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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본에 한일관계 개선 촉구...공화당, 정부 부채한도 한시 유예 검토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이 일본 외무상과의 회담에서 한일관계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미국 정부의 부채 한도 조정과 관련해 공화당이 1년간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행정 권한으로 테러 지원자에 대한 이민 규제를 완화할 방침입니다. 미국에서 계속되는 추운 날씨가 범죄율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우선 미국과 일본의 외무장관들이 만난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과의 미-일 외교장관 회담이 지난 7일 워싱턴에서 열렸는데요. 이 자리에서는 최근 갈등을 빚고 있는 한-일 관계 개선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일본에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라고 촉구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독도, 혹은 다케시마의 영유권이나 야스쿠니 신사 참배, 군 위안부 문제 등 여러 과거사 문제들이 정리되지 않아 갈등을 빚고 있는데요. 미국은 동맹국들 사이에 빚어지는 이 같은 불협화음에 대해 우려해 왔습니다. 그래서 기회가 있을 때 마다 한-일 관계 개선을 촉구해 왔었는데요. 이번에 일본 측의 책임론을 더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케리 장관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촉구한 겁니까?

기자) 케리 장관은 우선 한-일 관계가 나빠지면 이는 미국의 국익에도 반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는 ‘한-일관계에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고 물었는데요. 이에 대해 기시다 외무상은 구체적인 협력을 쌓아가며 끈기있게 대응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국익이라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크게 북한 핵 문제와 중국의 군사적 영향력을 꼽고 있는데요. 이들 두 가지 현안들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뿐 아니라 미국에도 큰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려면 미-한-일 3개국이 긴밀히 공조해야 하는데, 이렇게 한-일간에 갈등을 빚고 있으면 이런 공조가 힘들어 진다는 겁니다. 케리 장관은 또 이번 회담에서 중국의 역할론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마침 한국과 일본 정부가 과거사 갈등 해소를 위한 고위급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아직 구체적인 시기가 정해진 것은 아닌데요. 일본의 야치 쇼타로 국가안보국장이 조만간 한국을 방문해서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최근 보도한 바 있습니다. 현재 이를 위한 양국간 물밑 접촉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에 대해 백악관도 즉각 환영 입장을 내놨다고요?

기자) 백악관 고위 관리가 어제(9일) 한국 언론에 양국의 이번 노력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에반 메데이로스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이 한국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양국 모두 관계를 개선하는데 강력한 이해가 있다고 본다면서 미국은 이를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존 케리 국무장관이 아시아를 순방하는군요?

기자) 네. 케리 국무장관이 오는 13일부터 18일까지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순방길에 나섭니다. 하지만 이번 순방에 일본은 빠졌습니다. 케리 장관은 우선 13일과 14일 이틀동안 서울을 방문하는데요.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미-한 외무장관 회담을 갖고, 한미동맹 발전방향과 북한 문제, 또 한일 관계 개선 등 여러 현안들을 논의할 전망입니다.

진행자) 케리 장관의 중국 방문도 관심을 모으고 있죠?

기자) 네. 케리 장관은 14일에 중국 베이징으로 이동해서 한국과의 협의 내용을 토대로 중국 측과 북한 문제에 대한 협의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와 관련해 국무부는 케리 장관이 중국의 평화로운 부상을 환영하는 미국의 입장을 전달하고 기후변화 문제 등 다른 현안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케리 장관은 이어 인도네시아와 아랍에미리트도 잇달아 방문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일정은 어떻게 돼가고 있습니까?

기자) 오바마 대통령의 4월 아시아 순방 때 한국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는 미국내 한국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파이낸셜 타임스’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에 한국을 방문국에서 제외하면 한-일 관계가 더 악화하고 미국이 아시아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최근 실었습니다.

진행자) 어떤 전문가들의 의견입니까?

기자)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국장인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과,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등입니다. 이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한국을 제외한다면 아시아내 미국의 입지가 약해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화제를 바꿔보죠. 미국 정부의 부채 한도 조정 문제와 관련해 공화당 측이 추진하고 있는 방안이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국 정부가 빚을 더 내서 국정 운영 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부채 한도를 더 상향 조정해야 하는데요. 현행 법에는 의회의 승인을 반드시 받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공화 양측이 이를 협상 도구로 삼아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이 이번에, 내년 2월이나 3월까지 한도를 1년 가량 한시적으로 더 증액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최근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만일 1년 뒤로 부채 한도를 유예한다면, 일단 올해 중간선거를 치르고 보겠다는 얘기인가요?

기자) 그런 의도로 풀이됩니다. 오는 11월이면 대부분 연방 상하원의원들이 물갈이 되는 미국의 중간선거가 치러지는데요. 만일 공화당이 또 다시 예산 문제로 오바마 행정부의 발목을 잡을 경우, 미국과 세계 경제에 적잖은 타격이 되기 때문에 그에 대한 책임론이 대두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중간선거를 통해 지지세를 확보한 뒤에 본격적인 공세에 나서도 늦지 않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1년 한시 연장안에는 아무런 조건도 없는 겁니까?

기자) 물론 중요한 단서가 몇가지 있습니다. 현재 거론되는 것은 미국 의료 복지 정책 가운데 하나인 ‘메디케어’의 의사 환급률과 군인 생명 수당을 일부 하향 조정하는 조건입니다. 종전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법 핵심 조항 철회나, 키스톤 XL 송유관 건설 사업 승인 등 굵직한 현안들이 거론됐지만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이민개혁법안이 의회에서 여전히 표류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오바마 행정부가 일부 완화 조치를 내놨다고요?

기자) 네. 테러 단체를 지지한 전력이 있는 사람들은 미국 이민이 자동으로 규제돼 왔는데요. 오바마 행정부가 행정 권한으로 이를 완화하기로 했습니다. 현행 제도는 미국이 규정한 테러 용의자나 테러 단체에 물질적으로 지원한 사람은 자동으로 미국 입국을 차단하도록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국무부와 국토안보부가 더 이상 자동 차단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검토하도록 규정을 완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발표 역시, 의회가 협조하지 않으면 행동에 나서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의지 표명인가요?

기자) 그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결정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새해 국정연설 이후 이민 문제와 관련해 내 놓은 첫번째 조치가 되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당시 연설에서 대통령에게 부여된 행정권한을 최대한 이용해 자신의 주요 국정과제를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습니다. 다만, 국토안보부는 망명이나 난민 신청자들이 국가 안보나 공공 안전에 위협이 되는지 여부를 여전히 철저히 확인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주례 연설에서도 그 부분을 강조했다고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8일 발표한 주례 연설에서 올해 핵심 국정 과제로 일자리 창출, 직업훈련 확대, 세계최고 수준의 교육환경 조성, 근로자 임금과 건강보험 개선 등을 지목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면서 “나에게는 펜과 전화가 있다”고 말했는데요. 이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사람들을 불러 모을 수 있다는 말로, 의회의 협조가 없더라도 대통령의 행정 권한을 충분히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입니다.

진행자) 한국에서는 절기상 봄을 알린다는 ‘입춘’도 지났는데요. 미국은 계속되는 한파로 범죄율까지 줄었다고요?

기자) 네. 아직 전국적인 통계가 나온 것은 아닙니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예년과 달리 범죄가 상당히 줄어서 ‘한파 때문에 범죄가 감소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 중부 인디애나주 레이크와 포터, 라포트 카운티에서는 지난 1월 한달 동안 1건의 살인사건도 발생하지 않았는데요. 각 카운티 별로 해마다 1월 평균 5건씩의 살인사건이 발생했던 것에 비하면 큰 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날씨와 범죄 사이에 무슨 상관관계가 있다는 겁니까?

기자) 살인 사건뿐 아니라 주요 범죄 발생 건수도 예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고 하는데요. 추위와 폭설로 사람들이 외부활동을 자제하거나 제한을 받으면서 빈집털이가 줄게 되고요. 범죄자들도 활동을 많이 줄이게 됐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한편 미국 동북부와 중서부, 북부 일원에는 이번 주에도 낮 최고기온이 영하권에 머물고, 곳에 따라 눈이 내리는 등 춥고 궂은 날씨가 계속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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