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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법학자들, '쉬즈융 무죄' 집단성명...국제사회, 홀로코스트 69주년 기념


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 법원이 인권변호사 쉬즈융에게 징역 4년형을 선고한 데 대해, 중국 법학자들이 이례적으로 집단성명을 내고 무죄를 주장했습니다.독일과 폴란드 등에서 나치 정권의 대학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홀로코스트' 기념일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집트의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오늘 탈옥 혐의와 관련해 첫 재판을 받았습니다.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 총리가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 소식부터 알아보죠? 중국 법학자들이 이례적으로 중국 법원의 판결을 반박하는 집단 성명을 발표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문제의 판결은 중국 베이징시 제1민법원에서 지난 26일 나왔는데요. 법원은 지난해 구속된 인권변호사 쉬즈융에 대해 공공질서 교란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했습니다. 그런데 법학자들이 하루 만에 이를 반박하는 집단 성명을 낸겁니다.

진행자) 누가 참여하고 있습니까?

기자) 대만 연합보 인터넷망에 따르면, 성명에는 중국 베이징대와 칭화대, 런민 대 등 주요 대학교 법학교수들이 참여하고 있는데요. 이들은 쉬즈융의 활동이 법의 태두리 안에서 이뤄진 정당하고 합리적인 의견이 표현이었으며, 공공질서 교란 행위와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쉬즈융이 어떤 활동을 했습니까?

기자) 쉬즈융은 그 동안 중국 공직자들의 재산 공개와 교육 차별 철폐 등을 요구하는 '신공민운동'을 주도해왔습니다. 쉬즈융은 이를 위해 지지자들과 함께 베이징 등 주요 도시에서 집회를 열고, 거리 행진을 벌이기도 했는데요. 공공질서 교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성명을 낸 법학자들은 이런 활동도 평화적인 방식을 썼기 때문에 합법적인 표현의 범주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쉬즈융이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쉬즈융은 베이징대 법학박사 출신인데요. 지난 2003년 일자리를 찾기 위해 광저우로 갔던 한 시골 청년이 공안의 불심검문에 붙잡힌 후 폭행당해 숨진 사건을 계기로 인권 운동에 뛰어들었습니다. 쉬즈융은 지난 2012년부터 앞서 말씀드린대로 '신공민 운동'을 주도했고요.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기도 했는데요. 자신의 운동이 시 주석의 부패척결과 보조를 맞추는 정당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인권 행사를 위해 홍콩으로 가려다 체포됐고, 이어 7월에 구속됐습니다. 이번 재판도 공판 개시 닷새만에 속전속결로 판결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쉬즈융도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했다고요?

기자) 네. 쉬즈융은 자신의 행동은 헌법에 규정된 언론자유의 범위 안에 있다면서 무죄를 주장했고요, 징역형이 선고되자 중국 법치의 마지막 존엄이 파괴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쉬즈융의 변호인은 공정성이 결여된 판결이라며 항소할 의사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큰 우려를 나타냈는데요.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판결에 대해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게리 로크 주중미국대사도 성명을 내고, 공직자 부패를 드러내려는 운동에 대한 보복으로 규정했습니다. 대표적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도, 평화적 시민운동을 진행한 이들을 재판에 부치는 것은 시진핑 주석이 주도하는 부패 척결이 위선임을 증명한다며 비난했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중국 외교부 훙레이 대변인은 앞서 이번 사건이 일반적인 형사 사건이며, 쉬즈융은 법에 의해 체포된 것 뿐이라며, 정치적 탄압이란 지적을 부인했습니다. 또 외부의 비난에 대해선 내정간섭이라며 거부했습니다. 한편 앞서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이번 판결에 대한 중국 안팎의 반발이 거세고, 파장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었는데요. 이번에 법학자들의 집단 성명이 나온 것입니다.

진행자) 이번엔 유럽으로 가보겠습니다. 홀로코스트 기념 행사가 열렸다고요?

기자) 네. 어제(27일) 독일과 폴란드를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나치 독일 정권의 대학살 희생자를 추모하는 기념 행사가 열렸습니다. 올해는 홀로코스트 69주년 기념일인데요. 유엔은 지난 1945년 당시 소련군이 폴란드 아우슈비츠에 진주하면서, 나치 강제 수용소를 해방한 1월 27일 홀로코스트 기념일로 정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행사가 어떻게 진행됐습니까?

기자) 나치 정권 당시 가해국인 독일에서는 연방의회에서 기념식이 열렸습니다.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총리 등 정부 주요 인사와 의원들이 참석했는데요. 가우크 대통령은 과거 독일 나치 정권이 벌인 말살정책과 전쟁에 대해 깊은 슬픔과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노베르트 람메르트 연방의회 의장은 다시는 그 누구도 정치적, 종교적, 성별 등의 차이로 멸시와 위협을 당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폴란드 아우슈비츠도 나치의 유대인 학살이 이뤄졌던 곳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도 오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기념식이 열렸는데요. 추모 연주회와 헌화식 등이 거행됐습니다. 특히 오늘 기념식에는 이스라엘 의회 전체 의원의 절반이 넘는 60여명의 의원들도 참석하기도 했습니다.나치 정권 대학살 피해자는 주로 유대인을 비롯해 집시와 장애인, 동성애자 등 6백만 명인 것으로 알려져있는데요. 이 중 1백만 명이 아우슈비츠에서 죽었습니다. 당시 유럽 전역의 유대인들이 이 곳으로 끌려와 잔인하게 처형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어제가 유엔이 지정한 홀로코스트 기념일이라고 하셨는데...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발표한 성명 내용도 전해주시죠?

기자) 반 총장은 유엔 설립 후에도 캄보디아와 르완다, 세르비아 등에서 벌어진 대학살을 막지 못한 점을 지적하면서, 국제사회가 편견과 극단주의, 소수계 차별에 맞서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 외교안보대표도, 유럽 역사에서 어둠의 시기에 학살된 사람들을 기억하면서, 우리 시대에도 편견과 소수계 차별에 지속적으로 맞서 싸워야 함을 일깨워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이집트로 가보겠습니다.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오늘(28일) 재판을 받았군요?

기자) 지난해 11월에 이어 축출된 후 두 번째로 법정에 섰는데요. 지난 번 재판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당시 검은색 양복 차림으로 다른 피고들과 함께 정상적으로 피고석에서 재판에 임했는데요. 오늘은 수의 차림에 유리와 철창 속에 갇혀서 재판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탈옥 혐의와 관련해 재판을 받았다고요?

기자) 네. 탈옥 혐의에 대한 첫 재판이었습니다. 무르시 전 대통령은 탈옥 외에도 살인 방조 등 여러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탈옥은 지난 2011년 이집트에서 시민 봉기가 일어나면서 혼란하던 시기에, 외부 테러 세력의 도움을 받아 탈옥했고 국가 기관을 파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무르시 전 대통령은 이런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요.

진행자) 무르시 전 대통령이 오늘은 어떤 모습이었습니까?

기자) 오늘도 재판 자체를 거부하면서 분노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무르시 전 대통령은 판사의 질문에도 자신은 여전히 이집트의 합법적인 최고통수권자이며, 법정에 서있을 이유가 없다며 고함을 쳤습니다. 하지만 유리 상자 속에 갇혀있었기 때문에, 지난 재판처럼 크게 들리지는 않았습니다. 한편 재판 장면은 당초 관영 TV로 생중계될 예정이었지만, 재판 도중 중계가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오늘 이집트에서 내무부 고위 관리가 피살됐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무함마드 사이드 내무부 특수부장인데요. 무함마드 이브라힘 과도정부 내무장관의 최측으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사이드 특부수장은 오늘 자택을 나와 관용차에 탑승하려는 순간, 오토바이를 타고 접근한 무장괴한의 총에 맞아 사망했습니다. 범인은 사건 직후 그대로 달아났는데요. 아직 범인이 누구인지, 배후에 누가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한 가지 소식만 더 알아보죠. 우크라이나에서 반정부 시위가 두 달째 계속되고 있는데. 총리가 전격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요?

기자) 니콜라이 아자로프 총리가 오늘 사표를 제출했는데요. 사임 성명을 통해, 정치적 타협과 갈등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물러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야권은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미흡한 조치라며 평가 절하하는 분위기입니다. 야권은 그 동안 내각 총사퇴와 대통령 선거, 총선의 조기 실시를 요구해왔습니다. 또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전 날 야당 지도자들과의 회담에서 권력분점을 위해 총리와 부총리직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거부당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총리 사퇴로 반정부 시위가 가라앉을 지는 아직 알 수 없군요?

기자) 여전히 불안한 상황입니다. 우크라이나 반정부 시위는 정부가 유럽연합과의 협력협정 체결을 중단하면서 불거졌고요. 최근 여당 다수의 의회에서 집회와 시위를 규제하는 새 법을 채택하면서 더욱 격화됐습니다. 정부는 어제 야당 지도자들과의 회담에서 시위 규제법을 폐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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