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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 '조류독감 비상방역’ 선포


북한 황해북도 사리원의 양계장에서 한 여성이 조류 독감 예방을 위한 살균제를 살포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 황해북도 사리원의 양계장에서 한 여성이 조류 독감 예방을 위한 살균제를 살포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에서 1년 만에 다시 조류독감이 발생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조류독감의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수의비상방역위원회를 설치하고 전국에 ‘조류독감 비상방역’을 선포했습니다. 또 발생 지역의 교통을 차단하고 감염 조류들을 살처분 하는 등 방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조류독감이 무엇이고, 사람에게 전염될 가능성은 없는지, 또 어떤 예방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김현진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김현진 기자, 우선 조류독감이 어떤 질병이고, 주요 증상은 어떤지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조류독감은 오리나 닭 등 가금류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돼 나타나는 질병입니다. 증상은 바이러스의 병원성에 따라 다양하지만 대체로 호흡기 증상과 설사가 나타나면서 산란율이 급격히 줄어들고요, 심한 경우 폐사하게 됩니다.

진행자) 북한은 지난 달 21일 평양의 한 닭공장에서 발생한 조류독감이 다른 닭공장들에 계속 전파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조류독감이 어떤 경로를 통해 전파되나요?

기자)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조류독감이 철새의 이동경로에 따라 확산되는 것으로 보아 철새의 분변에 의해 가축농장의 닭이나 오리에게 전파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감염된 닭이나 오리와 자주 접촉할 경우 깃털이나 먼지, 분뇨에 혼재된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전파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조류독감이 발생하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나요?

기자) 발생 농장의 감염 동물을 살처분 하는 등 신속히 오염원을 제거해야 합니다. 또 농장 출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출입자와 출입차량, 오염 대상 물건과 농장 등을 매일 소독해야 합니다.

진행자) 이번에 북한에서 발생한 조류독감이 사람한테 감염될 가능성도 있나요?

기자) 북한에서 발생한 조류독감의 바이러스 형은 H5N1형인데요, 세계보건기구 WHO에 따르면 사람에게 감염돼 심각한 질병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WHO는 특히 이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잘 전염될 수 있는 형태로 변형될 경우 세계적인 대유행병을 일으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사람에게 감염된 사례가 적잖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WHO의 보고서를 보면요, 지난 1997년 홍콩에서 발생한 조류독감이 사람에게 처음으로 감염됐습니다. 이후 2003년과 2004년 H5N1형 조류독감이 재발해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까지 확산됐는데요, 당시 수 백여 명이 감염됐고, 이 중 상당수가 사망했다고 WHO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조류독감에 걸린 사람에게서는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기자) 38도가 넘는 고열과 기침, 숨가쁨, 호흡 곤란 증상이 나타납니다. 또 설사와 구토, 복부 통증, 가슴 통증도 나타나고요, 일부 환자의 경우 코피를 흘리거나 잇몸에서 피가 나기도 합니다.

진행자) 북한에서 조류독감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주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어떤 주의를 기울여야 할까요? 닭고기나 오리고기는 먹어도 되는 건가요?

기자)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섭씨 70도 이상의 고온에서 파괴됩니다. 따라서 닭이나 오리를 완전히 익혀 먹으면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살코기의 경우 붉은색이 모두 없어질 때까지 익히고, 계란은 노른자가 다 익어야 합니다. 하지만 감염된 가금류를 먹기 위해 만지거나 조리하는 과정에서 오염된 피 등을 통해 조류독감에 감염될 위험성이 있다고 WHO는 밝히고 있습니다. 바로 이 때문에 조류독감에 걸린 가금류는 즉각 살처분 하고 매몰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진행자) 그밖에, 조류독감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들로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기자)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휴지나 손, 팔 등으로 입과 코를 가리고, 사용한 휴지는 잘 처리한 후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합니다. 또 집에서 닭이나 오리를 기르는 사람들은 가금류의 분비물과 배설물이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금류를 다룰 때는 장갑이나 장화를 착용하고요, 가금류를 가까이 한 후에는 비누로 손과 발 등을 깨끗이 씻어야 합니다. 비누가 없으면 재를 이용해서 깨끗이 문질러 바이러스를 없애도록 합니다. 특히 아이들과 임산부는 감염 위험이 높기 때문에 가금류와 알을 가까이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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