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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IL, 연합군 공습에도 시리아 접경 압박...홍콩 행정장관, 시위대 사퇴요구 거부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시리아 ISIL이 연합군의 공습에도 불구하고, 터키 국경 부근에서 계속 세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홍콩 렁춘잉 행정장관이 시위대의 사퇴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중국 중앙 정부도 렁 장관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습니다. 백악관 무단침입 사건 등 미국 대통령 경호가 잇따라 허점을 드러내자, 결국 경호실장이 사임했습니다. 미국에서 에볼라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나오면서, 에볼라가 미국에서 퍼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중동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IL이 시리아 북부 터키 접경 지역에서 세력을 계속 확대하면서, 쿠르드족 핵심 도시 코바니를 거의 포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미군 주도 연합군이 최근 이 지역에 공습을 집중하고 있지만, ISIL을 완전히 저지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진행자) ISIL의 코바니 진입이 임박했다는 보도도 있던데요?

기자) 시리아 활동가들의 말을 전하는 '시리아인권관측소'가 오늘 그렇게 밝혔는데요. 코바니 동부와 남동부에서는 ISIL과 쿠르드족 민병대인 인민수비대 사이의 교전이 계속됐는데요. 지난 2주 간의 교전 중에 지난 36시간 사이에 벌어진 교전이 가장 격렬했다면서, ISIL이 곧 코바니에 진입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는 겁니다. 코바니에서는 ISIL이 진입할 거란 우려가 커지면서 매일 수천명의 주민이 터키로 피신하고 있는데요. 코바니와 주변 쿠르드 거주지에서 지난 2주 동안에만 15만 명의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미군이 주도하는 연합군 공습만으로는 ISIL의 진격을 막기 어려운건가요?

기자) 지금까지 상황으로만 봐서는 그렇습니다. 지난주말부터 연합군이 시리아 북부 터키 접경에서 ISIL 목표물에 대한 공습을 계속했는데요. 일부 타격을 입혔겠지만, ISIL의 진격을 완전히 막지는 못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또 ISIL 병력이 적은 규모로 흩어져서 이동하고, 거점을 자주 옮기는 방법으로 연합군의 공습에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편 미 국방부 존 커비 대변인은 ISIL의 이런 특성을 감안한 전술을 마련해서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상에서도 쿠르드 민병대가 ISIL을 막기에 역부족인건가요?

기자) ISIL은 쿠르드 민병대인 인민수비대에 비해 화력이나 수적인 면에서 모두 우세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ISIL은 시리아와 이라크 군기지 등에서 탈취한 탱크와 다연장로켓발사대 등 중화기로 무장했지만, 인민수비대는 소총과 기관총, 로켓추진수류탄 등 경화기로 맞서고 있다는 겁니다. ISIL은 이제 코바니 주변 쿠르드 마을 수백개를 장악하고 코바니를 압박하고 있는데요. 이들은 점령한 마을에서 쿠르드 민병대원과 민간인들을 끔찍하게 참수하며 공포를 조장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코바니 외곽에서 생포한 민병대원 9명을 참수한 사진을 인터넷에 유포시켰는데요. 여기에는 여성 민병대원 3명도 포함돼 있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ISIL의 그런 야만적인 범죄를 피해 대규모 난민행렬이 계속되는 거군요.

기자) 특히 ISIL이 턱밑까지 올라오면서 터키로 향하는 난민이 계속 늘고 있는데요. 시리아 쿠르드 지도자들은 ISIL이 코바니에 진입할 경우 대규모 학살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면서, 이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한편 유엔도 ISIL의 전쟁범죄를 지적했는데요. 유엔은 ISIL이 이라크에서 대규모 학살을 저지르고 여성과 소녀들을 납치, 강간하며, 어린이들은 전투원으로 동원하는 등 끔찍한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ISIL이 시리아 북부에서 세력을 확대하면서 터키의 개입에도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데요?

기자) 터키군은 시리아 국경 부군에 수십대의 탱크를 새로 배치했습니다. 또 오늘 터키 의회는 ISIL에 대응한 군사행동 동의안을 표결하는데요. 이 동의안은 필요에 따라 터키군이 국경 너머 외국에서 작전을 수행하도록 하고, 같은 목적으로 외국 군대의 터키 주둔을 허용한다는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하지만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자신들의 우선 목표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터키가 시리아 북부의 쿠르드족 지원을 주저하는 이유가 있는데요. 이들이 터키 내 쿠르드 반군인 PKK와 연계돼있기 때문입니다. PKK는 지난 30년간 독립을 요구하면서 투쟁을 벌여왔고, 터키와 미국, 유럽연합 등에 테러단체로 지정돼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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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홍콩 시위 사태 속보 알아보겠습니다. 행정장관 선거 완전 직선제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렁춘잉 현 행정장관이 오늘(2일)까지 물러나도록 최후통첩을 보냈었는데,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렁 장관은 시위대의 요구를 거부했고요. 중국 중앙 정부도 시위 사태 발생 후 처음으로 렁 장관에 대한 신뢰와 지지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진행자) 시위대는 렁 장관이 물러나지 않을 경우, 정부 청사를 점거하겠다고 예고했었는데요.

기자) 아직 정부 청사 점거는 없었습니다. 시위대는 현재 홍콩 중심의 대로를 점거한 채 닷새째 시위를 벌이고 있는데요. 시위대는 앞서 렁 장관이 평화적인 시위를 최루탄을 동원해 강경 진압했다며, 렁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었습니다. 이번 시위는 2017년 처음 치러지는 홍콩 행정장관 선거를 앞두고, 중국 중앙정부가 입후보 자격을 친 중국 인사로 제한하는 조치를 취한 데 반발하며 벌어진 건데요. 시위대는 중국 중앙정부에도 대화를 요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중앙정부가 입후보 자격 제한 조치를 바꿀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관측 아닙니까?

기자)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까지 나서서 홍콩 정책과 법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또 이번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중국 관영매체들도 시위대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중국과 홍콩 당국은 기존 선거 계획을 바꾸지 않고 렁 장관도 물러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하고, 시위대의 동력이 약화되도록 시위대에 대한 비난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진행자) 시위 강제 해산 움직임은 없었습니까?

기자) 없었습니다. 하지만 렁 장관과 홍콩 경찰 관계자는 시위대가 정부 청사 점거에 나선다면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경고했는데요. 따라서 앞으로 시위가 어떻게 전개될 지,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한편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미국을 방문 중인데요.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존 케리 국무장관이 시위 사태의 평화적인 해결을 촉구했다고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홍콩의 시위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시위가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케리 장관도 국무부에서 왕 부장과의 회담에 앞서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이 문제를 언급했는데요. 미국은 홍콩의 기본법에 따른 보편적인 참정권과, 홍콩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법에 보장된 자치권을 지지한다면서, 홍콩 당국은 자제력을 보이고 시위대의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상당히 민감한 사안에 대한 발언인데요, 왕 부장은 어떤 반응이었나요?

기자) 케리 장관의 지적에 강하게 반발했는데요. 홍콩 문제는 중국의 내정 문제이며, 중국의 주권은 존중돼야 한다며 미국의 간섭을 거부했습니다. 또 홍콩 당국은 상황을 통제할 수 있으며 불법 행동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왕 부장의 반발도 공동 기자회견장에서 케리 장관이 옆에 서 있는 상황에서 즉각 나온 것입니다.

진행자) 이번에 왕 부장의 미국 방문 의제는 뭡니까?

기자) 미국 국무부는 왕 부장이 케리 장관과 다음달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란 핵 협상과, 이라크 수니파 무장단체 ISIL 대응, 에볼라 사태와 기후변화를 위한 포괄적인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언론들의 관심은 두 장관이 홍콩문제를 놓고 나눈 발언에 집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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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에는 미국 관련 소식입니다. 최근 백악관에서 잇따라 발생한 무단침입사건으로 논란이 커졌었는데, 결국 대통령 비밀경호국장이 사임했군요?

기자) 네. 지난해 3월 첫 여성 경호국장으로 취임했던 줄리아 피어슨이 어제(1일) 사임했는데요. 제이 존슨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어제 피어슨 국장이 제출한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무단침입 사건이 결국 사임 이유가 됐나요?

기자) 그 밖에도 오바마 대통령 경호에 심각한 허점이 있었던 것이 속속 밝혀졌는데요. 우선 말씀하신 지난달 무단 침입 사건도 처음에는 침입자가 담장을 넘어 백악관 관저까지 질주한 후 현관에서 붙잡혔다는 게 공식 발표 였는데요. 하지만 나중에 이 남성이 관저 안으로 들어간 후 공식 행사장인 이스트룸에서 붙잡힌 것으로 언론 보도 결과 드러났습니다. 또 이 남성은 무기가 없었다는 첫 발표와 길이 10 센티미터에 달하는 칼도 가지고 있었고, 이전에 백악관 주변에서 무기를 가지고 배회하다 붙잡힌 적도 있는 것으로 밝혀져 더 문제가 됐죠.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총을 든 전과자와 한 엘리베이터에 탔었다는 보도도 있었는데요?

기자) 무단침입 사건 전 날 터진 사건이 뒤늦게 알려진 건데요.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6일 미 질병통제국 산하 건물을 방문했을 때 엘리베이터에 같이 탔던 인물이 폭력 전과 3범에 총까지 갖고 있었다는 겁니다. 이 남성은 오바마 대통령을 계속 휴대전화로 찍다가 경호원의 저지를 당한 뒤 따로 조사 과정에서 그런 사실이 밝혀졌는데요. 역시 대통령 경호에 허점을 보인 사건인데, 경호실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즉각 보고하지 않다가 언론에 공개되지 직전에야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이런 '경호 실패'의 책임을 지고 피어슨 국장이 사임했습니다. 피어슨 국장은 비밀경호국에서 30년간 일했는데, 국장 취임 1년 반만에 경호국을 떠나게 됐습니다.

진행자) 미국 소식 하나 더 알아보죠. 미국에서 처음으로 에볼라 감염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나왔는데, 보건당국의 안심하라는 당부에도 우려가 가라앉지 않고 있군요?

기자) 네. 특히 이 환자가 처음 찾아갔던 병원에서 좀 더 빨리 환자를 격리시키고 추가 접촉을 막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집으로 돌려보냈던 사실이 밝혀졌는데요. 그래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왜 그런 겁니까?

기자) 병원 측도 실수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문제의 환자는 라이베리아 출신의 40대 남성 토마스 에릭 던컨으로 알려졌는데요. 지난 달 20일 미국의 가족들을 방문하기 위해 텍사스 댈러스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24일부터 고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서 26일에 병원에 갔는데요. 이 남성이 에볼라 의심 증상을 보이고, 서아프리카에서 왔다는 것을 간호사에게 밝혔는데도 격리 조치 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병원은 유감스럽게도 소통 과정에서 이 사실이 완전히 전달되지 않았고, 환자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반영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환자는 더욱 심각한 증상으로 28일 병원을 두 번째 찾은 후에야 격리됐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증상이 나타나고 격리 되기까지 나흘이란 시간이 있었는데, 전염 가능성이 있잖습니까?

기자) 네. 현지 보건 당국은 어제까지 던컨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된 사람은 가까운 친지 등 18명이며, 이들의 상태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중에는 어린이 등 학생 5명도 있고 이들이 학교에도 갔던 것으로 알려졌고요. 어른들 중에는 유사 증세를 보이는 사람도 1명 있다고 합니다. 이 사람이 에볼라 감염으로 확인되면 처음으로 미국에서 2차 감염이 발생하는 겁니다.

진행자) 던컨과 접촉한 학생들이 학교에도 갔다고 했는데, 많은 학생들이 접촉하는 학교에서 에볼라가 퍼진다면 심각한 상황 아닙니까?

기자) 하지만 에볼라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전염되지 않고요, 전염도 공기 중으로는 불가능하고 환자의 체액과 접촉했을 때만 전염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던컨과 직접 접촉했던 학생들만 격리됐고, 학교는 그대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편 던컨은 라이베리아에서 텍사스까지 올 때 비행기를 두 번 갈아탔는데요. 벨기에 브뤼셀과 이 곳 워싱턴 인근의 덜레스 공항입니다. 하지만 보건 당국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전염되지 않기 때문에 전염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던컨이 어떻게 에볼라에 감염됐는지도 밝혀졌나요?

기자) 가족들은 던컨이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에 감염된 임산부를 도왔었다고 밝혔는데요. 이 임산부가 병원에 갔다가 더 이상 수용할 수 없다며 거부 당하자, 임산부가 집까지 갈 수 있게 옆에서 도왔다는 겁니다. 이 임산부는 나중에 집에서 사망했고요. 하지만 이것이 직접적인 감염 원인으로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진행자) 미국인들은 이번 사건 때문에 크게 불안해하고 있죠?

기자) 네. 방송과 신문에서 이번 사건을 크게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는 급성 호흡기질환을 일으키는 '엔테로바이러스' 감염 사례도 전국적으로 수백 건이 보고됐고요, 최근 사망한 어린이까지 나오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이런 전염병 감염을 막기 위해, 손을 자주 씻거나 소독하고, 특히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거나 접촉했을 때는 특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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