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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톈진항 대형 폭발, 수백명 사상...미군, 터키서 첫 ISIL 공습 출격


13일 대형 폭발 사고가 발생한 중국 톈진에서 소방관들이 방화복을 입고 현장을 수색하고 있다.
13일 대형 폭발 사고가 발생한 중국 톈진에서 소방관들이 방화복을 입고 현장을 수색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중요한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 톈진항의 물류창고에서 대형 폭발 사고로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미군이 처음으로 터키 내 공군기지를 이용해, 시리아의 ISIL에 공습을 가했습니다.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의 새 최고경영자에 인도 출신이 임명된 데 대해, 인도가 국가적인 경사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톈진항 폭발사고 소식부터 알아보죠?

기자) 중국 관영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폭발은 어제 밤 11시30분 쯤 발생했습니다. 폭발이 발생한 곳은 톈진항의 한 물류회사 창고로 화공약품을 보관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푹발이 있기 전 먼저 화재가 발생했고, 이를 진압하기 위해 소방관들이 출동한 상황에 대규모 폭발이 발생하면서 인명피해가 컸습니다. 폭발은 30초 간격으로 두 차례 발생했는데요. 첫 번째 폭발은 TNT 3t, 두 번째 폭발은 21t 을 터뜨린 것과 맞먹은 규모였다고 하는데요. 항구에서 수 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고층 아파트 건물에서도 창문이 깨지고, 지진이 일어난 듯한 진동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폭발 직후 멀리서 현장을 찍은 사진을 보면, 마치 대형 폭탄을 터뜨린 것처럼 불기둥과 연기가 높게 솟아오른 모습입니다.

진행자) 인명피해가 어느 정돕니까?

기자) 일단 현재까지 알려진 것으로는 50여 명이 숨지고 4백명 이상 다쳤는데요. 숨진 사람 중에는 폭발에 앞서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출동했던 소방관들이 10명 이상 포함됐습니다. 또 폭발 사고 이후 연락이 두절된 사람들과 부상자 중 위독한 사람들도 수십 명 있어서, 앞으로 사망자 수는 더욱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한편 재산 피해도 막대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아직 정확한 집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현장 사진을 보면 주변 건물 수십채가 무너지고, 수입차 선적장에 세워둔 차량 1만여 대가 불에 타는 등 마치 전쟁터를 연상시킵니다. 또 항구 주변에 쌓여있던 대형 컨테이너들도 마치 종이 상자 처럼 구겨져서 무너져 내린 처참한 모습입니다.

진행자) 여전히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하지만 추가 폭발 우려도 있고, 유독 가스로 인해서 인명 피해가 더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오늘 낮에도 폭발 현장 주변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목격됐고, 접근이 철저히 통제되고 있습니다. 인근에 살던 주민들은 좀 떨어진 곳에 텐트를 쳐서 마련한 임시 대피소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들 중에는 항구에서 일하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 온 노동자들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한인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까?

기자) 한국 정부는 한인 3명이 이번 폭발 사고로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인 인명 피해가 있는 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번 폭발의 원인은 알려졌습니까?

기자) 중국 당국의 발표는 아직 없었습니다. 현재까지 상황으로는 화재로 인한 불길이 화공약품에 옮겨붙으면서 대형 폭발로 이어진 것으로 보이는데요. 처음에 화재가 왜 발생했는 지, 어떤 약품들이 보관돼 있었는 지는 알 수 없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구조작업에 총력을 기울이라면서도, 이번 폭발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자는 엄중히 처벌할 것을 지시했다고 합니다. 톈진 시 당국은 사고가 일어난 '루이하이' 물류창고 관계자들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톈진이 어떤 곳입니까?

기자)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남동쪽으로 150킬로미터 떨어져있는데요. 차로는 두 시간 정도 거립니다. 인구 700만 명으로 중국에서 4번째로 큰 도시죠. 톈진항은 베이징으로 들어가는 해상 관문이고요, 톈진항 중에서도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빈하이신구는 외국 기업들도 대거 입주해있는 핵심 지구라고 합니다.

진행자) 앞으로 경제적인 피해가 더 커질 수도 있겠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사고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 외에도 앞으로 항만 운영 차질로 인한 피해도 예상되고 있는데요. 빈하이신구에는 미국 기업 코카콜라와 모토롤라, 한국의 삼성 등도 진출해 있습니다. 세계 500대 기업 중 120여개가 진출해 있고, 총 진출 기업은 4천 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유럽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는 빈하이신구에 항공기 조립 공장도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번 폭발 사고 발생 지점과는 떨어져 있어서 직접적 피해는 없지만, 앞으로 물류 이송에 피해가 있는 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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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미군이 처음으로 터키 내 공군기지를 이용해, 시리아의 ISIL에 공습을 가했다고요?

기자) 미국 국방부가 성명을 통해 밝힌 내용입니다. 성명에 따르면 지난 9일 터키 남부 인지를릭 기지에 배치된 미 공군 소속 F-16 전투기 6대 가운데 일부가 어제(12일) 처음으로 시리아 내 ISIL 목표물에 대한 공습을 가했습니다. 성명에는 더 이상 구체적인 내용은 없는데요. 하지만 익명이 미군 관계자는 이번 공습에 2대의 전투기가 동원됐으며, 1~2개의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군이 터키 공군기지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ISIL을 겨냥한 공습이 앞으로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요?

기자) 터키 남부에 있는 인지를릭 기지는 시리아 북부 국경에서 불과 150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지난해 9월부터 다른 중동 동맹국들과 함께 시리아 내 ISIL 거점에 공습을 가했지만, 터키는 참여하지 않고 공군기지를 사용하도록 허가해 달라는 미국의 요청도 거부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20일 터키 남부 접경도시 수루치에서 ISIL의 소행으로 보이는 폭탄 테러가 발생하자, 입장을 바꿔서 미군의 자국 공군기지 사용을 허가했습니다. 미군은 이에 따라 이탈리아에 주둔 중이던 미 공군 소속 F-16 전투기 6대와, 지원 병력 300명을 해당 기지에 배치했고, 사흘만에 공습을 개시한 겁니다.

진행자) 미국의 ISIL 대응 작전과 관련해 오늘 아침 또 한 가지 주목되는 보도가 있는데요. 미 육군 참모총장이 이라크에 지상군을 파병할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고요?

기자) 내일(14일) 퇴역을 앞둔 레이먼드 오디어노 참모총장이 어제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그런 발언을 했습니다. 오디어노 총장은 지난 1년간 ISIL을 겨냥한 미군 주도 공습 작전이 일부 성과가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평가했는데요. 지상군 파병이 필요한 시점이냐는 질문에 대해, 앞으로 몇 달 간 이라크 군이 진전을 이뤄내지 못하면 미국이 일부 병력의 파견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여전히 미군 지상군 파병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군은 공습과 다른 지원만을 할뿐, 지상전은 현지 병력이 수행해야 한다는 방침인데요. 오디어노 총장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적절한 시기에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라크에 파병하는 방안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오디어노 총장이 동시에 ISIL을 격퇴하기 위해 미군의 역할에 지나치게 의존해선 안된다는 지적도 하고 있는데요. 미군이 ISIL을 물리치더라도, 이라크의 정치, 경제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몇 달 후 다시 극단주의 세력이 준동하는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 의회에서는 이미 미군의 지상군 파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죠?

기자) 오바마 정부는 ISIL에 대응하기 위해 이라크에서는 정부군을, 시리아에서는 온건파 반군의 훈련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ISIL의 세력이 좀처럼 위축되지 않으면서 미국 내에서도 지상군 파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의회 공화당 의원들, 또 공화당 대선 후보들 사이에서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공화당 후보 중 한 명으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이기도 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오바마 정부가 이라크에서 조기 철군을 추진하면서 이라크에서 혼란이 가중된 원인을 제공했다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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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의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이 최근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발표했는데요. 새 최고경영자에 인도 출신이 임명된 데 대해, 인도가 국가적인 경사로 받아들이고 있다고요?

기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까지 직접 축하와 함께 행운을 비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는데요. 주인공은 올해 43살의 순다르 피차이 새 최고경영자입니다. 줄여서 CEO라고 부르죠. 피차이 CEO는 미국 국적이긴 하지만 인도에서 나고 자라서 대학까지 졸업한 인물인데요. 구글에 입사한 후 뛰어난 실적으로 젊은 나이에 수석부사장까지 올랐고, 이번에 파격적으로 새 CEO에 임명됐습니다. 인도 언론들은 피차이 CEO의 소식을 앞다퉈 보도하고, 그의 삶과 성공기를 다룬 특집을 내보내는 등 피차이 CEO의 소식을 집중적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피차이 CEO가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피차이는 인도에서도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인물입니다. 전기공 아버지와 속기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는데요. 인도 최고의 인도공과대학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이십대 초반에 미국 명문 스탠퍼드대학에서 재료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고 합니다. 원래 꿈은 박사 학위까지 받고 교수가 되는 것이었는데요, 아버지가 실직하고 가정 형편이 기우는 바람에 포기하고 반도체 회사에 취업한 것이 전환점이 됐다고 합니다. 이후 역시 미국의 명문인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고 컨설턴트로 일하다가 지난 2004년 평직원으로 구글에 입사했는데요. 10여년 만에 최고경영자의 지위에 오른 것이죠. 피차이는 특히 구글의 핵심 사업인 안드로이드 모바일 기기와 크롬 웹브라우저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능력을 인정 받았다고 합니다.

진행자) 인도의 가난한 가정 출신으로, 입지전적인 성공을 거뒀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그런 점 때문에 인도인들이 피차이의 성공담에 더욱 열광하고 있는데요. 가난했던 어린 시절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노력와 능력으로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의 CEO에 올랐다는 점에서 인도인 모두에게 희망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IT 업계에서 피차이 CEO 외에도 두각을 나타내는 인도 출신들이 많죠?

기자) 그렇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지난해 역시 인도 출신 40대인 사티아 나델라를 CEO로 임명했고요, IT 업체는 아니지만 미국의 대표적인 식음료 회사 중 하나인 펩시코 CEO도 인도 출신 여성인 인드라 누이입니다. 미국 언론들은 인도 출신 들의 성공 비결에 대해, 인도 특유의 향학열과 경쟁이 심한 사회에서 자란 경험, 또 성공에 대한 의지와 성공한 사람에 대한 사회적 존경 등을 꼽고 있습니다. 가족주의적인 성향도 팀워크에 도움이 되고요. 또 인도가 한 때 영국의 식민지였고, 그래서 인도 출신들이 영어에 익숙한 점도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배경 중 하나로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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