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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대선 후보 토론회, 트럼프 관심 독차지...7월 신규고용 21만 5천개


6일 미국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공화당 경선 후보 토론회장에 도착했다.
6일 미국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공화당 경선 후보 토론회장에 도착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공화당 경선 후보 첫 토론회가 사람들의 큰 관심 속에 진행됐습니다. 관련 소식으로 먼저 전해 드리고요. 이어서 미국의 7월 실업률과 신규일자리 증가량이 발표됐는데요. 발표내용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보육비 등 자녀 양육 문제로 직장을 옮기거나 그만두는 부모가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첫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받기 위한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목요일 (6일) 밤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공화당 경선 후보 첫 TV 토론회가 열렸는데요. `폭스 뉴스' 방송이 주최한 이번 토론회에는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비롯해서 모두 10명이 참가했습니다. 지지율 2위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 3위인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 등 전 현직 주지사 5명과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 현직 상원의원 3명, 또 은퇴한 신경외과 의사 벤 카슨 박사가 이날 토론회 무대에 섰는데요. 여론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이번 TV 토론회의 시청자 수는 2천4백만 명으로 예비 경선 토론회 TV 중계사상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는 지난 6월에 출마 선언을 한 이후 거침없는 발언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이번 토론회에서는 어땠습니까?

기자) 네, 여전히 직설적인 발언과 말투로 시선을 끌었고요. 총 발언 시간도 가장 길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토론회가 시작하자마자 논란이 될 얘기를 했는데요. 혹시 다른 사람이 공화당 후보 지명을 받으면 이를 받아들이고 존중할 것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런 약속은 못 하겠다고 말한 겁니다. 그러니까 공화당 후보로 선출되지 않으면, 탈당해서 단독으로 출마할 가능성을 열어둔 건데요. 10명의 후보들 가운데 그렇게 말한 사람은 트럼프 후보 한 사람뿐이었습니다.

진행자) 이날 토론회에서 주로 어떤 문제가 논의됐습니까?

기자) 이민과 오바마케어, 낙태, 교육, 동성결혼, 이민 등 국내 정책에서부터 이란 핵 합의와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 대처 방안 등 대외정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가 논의됐는데요. 처음에는 주로 불법 이민자 문제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진행자) 불법 이민자 하면 트럼프 후보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멕시코 출신 이민자들을 범죄자로 규정하는 등 비하 발언으로 큰 논란을 일으켰는데요. 트럼프 후보는 자신이 아니었다면 불법 이민자 문제가 거론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이 문제는 대통령 선거 때마다 나오는 중요한 쟁점 가운데 하나인데 말이죠.

기자) 네, 그렇죠. 트럼프 후보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담을 높이 쌓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고요.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도 이에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마르코 루비오 후보는 불법 이민자들이 땅굴을 파고 들어올지 모른다면서, 담을 쌓는 것은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젭 부시 후보는 미국에 이미 들어와 있는 불법 이민자들에 대해서는 합법적인 신분을 얻을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대부분 공화당 후보는 불법 이민자들을 사면해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이런 방안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요즘 대외정책 가운데 가장 큰 쟁점이라면 이란 핵 문제일 텐데요. 공화당은 이란과의 핵 합의를 반대하는 입장 아닙니까? 후보들 생각은 어땠나요?

기자) 네, 여러 후보가 이란 핵 합의를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특히 스콧 워커 후보는 대통령으로 취임하면 제일 먼저 이란 핵 합의를 무효로 만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또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IL) 문제도 논의됐는데요. 랜드 폴 의원은 미국이 중동의 동맹국들에 제공하는 무기가 ISIL에 흘러 들어 간다면서, 이런 무기 제공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토론회에서 크게 실수한 후보는 나오지 않았나요?

기자) 눈에 띄게 실수한 후보는 없었습니다. 사실 이번 토론회에서 트럼프 후보가 실수하지는 않을까, 높은 지지율이 거품이란 걸 보여주지는 않을까, 이게 사람들의 큰 관심거리 가운데 하나였는데요. 대체로 잘 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도 대체로 차분하게 자신의 견해를 잘 밝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종종 대선 토론회에서는 후보들 간에 날 선 공방이 벌어지기도 하는데요. 그런 일은 없었습니까?

기자) 있었습니다. 그 중심에 랜드 폴 상원의원이 있었는데요. 폴 의원은 토론회 시작 직후 트럼프 후보가 독자적으로 출마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자, 그동안 정치인들을 돈으로 사는 데 익숙해서 벌써 양다리를 걸치려고 한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다리를 걸쳐놓으려 한다고 공격했고요. 또 정부의 통신기록 수집과 관련해서 크리스티 주지사와 목소리를 높여가며 설전을 벌였는데요. 크리스티 주지사는 테러가 일어나는 것을 막으려면 이 같은 정보수집 활동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주장했고요. 폴 의원은 미국인들의 권리 보호가 더 중요하다며 맞섰습니다.

진행자) 자, 공화당 경선 주자가 이 10명만 있는 게 아니죠. 모두 17명이지 않습니까? 최근 전국적인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순위로 1위부터 10위까지만 정식 토론회에 초청됐는데요. 하지만 10위 안에 들지 못한 나머지 7명을 위한 토론회가 따로 열렸죠?

기자) 그렇습니다. 릭 페리 전 텍사스 주지사와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 린지 그레이엄 현 상원의원,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패커드 최고 경영자 등 7명은 본 토론회에 앞서 같은 장소에서 열린 별도의 토론회에 나왔는데요. 유일한 여성 후보인 칼리 피오리나 후보가 제일 잘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피오리나 후보가 주목을 끌긴 했지만, 이것이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후보들의 토론회를 누구보다 관심 있게 지켜봤을 사람들이라면 민주당의 대선 후보들이 아닐까 싶은데요. 민주당 후보들의 반응은 나왔습니까?

기자)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민주당 후보들은 공화당 후보들의 토론회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 특별히 내놓을 반응이 없다는 분위기입니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경우 토론회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동안 지지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현재 10명의 공화당 후보들이 미국을 후퇴시키기 위한 방안을 놓고 토론 중인데 본인은 그 방송을 보지 않고 있고 또 볼 이유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본인과 지지자 여러분이 꿈꾸는 바를 위해 이루기 위해 최소한 1달러라도 더 후원해달라고 호소했죠.

진행자) 다른 민주당 후보들은 어땠습니까?

기자) 짐 웹 후보와 링컨 채피 후보는 같은 시각 아이오와 주에서 열린 미국 노동총연맹 산업별 조합회의 토론회에 집중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다만, 버니 샌더스 후보만 토론회를 시청하면서 트위터라는 단문 전달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사람들과 대화를 주고받았는데요. 후보들의 발언을 바로 꼬집기도 하고 또 왜 최저임금 문제나 기후 변화 등에 대해선 토론하지 않느냐며 불만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의 7월 실업률이 발표됐네요.

기자) 네, 미국 노동부는 금요일(7일) 지난 7월의 비농업부문 신규고용 증가량이 21만5천 개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니까 7월 한 달 동안 새로 생긴 일자리수가 21만5천 개였다는 말인데요. 실업률은 5.3%로 지난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진행자) 전달보다는 신규 일자리가 줄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20만 개를 웃돌았다는 점에서 미국 경제가 회복하고 있는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미국 경제계가 이번 달 실업률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가 미국의 경제가 바닥을 쳤던 지난 2008년 이후 기준금리를 0%대로 유지하고 있는데요. 기준금리란 시중의 돈의 양을 조절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인위적으로 결정하는 금리입니다. 경제가 나쁘면 기준금리를 낮춰서 기업이 싼 이자로 돈을 빌려 소비와 투자를 하도록 유도하고 반면 경제가 좋아지면 기준금리를 올려서 풀어놓은 돈을 거둬들이게 되죠. 그런데 앞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올해 안에 이 기준금리를 올리겠다고 시사한 겁니다.

진행자) 그럼 7월 실업률도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지표 중 하나가 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옐런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2%에 도달하고 노동시장이 좀 더 살아나고 있다는 징후가 보인다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월스트리트의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표된 실업률 등 여러 수치를 볼 때 이르면 다음 정례모임이 열리는 9월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이 경기가 회복하고 있음을 좀 더 확신할 수 있는 오는 12월이나 내년 초까지는 기다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연준 내에서도 조만간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는 목소리가 나왔었죠?

기자) 맞습니다. 며칠 전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준 총재가 월스트리트저널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실망스러운 경제 수치가 나오지 않는 한 9월에는 미국의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하지만 제롬 포웰 연준 집행이사는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기준금리 인상의 시기를 결정하기에 앞서 금요일 발표되는 실업률을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며 좀 더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진행자) 이번 실업률 외에도 경제 회복의 징후가 되는 수치들이 최근 많이 발표되고 있는데 연준이 여전히 신중한 자세를 보이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일부 회복의 징후들이 반짝 상승세를 보이고 지나가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올해 첫 일사분기 동안 미국 경제는 현저하게 낮은 속도로 회복되면서 신규 고용 증가량도 20만 개 아래로 떨어졌었습니다. 많은 전문가는 건강한 노동시장의 기준을 신규일자리 20만 개로 보고 있는데요. 다행히 최근 3개월간 신규 일자리는 20만 개를 웃돌았죠. 일부 전문가들은 앞으로 신규 고용추세가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실업률도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5%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의 많은 부모가 자녀 양육을 위해 일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최근 성인 1천6백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어머니들의 경우 75% 이상이 그리고 아버지들의 절반 이상이 자녀들을 돌보기 위해 구직 기회를 포기하거나 직장을 바꾸거나 심지어 일을 그만둔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부모들이 이런 선택을 하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자녀를 직접 키우지 않고 양육기관에 맡기는 경우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첫 번째 어려움은 아무래도 보육비 문제인데요. 18살 이하의 자녀를 둔 부모들의 경우 응답자의 약 75%는 본인이 거주하는 지역의 양육비용이 비싸다고 응답했습니다. 수치를 보면 자녀 보육비가 만만치 않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센서스 인구조사 결과, 지난 30년 동안 어머니가 일을 해서 자녀를 양육기관이나 보모에게 맡길 경우 드는 비용이 주간 87달러에서 148달러로 70%나 급증했습니다. 게다가 지역에 따라 훨씬 보육비가 더 많이 드는 곳도 있다는데요. 예를 들어, 신생아를 맡기는 경우 루이지애나 주에서는 매년 5천6백 달러가 소요되는 반면, 워싱턴 DC에서는 무려 2만2천 달러가 든다고 하네요.

진행자) 그러니까 어머니들이 일해서 버는 돈이 아기 맡기는데 고스란히 다 들어가니까, 아이를 낳고도 다시 직장에 돌아가지 않고 그냥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어머니들이 많은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게다가 아이를 돌봐줄 마땅한 기관이 없다는 점도 부모들이 겪는 어려움 중 하나인데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양육기관을 찾는 게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한국도 요즘 자녀 문제 때문에 직장을 포기하는 젊은 어머니들이 많다고 하던데 미국도 비슷하네요.

기자) 네, 맞습니다. 특히 미국의 경우도 아버지들보다는 어머니들이 더 큰 압박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직장 근무시간의 자율성에 대해 만족하느냐는 응답에 대해 일하는 아버지 76%가 만족한다고 답한 반면 일하는 어머니들은 59%만이 만족한다고 답했고요. 또한, 어머니 10명 중 6명은 자녀를 돌보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지려고 직장을 그만두거나 일하기 좀 더 쉬운 직장으로 옮긴 적이 있다고 답한 반면 아버지들은 10명 중 4명이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이런 자녀 양육 문제가 다가오는 대선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설문조사를 하면서 이런 자녀 보육 문제를 어느 당이 더 잘 다룰 것 같으냐고 물어봤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응답자의 43%가 민주당을 꼽았고요. 공화당이라고 답한 비율은 22%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니까 민주당이 일하는 부모들의 어려움을 더 잘 해결해 줄 거로 보고 있는 건데요. 실제로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비롯해 대선 후보들도 보육 문제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보육비와 관련해서도 양당의 의견이 나뉘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 경향을 가진 진보파들은 일하는 부모들의 자녀 교육을 위해 정부의 기금을 더 많이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고요. 반면 공화당 경향의 보수파들은 정부 기금을 투입하기보다는 보육기관에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방향이 더 적절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현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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