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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


지난해 4월 공공서비스 부문 퓰리처상을 수상한 '워싱턴포스트' 신문의 기자와 편집장들이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지난해 4월 공공서비스 부문 퓰리처상을 수상한 '워싱턴포스트' 신문의 기자와 편집장들이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퓰리처상에 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퓰리처 상은 ‘언론의 노벨상’으로 불릴 정도로 권위 있는 상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퓰리처상은 미국 국내 상이지만 다른 나라의 관심도 많고 권위 또한 국제적인데요. 퓰리처상은 미국의 저널리즘 그러니까 언론과 문학, 음악 등 예술 분야에 뛰어난 업적을 남긴 사람에게 주는 상으로 미국 언론 분야에서 가장 신뢰도가 높고 권위 있는 상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퓰리처상은 미국의 저명한 언론인 조셉 퓰리처의 이름에서 따온 거죠?

기자) 맞습니다. 1847년 헝가리에서 태어난 조셉 퓰리처는 17살 때 군인이 되고자 미군에 지원해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미국으로 건너오게 됩니다. 하지만 이민자에다 영어도 서툴렀던 퓰리처는 온갖 궂은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했는데요. 우연히 한 독일어 신문 편집인의 눈에 띄면서 언론계에 처음 발을 내딛게 됐습니다. 이후 지치지 않는 열정과 진취력을 가진 기자로 이름을 날린 퓰리처는 25살의 나이에 ‘세인트 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라는 신문사를 세워서 큰 성공을 이뤘고요. 이후 뉴욕으로 건너가 ‘뉴욕월드’를 인수하면서 신문경영인으로 이름을 날리게 됐죠.

진행자) 하지만 퓰리처는 생전에 언론인으로서 그다지 존경을 받지 못했던 때도 있지 않았습니까? 독자의 시선을 끌기 위해 호기심을 자극하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을 보도하는 이른바 ‘황색언론’의 창시자이기도 했고요?

기자) 맞습니다. 황색언론은 퓰리처와 또 다른 신문경영인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와의 경쟁의 결과물이었는데요. 퓰리처의 ‘뉴욕월드’에서 기자로 일했던 허스트는 이후 ‘뉴욕저널’이라는 신문사를 인수해 퓰리처의 ‘뉴욕월드’의 기자들을 빼내 가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뉴욕월드의 일요판인 ‘선데이 월드’에 맞설 ‘선데이 저널’을 창간하면서 월드 지에서 인기를 끌던 만화 ‘호건의 골목길’의 작가까지 빼갔는데요. 이 만화의 주인공이 노란색 잠옷같이 생긴 옷을 입고 있어서 ‘노란 꼬마’라는 별명이 붙어있었죠. 결국 '선데이 월드'는 새로운 만화가를 고용해 계속 ‘노란 꼬마’를 그리게 함으로써 두 신문 사이에 ‘노란 꼬마’ 경쟁이 붙게 됐고요. 두 신문사의 선정적인 경쟁과 언론방식을 빗대어 이른바 ‘Yellow Journalism’ 즉 ‘황색언론’이 탄생하게 된 겁니다.

진행자) 언론사에 한 역사를 쓰긴 썼지만 그렇게 좋은 방향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요. 이랬던 퓰리처가 어떻게 해서 권위 있는 언론상을 제정하게 됐을까요?

기자) 퓰리처가 결국엔 황색언론에서 발을 돌렸기 때문입니다. ‘뉴욕월드’는 다시 정부와 대기업의 부정부패를 고발하는 기사를 쓰기 시작하면서 진정한 언론의 모습을 찾아갔고 1911년 생을 마감할 당시 ‘뉴욕월드’는 미국 언론사에서 가장 존경받는 신문이 될 수 있었죠. 퓰리처는 죽기 전 뉴욕에 있는 컬럼비아 대학에 언론대학원을 세우라며 2백만 달러를 기부했고요. 이 중 50만 달러를 기금으로 삼아 1917년에 ‘퓰리처상’이 만들진 겁니다. 그래서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도 현재까지 컬럼비아대학교 언론대학원에 있고요. 시상식도 매년 이 대학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Sting

진행자) 뉴스 따라잡기, 퓰리처상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퓰리처상은 현재 언론과 예술 등 21개 부분에 대해 수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 시상을 하는지 알아볼까요?


기자) 우선 언론 분야에서 뉴스와 보도사진 등 14개 부문에 수상하는데요. 공공보도, 특종보도, 탐사보도, 국내, 국제보도, 기획보도, 시사만화, 특종사진, 기획사진 등에 상을 수여하고요. 언론 외 분야는 허구과 실화, 연극, 역사, 전기, 시, 음악 이렇게 7부분에 대해 수상합니다. 그리고 간혹 특별분야에서 상을 수여하기도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시상 부문이 바뀌기도 한다면서요?

기자) 맞습니다. 퓰리처는 유언에서 공공봉사와 공공윤리, 미국 문학, 교육진흥을 장려하는 상을 만드는 데 사용해 달라고 남겼는데요. 이후 퓰리처상위원회는 퓰리처의 정신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시대에 맞게 퓰리처상 시상분야를 몇 차례 수정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모든 부문의 상은 동일하게 기자나 저자 개인에게 주어지는 건가요?

기자) 네, 하지만 퓰리처상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 공공보도 부문은 개인이 아니라 언론사에 시상합니다. 또 각 부문 수상자들은 10만 달러의 상금을 각각 받지만 공공 서비스 부문 수상자는 금메달을 받습니다. 이렇게 공공보도 상이 특별한 이유는 퓰리처상을 통해 공공 정신이 깃든 언론을 격려하겠다는 퓰리처의 뜻 때문입니다.

진행자) 앞서 미국 뉴스 헤드라인에서 메릴랜드 대학교 언론학과 학생들이 감옥에 갇힌 언론인들을 돕기 위한 운동을 시작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 이 운동의 지도교수인 다나 프리스트 씨 역시 퓰리처상 수상자죠?

기자) 그렇습니다. 프리스트 교수는 30년 가까이 미국의 유력언론인 워싱턴포스트 신문에서 일한 탐사 전문 기자인데요. 지난 2006년엔 미 중앙정보국, CIA가 동유럽에서 비밀 수용소를 운영해 온 사실을 파헤치는 심층보도로, 현재는 수상하지 않는 분야인 현장보도 상을 받았습니다. 또 2008년엔 이라크전 부상병들을 치료하는 월터 리드 육군병원의 처참한 실태를 파헤쳐서 공공보도 상을 수상했었습니다.

진행자) 다나 프리스트 기자의 수상내역을 봐도 알겠지만 퓰리처상을 받는 기자들의 보도를 보면 역사에 남을 만한 획기적인 기사들이 정말 많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미국 국가안보국, NSA의 무차별적인 도, 감청 실태를 폭로한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와 영국의 가디언이 공공보도 분야에서 공동 수상했는데요. NSA 전 직원이었던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는 그야말로 전 세계를 발칵 뒤집어 놨었죠.

진행자) 그런데 퓰리처상은 미국 국내상이라고 했는데 가디언은 영국언론 아닌가요? 영국 언론도 수상이 가능한가요?

기자) 퓰리처상은 우선 언론 외 부분은 반드시 미국인이어야 합니다. 대신 역사부문은 미국 역사를 다룬 책이면 작가의 국적은 상관없고요. 반면 언론 부분은 수상자의 국적은 상관없지만 반드시 미국에서 1주일에 한 번 이상 발행되는 미국 신문 또는 온라인 매체여야 하는데요. 가디언은 영국 언론이지만 가디언의 미국 뉴욕지사에서 기사를 보도했기 때문에 수상 후보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진행자) 올해는 어떤 보도와 사진 등이 영광의 주인공이 될지 궁금한데요?

기자) 현재 각 부문의 후보들이 발표 되고있는데요. 오는 4월 20일에 수상자가 발표되고요. 5월에 컬럼비아 대학에서 시상식이 열릴 예정입니다.

진행자) 김현숙 기자, 잘 들었습니다.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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