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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아베 총리, 집단자위권 추진 공식화...베트남 반중 시위서 사망자 발생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준비돼 있습니까?

기자) 일본 정부가 집단자위권 행사를 위한 움직임을 공식화 했습니다. 집단자위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헌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베트남 반중국 시위 도중 중국인이 사망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터키에서는 탄광 폭발 사고 사망자수가 280명을 넘어선 가운데, 정부의 안전 관리 문제에 대한 비판이 높습니다.

진행자) 먼저 집단자위권 추진과 관련한 일본 정부 움직임 살펴보죠.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늘 (15일) 총리 관저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앞으로 집단자위권을 제한적으로 행사하기 위해 헌법 해석 변경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베 총리가 추진하고 있는 집단자위권이 뭡니까?

기자) 집단자위권은 동맹국이 공격 받았을 때, 자국에 대한 공격이 아니더라도 반격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집단자위권은 유엔헌장에 들어있는 것으로 모든 회원국들이 행사할 권리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그동안 방어 목적의 군사력만을 보유한다는 평화헌법에 따라, 집단자위권을 행사하지 않았었습니다. 집단자위권은 있지만 헌법이 인정하는 최소한의 자위권 범위를 벗어나기 때문에 행사할 수 없다는 해석이었죠. 그런데 이런 해석을 변경하겠다는 게 오늘 아베 총리가 밝힌 방침입니다.

진행자) 상당히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는데, 아베 총리는 집단자위권 행사가 왜 필요하다는 겁니까?

기자) 아베 총리는 변화하는 안보환경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내기 위해 집단자위권 행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는데요. 중국의 해양 진출 확대와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 등을 언급했습니다. 또, 일본은 평화국가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며, 평화를 지켜낼 수 있는 태세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아베 총리는 자신의 자문기구인 안보간담회에서 오늘 집단자위권 헌법 해석 변경을 제안하는 보고서를 제출 받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일본의 집단자위권을 행사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이뤄질까요?

기자) 보고서는 집단자위권 행사의 구체적인 사례도 들고 있는데요. 집단자위권과 집단안전보장, 회색지대를 뜻하는 '그레이존'으로 나눠서 몇 가지 사례를 제시했습니다. 우선 집단자위권 행사의 예로는 공해상에서 미국의 함선이 공격 받았을 때 방어하거나 미국으로 향하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겁니다. 두번째로 집단안전보장은 유사시에 외국 군대의 경호가 가능하도록 자위대의 무기 사용이 가능하도록 했고요, 그레이존 사태는 무력공격이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무장세력 등이 낙도에 상륙하는 경우에 자위대를 즉각 보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는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 등을 겨냥한 조치로 보입니다.

진행자) 들어보니까, 이라크 전쟁처럼 다국적군에 직접 참가해서 무력을 행사하는 경우는 빠져 있군요?

기자) 네. 아베 총리도 오늘 그 점을 강조했는데요. 자위대가 무력 행사를 목적으로 다른 나라의 전투에 참가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집단자위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앞으로 일본 군사태세의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변국들이 우려하고 있는데요. 지금까지는 전수방어 개념에 따라 방어 위주의 군사력으로 제한했다면, 집단자위권을 행사함으로써 군사태세를 확대하고 특히 공격 개념의 군사력을 확충해 나가려는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중국과 한국 등 주변국들이 반응이 어떤가요?

기자) 네. 중국은 오늘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의 정례브리핑을 통해, 일본의 군사안보 움직임을 주변국들과 함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화춘잉 대변인은 과거 일본의 침략 역사를 지적하면서, 일본은 역사를 반성하고 평화와 안정에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도 일본이 집단자위권을 행사하더라도 한반도에서 한국 정부의 동의 없이 결코 이뤄질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집단자위권이 유엔 회원국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권리이기 때문에, 중국과 한국 모두 명시적인 반대는 하지 않지만 우려의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진행자) 미국은 어떤가요?

기자) 미국은 이미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를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동맹국인 일본이 동북아 지역과 국제안보에 더 많이 기여하려는 노력을 환영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일본 내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여론 조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본 국민들도 집단자위권 행사나 군사력 확대에 대해 찬성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높습니다. 또한 개헌이 아니라 일개 정권의 각의 결정 만으로 헌법 해석을 바꾸고, 헌법 조항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비판도 있고요. 하지만 아베 총리가 헌법 해석 변경 추진을 공식화 한만큼, 올해 안에 변경을 끝낸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일본 언론들은 연립여당 내에서도 공명당은 여전히 반대 의견이 많기 때문에 진통이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베트남으로 가보겠습니다. 베트남에서 반중국 시위 도중 중국인이 사망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으로 시작된 긴장이 새로운 국면으로 확대되고 있는데요.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중부 하띤성에서 벌어진 반중국 시위 도중 중국인 1 명이 사망했다고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관영매체는 최소한 2 명의 중국인이 숨지고 100여 명이 다쳐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고요. 또 현지 병원 의사의 말을 빌어 베트남인 5 명과 중국인으로 보이는 외국인 16 명 등 21 명이 사망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는데요, 확인된 숫자는 아닙니다.

진행자) 상황이 심각한데, 충돌이 어떻게 벌어진 겁니까?

기자) 하띤에는 외국계 공장들이 들어서 있는데요. 베트남 노동자들이 반중 시위를 벌이다가 중국인들과 충돌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과정에서 방화도 일어났는데요. 타이완 기업 포모사 플라스틱 그룹은 자사 공장에서 베트남계와 중국계 노동자 사이에 충돌이 벌어져 중국인 1 명이 사망했고, 공장도 불에 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베트남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베트남 정부는 그 동안 평화적인 반중국 시위는 허용했습니다. 하지만 폭력 행위에는 강력히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베트남에서는 어제 남부 빈즈엉에서도 반중국 시위 도중 외국 공장들에 불을 지르거나 약탈하는 사건이 벌어졌는데요. 베트남 정부는 이와 관련해 500명을 체포해서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베트남 내에서는 반중국 시위가 외국 공장이 들어선 공단을 중심으로 벌어지면서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거란 우려가 높은데요. 피해가 커서 조업을 중단하거나 철수를 고려 중인 기업들도 있습니다. 응웬 딴 둥 베트남 총리는 이번 사태가 일부 극단주의 세력에 의한 것이라면서, 기업 활동이 정상화되도록 신속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자국 근로자 사망 소식에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 대변인은 중국인 사망자 소식에 중국이 경악하고 있다면서, 베트남 당국에 엄중히 항의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베트남 정부가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손실에 대해서도 배상할 것을 요구했는데요. 중국 정부 당국자를 해당 지역에 보내서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반중국 시위의 원인인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도 가라앉을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이 문제가 된 석유 시추시설을 당분간 운영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에 영유권 갈등으로 고조된 긴장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 중국은 오늘 회담과 협상을 위한 채널이 열려있다면서, 확전을 자제하자는 태도도 보였는데요, 베트남이 어떻게 반응할 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터키 탄광 폭발 사고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사망자 수가 계속 늘고 있군요?

기자) 현재 사망이 확인된 광부 숫자가 280 명을 넘었는데요. 이미 역사상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탄광사고로 남게 됐고요. 또 갱도에 120 명에서 많게는 150 명의 광부가 여전히 갇혀 있는 것으로 알려져서 인명 피해 규모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됩니다. 구조대는 갱도에 산소를 투입하면서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인데요, 갱도 안에 여전히 불길이 남아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총리의 발언이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요?

기자) 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가 탄광 폭발 사고는 일어날 수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해서 공분을 샀는데요. 게다가 이번 사고도 관리 당국이나 업체에서 안전 조치를 충분히 취했다면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터키 정부에 대한 항의 시위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수도 앙카라와 이스탄불에서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대가 진압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터키 내 또 다른 탄광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1 명이 숨지는 등 안전에 총체적인 문제가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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