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오바마, 일본 센카쿠 입장 지지...러 외무장관, 우크라이나 군사개입 가능성 언급


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일본을 방문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중-일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 열도와 관련해 일본에 대한 분명한 지지 입장을 밝히자, 중국이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러시아 외무장관이 우크라이나 동부에 대한 군사 개입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오늘은 일본 관련 소식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늘(23일) 아시아 순방의 첫 방문지인 일본에 도착했는데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북한에 관한 발언은 앞서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중국과 일본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 열도와 관련해 일본에 대한 분명한 지지 입장을 밝히면서, 중국이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기자)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 '요미우리' 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인데요. 센카쿠 열도 문제에 있어서 미국의 정책은 명확하다면서, 센카쿠 열도는 일본에 의해 관리되고 있고 따라서 미일안보조약 적용 대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센카쿠 열도에 대한 일본의 행정권을 훼손하려는 어떠한 일방적인 시도에도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도 지지한다고 말했는데요. 국제 안보에서 더 큰 역할을 맡고자 하는 일본의 노력을 크게 환영한다면서, 집단자위권 행사를 검토하는 아베 신조 총리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센카쿠 열도가 미일안보조약 적용 대상이라는 게 어떤 의미를 갖습니까?

기자) 미일안보조약은 일본의 안전 보장을 위해 미군을 일본에 주둔시키고, 필요시 군사적 지원을 한다는 내용인데요. 따라서 센카쿠 열도가 미일 안보조약 대상이라는 것은, 센카쿠 열도에 대해 무력 침공 등의 조치가 있을 경우, 미군이 방어를 위해 군사적 조치를 취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센카쿠 열도가 미일안보조약 적용 대상이라는 미국 당국자의 발언이 새삼스러운 건 아니지 않습니까? 얼마전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도 일본에서 비슷한 말을 했던 것 같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당시 헤이글 장관도 센카쿠는 일본이 관리하고 있으며, 따라서 미일안보조약 대상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센카쿠 열도가 미일안보조약 적용 대상이라고 공개적이고 확실하게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그만큼 동맹국 일본에 대한 안보 지원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입니다.

진행자) 중국은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매우 강력하게 반발했습니다. 중국은 센카쿠 열도를 댜오위다오라고 부르는데요. 중국 외교부 친강 대변인은 오늘 정례브리핑에서, 댜오위다오가 미일안보조약 적용대상이라는 데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면서, 미국은 영유권 분쟁에서 중립을 유지한다는 약속을 존중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친 대변인은 또 미국이 언행에 신중을 기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건설적인 역할을 하라고 말했는데요. 중국은 댜오위다오, 센카쿠 열도가 역사적으로 자국 영토이며, 일본이 불법적으로 점거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앞서 소개해드린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이고, 실제 아베 신조 총리와의 공동성명에 어떤 문구가 들어갈지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내일 예정된 미일정상회담에서 나올 공동성명과 기자회견 발언 내용이 사실 더 주목되는데요. 그 동안 일본 정부는 센카쿠 열도가 미일안보조약 대상이라는 내용을 명시하려고 추진해왔지만, 미국은 조심스러운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실제 공동성명에서 이 내용이 빠진다면, 오바마 대통령의 인터뷰 발언은 일본의 입장은 지지하되 중국을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는 중간적인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러시아 외무장관이 우크라이나 동부에 대한 군사개입 가능성을 언급했다고요?

기자)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오늘 러시아 방송 'RT'에 출연해서 한 말입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의 합법적인 이해와 러시아인의 이해에 직접적인 공격이 가해지면, 국제법에 따라 군사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고위 당국자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와 관련해 군사 개입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서, 긴장이 한층 고조되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이미 크림반도에 군사 개입해서 병합한 전례가 있지 않습니까?

기자) 당시 크림반도에는 러시아의 군기지가 있었고, 우크라이나 과도정부 집권 이후 신속하게 주요 거점을 장악했었죠. 하지만 최근 친 러시아 세력들이 분리독립을 주장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에는 러시아 기지가 없고, 그 동안에도 군사 개입 가능성을 부인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에 변화가 있는데요. 라브로프 장관은 군사 개입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러시아인의 이해가 침범당한 경우로 지난 2008년 남오세티야 사태를 들기도 했습니다. 당시 그루지야가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남오세티야 자치공화국에 군사공격을 가하자, 러시아는 현지 러시아인들을 보호한다면서 대규모 병력을 파견하고 그루지야와 전면전을 치른 바 있습니다. 남오세티야는 현재 국제사회의 인정은 받지 않고 있지만, 사실상 독립상태입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동부와 접한 러시아 접경 지역에 이미 대규모 병력이 파견돼있죠?

기자) 네. 앞서 나토는 4만명의 준비된 병력이 우크라이나와의 접경 주변에 집결해 있다고 밝혔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도 오늘 방송에서 이 병력을 언급했는데요.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가 그 동안 접경 지역에 군대를 추가로 주둔시키고 있는 사실을 부인한 바 없다며, 우크라이나도 러시아에 접한 지역에 군대를 이동 배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이런 조치는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고요.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해 우선 러시아가 병력을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비난했다고요?

기자) 네.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 과도정부가 미국의 지휘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과도정부를 불법적으로 권력을 잡은 극우세력으로 규정하면서,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평화적인 시위대에 폭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입니다. 이는 친러 무장세력이 관공서 등을 장악한 상황과는 맞지 않는 얘기죠. 현지에서는 총을 든 친러 무장세력을 쉽게 볼 수 있으니까요. 반면 미국은 러시아가 친러 무장세력의 배후에서 사태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동부 현지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역시 상황이 악화되는 분위기인데요. 친러 세력이 장악한 동부 슬라뱐스크에서는 어제 납치됐던 친 중앙정부 정치인 2명이 숨진채 발견됐습니다. 그러자 우크라이나 정부도 친러 분리주의 세력 진압을 위한 군사작전을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이로써 미국과 러시아, 유럽연합, 우크라이나가 긴장 완화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했던 제네바 4자회담은 거의 유명무실화된 상황입니다. 한편 이렇게 사태가 악화되자 미국 국방부도 폴란드와 발트해 연안 3국에 600명의 지상군 병력을 파견하고,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비한 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지난달에도 폴란드에 F-16 전투기 12대를 배치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아시아 소식 하나 더 살펴보겠습니다. 말레이시아 인근 말라카 해협에서 일본 유조선이 해적들의 공격을 받았다고요?

기자) 오늘(23일) 오전에 벌어진 사건입니다. 디젤 450만 리터를 싣고 싱가포르에서 버마로 가던 일본 유조선이 총과 칼로 무장한 해적들의 공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들은 낚싯배로 위장한 모터보트를 타고 유조선에 접근한 후 선원들을 위협했는데요. 선원들의 손발이 묶여있는 사이, 미리 기다리고 있던 유조선 2척이 다가와서 디젤 250만 달러 어치를 훔쳐서 달아났다고 합니다. 선원 3명도 납치했습니다. 선원은 일본인들은 아니고 인도네시아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말라카해협에서 해적의 활동이 끊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기자) 말라카해협은 전세계 석유 수송의 4분의 1을 차지하는데요. 매년 10건에서 20건의 해적 사건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그 동안 해적 활동이 드물었던 말라카 해협 북부에서 발생했고, 이례적으로 선원들까지 피랍됐는데요. 현지 경찰은 해적들이 점점 대규모화하면서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