서 태어난 25살의 유수푸 미에랄리였습니다. 하지만 프라윳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이를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급진 위구르 세력의 소행일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데요. 중국 신장 자치구의 소수계인 위구르 족은 정치적, 사회적 탄압을 받는다면서 오랫동안 분리 독립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위구르족은 이슬람교를 믿는데요, 지난 7월 태국 정부가 중국을 탈출한 후 태국을 거쳐서 터키로 가려던 위구르족 100명을 중국으로 강제 소환한 일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급진 세력이 이에 대한 항의로 방콕에 폭탄 공격을 가했을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에라완 사원은 평소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이번 공격의 사상자 중 외국인으로는 중국인이 가장 많았습니다.

진행자) 지난 주말에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체포된 남성은 터키 국적자였죠?

기자) 그것도 확실치는 않습니다. 주말 동안 태국 경찰이 방콕 외곽의 한 아파트를 급습해서 용의자인 남성을 체포했는데요. 이 남성은 위조한 터키 여권을 여러 개 가지고 있었지만, 아직 확실한 신원이 밝혀진 건 아닙니다. 당시 이 남성이 머물던 아파트에서는 폭탄을 만들 때 쓰이는 재료가 다량으로 발견됐습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와사 수안산이라는 태국인 20대 여성도 한 명 체포됐는데요. 문제의 아파트를 임대한 여성이라서 폭탄 공격을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여성은 자신은 단순히 남편의 친구에게 아파트를 재임대한 것 뿐이며, 폭탄 공격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터키 경찰은 체포된 3명 외에 이번 사건과 관련해 3명의 남성을 추가로 수배했는데요, 이 중 한 명은 터키인입니다.

진행자) 태국 당국은 이번 폭탄 공격에도 불구하고, 자국이 안전한 상태라는 것도 강조하고 있다고요?

기자) 이번 사건으로 태국 경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관광산업이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하고 있는데요. 방콕에서는 20명이 사망한 에라완 사원 폭발 다음날인 18일에도 주변 강가에서 누군가 폭탄을 던졌지만, 수중에서 터지면서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은데요. 태국에서 정치적 갈등과 군사 쿠데타로 관광 산업이 타격을 입었다가 회복세였는데, 다시 악재로 작용할 거란 예상도 있었습니다. 프라윳 총리는 오늘 기자회견에서 태국으로 입국하는 외국인 숫자는 정상적인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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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시아 소식 하나 더 알아보죠. 중국에서 또 다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고요?

기자) 중국에서는 지난달 12일 톈진항 화학약품 창고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발 이후에도 폭발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중국 관영 신화 통신은 오늘(3일) 오후 3시쯤 간쑤성 룽난시의 한 폭죽공장에서 2차례의 폭발이 일어나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에서는 어제(31일)도 폭발 사고가 있었는데요. 산둥성 리진현의 한 화학공장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해서 1명이 숨졌었습니다. 산둥성에서는 지난달 22일에도 쯔보의 화학공장에서 폭발로 1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습니다.

진행자) 톈진항 폭발 사고 이후 20일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3번이나 추가 폭발 사고가 일어난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또 톈진항을 비롯해 폭발 사고 모두 간쑤성과 산둥성 등 베이징에서 멀지 않은 중국 북동부에서 발생했습니다. 중국에서는 톈진항 사고 이후 산업 시설에 대한 당국의 안전 관리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있어왔는데요. 이번에 폭발 사고가 난 공장들도 앞서 당국이 벌인 안전검사에서 위험하다는 진단을 받고도, 계속 가동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화 통신은 이 공장 주요 관계자들이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톈진항 폭발 사고로도 여러 명이 체포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톈진항 화학창고를 소유한 루이하이사의 사주들을 포함해 회사 관계자 12명이 체포됐고요, 또 안전 관리를 소홀히한 혐의로 톈진시와 톈진항, 사고가 난 빈하이신구의 안전 책임자 등 당국자 11명도 별도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톈진항 사고로 현재까지 158명이 숨졌고, 수십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거나 위중한 상태라서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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