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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스탠포드대학 의료진 "북한 결핵 치료, 수요보다 공급 턱없이 부족"


결핵 환자의 X-레이 사진. (자료사진)
결핵 환자의 X-레이 사진. (자료사진)
북한은 결핵 환자 수에 비해 치료 역량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미국 스탠포드대학 전문가들이 밝혔습니다. 지난 해 말 북한을 다녀온 뒤에 내린 결론인데요, 이성은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의 결핵 치료를 돕기 위해 최근 방북했던 미국 스탠포드대학 의대 의료진은 북한 내 결핵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역량이 수요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해 11월 다른 동료들과 함께 2주일 동안 북한에 다녀 온 이 대학 게리 스쿨닉 교수는 최근 미국의 인터넷 매체인 ‘글로벌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스쿨닉 교수는 북한에서는 소수의 결핵 환자들만이 현대적인 치료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결핵 환자들을 진단하고 치료하려면 적어도 6개월 동안 4가지 다른 항생제를 투약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재원이 부족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국제 구호단체인 '에이즈와 결핵 및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세계 기금'의 말셀라 로조씨는 결핵 치료를 위해 북한에 지금까지 5천만 달러 이상을 지원했지만 모든 수요를 충당하기엔 충분치 않다고 말했습니다.

스쿨닉 교수를 비롯한 스탠포드대 의료진은 지난 2008년부터 북한 의료진들에게 결핵 진단과 치료 방법 등을 전달하기 위해 몇 차례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특히 지난 2011년에는 미국의 구호단체인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과 함께 북한에서는 첫 다제내성 결핵 연구시설인 국가결핵표준실험실을 설립했습니다.

스쿨닉 교수는 북한이 정치외교적 상황 때문에 독특한 환경에 있지만 결핵 문제는 다른 빈곤국들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에 따르면 2012년 현재 북한 내 결핵 발병자 (incidence)는 인구 10만 명 당 409 명으로,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 이남지역을 제외하면 전세계에서 결핵 문제가 가장 심각한 상황입니다.

북한의 전체 결핵환자 수는 9만2천여 명이며, 이 가운데 3만2천여 명은 전염성이 강한 도말 양성환자로 집계된 바 있습니다.

스쿨닉 교수는 북한이 특별한 상황에 있지만 결핵은 국제 문제인 만큼 북한을 돕는 것도 전세계에서 결핵을 퇴치하는 과제의 연장선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어디를 가든 안내원이 동행하고, 주민들에게 직접 말을 할 수 없는 것 등이 어려운 점이라고 스쿨닉 교수는 밝혔습니다.

한편 ‘글로벌 포스트’는 한반도 전문가인 호주 국립대학 레오니드 페트로브 교수를 인용해, 북한이 미국을 악당으로 선전하면서도 미국 대학의 지원을 받아들인 것은 결핵 확산이 정권 안정에 위협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이성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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