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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외교 갈등 증폭...'베이징 대기 양호한 날 6년 중 25일 불과'


미국의 주요 뉴스를 살펴보는 ‘워싱턴 24시’ 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유엔주재 신임 이란대사를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외교적 갈등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미국 신문이 중국주재 미국대사관의 6년치 베이징 대기오염 측정자료를 분석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인선한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자에 대한 상원 인준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됩니다. 휴일 사이 미 중부 캔자스 주 유대인 센터에서 총격 사건으로 3명이 목숨을 잃었고요, 유타 주에서는 자신이 낳은 신생아 6 명을 살해한 여성이 붙잡혔습니다.

진행자) 유엔주재 이란대사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군요?

기자) 네. 두 나라의 외교적 갈등이 갈수록 높아가고 있는데요. 미국 백악관이 지난 11일 하미드 아부탈레비 신임 유엔대사의 미국 입국 비자를 발급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데 대해, 이란이 비난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이 이란대사의 입국을 거부하는 명분이 뭔가요?

기자) 아부탈레비 대사가 과거 미국을 겨냥한 공격에 가담했던 인물이라는 겁니다. 아시다시피 유엔본부는 미국 뉴욕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 파견된 유엔대사는 이곳에 상주하게 됩니다. 그런데 미국 정부가 안보상 이유를 들어 특정인의 입국을 불허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아부탈레비 대사가 가담했다는 사건, 다시 한번 되짚어 볼까요?

기자) 네. 사건은 지난 197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과격파 이슬람 학생들이 팔레비 이란 국왕의 신병 인도를 요구하며 테헤란주재 미국대사관을 점거했는데요. 이 때 70여 명의 미국 외교관이 인질로 잡힌 채 444일간이나 대치 상황이 계속됐습니다. 이 사건으로 미국과 이란은 외교관계가 단절됐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 국무부는 당초 신임 이란대사의 비자 발급을 허용하려 했던 것 아닌가요?

기자) 사실 이번 논란은 공화당을 중심으로 한 의회에서 시작됐는데요. 국무부는 당초 비자를 허용할 예정이었지만 정치권의 반발이 커지면서 방침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미 의회 상원과 하원은 각각 아부탈레비 대사의 입국을 거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의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으로서는 미국 정부의 결정에 당연히 불만이겠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아부탈레비 대사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자신은 당시 폭력 행위를 주도하지 않았고 단지 협상을 위한 통역 과정에만 참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유엔주재 이란대표부는 미국 정부의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면서, 미국의 결정은 “국제법 위반으로, 유엔 회원국이 자국의 대표를 선정할 권리를 침해한 것이며 유엔 소재국으로 당연히 해야 할 의무도 이행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이란 정부는 아부탈레비 대사 임명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라고요?

기자) 네. 미국 정부의 비자 불허 방침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아부탈레비 유엔 주재 대사의 교체를 검토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요.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은 최근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문제는 유엔 차원에서 법적 절차에 따라 다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부탈레비 대사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과 서방국가들의 핵 협상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데요, 이번 일이 자칫 협상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요?

기자) 국제외교 문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그런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란 핵 협상과 관련해 모처럼 조성된 미국과 이란의 화해 분위기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사태가 미국을 비롯한 주요 6개국과 이란 사이에 진행 중인 핵 협상에는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마침 이란에 간첩 혐의로 수감돼 있는 미 해병대원의 항소심 재판이 있었다고요?

기자) 네. 이란 항소법원이 간첩 혐의로 사형을 선고 받은 미국의 전 해병대원 아미르 미르자이 헤크마티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어제(13일) 보도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가 사형 선고 당시 헤크마티에게 적용된 ‘간첩 혐의’ 대신 ‘적대적인 정부에 협조한 혐의’를 적용했다고 하는데요. 헤크마티는 체포 직후인 지난 2011년 12월에 자신은 비밀리에 파견된 미 중앙정보국 (CIA) 정보원이라고 진술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헤크마티가 해병대에서 통역요원으로 근무했을 뿐 CIA 스파이가 아니라면서 할머니를 만나러 이란에 갔다가 체포된 것이라며 석방 운동을 벌여 왔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대기오염 상황을 베이징주재 미국대사관에서 계속 측정해 왔었는데요. 이번에 그 심각성을 나타내 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고요?

기자) 네. 중국 베이징의 최근 6년간 대기오염 상태를 측정한 결과 미국 환경규정 기준으로 괜찮았던 날이 25일 뿐이었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이 오늘 (14일) 중국 인터넷판을 통해 보도했습니다. 지난 2008년 4월부터 지난 달까지 6년치 자료를 신문이 직접 분석한 겁니다.

진행자) 베이징의 실제 대기 오염 수치가 얼마로 나온 겁니까?

기자) ‘공기질 지수 (AQI)’라는 것이 있는데요. 미국의 환경 기준상으로 이 값이 50 이하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렇게 인체에 위험한 300 이상까지 모두 6단계로 분류되는데요. 측정 기간인 2천28일 가운데 공기질 지수가 50 이하인 ‘양호’가 25일에 불과했다는 겁니다. 반면 미 환경보호청 기준으로 ‘부적합’에 해당하는 공기질 지수 100 이상은 1천632일로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진행자) 6년 중 공기가 깨끗했던 날이 한 달도 채 되지 않는다는 건데요. 미국 기준은 그렇고, 중국 환경 기준은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의 경우 양호한 대기의 기준은 1입방미터 당 미세먼지가 34 마이크로그램 이하로 미국에 비해 3 배 정도 더 많습니다. 그 만큼 환경 규정이 느슨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처럼 중국의 환경 기준을 적용할 때 조사대상 6년 기간 중 대기 상태가 ‘양호’한 날은 380일로 늘어나고 ‘부적합’에 해당하는 날은 1천105일로 줄어들게 됩니다. 시진핑 중국 정부가 뒤늦게 나마 환경 개선을 국정 과제로까지 내세운 만큼 이 같은 대기오염 기준도 이번 기회에 재검토 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오바마 행정부가 논란이 끊이지 않는 건강보험개혁제도의 주무 부서인 보건복지부 장관을 교체했는데, 상원 인준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고요?

기자) 네. 오바마케어, 즉 건강보험 개혁제도에 줄곧 반대해 온 공화당 의원들은 실비아 매튜스 버웰 보건복지장관 지명자도 탐탁지 않다는 반응인데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하원 뿐아니라 상원까지 장악하겠다는 각오로 민주당과 오바마 대통령의 취약점인 오바마케어를 계속 공략하는 분위기입니다. 따라서 버웰 지명자의 상원 인준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진행자) 어떤 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거죠?

기자) 우선 직무 적합성 여부를 들고 있는데요. 공화당 소속 마샤 블랙번 하원의원은 어제 (13일) `CBS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예산 전문가인 버웰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선택한 것은 흥미 있는 일이라면서 오바마 행정부가 새 건강보험 가입자 수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 있는 것 아니냐며 비꼬아 말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케어 가입자 수에 어떤 문제가 있다는 거죠?

기자) 지난 달 말까지 오바마케어 가입자 수는 정부의 당초 목표치인 600만 명을 훨씬 초과해서 거의 800만 명에 달한다는 공식 발표가 있지 않았습니까, 오바마 행정부는 이를 자축하는 분위기였는데요. 하지만 공화당 일각에서는 누군가 숫자를 조작한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버웰 지명자는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임명 당시 상원으로부터 만장일치로 인준을 받았던 인물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백악관 살림을 맡는 예산관리국과 미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보건복지부장관 자리는 분명 다르다는 게 공화당 의원들의 판단인데요. 팀 스콧 상원의원은 `폭스뉴스' 와의 인터뷰에서 “버웰이 예산관리국장으로 탁월한 선택이라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그가 보건복지장관으로도 훌륭한 선택이라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주말과 휴일 사이 미국 내에서 벌어졌던 사건사고 소식들 정리해 보죠. 우선 유대인 시설에서 총격 사건이 있었죠?

기자) 네. 미 중부 캔자스 주의 한 유대인 공동체 시설에서 어제 (13일) 오후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져 3 명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현지 경찰은 70대 백인 용의자 1 명을 체포해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유대계를 겨냥한 증오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몇 년 전에도 수도 워싱턴 DC의 유대인 학살 기념관에서 인종주의자가 총격 사건을 저지른 적이 있고요. 해마다 유대인과 유대인 시설 등을 겨냥한 증오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자신이 낳은 신생아 6 명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비정한 여성이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국 유타 주의 한 30대 여성이 자신이 낳은 아기를 잇달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매건 헌츠먼이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1996년부터 2006년까지 10년간 자신이 낳은 아이 6 명을 죽인 뒤 시신을 집 차고에 보관해 온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데요. 이 사건은 헌츠먼의 전 남편이 최근 차고를 정리하다가 종이상자에 담긴 갓난아이의 시신을 발견하면서 드러났습니다. 8년 전 한국에서는 프랑스인 부부가 자신들이 낳은 영아 2 명의 시신을 냉동실에 보관했던 일로 떠들썩 했었는데요. 이번 범행도 세상을 또 다시 경악하게 할 만한 엽기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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