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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테러 재판 최종 평결...경찰 체포 흑인 사망 논란


지난 8일 보스턴 마라톤 테러 혐의 재판을 받기 위해 법정에 출석한 조하르 차르나예프(왼쪽 2번째)의 스케치. (자료사진)
지난 8일 보스턴 마라톤 테러 혐의 재판을 받기 위해 법정에 출석한 조하르 차르나예프(왼쪽 2번째)의 스케치. (자료사진)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사건의 용의자 조하르 차르나예프에 대한 형량을 결정하는 평결 절차가 시작됐습니다. 흑인 남성 한 명이 경찰에 체포된 뒤 척추가 부러져 숨진 사건과 관련해 볼티모어 경찰관 6명이 정직 처분을 받았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고요. 미국에서 근래 들어 최대 규모의 조류독감이 발생했다는 소식, 차례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첫 소식부터 들어볼까요?

기자) 보스턴 마라톤 테러라고 하면 지난 2013년 4월 15일 보스턴시에서 열린 보스턴 마라톤 대회 결승선 근처에서 사제 폭탄 2발이 터져 3명이 죽고 250명 이상이 다친 사건입니다. 이 사건이 발행한 지 2년이 후인 이달 8일 테러 사건 주범인 조하르 차르나예프에 대한 유, 무죄를 결정하는 첫 번째 평결이 열렸었고요. 어제(21일)부터는 차르나예프에 대한 형량을 결정하는 최종 평결 절차가 시작됐습니다.

진행자) 앞서 열린 1차 평결에서는 30건의 혐의 모두 유죄 평결을 받았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첫 번째 배심원 평결에서 사건의 심리를 맡은 배심원단은 용의자인 조하르 차르나예프에게 적용된 30건의 혐의 모두 유죄 평결을 내렸는데요. 대량 살상 무기사용 모의, 대량 살상 무기 사용, 공공장소에서 폭탄 테러 모의, 공공장소에서 폭탄 테러 자행 등 17개 항목은 사형 또는 최소한 종신형에 처할 수 있는 중범죄들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번 최종 배심원 평결에서는 과연 차르나예프에게 사형이 선고될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배심원단은 이번 평결에서 차르나예프에게 사형을 선고할지 아니면 임시 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할지를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자 그럼 차르나예프를 기소한 연방 검찰 측과 차르나예프 변호인 측의 입장이 어떻게 다른지부터 정리해보죠. 당연히 검찰 측은 사형을, 변호인 측은 종신형을 원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우선 미 연방 검찰은 당시 마라톤 대회 참석자 3명을 죽게 한 책임을 물어 차르나예프에게 사형이 선고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검찰 측은 또 다른 용의자로 도망가는 과정에서 숨진 형 타메를란과 동생 조하르가 테러과정에서 동등한 역할을 했다고 보고 그에 대한 대가 역시 엄중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검찰 측은 이번 평결과정에서 바로 이런 점을 강조하기 위해 테러 공격으로 다친 사람들을 증인으로 불러내 차르나예프의 범행이 피해자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증언하게 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차르나예프의 변호인단은 다른 입장이죠. 1차 평결에서도 변호인단은 차르나예프가 범행에 참여하긴 했지만, 형 타메를란이 없었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하지 않았었나요?

기자) 맞습니다. 변호인 측은 어떻게든 사형을 막기 위해 변론을 펼칠 텐데요. 우선 차르나예프가 범행 당시 19살에 불과했다는 점과 함께 당시 26살인 형의 강압에 못 이겨 사건에 가담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변호인단은 1차 평결에서도 타메를란이 테러를 주도했고, 동생 조하르는 그냥 이슬람 극단주의자인 형의 영향을 받아서 테러에 가담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사건 당시 26살이었던 형 타메를란은 도피하면서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동생이 몰던 자동차에 치여 숨졌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사건의 가장 직접적인 피해자들이라고 할 수 있는 테러 희생자 가족들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일부 피해자들은 사형을 원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사건으로 8살짜리 아들을 잃은 희생자 부모는 연방 법무부에 차르나예프가 사형 대신 보석 없는 종신형을 받도록 해 달라고 이미 요청을 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테러로 둘 다 다리를 잃은 신혼부부는 최근 성명에서 복수의 충격을 끊어야 한다며 사형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또한 희생자 가족들 가운데 일부는 법원이 사형을 선고할 경우 항소심 재판에 몇 년이 걸릴 수 있고, 이 기간에 희생자 가족들의 고통도 계속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사형이 정당하다는 피해자도 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테러 공격으로 두 아들이 모두 다리를 잃게 된 여성은 차르나예프가 너무 많은 사람의 삶을 파괴했다며 최후의 심판 그러니까 사형이 정당하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보스턴 시민들의 여론은 어떻습니까?

기자) 보스턴 시민의 여론도 종신형 쪽으로 기울어 있습니다. 최근 보스턴 공영라디오가 보스턴 유권자들에게 조하르 차르나예프가 어떤 벌을 받았으면 좋겠냐는 설문조사를 했었는데요. 응답자 가운데 62%가 용의자가 임시 석방 없는 종신형을 받았으면 한다고 답했습니다. 반면에 사형 선고를 원하는 사람은 전체 응답자 가운데 27%를 차지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요. 보스턴시가 속해있는 매사추세츠 주는 사형이 금지된 주인 걸로 아는데 사형선고가 내려질 수 있는 건가요?

기자) 매사추세츠 주는 지난 1984년에 사형제도를 폐지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재판은 보스턴에서 열리고 있지만 메사추세츠 주 법이 아닌 연방법의 적용을 받게 되기 때문에 사형 선고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사실 연방 재판에서도 사형보다는 종신형을 선고한 비율이 훨씬 높은데요. 지난 1988년 연방 사형제도가 부활한 이후 사형이 실제로 구형된 경우는 세 번밖에 없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차르나예프의 최종 평결 결과는 언제쯤 나오게 될까요?

기자) 평결 결과는 4주 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차르나예프에게 사형이 선고되기 위해서는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만장일치로 찬성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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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최근 미국에서 흑인들이 경찰 검문 과정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자주 일어나면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이번에 미국 동부 볼티모어 시에서 흑인 남성이 경찰에 체포된 뒤 목뼈와 척추가 부러져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네요?

기자) 이 사건과 관련해서 볼티모어 경찰관 6명이 정직 처분을 받았습니다. 사망한 남성은 올해 25살인 프레디 그레이 씨인데요. 지난 12일에 경찰에 체포됐고요. 그 뒤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 받다가 1주일 뒤인 19일에 사망했습니다. 변호인 측은 그레이 씨가 사망할 당시에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레이 씨가 왜 체포됐는지, 또 어쩌다가 척추가 부러졌는지 궁금한데요.

기자) 그게 아직 확실하지 않은데요. 볼티모어 경찰이 발표한 내용은 이렇습니다. 12일 아침에 마약 밀매로 유명한 동네에서 경찰관 한 명이 그레이 씨와 눈이 마주쳤다고 합니다. 그러자 그레이 씨가 달아나기 시작했고요. 경찰관 3명이 자전거를 타고 쫓아가서 붙잡았다고 하는데요. 체포 당시 그레이 씨가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경찰이 전기 충격기를 꺼냈지만,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고 하는데요. 그레이 씨는 경찰차에 오를 때만 해도 의식이 있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요즘에는 목격자들이 찍은 동영상이 중요한 자료가 되곤 하는데요. 그레이 씨가 체포되는 장면을 찍은 동영상은 나오지 않았나요?

기자) 나왔습니다. 경찰관들이 바닥에 엎드려 있는 그레이 씨를 일으켜 세워서, 경찰 밴, 그러니까 호송용 승합차에 태우는 장면을 찍은 동영상이 나왔는데요. 이 동영상을 보면, 그레이 씨가 끌려가면서 비명을 지릅니다. 하지만 경찰이 강압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경찰은 그레이 씨를 태우고 가다가 두 번 멈춰 섰다고 하는데요. 한 번은 그레이 씨가 너무 시끄럽게 해서 발에 족쇄를 채우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경찰서에 데려가서 의료진에게 보였고요. 이 의료진이 그레이 씨를 병원에 데려갔다고 하네요.

진행자) 논란이 되는 사망 사건이니만큼 부검을 했을 텐데요. 부검 결과는 어떻게 나왔나요?

기자) 네, 척추가 손상된 것 외에는 별다른 부상이 없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그레이 씨를 체포한 경찰관들은 좀 더 빨리 의료진을 불렀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시인했습니다. 그레이 씨는 천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경찰 승합차에 오르기 전에 천식 환자를 위한 흡입기를 요청했는데, 그에 대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레이 씨가 경찰과 눈이 마주치자 달아났다고 했는데, 원래 전과가 있는 사람인가요?

기자) 네, 지난해 12월, 그리고 올해 3월에 마약 소지 혐의로 체포된 일이 있습니다. 하지만 변호인 측은 그런 일들은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는 주장입니다. 아무런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는데, 단지 흑인이기 때문에 체포됐다는 겁니다. 그레이 씨가 달아났고, 또 호주머니에 작은 칼을 갖고 있었다고 하지만, 그런 건 체포 이유가 될 수 없다면서 분개했습니다. 그레이 씨는 확실한 직업은 없고요. 종종 건설 현장에서 일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볼티모어 현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동네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는데요. 1백여 명의 주민이 경찰서 앞에 모여서 그레이 씨가 왜 좀 더 빨리 치료를 받지 못했는지 자세한 내용을 밝히라면서 항의 시위를 벌였습니다. 그리고 21일 저녁에는 그레이 씨가 붙잡힌 현장에서 대규모 기도 집회가 열릴 예정인데요. 스테파니 라울링-블레이크 볼티모어 시장은 아직은 시위가 평화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데 힘을 얻는다면서, 폭력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21일, 관련 경찰관들의 이름이 공개되기도 했는데 이들 경찰관들, 어떻게 되나요? 정직 처분으로 끝나는 건가요?

기자) 네 말씀하신 대로 이름은 공개됐지만 이들이 체포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시 당국은 오는 5월 1일까지 조사 결과를 검사 측에 넘길 예정이라고 말했는데요. 그 조사 결과를 보고, 그레이 씨를 체포한 것이 정당했는지 판단하게 된다고 합니다. 또 앞으로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냐에 따라서, 경찰관들에 대한 추가 징계 문제도 고려될 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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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미국에서 근래 들어 최대 규모의 조류독감이 발생했다고 하는데 마지막 소식으로 보도록 하죠.

기자) 미국 중부에 위치한 아이오와 주에서 고병원성 AI 즉 조류독감이 발생했습니다. 아이오와 주는 미국에서 가장 달걀을 많이 생산하는 주 중 하나인데요. 아이오와 주의 한 양계장에서 암탉 수백만 마리가 치명적인 조류독감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진 겁니다.

진행자) 조류독감의 피해를 입은 양계장에서 키우는 암탉의 숫자가 엄청나다고 하죠?

기자) 네, 선라이즈 양계장이라는 곳인데요. 이 양계장에서 키우는 암탉이 무려 3백80만 마리에 달하고 여기서 생산된 달걀은 여러 대형 식품업체와 정부 기관, 소매업자들에게 납품되고 있다고 합니다. 양계장 측은 닭들이 AI 즉 조류독감에 접촉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사결과 많은 수의 암탉이 조류독감에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는데요. 미국 농무부는 조류독감이 발견되면서 이들 암탉을 모두 격리 조치했고 또 조류독감의 확산을 막기 위해 모두 도살처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말이 3백 80만 마리지, 이 정도면 엄청난 숫자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이번에 도살 처분되는 이들 닭은 아이오와 주 전체의 암탉의 6%를 차지하고요. 미국 전체 암탉의 1%가 넘는 규모입니다. 따라서 달걀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일부 소비자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아이오와 주에서 이번에 이렇게 대량 발견이 돼서 그렇지 올 초부터 이미 미국 내 여러 주에서 조류독감이 발견됐었다고 하죠?

기자) 네, 올해 초에 아이오와 주를 비롯한 12개 주에서 고병원성 조류독감이 확인되면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3개 가금류 농장이 조류독감 확진 판정을 받은 위스콘신주 는 20일 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방제작업에 나서는 등 확산 방지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도 조류독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조치를 취하고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미 농무부는 조류독감 검사와 매몰 시설 설치 그리고 피해를 입은 농가에 대한 보상을 위해 4천 5백만 달러 넘게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조류독감을 완전히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특히 조류독감이 확산되면서 57억 달러에 달하는 가금류와 달걀의 해외 수출에도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작년 이맘때였죠? 평양에서 발생한 북한 내 조류독감이 황해북도 지역까지 확산되면서 북한에서도 수백 마리의 닭과 거위가 매몰처리 됐었는데요. 이제 세계 어느 곳에도 조류독감 안전지대는 없는 것 같습니다. AI라고도 하는 조류독감 어떤 질병인가요?

기자) 조류독감은 오리나 닭 등 가금류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돼 나타나는 질병입니다. 주로 철새의 배설물에 의해 전파되는데요. AI에 감염된 조류의 콧물이나 호흡기 분비물, 대변에 접촉한 조류들이 다시 감염되는 형태로 조류 간에 전파되는 겁니다. 이 병에 걸린 가금류는 호흡기 증상과 설사가 나타나면서 산란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심한 경우 폐사하게 됩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현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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