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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이란, 핵 검증 수용해야"...독일 총리 "과거사 직시 중요"


바락 오바마 대통령 (자료사진)
바락 오바마 대통령 (자료사진)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핵 협상 타결을 위해 투명한 검증 조건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에서 논란이 된 건설 작업이 정당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일본을 방문한 독일 총리가 과거사를 직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러시아 법원은 야권 지도자 넴초프 피살 사건 용의자 중 한 명이 범행을 시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이란 핵 협상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어제(8일) 미국 텔레비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진행 중인 이란 핵 협상에 대한 입장을 밝혔는데요. 그동안 대화에 진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협상 조건에 대한 견해 차이가 있다면서, 이란은 전례가 없는 투명한 검증 조건을 받아들여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국은 협상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이란 핵 협상이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이란 핵협상은 이란과 주요 6개국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을 없애기 위해 벌이고 있는데요. 이란은 대신에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주요 6개국은 미국과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등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과 독일입니다. 양측은 지난 2013년 말 잠정합의를 타결한 후, 최종 타결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요. 그동안 협상 시한을 몇 차례 연장했고, 이제 이달 안에 정치적 합의를 이루고, 7월1일까지 최종 타결안에 서명한다는 목표로 협상에 임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사흘간 스위스에서 만나 핵협상에서 양측의 견해 차이를 좁히기 위한 양자대화를 갖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도 언급한 것처럼 대화에서 진전이 있었죠?

기자) 민감한 협상내용인만큼 구체적으로 어떤 진전이 있었는 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견해 차이가 존재하며, 최종 타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게 양측의 입장이었는데요. 특히 협상의 핵심 사안인 이란의 핵 개발 능력을 제한하는 문제, 또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방법 등을 놓고 여전히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이 투명한 검증 조건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한 겁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 발언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우선 이란은 핵 협상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으며, 이는 어느 때보다 강력한 제재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또 이란이 그동안 잠정 합의를 지켜온 것은 중요한 성과라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이 그동안 밝힌대로 평화적인 핵 개발에만 관심이 있다면, 나머지 국가들이 제시한 매우 합리적인 협상 조건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이란은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전례가 없는 투명한 검증 조건을 수용해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지 않으면 협상을 중단하겠다는 거군요?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투명한 검증과 함께 '브레이크 아웃 타임'을 언급했는데요. 이는 만약 핵협상이 타결된 후 이란이 합의를 어기고 핵무기 개발을 추구할 경우,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핵물질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시간입니다. 미국은 그 동안 1년의 '브레이크 아웃 타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었는데요. 이것은 그만큼 이란의 핵 개발 능력을 제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이란이 합의를 어기고 핵무기 개발에 나설 경우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고요.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이 투명한 검증과 '브레이크 아웃 타임'을 모두 받아들여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국은 협상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겁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주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10년간 민감한 핵 활동을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동결하는 데 합의애햐 한다고 촉구했었습니다.

진행자) 이달 안에 정치적 합의를 이룬다는 목표라고 했는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협상은 언제 재개됩니까?

기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오는 15일 스위스에서 다시 만날 예정입니다. 앞서 미국은 또 다시 협상 시한을 연장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는데요. 어제 오바마 대통령도 이란 핵 협상은 이미 1년 넘게 진행돼왔기 때문에 시급히 해결해야할 문제라면서, 이제 협상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의지가 중요한 국면에 이르렀다며 이란의 결단을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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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아시아 소식입니다. 중국은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열리고 있는데, 왕이 외교부장이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왕이 외교부장이 오늘(9일) 기자회견을 갖고 남중국해 문제도 언급했는데요.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도서와 암초 주변에서 중국이 건설 작업을 진행하면서, 미국과 주변국들이 우려를 표하지 않았습니까? 왕 부장은 이와 관련해 중국은 해당 도서에서 건설을 진행할 완벽한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합법적이고 정당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어떤 시설을 짓고 있습니까?

기자) 최근 미국과 영국의 민간연구소들이 공개한 위성 사진을 보면 중국은 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 해역에서 활발한 건설 작업을 진행 중인데요. 작은 도서와 암초를 확장하는 인공섬 건설 작업을 하고, 여기에 활주로와 헬리콥터 이착륙 시설을 짓고 있는 것이 포착됐습니다. 중국과 영유권 갈등을 벌이고 있는 베트남, 필리핀 등 주변국들은 중국이 더욱 적극적으로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한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왕이 부장은 그런 우려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중국은 남중국해 대부분 해역이 자국 영해라는 주장인데요. 왕 부장도 중국이 자국의 앞마당에 건설을 진행하는 만큼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또 항해의 자유는 완벽하게 보호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또 영유권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나머지 동남아 국가들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다자간 차원에서 다루자는 입장이지만, 중국은 이를 거부해왔습니다.

진행자) 왕 부장의 오늘 기자회견 발언 중에 또 어떤 내용이 주목됩니까?

기자) 왕 부장은 올해 베이징에서 열릴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행사에 과거 적이었던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를 초청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한 점도 눈에 띕니다. 왕 부장은 아베 총리를 초청할 거냐는 질문에, 모든 관련국의 지도자와 국제기구에 초청장을 발송할 것이라면서, 진실된 마음으로 오는 지도자라면 누구나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과 일본은 그동안 동중국해 영유권 갈등과 과거사 문제 등을 놓고 관계가 악화돼왔는데요. 만약 아베 총리가 승전 기념 행사에 참석한다면, 관계 개선을 위한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까?

기자) 시 주석은 올해 시진핑 주석의 미국 방문 계획에 대해 언급했는데요. 올해 9월로 예정돼 있습니다. 왕 부장은 지난해 가을 두 정상간 회담의 후속 대화를 이어가며, 미국과 중국의 신형대국관계 건설에 새로운 동력을 주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과 중국은 망원경을 들고 멀리 내다보는 자세로, 미래를 조망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미시적으로는 여러가지 갈등이 있지만, 거시적인 관점에서 관계 발전을 언급한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왕 부장은 또 국제사회 질서의 변화도 언급했는데요. 현재 국제사회의 질서를 뒤엎으려는 것은 아니지만 변화가 필요하며, 개발도상국들이 더 많은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은 유엔이라는 한 배를 탄 190개 회원국 중 하나로 배가 전복되기를 원하지는 않는다면서, 동시에 배가 꾸준히 바른 방향으로 나가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시아 소식 하나 더 알아보겠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일본을 방문 중인데, 과거사 문제에 관해 언급했다고요?

기자) 메르켈 총리는 오늘 도쿄에서 행한 강연에서 과거사를 직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는데요.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종전 70주년 담화 발표를 앞두고 있고, 중국과 한국 등 주변 피해국들은 분명한 사과를 요구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됩니다.

진행자) 메르켈 총리가 구체적으로 어떤 언급을 했습니까?

기자) 메르켈 총리는 제2차 세계대전과 나치 학살의 끔찍한 경험을 뒤로하고 국제사회가 독일을 받아준 것은 행운이라고 말했는데요. 이는 독일이 과거를 직시하고 사죄했으며, 주변국들도 관용을 발휘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독일과 프랑스의 화해를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기도 했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자신은 일본에 조언을 할 입장은 아니며 화해는 당사국들 사이에서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독일과 그간의 역사적 경험으로 볼 때 평화로운 수단으로 화해를 이루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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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계속해서 러시아 야권 지도자 피살 사건 속봅니다. 대표적인 반 푸틴 인사였던 보리스 넴초프 전 부총리가 지난달 27일 괴한의 총에 맞아 숨졌는데요. 러시아 경찰이 체포한 용의자가 범행을 시인했다고요?

기자) 러시아 경찰은 지금까지 이번 사건의 용의자로 5명을 체포했는데요. 모두 체첸자치공화국 출신들입니다. 러시아 법원은 그 중 체첸 내무군 부사령관 출신인 자우르 다다예프가 범행을 시인했으며, 또 다른 용의자 안조르 쿠바셰프는 범행을 부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검찰은 어제(8일) 두 사람을 살인 혐의로 기소했고요, 나머지 세 명은 살인 모의와 공모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러시아 경찰에 따르면 여섯번 째 용의자도 있었지만 검거를 앞두고 수류탄으로 자폭했습니다.

진행자)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면, 범행 동기도 밝혀졌습니까?

기자) 러시아 법원이 범행 동기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러시아 언론들은 범행을 시인한 다다예프 이슬람 교도이며, 넴초프전 부총리가 생전에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묘사한 프랑스 풍자지를 지지데 대해 격분했었다는 주변 사람들의 발언을 전하고 있는데요. 범행 동기를 반 푸틴 움직임이 아니라, 이슬람 극단주의에 의한 것으로 몰고가는 분위기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넴초프 전 부총리가 대표적인 반 푸틴 인사였다는 점 때문에, 이번 사건의 배후에 러시아 정부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넴초프 전 부총리는 이달 초 모스크바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참석할 예정이었습니다. 또 러시아 정부의 우크라이나 동부 개입을 보여주는 증거를 공개하 거란 관측도 있었고요. 그런데 이틀 앞두고 넴초프 전 부총리가 피살됐고, 반정부 시위는 결국 넴초프 추모 집회로 바뀌어서 수만 명의 추모객들이 참석했는었는데요. 그래서 넴초프 살인의 배후에 러시아 정부 최고위층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겁니다. 러시아의 한 야권 인사도 러시아 당국이 발표한 용의자가 실제 범인인들인지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총격을 가한 범인들 뿐만 아니라 이들의 범행을 지시한 배후까지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용의자가 모두 체첸자치공화국 출신인데, 체첸 현지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친 러시아 인사인 람잔 카디로프 체첸자치공화국 수반은 범행을 시인한 다다예프가 러시아의 진정한 애국자이자 독실한 이슬람 교도로, 넴초프의 샤를리 엡도 옹호 발언에 큰 충격을 받았었다면서 이슬람 극단주의 범행설에 무게를 실어주는 발언을 했습니다. 하지만 체첸 독립언론 관계자는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애국자라는 사람이 경비가 삼엄한 모스크바까지 가서 넴초프를 살해했다는 점은 의문이라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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