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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0만 달러 규모 전화사기단 적발...유치원 입학 '눈치 전쟁' 치열


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도성민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서울입니다.

진행자) 오늘 한국에서는 사상 최대규모 400억원대(미화 3610만달러) 규모의 보이스피싱 사기조직이 적발됐습니다. ‘보이스피싱’이라면 전화로 개인정보를 알아내 범죄에 이용하는 전화금융사기 수법이죠?

기자) 음성으로 개인정보를 낚시한다는 의미로 ‘보이스피싱’이라고 하는데요. 사기조직을 적발하고 보니 보이스피싱 사기를 수사하던 전직 경찰간부가 총책이었고, 전직운동선수와 모델, 연예인매니저, 폭력배 등 조직원들의 면면도 한국사회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진행자) 400억원대, 미화로 3600만 달러가 넘는 돈, 피해자들도 적지 않겠군요?

기자) 피해자는 2만여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수상하게 걸려온 전화는 응대하지 말아야 한다는 보이스피싱에 대한 주의보가 내려진 지 도 꽤 오래됐는데, 여전히 이런 사기에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사기단 조직은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에 근거지를 두고, 저축은행인 것처럼 속여 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접근한 것인데요. 대출을 위해서 예치금이 필요하다 서류를 만드는 인지대가 필요하다는 등의 수법을 써서 돈을 가로챘던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이들이 갖고 있던 명단은 저축은행을 해킹해 알아낸 개인정보를 많게는 50달러를 주고 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사기를 벌인 사람들은 다 잡았습니까?

기자) 53명을 적발해 26명을 구속 기소하고 필리핀에 숨어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총책인 전직 경찰관을 찾고 있습니다. 한국 검찰은 이 조직을 거의 일망타진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 알아볼까요?

기자) 서울시가 해마다 이맘때 발표하는 통계자료 ‘2014 서울의 하루’ 통계 연보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서울사람들의 일상생활이나 여러가지 현상을 수치로 정리해놓은, 그런 자료군요?

기자) 서울통계가 나온 것은 1960년부터이구요. 어제 발표된자료는 한 해전인 2013년을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서울의 인구, 경제, 교육 등 20개 분야에 345개 항목, 서울의 곳곳의 삶의 모습을 숫자로 비교해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자료일 것 같습니다.

진행자) 자세하게 살펴볼까요?

기자) 지난해 서울에서는 하루 230명의 아기들이 태어났고, 115명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189쌍의 신랑신부가 새로운 미래를 약속한 반면, 55쌍이 이혼을 해 남남이 됐습니다. 하루 평균 718만명이 지하철을 탔고, 455만명이 버스에 올라 시내 곳곳을 다녔구요. 날마다 2283명이 헌혈로 이웃사랑을 실천했습니다.

진행자) 서울의 인구가 천만명 정도라고 하던데, 숫자로 들어보니 정말 바쁘게 움직이는 도시 같습니다.

기자) 지난해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서울의 인구는 1038만8000명이었습니다. 1960년 244만명이었던 인구가 4배이상 늘어난 것이구요. 서울에 사는 외국인은 24만4000명, 나라별로는 한국계 중국인(조선족)이 13만2000명으로 가장 많구요, 그 다음이 중국인, 타이완사람, 일본사람, 미국사람 8079명의 순으로 서울에 살고 있었습니다. 서울시민의 평균 나이는 39.7살, 평균 23.9살 이었던 1960년과 비교해 보니 유소년층은 적고 청장년층이 많은 항아리 형태의 인구구조가 됐습니다.

진행자) 이런 통계가 자료가 나올 때 마다 언제 쯤이면 평양이나, 청진사람들의 일상을 들어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기자) 북한사람들이 한국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만큼, 한국사람들도 북한사람들이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궁금해합니다. 특히 사람이 먹고 자고 생활하는 평범한 일상은 가장 관심거리가 아닐까 하는데요. 통계자료 가운데 전기나 수도 사용량에 대한 것도 있습니다. 서울사람들은 하루 301리터의 물을 사용하고 있구요. 하루 서울시인구가 쓰는 전력은 127,548MWh,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 양은 9189t이었습니다.

진행자) 한국사회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함께 하고 있습니다. 다음 소식은 무엇입니까?

기자) 한국의 기술로 축구장 4개 크기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선이 완공됐습니다. 어제 울산에 있는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이 배의 이름을 붙이는 명명식이 열렸습니다.

진행자) ‘컨테이너선’이라면 컨테이너를 실어 나르는 상선을 말하는 거지요? 축구장 4배 크기라면 대단한 규모군요?

기자)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중공업이 만든 것입니다. 길이가 400m, 폭 58.6m, 높이가 30.5m의 만9천TEU급 컨테이너선입니다. 에펠탑을 눕혀놓은 것 보다 길고, 10층 건물과 비슷한 높이로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만9천개를 실어나를 수 있는 초대형 선박입니다. 중국 해운사인 차이나쉬핑컨테이너라인으로부터 수주한 컨테이너 선 5척 가운데 하나이고, ‘CSCL글로브’호로 이름 붙여졌습니다.

진행자) 세계조선업계에서도 한국이 앞서가는 나라 아닙니까?

기자)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 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간의 경쟁이 세계적 경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중국의 조선업체들도 빠르게 세계시장에 진출하고 있지만 초대형급 선박 건조에는 아직 한국의 기술력이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에 세계 최대규모 1만9천TEU급 상선을 건조한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5년부터 만TEU급 컨테이너선을 건조하기 시작했는데 지난 10년간 80여척의 만TEU급 컨테이너선을 만들어냈고 세계 조선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초대형 선박을 제작해 냈습니다.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큰 상선도 역시 한국의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해 덴마크 해운업체에 인도한 1만8000TEU급 선박이었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 마지막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지금 한국에서는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유치원 입학을 위한 준비가 한창입니다.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부터 시작해 12월 중순까지 원아 모집과 추첨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만 3세~6세 과정으로 되어 있는 유치원. 보육 기능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어린이집에 대한 정부지원이 불확실하다는 소식 때문에 유치원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져 있는데, 입학을 결정짓는 추첨 결과에 따라 부모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한국에서는 대학입학, 취업난만 있는 게 아니군요? 유치원부터 경쟁이 치열하네요.

기자)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지원서를 선착순으로 받았기 때문에 온 가족이 번갈아 가며 유치원 앞에서 밤을 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 2년 전부터 추첨제로 바뀌면서 수월해지는 했지만 역시 원하는 유치원에 자녀를 입학시키기는 ‘하늘의 별 따기’에 비유할 만큼 쉽지가 않습니다. 특히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유치원, 시설이 좋은 유치원의 경우는 9:1의 경쟁률이라는 소식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어서, 아이의 유치원을 보내기 위해서 경쟁률이 낮은 지역으로 이사를 하려 한다는 젊은 부모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유치원 교육비도 만만치 않지요?

기자) 어떤 종류의 유치원인가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과 국공립 유치원, 사립유치원, 영어유치원 등 특수유치원이 있는데요. 적게는 한 달에 100달러 정도에서 200달러 넘게 정부 보조금이 있기는 하지만, 사립유치원의 경우 한달에 최소 300달러에서 500달러, 영어유치원의 경우 7800~800달러까지의 교육비를 염두해 두어야 하는데요. 서울의 경우, 올해부터는 최대 3곳의 유치원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서 입학 가능성이 높은 곳, 집에서 가까운 곳, 시설 좋은 곳 등을 골라 지원서를 넣어야 하는 엄마들의 유치원입학을 위한 눈치 작전이 한창 펼쳐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서울통신 도성민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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