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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도심 점거 시위 종료...러-인도 정상회담, 에너지 등 협력 확대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홍콩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며 두 달 반동안 이어졌던 도심점거 시위가, 오늘 경찰의 철거로 종료됐습니다. 시위대는 다른 방법으로 민주화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에서 부패 혐의로 기소된 고위 공직자에게 이례적으로 사형이 선고됐습니다. 인도를 방문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회담하고 국방과 에너지, 경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홍콩 시위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홍콩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며 두 달 반 동안 이어졌던 도심점거 시위가 종료됐습니다. 경찰은 시위대가 마지막까지 점거했던 홍콩 금융지구 애드미럴티의 하커트 로드에서 시위대 철거에 나섰는데요. 수 백 명의 경찰들이 도로에 앉거나 누워서 버티고 있는 최후의 시위 참가자 수십명을 한 사람 한 사람 끌어내서 해산시켰습니다. 인부들이 중장비 등을 동원해서 시위대가 설치했던 텐트와 바리케이드, 장애물들을 철거했습니다. 시위대는 시위 현장에서 끌려나오면서, "진정한 민주주의를 원한다"거나 "우리는 다시 돌아올 것" 이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지만, 심각하게 저항하거나 경찰과 물리적인 충돌을 벌이지는 않았습니다.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시위대 중에는 시위를 주도했던 학생들 뿐만 아니라, 이들을 지지했던 시민단체 관계자들, 언론사 대표, 가수, 야당 의원 등 유명인사들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시위 현장 주변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기자) 홍콩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홍콩에서는 이미 법원이 철거 명령을 내리면서, 오늘 경찰의 조치가 예상됐었는데요. 시위대를 응원하기 위해 거리에 나온 시민들도 있었지만, 그동안 겪었던 불편 때문에 시위 종료를 환영하며 박수를 치는 시민들도 있었습니다. 한편 시위 현장에는 각 국 언론사 취재진과 인권단체 관계자들도 몰려서 시위가 종료되는 장면을 지켜봤습니다.

진행자) 홍콩 도심 점거 시위가 마무리된건데, 결국 시위대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진 않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 도심 점거 시위는 행정장관을 완전한 직선제 선거로 선출해야 한다는 학생과 시민들의 요구에서 시작됐는데요. 이들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행정장관은 홍콩의 행정 수반인데요. 오는 2017년 처음으로 직선제 선거를 통해 시민들의 손으로 직접 뽑게 됩니다. 그런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행정장관 입후보 자격을 친중국 인사로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시위가 시작됐습니다. 처음에는 대학생과 고등학생들이 시위를 주도했는데요. 지난 9월 시위 초기 홍콩 경찰이 처음으로 최루탄과 최루가스 등을 동원해서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자, 분노한 시민들이 가세하면서 많게는 수 만명 규모로 불어나기도 했었습니다. 당시 시위대가 우산으로 경찰이 분사한 최루가스를 막아내면서, 노란 우산은 이번 시위의 상징이 되기도 했죠. 한편 홍콩 경찰은 지난 두 달 반동안 시위 과정에서 650여명을 체포했고, 129명의 경찰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시위대측 부상 규모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번 시위와 관련해 상당히 많은 사람이 체포됐군요?

기자) 네. 시위 지도부를 비롯해 시위 참가자들이 앞서 경찰의 강제 해산 조치에 저항하면서 체포됐었는데요. 대부분 곧바로 풀려났습니다.

진행자) 시위대가 오늘 시위 현장을 떠나면서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구호를 외쳤다고 했는데.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기자) 앞으로도 진정한 직선제 선거라는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여러 방법으로 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인데요. 어제(10일) 애드미럴티 하커트 로드에는 오늘 경찰의 해산을 앞두고 마지막 집회가 열렸는데요. 시위대와 지지자 수천 명이 참석하기도 했는데요. 대학생 대표로 시위를 이끌었던 알렉스 초우는 "시위는 끝나지 않았다"면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들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에서 부패 혐의로 기소된 고위 공직자에게 이례적으로 사형이 선고됐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국영 기업인 바이윤산업농업기업 총책임자였던 장신화인데요. 중국 돈 4억 위안, 미화 6천5백만 달러 규모의 부패 혐의로 어제(10일) 광저우시 중급인민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중국에서는 시진핑 체제들어 강력한 부패 척결 운동을 벌이면서 고위 공직자 여러 명을 부패 혐의로 기소했지만, 사형이 선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중국에서 고위 공직자가 부패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건 지난 2011년 쉬마이융 전 항저우시 부시장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진행자) 4억 위안이라니, 부패 규모가 엄청나군요?

기자) 그런 것이 이례적으로 사형이 선고된 이유로 보이는데요. 장신화는 지난 2003년 이후 공금 2억8천만 위안을 횡령했구요, 1억 위안 가까운 뇌물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어제 중국에서는 류톄난 전 중국 국가에너지국장의 부패 혐의 재판도 열렸는데요. 류 전 국장은 3천6백만 위안 규모의 부패혐의로 무기징역이 선고됐습니다. 류 전 국장은 사형을 선고 받은 장신화에 비해 훨씬 고위급이지만, 부패 규모는 10분의 1 정도였습니다.

진행자) 류 전 국장이 중국 산업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인물이라고요?

기자) 네. 중국의 경제와 사회발전 전략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 2인자이자, 중국 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에너지국 국장을 겸임했던 인물입니다. 하지만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은 뒤 지난 2012년 공직과 당적을 박탈당하는 쌍개 처분을 받은 후 기소됐고요, 이번에 무기징역형이 선고된 겁니다. 법원은 또 정치권리의 종신 박탈과 개인재산 전액 몰수형도 내렸는데요. 법원에 따르면 류 전 국장은 직무를 이용해 다른 사람의 편의를 봐주고, 직접, 혹은 아들을 통해 불법적으로 재물을 수수했는데요. 지난 2002년부터 2012년까지 부자가 일본 자동차 회사 도요타 등으로부터 3천6백만 위안의 뇌물을 받았습니다. 한편 류 전 국장은 재판 결과를 수용한다면서도, 아들을 엄하게 가르치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며 뇌물 수수의 책임을 아들에게 돌리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저우융캉 전 정치국 상무위원이 부패 혐의 등으로 당적이 박탈되고, 체포와 기소 방침이 내려졌는데요. 저우 전 상무위원에 대해서도 엄중한 처벌이 예상된다고요?

기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저우 전 위원에 대한 사법처리 결정에 대해 강력한 반부패 노력의 일환이라는 사설에 이어, 국가기밀 유출 등의 범죄는 반란죄라는 글도 싣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는 관측이 있고요. 동시에 최고위급 인사라는 점을 고려할 때 시진핑 체제에 대한 역풍을 우려해,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처럼 무기징역이나 혹은 사실상 종신형인 사형유예에 처해질 수 있다는 예상도 있습니다.

진행자) 다음은 러시아와 인도의 정상회담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 중인데요. 오늘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에너지와 경제, 국방 분야 등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두 정상의 회담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합의 내용들도 살펴볼까요?

기자) 러시아와 인도는 오늘 정상회담에서 원자력 에너지 협력 증진 협정을 포함해서 정부간 협약 7개와 기업간 양해각서 13개를 체결했습니다. 특히 러시아의 국영 원자력에너지기업인 로사톰은 앞으로 20년간 인도에 12개의 원자로를 건설하기로 했고요.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는 앞으로 10년간 매년 1천만t의 석유를 인도 에사르 그룹에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경제가 서방 제재와 국제 유가 하락으로 심각한 상황에서, 인도와의 협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또 인도의 사회 기반 시설 건설을 위한 투자도 늘리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국방 분야에서는 어떤 협력을 약속했습니까?

기자) 두 나라가 오랫동안 논의해왔지만 계속 지연되온 5세대 전투기 공동 개발과 다목적 항공기, 고성능 헬리콥터 공동 개발 계획의 진전 방안도 함께 모색하기로 했습니다. 또, 러시아가 인도군의 교육을 지원하는 협정도 체결했습니다.

진행자) 양국 정상은 어떤 발언을 했나요?

기자) 두 나라의 특별한 동반자 관계를 강조했는데요. 모디 총리는 러시아가 인도의 최우선 국방 협력국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항상 인도의 가까운 친구였으며, 관계가 계속 발전해왔다고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조금 다른 소식인데요. 러시아의 힘든 경제 상황과 관련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국민들이 인내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는 내용도 있군요?

기자) 메드베데프 총리가 러시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인데요. 메드베데프 총리는 지난 2008년과 2009년에도 이번과 비슷하게 루블화 가치가 급락했었지만, 러시아 경제는 다시 회복됐다면서, 현재 루블화 가치가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말고 인내심을 갖고 경제가 다시 호전되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러시아 루블화의 미국 달러화 대비 가치는 올초에 비해 65%나 떨어졌습니다.

진행자) 서방 제재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이었습니까?

기자)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미국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불합리하다면서, 이로인해 러시아 경제가 수백억 달러의 손실을 봤다고 밝혔는데요. 앞서 러시아 당국자는 서방 제재로 올해 러시아 경제 손실이 4백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또 경제 제재는 양측의 관계를 완전히 파괴한 어리석은 행동이었다며, 제재가 해제되지 않으면 관계 정상화는 불가능하다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제재 해제를 위해 러시아가 먼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개입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로마 가톨릭 프란치스코 교황이 어제(10일) 공개한 신년 메시지가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착취를 통해 생산된 상품을 구입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고요?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 신년사는 내년 1월 1일 공식적으로 발표되는데요. 어제 교황청이 내용 일부를 공개했습니다. 교황은 금전적 이득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사람들의 타락이 현대판 노예를 만들고 있다면서, 이렇게 타인을 착취함으로써 생산됐을 지 모를 상품은 구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교황은 또 인신매매와 노예노동 근절을 위한 국제적인 협력을 확대할 것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얼마전에도 전세계 많은 현대판 노예가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었죠?

기자) 네. 국제 인권단체 '워크프리재단'이 지난달 발표된 2014 국제 노예 실태 보고서는 전세계에서 3천6백만명의 성인과 어린이가 현대판 노예로 전락했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요. 북한에도 10만8천명이 있다고 밝혔었죠. 현대판 노예는 불법적인 육체 노동 외에도 강제 결혼과 매춘, 강제적인 전쟁동원 등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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