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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남가주 산불, 통제 불능...뉴욕 9.11 테러 추모기념관 개관


미국의 주요 뉴스를 살펴보는 ‘워싱턴 24시’ 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는 데요.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미 서부 캘리포니아 주에 발생한 산불이 겉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습니다. 지난 2001년 9.11 테러 피해를 입었던 뉴욕 맨해튼 현장에 ‘9.11 기념관’이 문을 엽니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가 911 신고전화를 이용한 경찰의 무리한 이민단속 행태를 지적했습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부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건강이상설을 일축했습니다.

진행자) 먼저,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의 산불 소식 알아보죠. 산불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요?

기자) 네. 한인들 사이에서 남가주로 불리는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이 또 다시 심각한 재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해마다 봄철이면 이 곳에는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대형 산불이 잇따르는데요. 올해도 예외가 아닙니다. 특히 샌디에이고 북부 지역에서 일어난 산불은 지난 이틀 동안 7제곱킬로미터 가량의 숲을 태우며 거주지역까지 접근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진화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불을 끄는 속도보다 주변으로 옮겨 붙는 속도가 더 빠른 상황인데요. 소방 당국은 소방관 350 명과 항공기 등을 동원해 밤샘 진화 작업을 벌였지만 진압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마침 이 지역에 강풍까지 불어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에 따라 당장 피해가 우려되는 2만 가구에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습니다. 주민들은 직장과 학교에서 황급히 돌아와 짐을 꾸려 대피하느라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진행자) 현재까지 피해 정도는 어떻습니까?

기자) 샌디에이고 카운티 정부는 5곳 이상에서 큰 산불이 발생했다면서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또 캘리포니아 주의 대표적인 부촌으로 손꼽히는 랜초 산타페 지역에도 불이 번져서 수 백만 달러짜리 저택과 골프장, 승마장 등에 연기와 잿더미가 날아 들었습니다. 이와 함께 칼스배드의 유명 놀이공원인 ‘레고랜드’도 폐쇄됐고요. 샌디에이고의 해병대 훈련기지 캠프 펜들턴에도 피해가 우려돼 일부 시설과 부설 초등학교 등이 문을 닫았습니다.

진행자) 피해 지역에는 폭염이 극심하다고 하던데요, 산불을 더 악화시키는 모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무더위는 이번 산불의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해마다 겪는 이 같은 산불은 말씀드린대로 고온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 때문인데요. 바짝 말라붙은 나무들이 바람에 마찰을 일으키면서 쉽게 불이 일어나는 겁니다. 샌디에이고 등은 최근 연일 섭씨 38도를 기록하고 있고요. 바람은 최고, 시속 80킬로미터에 이르고 있습니다. 반면 습도는 겨우 3~4%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음은 미 동부 뉴욕으로 가 보겠습니다. 지난 2001년에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공격을 받아서 무너진 세계무역센터 건물 터에 9.11 기념관이 문을 연다고요?

기자) 네. 정식 명칭은 ‘국립 9.11 추모박물관’입니다. 이른바 쌍둥이 빌딩이 무너진 건물터, 즉 뉴욕 맨해튼의 ‘그라운드 제로’에 들어서는 기념관인데요. 이 시간 현재 개관식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이어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를 며칠 앞둔 오는 21일에 일반인들에게 정식으로 개방됩니다. 현재 개관식에는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희생자 유가족, 생존자 등이 참석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조금 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내용의 연설을 했습니다.

진행자) 9.11 추모박물관은 어떻게 꾸며져 있습니까?

기자) 우선 1층 추모관은 벽과 천장이 유리로 된 중앙홀에 녹슨 철제기둥 두 개가 배치됐습니다. 이 기둥은 붕괴된 세계무역센터 북쪽 건물에 있던 것입니다. 또 지하 전시실에는 불타는 고층건물에서 수 백 명이 빠져나올 때 이용했던 ‘생존자의 계단’이 망가진 채 진열돼 있습니다. 그리고 세계무역센터 꼭대기에 있던 안테나 일부, 지붕이 찌그러진 소방차도 전시됐습니다. 이밖에 9.11 테러 당시 희생자들의 사진과 음성메시지, 현장으로 달려가던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 탈출 시민이 신었던 먼지 앉은 구두, 납치된 여객기 승객의 손목시계 등이 전시돼 있습니다.

진행자) 테러가 발생한 지 거의 13년이 돼서야 추모박물관이 문을 열게 됐는데, 그렇게 늦어진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우선 재원 마련에 적잖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번 기념관 건립에는 정부 재정과 민간 기부금 등 총 7억 달러가 들었습니다. 이런 이유 등으로 기념관은 유료로 운영되는데요. 일반인들의 입장료는 1인당 24 달러로 책정됐습니다. 또 추모 방식을 두고 논란도 적지 않았고, 지하에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희생자 시신이 안장되는데 대해서도 일부 유가족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 내 이슬람 단체들은 9.11 추모박물관이 반 이슬람 정서를 심어줄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 본부를 둔 한 인권단체가 경찰의 이민자 단속 행태를 지적했다는데, 어떤 내용이죠?

기자) 갑작스런 사고나 어려움을 겪게 될 때 미국에서 이용하는 전화번호가 있는데요. 바로 911입니다. 미국에서는 여전히 소방관이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정도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직업인데요. 그런데 일부 이민자들이 911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가 오히려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하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 (HRW)'가 이 같은 공권력 남용 사례를 공개했습니다.

진행자) 911 전화를 이용했다가 어떻게 어려운 처지가 됐다는 거죠?

기자) 휴먼 라이츠 워치가 오늘 (15일) 공개한 동영상이 있는데요. 3분44초짜리 영상에는 테네시 주 내쉬빌에 거주하는 이민자들이 겪게 된 사연들을 여럿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 미구엘이라는 이름의 여성 이민자는 어느날 가족간에 다툼이 발생해서 911에 전화를 했는데, 이 사건은 결국 추방 조치로 끝을 맺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그 상황으로 돌아간다면 절대로 911에 신고전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 전화 한 통이 자신의 인생을 바꾸고 말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911에 신고전화를 한 이민자들이 불법체류 신분이 드러나면서 추방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휴먼 라이츠 워치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소방대에 구조 요청을 하는데 왜 경찰이 출동하는 거죠?

기자) 미국 911 신고전화는 소방청과 경찰청이 공유하도록 돼 있습니다. 강력 사건과 관련한 신고일 경우 경찰이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이민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신고 전화에 대해서는 경찰이 신고자의 체류 신분을 먼저 확인하는 절차가 진행되는 겁니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을 때 이민자가 만일 체류신분을 증명할 만한 적절한 서류를 갖고 있지 않을 경우 곧바로 현장에서 체포돼 이민세관국으로 넘겨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경험을 한 이민자들은 두 번 다시는 911 전화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경찰이 이민단속 업무까지 하고 있기 때문이군요?

기자) 네. 미국 내 일부 주 정부들은 경찰에 이민단속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데요. 행인 중 누구라도 의심이 되는 경우 불시검문을 통해 체류 신분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주도 있습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는 그러나 어려움을 당해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을 단속하는 것은 비인도적인 처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민단속 업무는 경찰의 업무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에 공화당 소속 인사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건강 문제를 언급했었는데,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부인을 옹호하고 나섰다고요?

기자) 네. 공화당 선거전략가인 칼 로브 씨가 최근 공식 석상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뇌 손상을 겪고 있을지 모른다”고 주장했었는데요.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2012년 말 뇌진탕 증세로 병원에 입원했던 일이 있습니다. 당시 리비아 벵가지 영사관 피습 사건으로 정치권이 들썩일 때였는데요. 클린턴 전 장관은 청문회 출석도 연기하고 응급실로 실려가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 일을 두고 로브 씨는 클린턴 전 장관이 심각한 내상을 입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겁니다. 이에 대해 클린턴 전 대통령은 “아내의 건강은 내가 잘 안다”며 로브 씨의 주장은 억측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전 장관이 민주당의 유력한 대권 후보다 보니 선거를 겨냥한 일종의 ‘흠집내기’라는 주장이죠?

기자) 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어제 (14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공화당은 처음에는 아내가 뇌진탕에 걸린 척 꾀병을 부리고 있다고 하더니 이제는 거의 죽은 사람 취급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것은 시작일 뿐이며, 공화당은 아내의 건강과 관련해 더 많은 의혹을 제기할 테지만 전혀 문제가 없다는 걸 인정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클린턴 전 장관은 자신의 장관 재임 시절 업무를 직접 옹호하고 나섰다고요?

기자) 네. 클린턴 전 장관은 같은 날 미국유대인협회 (AJC)가 주최한 한 포럼에 참석해 연설을 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지난 2010년 이란의 핵무기 계획 저지를 위한 유엔의 제재를 이끌어내는데 자신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는데요. 하마스가 폭력을 포기하고 이스라엘의 생존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의 발언은 그가 이란에 유화적이고 이스라엘에 대해 강경하다는 공화당 일각의 비판에 정면 대응하는 적극적인 행보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끝으로, 역시 정치권과 관련한 소식인데요. 현역 의원들에 대한 미국인들의 선호도가 꽤 낮은 편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역 의원들이 재선될 자격이 있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22%만이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절대 다수인 72%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는데요. 이는 같은 조사가 이뤄진 1994년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이전까지 현역 의원들에 대한 최악의 선호도는 2010년의 33%였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정치인들에 대한 인식이 더 나빠진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기자) 이번 조사는 현역 의원들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이유에 대해 묻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구체적인 이유까지는 알 수 없는데요. 다만 갤럽은 전반적으로 현역 의원의 재선 성공률이 낮아지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또 기존에는 설문조사 결과와 실제 선거 결과는 상관관계가 그리 높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0.83까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입지가 흔들리는 현역 의원들이 많을 것으로 갤럽은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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