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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지중해 연합군사훈련...미국, 쿠바와 대사관 개설 협의


중국과 러시아 해군이 지난해 5월 상하이 인근 동중국해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자료사진)
중국과 러시아 해군이 지난해 5월 상하이 인근 동중국해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과 러시아가 지중해에서 처음 실시한 연합군사훈련을 마쳤습니다. 미국은 로힝야족 난민 사태의 해결을 위해, 미얀마 정부가 이들을 자국민으로 인정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미국과 쿠바가 양국 관계정상화를 위해 대사관을 개설하는 문제를 협의 중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중국과 러시아의 연합군사훈련 소식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중국과 러시아는 지중해에서 처음으로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했는데요. 오늘 11일 간의 훈련 일정을 마무리하는 폐막식을 열었습니다. 두 나라가 자국에서 멀리 떨어진 지중해에서 이런 훈련을 처음으로 실시한 것은 미국의 군사력을 견제하고, 앞으로 국제안보상황에 공동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거란 분석입니다.

진행자) 훈련 내용은 어땠습니까?

기자)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훈련에는 러시아와 중국 해군함 10 척이 참가했습니다. 훈련에서는 해상 방어에 초점을 맞춰서, 해상 보급과 선박 호송 훈련을 실시했고, 실탄사격 훈련도 벌였습니다. 중국 매체들은 중국 해군이 지중해에서 실탄사격 훈련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는데요. 해저의 가상 목표를 겨냥한 로켓 발사 훈련까지 실시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중국과 러시아가 최근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알렉산드르 페도텐코프 러시아 해군 부사령관은 이번 훈련의 목표에 대해, 안정을 지키고, 새로운 해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두 나라 해군의 상호 이해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번 훈련이 미국을 염두에 둔 것이란 지적에 대해선, 특정 국가를 겨냥했거나 지역 정치 상황을 고려한 훈련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이번 훈련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두징천 중국 해군 부사령관은 이번 훈련이 2차대전 승전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두 나라 군대의 중요한 조치이며, 양국 해군 간의 실질적인 교류 협력이란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앞서 러시아 해군 부사령관은 부인했지만, 외부에서는 지중해에서 벌인 이번 훈련이 미국과 서방 국가들을 겨냥한 거란 지적이 많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이번 훈련이 미국의 군사력을 견제하고, 양국의 군사협력 가능성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영유권 문제 등으로 미국, 일본과 갈등을 겪고 있고, 러시아는 러시아 대로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미국과 서방의 압박을 받고 있는데요. 이번 훈련을 통해 두 나라 간의 군사협력 확대 가능성을 과시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협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던데요?

기자) 많은 전문가들이 그런 지적을 하고 있는데요. 중국과 러시아가 최근 연합군사훈련의 규모와 지역을 늘리는 등 협력을 확대하고 있긴 하지만, 정치적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미국과 일본 혹은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 수준의 군사 협력으로 발전할 수는 없다는 건데요. 또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연합훈련도 과거에 비해 확대되기는 했지만, 훈련의 내용에 있어서는 미국과 다른 동맹국들처럼 모든 수준의 합동 군사 작전 능력을 평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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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최근 국제사회에서 동남아 로힝야족 해상난민에 대한 우려와 관심이 높은데요. 이와 관련해 미국 고위관리가 미얀마를 방문했죠?

기자) 토니 블링큰 미 국무부 부장관이 어제 미얀마를 방문하고, 테인 세인 대통령을 비롯해 미얀마 고위 당국자들과 만났는데요. 로힝야족 난민이 발생하는 것은 로힝야족들이 빈곤과 박해를 피해서 미얀마를 탈출하기 때문 아닙니까? 블링큰 부장관은 미얀마 정부가 이런 로힝야족 난민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이들을 자국민으로 인정해서 시민권을 부여하고, 이들이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로힝야족이 왜 미얀마에서 국민으로도 인정받지 못하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얀마는 로힝야족을 방글라데시에서 온 불법이민자로 규정하면서, 벵갈인으로 낮춰 부르고 있는데요. 과거 영국 식민지 시절 영국이 미얀마에 대한 통치를 쉽게 하려고 이들을 방글라데시에서 미얀마로 이주시켰고, 이로 인해 현지 원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빼앗겼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로힝야족들은 모든 기본권 행사가 거부되고, 사는 곳도 난민촌으로 제한돼 있습니다. 경제 활동을 하지 못해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고 있고요. 출산의 제한도 당하고 있고요. 여기에 이슬람인 로힝야족은 최근 수년간 극단주의 불교도들에 의한 폭력사태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종교 박해도 받았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런 로힝야족의 열악한 상황이 개선돼야, 난민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얀마 정부가 이들을 자국민으로 인정하고 정상적으로 살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우선이라는 거죠. 하지만 미얀마 정부는 여전히 로힝야족은 불법이민자이며, 미얀마가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특히 미얀마는 불교 국가로 불교 신자수가 전체 국민의 90%에 달고, 이들이 로힝야족에 깊은 반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미얀마 정치인들이 로힝야족을 받아들이는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실제로 미얀마의 민주화운동가 아웅산 수치 여사도 로힝야족 문제에 대해서만은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로힝야족 난민들은 어떤 상탭니까?

기자) 로힝야족 난민선을 거부하던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국제사회의 요청을 받아들여서 일부에 대해 임시 거처를 제공하기로 하면서 최악의 고비는 넘긴 상황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해상난민들에 대한 긴급한 지원과,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유엔에 따르면 올해에만 로힝야족 2만5천명이 바다로 탈출했는데요, 태국을 거쳐서 같은 이슬람교를 믿는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가 최종 목적지였지만 두 나라가 거부하면서 식량과 물이 떨어지고, 질병도 돌면서 바다 위에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유엔은 해상난민 중 2천명이 숨졌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 군이 처음으로 난민선에 대한 구조 작전을 폈다는 보도도 있던데요?

기자) 어제 미얀마 해군이 순찰 중에 난민선 2 척을 발견했는데요, 이 중 한 척은 비어있었고, 한 척은 200명의 로힝야족 난민들이 타고 있어서 구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에게는 식량과 의약품이 제공됐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여전히 자국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동남아시아 15개국과 국제기구 관계자들은 오는 29일 태국에서 로힝야족 난민사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아직 미얀마가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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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미국과 쿠바 관계에 관한 소식입니다. 두 나라가 대사관을 개설하는 문제를 협의 중이라고요?

기자) 미국과 쿠바가 워싱턴 국무부 건물에서 국교정상화를 위한 4차 협의을 벌이고 있는데요. 어제(21일)에 이어 오늘 협의를 하루 더 연장하면서, 특히 대사관 개설을 위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로베르타 제이컵슨 국무부 서반구 담당 차관보, 쿠바는 호세피나 비달 외교부 미국 담당 국장이 각각 대표단을 이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협의에 진전이 있나요?

기자)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제이컵슨 차관보는 대사관 개설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협상에 진전이 있지만, 아직 대사관 개설과 관련해 두 나라 정부 사이에 상당한 견해차가 남아있다고 말했습니다. 쿠바 외교부도 협상에 진전이 있다고만 밝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문제가 걸림돌입니까?

기자) 그동안 쿠바는 대사관 개설에 앞서 미국 정부가 먼저 자국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할 것을 요구해왔습니다. 미국은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국무부의 검토를 거쳐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입장을 밝혔고요. 오는 29일에 미국 의회의 검토가 끝납니다. 쿠바는 대사관 업무 진행을 위해 미국 은행에 금융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도 요구했는데요. 이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플로리다주의 소형 은행이 33년만에 처음으로 쿠바 정부를 위한 금융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동안 쿠바는 워싱턴에 이익대표부를 설치한 후에도 계좌를 열 수가 없어서, 직원들의 급여를 현금으로 지급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럼 걸림돌들이 거의 해결되는 분위기군요?

기자) 네. 하지만 여전히 대사관의 역할, 대사관 직원들의 활동 범위, 또 미국 정부의 쿠바 난민 처리 문제 등을 놓고 견해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우선 쿠바 아바나의 미국 이익대표부 직원들은 아바나 밖으로 자유롭게 여행할 수 없는데요. 미국은 대사관을 개설할 경우 대사관 직원들이 아바나 밖으로 보다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쿠바 국민들도 미국 대사관을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의 쿠바 난민 처리 문제도 걸림돌이라고요?

기자) 쿠바는 그동안 미국이 쿠바를 탈출한 난민에 대해 체류 자격을 주는 것은 불법이라고 지적해왔는데요. 이를 대사관 개설 문제와 연계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에 대한 미국 의회의 검토가 끝나기 전까지는 대사관 개설 여부를 발표하지 않겠다고 밝혔었고요. 하지만 큰 틀에서 두 나라 모두 이미 관계정상화를 선언했고, 대사관이 개설되고 외교 관계가 복원되야 앞으로 더욱 다양한 분야의 관계 개선과 정상화를 추진해나갈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대사관을 개설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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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좀 흥미로운 소식인데요. 얼마 전 스페인 천재 화가 피카소의 작품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에 낙찰돼서 화제가 됐었는데요. 낙찰자가 누군 지 밝혀졌군요?

기자)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던 피카소의 작품 '알제의 여인들'을 산 사람은 카타르의 전 총리였는데요. 카타르 왕족 출신의 하마드 빈 자심 빈 자베르 알타니 전 총리라고 합니다. 하마드 전 총리는 지난 11일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알제의 여인들'을 사기 위해 1억8천만 달러에 가까운 돈을 지불했습니다.

진행자) 도대체 어떤 그림입니까?

기자) '알제의 여인들'은 가로 150, 세로 110 센티미터 정도 되는 크기의 그림인데요. 피카소가 1955년에 그린 그림입니다. 프랑스 화가 들라크루아가 1834년에 그린 같은 제목의 그림을 입체파 형식으로 재해석한 것이고요. 방에서 나체와 반나체의 여성들이 쉬고 있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피카소는 같은 제목으로 15편의 연작을 남겼는데요, 당시 미국 뉴욕의 한 미술품 수집가가 전체 작품을 21만 달러에 사들여서 화제가 됐었고요. 이번에 그 중 한 편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인 1억8천만 달러에 팔린 겁니다.

진행자) 21만 달러에 사들인 작품 15개 중 하나를 1억8천만 달러에 팔았다면, 대단한 투자네요?

기자) 화폐 가치의 변화를 고려해도 그렇죠. 그리고 이 그림이 처음 거래된 건 아니고요. 지난 1997년 사우디의 수집가가 3천2백만 달러에 이 그림을 샀었습니다. 그리고 18년 만에 가격이 5배 이상이 된거죠.

진행자) 얼마 전에 역시 경매에서 높은 가격에 팔렸던 그림도 카타르 왕족이 구입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기자) 지난 2월에 전문 경매소 경매가 아니라 개인 거래로 팔린 인상파 화가 고갱의 '언제 결혼하니?'라는 작품인데요. 당시 미술품 개인 거래로는 역시 사상 최고액인 3억 달러에 팔렸었습니다. 이번 보다 더 빈산 가격이죠. 한편 이번에 하디 전 총리가 구입한 '알제의 여인들'은 카타르에서는 전시되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입체파 그림으로 사실적인 묘사는 아니지만, 여성의 나체와 반나체를 묘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카타르는 이슬람 국가이고 이런 그림을 공개적으로 전시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하디 총리가 소유한 뉴욕이나 런던의 아파트에 걸릴 거라는 관측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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