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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남중국해 문제 미국 중재 거부...클린턴 전 장관, 오바마 외교 정책 비난


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이 미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중재 노력을 거부했습니다. 이라크 극단주의 반군 세력에 대한 미군의 공습이 이어졌습니다. 미국 대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오바마 정부의 외교정책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아시아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주말 미얀마에서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이 열렸는데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앞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제안한 남중국해 갈등 중재 방안을 거부하면서, 오히려 미국이 간섭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케리 장관의 제안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기자) 미국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우선 각 당사국들이 갈등을 고조시킬 수 있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제안했었습니다. 남중국해에는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등이 영유권 갈등을 겪고 있는데요, 중국이 일방적으로 석유 시추 작업을 강행하고, 구조물 설치를 추진하면서 주변국들이 강하게 반발했었습니다. 이로인해 해상 충돌이 벌어지고, 베트남에서는 반중국 폭동까지 일어났었습니다.

진행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긴장 고조 행위를 중단하라는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건가요?

기자)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오히려 미국의 간섭이 남중국해 갈등을 고조시킨다고 주장했습니다. 왕 부장은 어제(10일) 연설에서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일부 역외 국가가 오히려 지역의 갈등을 불러오고 안정을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왕 부장은 또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은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과거에도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서 영유권 문제를 협의하는 것 자체를 거부했었죠?

기자) 이번에도 그런 자세에 변화가 없었는데요. 왕 부장은 영유권 문제는 직접 당사국들의 문제지, 다자회의에서 논의할 사안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이런 입장에 대해 미국 정부도 다시 반응을 내놨군요?

기자) 미국 국무부는 중국이 남중국해 긴장을 완화하는 조치를 취하는지 지켜본다는 반응니다.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오늘(11일) 중국 정부의 입장에 대한 반응을 묻는 질문에, 곧 열릴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 간의 고위급 실무 회의에서 긴장완화를 위한 조치가 나올지 보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은 남중국해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미얀마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서 논의된 북한 관련 내용은 앞서 한반도 뉴스 시간에 전해드렸는데요. 중국과 일본의 비공식 외무장관 회담도 열렸죠?

기자) 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9일 밤 회담했는데요. 지난 2012년 아베 정권 출범 이후 첫 양국 외무장관 회담이었습니다.

진행자) 어떤 의견이 오갔습니까?

기자) 악화된 양국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기시다 외무상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떻게 관계개선을 추진할 지 솔직한 대화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번 대화가 관계개선을 위한 조치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일본에 관계 개선의 정치적 걸림돌을 제거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는데요. 두 나라 관계는 동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일본 정부의 과거사 인식 등을 둘러싸고 급격히 악화됐었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중동으로 가보겠습니다. 주말동안에도 이라크 반군에 대한 미군의 공습이 계속됐다고요?

기자) 네. 미군은 지난 8일 제한적 공습을 시작했는데요. 어제(10일)까지 사흘간 9 차례에 걸쳐 공습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습에서는 걸프만에 주둔 중인 조지 HW 부시 항공모함에서 발진한 F/A-18 전투기와 프레데터 무인 폭격기가 동원됐습니다.

진행자) 어떤 지역이 공습 대상이었습니까?

기자) 미군은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구 수도인 아르빌 주변에서 5 차례, 이라크 소수계 야지디 족 거주지역인 신자르에 4차례 공습을 단행했습니다. 공습 대상은 반군의 이동식 포대와 장갑차 등 군사시설이었습니다.

진행자) 공습의 효과가 있었나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이 앞서 이라크 공습을 전격 결정한 건 쿠르드족 자치구 수도 아르빌 주변에서 수니파 극단주의 반군 '이슬람 국가'가 세력을 넓히며, 아르빌을 위협했기 때문입니다. 아르빌에는 미국 공관과 미국인들이 있는데요. 사흘간의 공습으로 반군이 타격을 입으면서, 쿠르드 자치군 조직인 페쉬메르가가 일부 마을을 다시 탈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페쉬메르가 대변인은 미군의 공습이 도움이 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페쉬메르가에 대해 직접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더군요?

기자) 익명의 미국 관리가 언론에 밝힌 내용인데요. 상당히 이례적인 조치고, 그만큼 미국이 이라크 상황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이 됩니다. 미국은 그동안 이라크 중앙정부에 대한 무기 지원만을 했는데, 처음으로 쿠르드족 자치정부에 대한 무기를 지원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어떤 무깁니까?

기자) 미국 어떤 무기를 지원했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국방부를 통한 지원은 아니라고 언급했는데요. 따라서 미 중앙정보국, CIA가 관여했을 거란 추측을 낳고 있습니다.

진행자) 소수계 야지디족이 고립돼있던 신자르는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미군은 신자르에서 이라크 반군에 대한 공습을 4차례 가했고, 또 고립된 야지디족들을 위한 지원물자도 투하했습니다. 한편 '이슬람 국가' 수니파 반군들이 야지디족 5백여명을 학살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 중 일부는 산 채로 매장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한편 이라크 기독교인 등 다른 소수계들도 이라크에서 미군이 개입이 확대돼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런 위기 속에서도 이라크 정치권은 계속 혼란에 빠져있다고요?

기자) 푸아드 마숨 신임 대통령이 누리 알말리키 현 총리가 아닌 하이데르 알아바디 현 국회부의장을 새 총리로 지명했습니다. 마숨 대통령은 알아바디 총리에게 새 내각을 구성하도록 요청했는데요. 하지만 알말리키 총리도 그동안 3선 연임 의지를 강하게 밝혀왔기 때문에 강력 반발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앞서 알말리키 총리는 마숨 대통령에 대한 제소 의지를 밝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알말리키 총리는 마숨 대통령이 헌법을 무시하고 자신을 총리로 지명하지 않고 있다며 제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었는데요. 알말리키 총리는 자신이 이끄는 법치연합이 원내 최대 세력이라는 판결을 근거로, 자신이 총리가 돼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진행자) 이라크 안팎에서 통합을 위해 알말리키 총리가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시아파인 알말리키 총리는 그동안 권력을 독점한 채 수니파와 쿠르드족 등 소수계를 배제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는데요. 자신이 속한 시아파에서 조차 사퇴 압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총리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알말리키 총리가 바그다드에 친위부대를 배치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어떤 반응인가요?

기자) 미국 정부는 마숨 대통령을 지지하면서, 이라크 정부가 국민의 통합 요구를 저버려서는 안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미얀마에 이어 호주를 방문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이라크에서 새 통합정부의 구성은 국가 안정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면서, 알말리키 총리가 정치적 긴장을 고조시켜서는 안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고요?

기자) 네. 클린턴 전 장관이 어제(10일)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바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판했는데요. 클린턴 전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 정부에서 외교 수장인 국무장관을 역임하지 않았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비판했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진행자)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오바마 정부가 시리아 내전 초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인데요. 시리아에서는 3년 이상 내전이 계속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미국이 온건파와 중도파 반군을 초기에 군사적으로 지원하지 않으면서 큰 공백이 생겼고, 이를 극단주의적인 무장 세력이 채웠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시리아 내전 초기에 미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면서, 극단주의적인 세력이 성장하는 빌미를 줬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또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 부재를 지적했는데요. 훌륭한 나라는 체계적인 원칙이 필요하다면서, 실수를 피하기만 하려는 건 원칙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은 오바마 대통령을 비판한 겁니다.

진행자) 클린턴 전 장관이 최근 가자지구 사태와 관련해서는, 이스라엘에 대한 강한 지지 입장도 밝혔다고요?

기자) 네. 클린턴 전 장관은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은 정당하다고 말했는데요.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인명피해에 대해서는 끔찍하다면서도,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로켓 공격에 대응해서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가자지구 사태의 책임은 하마스에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미국 언론들은 클린턴 장관의 이런 외교 관련 발언을 대선 출마를 앞둔 행보로 보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외교 정책을 포함해 오바마 정부에 대한 미국 국민들의 지지도는 현재 바닥 수준입니다. 미국 언론들은 클린턴 전 장관이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선 긋기에 나섰다면서, 이는 대선 출마를 앞두고 오바마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터키에서 사상 처음으로 국민이 직접 대통령을 선출하는 직선제 대통령 선거가 열렸는데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현 총리가 당선됐군요?

기자) 네. 터키 중앙선관위는 오늘(11일) 에르도안 총리가 52% 득표로, 과반득표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2차 투표없이 1차 투표 만으로 에르도안 총리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됐습니다.

진행자) 에르도안 총리가 총리로서도 오랫동안 터키 정부를 이끌어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에르도안 총리는 지난 2003년 집권해서 11년째 총리를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5년 임기의 대통령에 다시 선출됐는데요. 앞으로 대통령 중심제로 개헌하고 5년 뒤에 연임에도 도전할 것으로 보여, 20년이 넘게 집권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터키에서 얼마전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던 기억도 있는데, 실제 선거에서는 과반수 이상의 유권자들이 에르도안 총리를 지지했군요?

기자) 네. 전문가들은 에르도안 당선자가 그동안 이룬 경제적 성과를 가장 중요한 업적으로 꼽고 있습니다. 터키 경제는 2000년대 초에는 외환위기를 맞았었지만, 에르도안 총리 집권 이후 매년 5% 이상 성장하는 눈 부신 성과를 보였고, 이번 선거에서도 유권자들의 지지로 이어졌다는 겁니다.

진행자) 하지만 에르도안 당선자가 장기집권하면서 권력이 집중되는 현상에 대한 우려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특히 앞서 말씀드린대로 에르도안 당선자가 집권 후 대통령 중심제로의 개헌을 추진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또 터키 경제가 최근 주춤하면서, 에르도안 당선자가 총리시절 이뤄낸 성장을 계속 이어가기 어려울거란 우려도 있습니다. 에르도안 총리는 현재 세계 17위 규모의 터키 경제를 앞으로 10년 안에 세계 10위권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제시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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