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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망 밖 메르스 확진자 잇따라...남부 지역 첫 장마비 내려


정연만 한국 환경부 차관이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메르스대책반 상황보고 회의에서 메르스 격리의료폐기물 처리현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
정연만 한국 환경부 차관이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메르스대책반 상황보고 회의에서 메르스 격리의료폐기물 처리현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

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오늘도 VOA 도성민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중동호흡기증후군, 한국의 메르스 사태가 확산과 진정 사이에서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군요. 오늘의 상황을 먼저 짚어볼까요?

기자) 불안한 진정세라는 표현이 알맞은 상황입니다. 확진자들이 대량으로 늘고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오늘도 4명의 환자가 더 늘었기 때문이고, 격리관찰 대상이 아니었던 방역망 밖에서 환자가 나오고, 감염자를 돌보던 의료진이 감염됐고, 잠복기가 한참 지난 환자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오늘(24일)을 기준으로 한국 보건당국이 발표한 확진자는 179명, 사망자는 이틀 전과 변동이 없는 27명, 퇴원한 사람은 13명이 늘어 67명이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추가된 확진자 만큼 또 격리자 규모가 늘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루 사이에 260여명이 늘어 격리대상은 3103명으로 증가했습니다. 또 새로 확진판정을 받은 환자들이 거쳐간 수도권 중대형병원 등 몇 곳이 부분폐쇄에 들어간 상태인데요. 메르스 사태가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진정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했던 방역당국도 예상치 못했던 환자들이 잇따르면서 현재로서는 진정세 판단에 대해 답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한국 사회의 다양한 소식 알아보는 서울통신,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남쪽지역에 반가운 비소식이 들리는군요?

기자) 올 들어 내리는 첫 장맛비입니다. 서울 등 중부지방은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어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제주도와 전라북도와 충청남도 지역이 북상하는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아 비가 내렸습니다. 장마 전선은 금요일까지 북상해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역에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부 이북 지방은 지금 기우제까지 지내며 비를 기다리고 있지 않습니까? 얼마나 내릴지 궁금하군요?

기자) 장맛비는 맞는데, 비의 양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내일까지 예상되는 비는 제주도가 30~80m, 제주 산간지역은 120mm가 넘는 폭우도 쏟아지지만 충청과 일부 남부 지역은 5~30mm 정도에 불과하다고 하는군요.

진행자) 장맛비도 감질 맛 나게 내리겠군요? 가뭄을 해갈해줄 정도에는 못 미치겠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장맛비 하면 지루할 정도로 비가 계속 내려야 할 것 같지만 원래 그렇지 않습니다. 여름철에 이틀정도 비 이어지다가 그쳤다 다시 내리기를 반복해서 장마철이라고 하는데요. 지금 한국에서도 가뭄이 극심한 지역은 인천과, 경기, 강원도, 충청북도와 경상북도 지역인데 피해면적 73.58㎢에 입술만 적시는 정도의 비가 내린다는 예상입니다.

진행자) 남쪽도 그렇고 북쪽도 그렇고 비가 충분하게 내려줘야 농민들의 걱정을 덜 수 있을 텐데 큰 걱정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수확도 하기 전에 농작물이 타 들어 간다는 소식이 벌써부터 이어지고 있습니다. 논물 마름 현상이 두드러진 곳, 모내기도 못한 곳이 있구요. 담수가 마르고 나니 바닷물이 베어 올라와 논이 염전처럼 바뀌어버린 곳도 있습니다. 지금 밭작물 피해가 가장 큰 곳은 강원도지역인데요. 전체 재배면적의 15% 가까이가 시들어 버려 피해가 심각합니다.

한국 기상청에서는 ‘가뭄지수’라는 것이 있습니다. 알맞은 강우량을 100으로 볼 때 80~110 미만인 ‘정상’ 지역은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지역 뿐이고 나머지는 지수 55의 매우가뭄 상태로 온통 빨간 색입니다.

진행자) 비라는 것이 하늘의 이치에 따를 수 밖에 없는 것이지만 농민들에게 닥친 가뭄은 농촌경제 가정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까?

기자) 저수지를 만들기 위한 특별교부세를 편성하고, 식수와 농업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비용을 지원합니다. 돼지나 닭 같은 가축 폐사를 막기 위한 비상대책도 세워지고, 강물을 퍼서 저수지를 채우는 일이 바삐 진행되고 있지만 그 어떤 대책도 하늘에서 내려주는 비만큼 충분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의 마지막 소식 알아볼까요?

기자) 어제 이 시간에 한국의 일본군 위안부피해자 할머니들과 유족들이 일본 왕실과 총리, 기업을 대상으로 국제소송을 낸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오늘은 그 동안 소송을 진행해왔던 근로정신대할머니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재판에서 승소했다는 소식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근로정신대’는 일본군 위안부와는 다른 성격의 피해자인거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제강점 말기(아시아태평양전쟁 말기)에 일본에 가 일하면 돈도 많이 벌 수 있고 학교도 보내준다는 소리에 속아 어린 나이에 일본으로 가 강제노동을 해야 했던 피해자를 ‘근로정신대’라고 합니다. 부모가 반대를 해도 일본으로 가지 않겠다고 의사를 번복할 수도 없었고, 군대처럼 편성돼 아침 8시부터 할 8~10시간 동안 공장에서 일하며 군수물자를 만드는 일을 했지만 임금 한 푼 받지 못한 채 중노동을 했던 피해자들이구요. 광복이 되면서 한국에 돌아왔지만 위안부피해자라고 인식돼 결혼생활도 제대로 못한 경우가 많은 피해자들이 일생의 한을 풀기 위해서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시작한 소송의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받은 겁니다.

진행자)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의 소송이 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더군요?

기자) 첫 소송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근로정신대 피해자 할머니들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나고야 지방재판소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는데 10년에 걸린 1심과 2심, 그리고 동경 최고재판소에서 패소판결을 받았던 겁니다. 그래서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은 다시 2012년 한국 광주지법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구요. 지난 2013년 11월 1심 재판부가 피고 미쓰비시중공업 측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며 원고 4명에게 각각 한국 돈으로 1억5000만원씩, 유족 1명에게는 8000만원의 배상명령을 내리는 원고일부승 판결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미쓰비시측이 항소하면서 1년 7개월이 걸린 재찬에서 오늘 원고 승소 판결을 받은 겁니다.

진행자) 이번 재판의 승소 배경에 개인청구권에 대한 한국 법원의 판단이 있었던 것이 주요했다구요?

기자) 그렇습니다. 2012년 5월에 한국 대법원에서 나온 판단입니다. 강제동원 피해자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핵심적인 쟁점이 되는 개인청구권은 1965년 일본의 국가권력이 관여한 반인도적 불법행위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이 포함된다고 주장했던 한일청구권 협정과는 별개라는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인데요. 이후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신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잇따라 승소하면서 이번 재판도 승소를 예상하기도 했었습니다.

진행자) 1심과 2심에서 원고인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이 승소는 했지만 원고인 미쓰비시중공업측이 한국 대법원으로 상고를 할 수 도 있는 것이지요?

기자) 예상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피고들의 나이가 80~90대 고령이라는 점에서 또 재판 중에 사망하는 경우가 있어서 안타까움을 사고 있는데요. 근로정신대피해자 할머니들의 소송을 지원하는 쪽에서는 한국 정부가 적극적인 개입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나서 적극적인 문제 해결 노력을 보여달라는 것 또 일본 기업이 상고를 포기하고 즉각적인 배상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 이들의 요구입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서울통신 도성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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