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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처 장관 사퇴 여론 고조...애플사, 헤드폰 전문업체 비츠 30억 달러에 인수


미국의 주요 뉴스를 살펴보는 ‘워싱턴 24시’ 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대기자 명단을 조작한 미국 보훈병원의 실태 보고서가 발표된 뒤 에릭 신세키 보훈처 장관의 사퇴 여론이 다시 고조되고 있습니다. 시카고 시의 총기 규제 정책이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리자 이를 완화하는 내용의 조례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가 사람 간에 전염됐다는 발표를 번복했습니다. 미국의 전자업체 애플이 헤드폰 전문업체 비츠를 30억 달러에 인수합니다.

진행자) 미국 보훈병원의 실태를 지적하는 내용의 군 감찰관 보고서가 발표됐죠?

기자) 네. 미군 감찰관실 (OIG)이 어제 (28일) 35쪽 분량의 감사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이를 계기로 에릭 신세키 보훈처 장관에 대한 사퇴 압박이 다시 거세지고 있습니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공화당 뿐아니라 민주당 일부 인사들도 가세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보고서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긴 겁니까?

기자) 문제가 된 애리조나 주 피닉스 보훈병원에 1천700 명의 비공식적인 대기자 명단이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병원 측은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이 같은 사실을 속여 왔던 건데요. 실제 지난해 이 병원에 226 명이 치료차 예약을 했지만 84%의 환자들이 장기간 기다려야 하는 불편을 겪었습니다. 그런데도 병원 측은 예약 대기자들의 절반 이하만 대기 시간이 다소 지체됐다는 허위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피닉스 보훈병원은 이를 토대로 보훈처로부터 우수평가를 받고 직원들은 급여 인상과 보상을 받기까지 했습니다.

진행자) 환자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기다렸던 겁니까?

기자) 보훈처는 보훈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의 예약대기 기간을 최장 30일 이내가 되도록 목표를 설정해 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피닉스 병원에 예약한 226명의 평균 대기 시간은 무려 115일에 달했습니다. 병원 측은 이 같은 대기자 명단을 비밀목록으로 만들어 따로 관리했기 때문에 명목상으로는 적정한 대기 시간을 유지하는 것처럼 위장할 수 있었습니다.

진행자) 피닉스 병원의 또다른 문제는 치료 대기 중이던 사망자 40 명의 사망 원인에 대한 것인데요. 그 부분도 밝혀졌습니까?

기자) 이번 보고서는 치료를 예약한 뒤 대기만 하다가 목숨을 잃은 40 명에 대해서 근본적인 사망 원인을 파헤치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환자들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만 밝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죠?

기자) 네. 공화당 중진 의원으로 지난 2008년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존 맥케인 상원의원이 전면에 나서 신세키 장관 사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맥케인 의원은 성명에서 신세키 장관이 구조적인 문제들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했거나 의회와의 소통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며, 보훈처에 새 지도력이 필요하다는 점이 명백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같은 당 소속 다른 의원들도 신세키 장관이 의회와 감찰관실 등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보훈정책에 실패했다면서 사퇴 압박을 가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민주당 의원들도 신세키 장관 사퇴를 요구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마크 우달 상원의원이 민주당 의원 가운데는 처음으로 신세키 장관의 사퇴를 언급했는데요. 이후 존 월쉬, 케이 헤이건, 알 프랜켄, 지니 샤힌 상원의원들이 가세했고요. 하원에서도 스콧 피터스, 브루스 브랠리, 론 바버, 팀 라이언, 캐롤 쉐아 포터 의원 등이 강경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무엇보다 피해 당사자인 퇴역 군인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겠는데요?

기자) 보훈단체들 가운데도 신세키 장관의 사퇴 요구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미 재향군인회는 신세키 장관의 사퇴를 직접 언급했고요. 이라크-아프가니스탄 미군참전용사회 (IAVA)는 성명에서 이번 보고서로 보훈처도 은퇴 군인들의 영원한 버팀목은 아니라는 점이 명백해졌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쯤 되면 오바마 대통령도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 아닌가요?

기자) 백악관은 그러나 지금은 보훈병원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신세키 장관 경질 문제를 논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일로 매우 고심하고 있다면서 보훈처가 퇴역 군인들의 의료 지원 개선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논란의 중심에 있는 신세키 장관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네. 신세키 장관은 이번 보고서를 검토해 봤다면서 자신이 충분히 비난받을 만 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제가 된 피닉스 보훈병원에 대해서는 즉시 모든 이용자 1천700 명이 적절한 시간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신세키 장관은 오바마 행정부 1기 때부터 보훈처 수장을 맡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 시의 강력한 총기 규제 정책에 제동이 걸렸다고요?

기자) 네. 시카고에서는 현재 총기판매상 설립과 총기 거래가 전면 금지돼 있는데요. 그런데 최근 법원의 결정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새로운 총기 규제 완화 조치를 취하게 됐습니다.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은 시 행정구역 내에 총기상을 열 수 있도록 하는 조례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린 겁니까?

기자) 시카고 지방법원이 지난 1월에 총기 판매와 소유권 이전을 사실상 전면 금지한 시 조례에 대해 위헌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새 조례를 제정하라고 명령했는데요. 시카고 시가 시민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도 있지만 헌법은 자기방어를 위한 총기 소지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고 지적한 겁니다. 재판부는 당시 시카고 시 측이 판결에 항소할 수 있도록 효력 개시를 유예했는데요. 이매뉴엘 시장이 결국 이에 승복한 겁니다.

진행자) 그러면 총기판매상 개업을 전면 허용하는 건가요?

기자) 몇 가지 단서 조항들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새 조례안에는 총기상들이 총기 거래와 관련한 모든 상황을 동영상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조건이 담길 전망입니다. 또 구매신청일로부터 적어도 하루에서 사흘이 지난 뒤에 총기를 양도할 수 있도록 하고, 학교와 공원 등으로부터 적어도 150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서만 개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이매뉴얼 시장은 거래 녹화 의무화는 총기 밀매와 가짜신분증으로 총기를 구입하려는 시도를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한 번에 여러 개의 총기를 구매하는 것도 제한을 받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새 조례안은 개인이 한 달에 1 자루 이상의 권총을 구입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이 같은 규제 사항이 잘 지켜지는지에 대해 시 당국이 분기별로 총기상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와는 별도로 경찰은 모든 거래 기록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만일 이 같은 규정을 지키지 않을 경우 총기상의 면허는 취소됩니다.

진행자) 중동호흡기질환, 메르스가 미국에서 사람간 감염 사례가 확인돼 비상이 걸렸었는데, 그렇지 않은 것으로 판정났다고요?

기자) 네. 현재 미국 내에서 메르스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2 명인데요. 얼마 전 이들 중 1 명과 접촉한 다른 미국인이 메르스에 감염됐다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일리노이 주에 거주하는 제3의 환자는 중증은 아니었는데, 질병통제센터가 앞서 발표 내용을 번복하고 사람 간에 전염된 것이 아니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검사를 잘못 진행했던 건가요?

기자) 어떤 질병에 대한 확정 판결을 내리기 위해서는 여러 검사들을 병행하게 되는데요. 일리노이 주 환자의 경우 특정 검사에서는 메르스 바이러스가 발견됐지만 다른 여러 검사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남성은 가벼운 감기 증상만을 보여서 별도의 치료도 받지 않았는데요. 이로써 미국 내 메르스 환자는 현재 공식적으로 2 명입니다. 이들은 모두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고 돌아온 뒤 증세를 보였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미국의 대표적인 전자업체 애플 사가 헤드폰 전문업체인 '비츠 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애플이 고급 헤드폰 제조사인 비츠 일렉트로닉스를 30억 달러에 인수합니다. 비츠의 ‘비츠 바이 닥터 드레’라는 헤드폰은 세계적으로도 명성을 얻고 있는 상품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거래는 애플의 인수합병 역사상 최대 규모인데요. 시장이 평가하는 비츠 가치의 약 3배에 달하는 액수입니다.

진행자) ‘닥터 드레’는 본래 가수 이름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기 힙합 가수 출신의 닥터 드레가 바로 비츠의 공동 창업자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비츠가 만드는 헤드폰은 빨간색과 하얀색 등 검은색 일색의 헤드폰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강렬한 색상을 사용해 눈길을 사로 잡았는데요. 특히 전세계 연예인과 음악가들로부터 단순한 음악 감상용 도구를 넘어 패션 소품으로 큰 각광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비츠의 헤드폰 사업보다는 비츠가 올해부터 시작한 음악 실시간 감상 서비스 ‘비츠 뮤직’이 비츠를 사들이는 주된 목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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