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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ISIL 대응 공군기지 사용 허용...홍콩 경찰, 시위대 바리케이트 철거 긴장 고조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김연호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터키가 공군기지 사용을 미군에 허용했습니다. 시리아 북부 에서 진행되고 있는 미군의 ISIL 공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렁춘잉 홍콩 행정장관이 시위대의 사임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경찰은 시위대가 설치한 바리케이트를 철거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외교 책사로 알려진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이 지난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극비리에 만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내 첫 에볼라 확진 환자를 돌보던 병원 직원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됐습니다.

진행자) 먼저 중동으로 가보겠습니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IL이 시리아 북부도시 코바니를 계속 공격하고 있는데, 상황 어떻습니까?

기자) 치열한 전투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코바니는 터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전략 요충지인데요, ISIL이 코바니를 점령하기 위해 공격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이끄는 연합군이 ISIL을 공습하면서 코바니 사수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쿠르드군을 지원하고 있지만 ISIL의 기세가 쉽게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미 시가전이 시작됐고 코바니의 거의 절반이 ISIL의 손에 넘어 갔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현재 상황을 어떻게 설명하고 있습니까?

기자)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지난 주 직접 설명을 했는데요, 미군의 공습이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ISIL이 여전히 코바니 인근 지역을 장악하고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코바니 전투는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미국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유엔도 상당히 심각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지 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스타판 데 미스투라 유엔 시리아 특사가 지난 주말 코바니의 상황에 대해 아주 강력한 경고를 했습니다. ISIL이 코바니를 완전히 장악하면, 1만 명이 넘는 민간인이 학살될 위험에 놓이게 된다는 겁니다. 지난 90년대 코소보 사태에서 발생했던 참극이 시리아에서 또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미스투라 특사는 이걸 ‘인도주의적 재앙’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따라서 유엔 안보리 뿐만 아니라 국경 너머에 있는 터키군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미국도 터키가 군사 개입에 나서기를 바라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모두 20만 명의 난민이 코바니를 버리고 터키로 넘어갔는데요, 터키가 난민을 수용하는 인도주의적 활동에 머물지 말고 더 적극적으로 군사 개입에 나서야 한다는 게 미국의 입장입니다.

진행자) 사실 ISIL이 코바니를 함락하면 터키 국경이 무너지는 것도 시간문제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터키의 입장에서는 코바니의 쿠르드족 지원이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쿠르드족이 시리아와 이라크, 터키에 퍼져 살고 있는데, 분리주의 독립 운동 때문에 터키가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특히 시리아 북부에서 ISIL과 전투를 벌이고 있는 쿠르드 민병대는 터키 남부의 쿠르드노동자당 PKK와도 연계돼 있습니다. 터키 정부가 테러단체로 지정한 세력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터키로서도 마냥 지켜만 보고 있을 수는 없을 거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지상군 파견은 아직까지도 미루고 있지만, 터키 공군기지를 연합군이 사용하는데 동의했습니다. 미 국방부 당국자가 언론에 이 같은 사실을 12일 밝혔습니다.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12일 미국 NBC 방송에 출연해서 미군의 시리아 작전에 터키 군사시설을 쓰도록 터키 정부가 허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코바니의 ISIL에 대한 공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군이 시리아 북부에 집중하는 사이에 이라크 사태가 불안해지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인근의 안바르주가 ISIL의 손에 넘어가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라크 정부군이 ISIL을 격퇴하는데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겁니다. 미국의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도 12일 미국 ABC방송에 출연해서 ISIL이 바그다드 공항 부근까지 접근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대책은 뭔가요?

기자)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가 공격 당하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미군의 입장입니다. 뎀프시 합참의장도 이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바그다드 공항을 사수하는 이라크 군을 지원하기 위해 아파치 헬기를 동원한 사실도 밝혔습니다. 일단 안바르주 사수가 가장 큰 과제인데요. 국제 연합군에 참여한 21개국의 군 수장들이 곧 미국 워싱턴에 모여 전략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홍콩으로 가보겠습니다. 홍콩의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지 벌써 보름이 넘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13일로 16일째 접어들었습니다. 시위대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전인대가 지난달 말 의결한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 안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선거 안에 따르면1,200명의 후보추천위원 중 절반 이상의 지지를 얻은 후보 2,3명에게만 입후보 자격이 부여되는데, 시위대는 반중 성향 인사의 출마를 막으려는 의도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행정장관은 완전 직선제로 뽑아야 한다는 게 시위대의 주장입니다.

진행자) 시위대가 렁춘잉 행정장관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는데, 렁 장관은 여기에 대해서 입장을 나타냈습니까?

기자) 네. 12일 홍콩 TVB 방송에 출연해서 이 문제에 대해 분명히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마디로 ‘사임은 없다’ 입니다. 렁춘잉 장관이 호주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불법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일면서 야당 의원들도 정식 조사를 촉구하고 렁 장관을 고소하기까지 했습니다. 여기에 대해 렁 장관은 법률과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사임한다고 해서 지금의 시위 사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시위대가 정부 청사 주변을 점거하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도 언급을 했습니까?

기자) 반정부 시위가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닫고 있지만 장기간 지속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렁 장관은 점거와 봉쇄를 풀도록 시위대를 계속 설득하겠다고 했는데요, 하지만 필요할 경우 현장 정리를 위해 최소한의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반정부 시위를 계속 지켜볼 수만은 없다는 얘기인데, 실제로 홍콩 당국의 움직임에 변화가 있습니까?

기자) 시위대가 점거한 지역 일부에서 경찰이 바리케이드 철거에 나섰습니다. 경찰은 홍콩섬 애드미럴티와 까우룽 반도 몽콕 지역에서 시위대의 경비가 취약한 곳부터 바리케이드를 철거했습니다. 경찰이 최루가스통을 운반하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시위대는 바리케이드를 재정비하면서 곳곳에서 경찰과 대치했는데요, 친중 단체들이 경찰의 바리케이트 철거작업에 가세하면서 시위대와 충돌이 벌어졌습니다.
택시와 트럭 운전기사들, 마스크를 쓴 정체불명의 사람들도 친중 단체를 도왔습니다. 경찰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걸 막기 위해 긴급 출동해서 두 세력을 분리했습니다. 흉기를 들고 바리케이드를 철거하던 사람들도 체포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중국과 일본 관계 소식입니다. 아베 일본 총리의 외교 책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극비리에 만났다는 보도가 나왔군요.

기자) 네. 실제 면담은 지난 7월, 그러니까 석 달이 좀 안됐는데요,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이 그 주인공입니다. 일본 언론이 중일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가 관계가 과거보다 상당히 악화된 상태 아닙니까? 특히 영유권 분쟁으로 두 나라의 골이 깊어졌는데, 어떻게 이런 만남이 성사된 겁니까?

기자)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가 7월 말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시 주석을 만났는데요, 이 자리에 야치 국장이 같이 참석한 겁니다. 일본 언론보도를 종합해 보면, 후쿠다 전 총리가 중국의 요청을 받고 독자적으로 방문 문제를 중국 정부와 조율했습니다. 일본 정부를 거치지 않은 거죠. 아베 총리 역시 후쿠다 전 총리가 극비회담을 통해 두 나라 정상간 가교역할을 하는 것에 신중한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후쿠다 전 총리의 시진핑 주석 면담 계획을 알게 된 뒤 자신의 측근인 야치 국장 파견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후쿠다 전 총리와 야치 국장이 중국 측에 전달한 내용은 뭡니까?

기자) 두 사람은 중국의 양제츠 국무위원, 왕이 외교부장과 만나 양국 관계 개선에 노력하겠다는 아베 총리의 뜻을 전달했습니다. 특히 시진핑 주석과의 면담에서는 다음 달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중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뭔가 중요한 대화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전에도 야치 국장이 그런 역할을 한 적이 있습니까?

기자) 지난 2006년에도 야치 국장이 중국과의 물밑 협의를 주도했습니다. 제1차 아베 내각이 출범했을 때였는데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임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꼬인 양국 관계를 풀기 위해 중국측과 교섭했습니다. 결국 아베 총리의 전격적인 중국 방문이 성사됐고 양국이 '전략적 호혜 관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야치 국장은 중-일 관계의 고비 때 중요한 역할을 한 셈인데, 이번에도 성과가 있었습니까?

기자) 중국측이 아베 총리의 태도 변화를 감지하고 야치 국장과 시진핑 주석과의 극비 회담을 성사시킨 것으로 보이지만, 결과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릅니다. 중국측이 두 나라 정상회담의 개최조건을 담은 합의안을 야치 국장에게 제시했는데, 아베 총리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대폭 수정할 것을 중국측에 요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정부는 조만간 야치 국장을 베이징으로 한번 더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진행자) 중국이 제시한 합의안이 뭔지 궁금한데, 알려진 게 있습니까?

기자) 물론 일본 정부의 공식 발표는 없습니다만, 일본 언론을 통해 흘러나온 내용은 있습니다.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언론이 보도한 건데요, 동중국해의 센카쿠 열도, 중국명 댜오 위다오를 둘러싼 영유권 문제가 두 나라 사이에 존재한다는 점을 서로 인정하자는 겁니다. 일본으로서는 아주 민감한 문제이고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입니다. 그리고 아베 총리가 임기 중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겠다고 확약한다는 내용도 들어있습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이런 조건을 내걸지 말고 통 크게 정상회담을 갖자는 입장이어서 합의안이 타결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진행자) 에볼라 속보 알아보겠습니다. 미국에서 에볼라 확진 환자가 처음 발생했는데 결국 지난주 사망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같은 병원에서 환자가 한 명 더 나타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남부에 있는 텍사스주 댈러스의 보건장로병원에서 미국 내 첫 에볼라 확진 환자가 나타났는데, 지난 주 결국 사망했습니다. 라이베리아인 토머스 에릭 던컨 씨였습니다. 그런데 이 환자를 돌보던 간호사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겁니다. 미국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사람과 사람끼리 전염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미국 보건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에볼라는 환자와 직접 접촉하지 않으면 전염이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병원 직원이 어떡하다 에볼라에 감염된 겁니까?

기자) 지적하신 대로 에볼라는 감기 전염과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릅니다. 주변에 환자가 생겼다고 해서 바로 전염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에볼라 환자를 직접 돌봐야 하는 의료진은 보호장비를 철저히 갖추고 일해야 안전합니다. 이 간호사도 장갑과 마스크, 보호복을 착용했지만 지침을 따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지침을 위반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보호 장비를 갖춰도 완벽하게 전염을 막지 못할 수도 있다는 얘기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환자 치료 지침을 반드시 따라야 합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12일 보고를 받고 실비아 버웰 보건장관과 이 문제를 논의했는데요, 미국 의료계가 에볼라 환자 치료와 관련한 지침을 준수하도록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진행자) 환자 상태는 어떻습니까?

기자) 병원 측은 간호사가 안정을 되찾았다고 밝혔습니다. 위독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간호사가 에볼라에 전염된 상태에서 다른 사람들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보건 당국이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댈러스 시 당국은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간호사의 차량과 아파트, 아파트 내 공공구역에 대한 방역작업을 실시했습니다. 병원측도 직원들을 대상으로 에볼라 바이러스 전염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연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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