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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이메일 서버 FBI 넘기기로...젭 부시, 힐러리 이라크 정책 비난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 (자료사진)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 (자료사진)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민주당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꼽히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재임 시절에 사용한 개인 이메일 서버를 수사 당국에 넘기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소식 오늘 먼저 전해 드리고요. 공화당 대선 후보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 클린턴 후보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는 소식 전해드린 뒤, 미 대선 후보들에 대한 새로운 여론조사 결과도 살펴봅니다. 마지막으로 해킹한 보도자료로 1억 달러의 부당이익을 챙긴 사기단이 검거됐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첫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클린턴 후보가 국무장관 시절에 개인 이메일을 업무에 사용했다고 해서 논란이 됐는데요. 결국 개인 이메일 서버를 수사 당국에 넘기기로 했군요.

기자) 네, 클린턴 후보가 개인 이메일 서버를 미 연방수사국, FBI에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고 클린턴 선거운동본부 측이 화요일 (11일) 밝혔습니다. 이메일 서버는 이메일이 오갈 수 있게 관리하는 컴퓨터 시스템을 말하죠. 그런가 하면 국무장관 재임 당시 개인 이메일 계정으로 보낸 이메일 사본이 들어있는 USB 드라이브도 연방 수사관들에게 넘겼다고 하는데요. USB 드라이브는 정보를 담아서 보관할 수 있는 휴대용 기기를 말합니다.

진행자) 클린턴 후보가 그동안 개인 서버 제출을 꺼려왔는데요. 마음을 바꿨네요.

기자) 네, 지난 3월에 클린턴 후보는 컴퓨터 서버에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주고 받은 사적인 이메일이 들어 있다면서 서버를 제출할 뜻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클린턴 후보는 개인 서버를 통해 보낸 이메일 가운데 3만2천 건 가량은 사적인 이메일이었고 이미 모두 삭제했다고 말했는데요. 이메일 문제와 관련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책임을 다했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업무 관련 이메일은 서버에 남아있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클린턴 후보의 변호인인 데이비드 켄달 씨에 따르면, 클린턴 후보가 국무장관 시절에 주고받은 이메일은 서버에 남아있지 않다고 합니다. 그러니 서버를 제출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건데요. 하지만 이메일을 둘러싼 논란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FBI까지 나서서 조사를 벌이니까, 서버를 넘기기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닉 메릴 클린턴 선거운동본부 대변인은 클린턴 후보가 FBI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서버를 제출하기로 한 것이 FBI의 요구에 따른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후보 측은 이미 국무장관 시절에 업무와 관련해 주고 받은 이메일 사본을 국무부에 넘기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지난해 12월에 클린턴 후보 측은 업무 관련 이메일 약 3만 건이 들어있는 USB 드라이브를 국무부에 제출했습니다. 국무부는 연방 법원의 명령에 따라서 이들 이메일을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서 클린턴 전 장관의 이메일 수천 쪽을 공개했고요. 앞으로도 계속 공개할 예정입니다. 클린턴 전 장관이 개인 이메일을 사용했다는 사실은 벵가지 사건에 대한 의회 조사 과정에서 알려졌는데요. 벵가지 사건은 지난 2012년에 리비아 벵가지 미 영사관이 무장괴한들의 공격을 받아,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당시 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 등 미국인 4명이 숨진 사건을 말합니다.

진행자) 여기서 잠깐 개인 이메일을 사용한 것이 왜 논란이 되고 있는지 짚어보고 넘어가죠.

기자) 네, 보안 문제 때문입니다. 클린턴 후보는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4년동안 국무장관직을 수행하면서 정부 이메일 계정을 사용하지 않고, 뉴욕 자택에 있는 전산망과 연동돼 있는 개인 이메일 계정을 사용했습니다. 공무원이 개인 이메일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닌데요. 하지만 문제는 당시 클린턴 후보가 한 나라의 국무장관이었다는 거죠. 그런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개인 이메일을 사용하면서 국가 기밀로 분류될 수 있는 민감한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염려된다는 겁니다.

진행자) 아무래도 개인 전산망은 정부가 관리하는 전산망보다 보안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서 그런 거죠.

기자) 맞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3월에 이메일 논란이 불거지자, 개인 계정 이메일로 기밀 정보를 주고 받은 일이 없다고 주장했는데요. 또 개인 계정 이메일을 사용한 것은 정부 이메일보다 편리해서였을 뿐, 다른 이유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개인 계정 이메일을 사용할 경우, 정보공개법에 따른 공개 요구나 의회 요구에 응하지 않아도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실제로 클린턴 전 장관의 이메일 계정으로 기밀 정보가 오간 사실이 감찰 결과 밝혀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클린턴 전 장관의 개인 서버를 통해 오간 이메일 2건에 1급 비밀이 들어있었다고 화요일(11일) 척 그래슬리 상원 법사위원회 위원장이 말했습니다. 미 정보기관 담당 감찰관이 연방 의회 지도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하는데요. 감찰 결과, 국무부가 검토를 허용한 이메일 40건 가운데 적어도 2건에 1급 비밀로 분류된 정보가 들어있었다는 겁니다. 그 밖에도 기밀 정보가 들어있는 이메일이 몇 건 발견됐다고 합니다.

진행자) 사실 최근 FBI가 조사를 시작한 것도 정보기관 담당 감찰관들이 법무부에 요청한 데 따른 것이죠?

기자) 맞습니다. 감찰 결과 클린턴 전 장관의 개인 이메일에서 일부 민감한 내용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자, 기밀이 유출됐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요. 감찰관들이 법무부에 조사를 요청한 거죠. FBI는 클린턴 전 장관의 개인 이메일 시스템 관리를 도와준 덴버 소재 정보기술회사와도 접촉하는 등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에 대해서 국무부나 클린턴 후보 측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국무부 대변인은 1급 비밀 지정은 권고사항이었을 뿐, 이메일이 오간 당시에는 기밀로 지정된 정보가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후보는 그동안 개인 이메일로 기밀 정보를 주고 받은 일이 없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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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개인 이메일 문제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이번엔 젭 부시 후보의 공격을 받았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의 대선후보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화요일 (11일) 미 서부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로널드 레이건 기념 도서관에서 대외정책에 관해 연설했는데요. 바락 오바마 행정부의 이라크전과 대 테러 정책에 실책이 있었음을 지적하면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강한 어조로 공격했습니다. 힐러리 후보가 당시 국무장관으로서 오바마 대통령의 실책에 공조하면서 이라크 사태가 악화됐다는 겁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면에서 힐러리 후보가 잘못했다는 건가요?

기자) 네, 부시 후보는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전 장관이 미군을 이라크에서 너무 일찍 철수시키면서 이라크에 혼란이 가중됐고 또한 이슬람수니파 무장단체, ISIL이 봉기하는 빌미를 제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부시 후보는 미군의 조기 철군은 치명적인 잘못이었다며 당시 국무장관이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어디에 있었냐며 따져 물었습니다. 그러면서 클린턴 후보는 오바마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성공에 대한 본인의 공적을 세우기 위해 미국과 동맹국이 힘들게 마련해 놓은 승리를 날려버렸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부시 후보는 이때까지 이라크 전에 대해 엇갈리는 입장을 보여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사실 부시 후보에게는 이라크 전쟁이 가장 약점이 되는 부분이기도 한데요. 왜냐하면 부시 후보의 친형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2003년 3월 이라크를 침공하면서 이라크전이 시작됐기 때문이죠. 부시 후보는 이날 이라크 전쟁에 대해 힐러리 후보를 비난하긴 했지만 동시에 이라크 전쟁에 있어 군사적인 걸림돌과 정보력의 실패가 있었다는 비난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대통령이 된다면 ISIL의 위협에 맞서 단호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고 또 ISIL과 싸우는 나라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부시 후보의 공격을 받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 측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클린턴 후보 진영의 정책 보좌관인 제이크 설리번은 부시 전 주지사의 주장에 대해 역사를 다시 쓰고 책임을 돌리려는 뻔뻔한 시도라고 평가했습니다. 클린턴 후보 측은 이라크에서 미군을 철수하는 안에 서명한 사람은 부시 전 대통령이고 오바마 행정부는 부시 대통령이 세운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자, 이런 가운데 대선 후보들에 대한 지지율이 또 발표 됐는데요. 민주당의 유력 주자로 이런 저런 공격에도 끄덕 없어 보이던 클린턴 후보가 처음으로 지지율 2위로 떨어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의 첫 대통령 예비선거가 열리는 뉴햄프셔 주에서 최근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버니 샌더스 후보가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누르고 지지율 1위에 올라섰습니다. 이달 7일에서 10일, 프랭클린 피어스 대학과 보스턴 헤럴드 신문이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클린턴 후보에 대한 민주당원들의 지지율은 37%인 반면 샌더스 후보는 지지율 44%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후보에게는 대항마가 없을 것으로 점쳐졌는데 이변이 일어난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뉴햄프셔의 민주당원들로부터 이렇게 큰 지지를 받은 이유를 분석해보면 일단 샌더스 의원이 오랜 기간 상원을 지내고 있는 버몬트 주가 뉴햄프셔와 가깝다 보니 인지도가 높다는 점을 들 수 있겠고요. 또 스스로를 ‘민주적 사회주의자’로 지칭하는 샌더스 후보의 경향이 진보적인 성향의 뉴햄프셔주의 민주당원들로부터 큰 지지를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진행자) 전국적인 지지도에도 영향을 끼치게 될까요?

기자) 그러기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은데요. 사실 이번 설문조사의 오차범위가 플러스마이너스 4.7 퍼센트 포인트이기 때문에 이번 결과가 그렇게 큰 의미를 갖는다고 보기 힘들다는 게 여론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그리고 첫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아이오와 주에서는 아직 클린턴 후보가 25%나 앞서고 있고 전국적으로 보면 35% 앞서고 있죠. 그래도 이번 여론 조사를 통해 민주당 경선 과정이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치열한 접전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후보들의 지지율도 잠시 보고 가죠. 내년에 공화당의 첫 예비선거가 열리는 아이오와 주에서 공화당 후보들에 대한 지지율이 발표됐네요?

기자) 네, 서포크 대학의 조사 결과 아이오와 주의 공화당원들 사이에서 여전히 사업가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지지율 17%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지난 주 열렸던 공화당 후보들의 첫 TV 토론회 이후 지지율이 조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TV 토론회 이후 지지율의 변화를 보인 후보들이 꽤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지지율 2위는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로 지지율 12%를 기록하면서 트럼프 후보와 지지율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요. TV 토론회에서 호평을 받은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이 지지율 10%를 확보하면서 8위에서 3위로 껑충 뛰어올랐습니다. 반면 젭 부시 후보는 지지율 순위가 3위에서 7위로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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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마지막 소식입니다. 해킹으로 입수한 자료로 주식에 투자해 거액의 부당이익을 올린 사기단이 검거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수사당국은 화요일 (11일) 30여 명의 해커들과 증권거래자들이 지난 2010년부터 불법으로 해킹한 자료로 주식을 투자해 1억 달러에 달하는 부당수익을 올렸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해커의 국적은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연방 검찰은 우크라이나 해커 등 9명에 대해 기소한 상태이고요. 미 증권거래위원회는 용의자 32명에 대해 민사 고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사기단이 보도자료를 해킹해 주식투자를 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해킹은 남의 컴퓨터에 무단으로 침입해 정보를 빼내거나 시스템을 망가뜨리는 걸 말하는데요. 이번 사건에 연루된 사기단은 보도자료 배포대행 업체들을 해킹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피해를 입은 업체는 비즈니스와이어와 PR뉴스와이어 그리고 마켓와이어드 세 곳으로, 이들 업체가 기업들로부터 의뢰 받은 보도자료 15만여 건을 해킹을 통해 빼돌려서 주식투자에 활용한 겁니다.

진행자) 이때까지 미국에서 대형 인터넷 해킹 사태가 있긴 했지만 이번 해킹 사기는 좀 다른 것 같군요.

기자) 맞습니다. 앞서 건강보험업체나 미 연방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해킹 사태가 발생해서 떠들썩했었죠? 하지만 앞선 해킹은 주로 개인 정보를 빼내가는 형태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이번 해킹 사기단은 단순한 개인 정보가 아닌 기업의 민감한 정보를 겨냥했다는 점에서 훨씬 정교함을 보였고요. 게다가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등록된 일부 전직 증권중개인이 도움을 줬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해킹으로 보도자료를 빼돌리고 또 그 자료를 주식투자에 이용해 부당이익을 올린 사기단이 형사 처벌을 받는 건 유례가 없는 일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증권거래위원회의 메리 조 화이트 위원장은 화요일 기자회견에서, 해킹의 범위와 가담한 거래자들의 규모 그리고 불법적으로 거래된 주식 거래 수와 부당이익의 규모를 볼 때 전례가 없는 사건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현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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