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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신문 '카타르 북한 건설근로자들, 노예 노동'


카타르 수도 도하의 건설 현장 (자료사진)
카타르 수도 도하의 건설 현장 (자료사진)

중동 카타르에서 북한 근로자들이 임금 대부분을 북한 정부에 강탈 당한 채 이른바 `노예노동'을 하고 있다고 영국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2022년 월드컵 개최 준비로 곳곳에서 건설 작업이 한창인 중동 카타르에서 북한 근로자들이 임금도 받지 못하며 고된 노동을 하고 있다고 영국에서 발행되는 `가디언' 신문이 7일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북한 근로자들의 실태가 ‘정부 주도의 노예제’나 다름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가디언' 은 카타르 건설 현장에서 3천여 명의 북한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며, 이들의 임금은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이 강탈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신문은 1990년대 쿠웨이트에서 건설근로자로 일했던 탈북자 박선일 씨를 인용해, 북한이 해외파견 근로자들에게 실제임금의 10%에서 15%만을 지급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수도 도하의 호텔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한 북한 근로자는 `가디언' 신문에 자신은 돈을 받지 않고 회사가 돈을 받는다며, "북한에 돌아가면 돈을 받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2022년 월드컵 결승전이 열리는 카타르 루자일 신도시에서 일하는 한 북한 근로자는 “우리 같은 사람은 돈을 받지 않는다. 우리에게 돈이 직접 들어오지 않는다. 임금은 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 박선일 씨는 북한 근로자들이 비록 임금을 받지는 못해도 해외에서 일하는 데 따른 잇점이 있다며, 북한에서는 상상도 못할 쌀과 고기를 먹을 수 있고 운이 좋으면 일과시간 이후에 추가 수입을 올릴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북한 근로자들의 노동 강도는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디언'은 북한 근로자들이 새벽 6시부터 밤 12시 이후까지 일을 한다며, 베트남, 인도, 네팔, 태국 근로자들이 모두 현장을 떠난 뒤에도 밤 늦은 시간까지 손전등을 비추며 일을 한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신문은 북한 근로자 한 명이 이처럼 긴 시간을 일하는 것인지, 아니면 근로자들이 교대로 장시간 일을 하는 것인지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가디언'은 특히 북한 근로자들이 카타르 건설회사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고 밝혔습니다.

도하 호텔 건설현장의 한 감독은 “2003년부터 북한인들과 일했다”며 “모든 건축업자들이 북한인들을 좋아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근로자들은 군대식으로 규칙을 따르고 자체적으로 목표를 세워 달성하며, 북한 관리인들이 노동자들을 기술적으로 통제하기 때문에 실적이 좋다는 겁니다.

영국에 본부를 둔 ‘국제노예노동반대기구’의 에이던 맥퀘이드 대표는 카타르에서 북한 근로자들이 처한 상황은 강제노동, 현대판 노예제로 간주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독재정권이 카타르와 공모해 북한 주민들을 착취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카타르 노동사회부 대변인은 “북한 근로자들의 임금이나 처우 관련 민원이 접수되지 않았다”며 카타르 정부가 모든 근로자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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