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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일 총리 "전몰자 영혼은 야스쿠니에 있어"...2014년 신흥경제국 '민트' 뜬다


세계 각국의 주요 움직임을 알아보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연호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아베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대신할 추도시설 건립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올해 신흥경제 시장에서는 브라질과 중국을 제치고 멕시코와 인도네시아가 급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이라크 총리가 알카에다가 장악한 이라크 팔루자 주민들에게 테러범들을 쫓아내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먼저 일본으로 가보죠. 아베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이웃나라들의 반발이 거센데, 별도의 시설을 만들어서 문제를 해결하자는 제안이 나오고 있군요.?


기자) 아베 총리가 지난달말 취임 1주년을 맞아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했었죠. 2차대전 전범들이 합사돼 있는 곳이기 때문에 한국과 중국의 반발이 컸습니다. 그래서 야스쿠니 신사를 대신해서 별도의 추도시설을 만드는 게 어떻겠냐, 이런 제안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범들과 일반 전몰자들을 분리하자는 겁니다.
일본 최대 일간지 ‘요미우리’ 신문도 사설에서 이런 방안을 제안했었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치권에서도 이런 제안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일부에서 그런 목소리가 있습니다. 민주당 정권 시절 외무상을 지낸 마에하라 세이지 중의원 의원이 대표적인데요 지난주 일본 TV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이런 제안을 했습니다. 전범들이 합사되기 전에는 일본 천황이 야스쿠니에 참배해도 외교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니 어떤 형태로든 분사를 생각해야 한다,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일본 천황은 2차대전에 패전한 뒤 8차례 야스쿠니에 참배했지만 1976년부터는 더 이상 참배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런 제안에 대해서 아베 총리는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어제 (6일) 일본 배우들과 식사를 같이 하면서 야스쿠니 신사 얘기가 나왔는데, 별도의 추도 시설을 만들면 전몰자 가족은 아마 참배하지 않을 것이다, 아베 총리가 이렇게 말했다는 겁니다. 회식자리에 같이 있었던 전 후지 TV 아나운서가 일본 언론에 이렇게 전했습니다. 야스쿠니에서 만나자는 말을 남기고 죽어간 전몰자들의 영혼은 야스쿠니 신사에 있지 않겠느냐, 아베 총리가 이런 말도 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건 무슨 뜻인가요?

기자) 2차대전때 일본 공군에 자폭 특공대원들이 있었죠. 일본에서는 가미카제로 불렀는데, 이 사람들이 야스쿠니에서 만나자, 이렇게 외치고 출격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야스쿠니 신사는 도쿄에 있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의 수도 도쿄 중심가에 있는데요, 근대에 들어 전쟁에서 숨진 사람들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입니다. 모두 2백50만 명 가까이 합사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는 2차대전, 아시아에서 있었던 전쟁은 따로 태평양전쟁이라고 부르는데, 일본이 이 전쟁에서 패하고 처형된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과 중국은 이 곳을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과 중국이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반발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는 거겠죠. 그런데 중국이 이번에는 상당히 거세게 반발하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외국에 주재하는 중국대사들까지 일본에 대해서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류샤오밍 영국 주재 중국대사는 최근 영국 독립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일본은 2차대전이 일어나기 직전의 독일과 비슷한 점이 적지 않다고 비난했습니다.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을 저지하지 못한다면 또 한차례 세계대전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까지 했습니다. 장쥔싸이 캐나다 주재 중국대사도 캐나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가 세상 모든 사람이 비난할 행동을 했다, 결국 아무도 편들어주지 않는 고립무원의 처지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미국 주재 대사가 지난 주에 먼저 포문을 열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추이톈카이 대사가 지난주 기자간담회에서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개인적 행위가 아니라 역사관과 정치적 의도를 반영한 행위이고, 중일관계를 파괴한 역사적 죗값을 받아야 한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진행자) 일본 국민들의 여론은 어떻습니까?

기자) 일본 국민 절반 이상이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산케이’ 신문과 후지뉴스네트워크(FNN)가 공동으로 여론조사를 했는데요,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은 40%를 밑돌았고,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0%를 넘었습니다. 외교적 배려가 부족했다는 점이 부정적인 평가의 가장 큰 이유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20~30대에서는 반대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이 더 많았습니다.

<BRIDGE #1>

진행자) 이번에는 경제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선진국들의 경기회복이 늦어지면서 신흥경제국들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올해 눈여겨봐야 할 나라들은 어딘가요?

기자) 멕시코와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터키를 주목해야 할 거 같습니다. 신흥국 시장에서는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 영어로는 이들 나라 이름의 앞글자를 따서 ‘브릭스’(BRICs)라고 부르는데, 이 나라들이 그동안 큰 역할을 했죠. 인구와 시장 규모 국가의 크기로 봤을 때 신흥경제대국이라는 말이 손색이 없는데요, 올해는 이 브릭스를 제치고 멕시코와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터키 경제가 크게 부상할 거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어디서 나온 전망인가요?

기자) 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회장이 전망한 겁니다. 어제 (6일) 영국 BBC 방송에 출연해서 이런 전망을 내놓았는데요, 국제금융시장을 주도하는 투자은행의 임원이었다는 사실 말고도 오닐 전 회장이 유명한 이유가 또 있습니다. 지난 2001년 신흥 경제대국들을 묶어서 브릭스란 말을 새로 만든 장본인이 바로 오닐 전 회장입니다. 그만큼 신흥경제권에 대해서는 탁월한 식견이 있는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도 오닐 전 회장이 새 용어를 만들었습니까?

기자) 이번에는 다른 회사가 먼저 선수를 쳤습니다. 멕시코와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터키의 앞글자를 따서 민트(MINTs)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는데요, 미국의 금융회사 피델리티가 이미 지난 2011년에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귀에 쏙 들어오는 용어를 잘 만드는군요. 올해는 민트가 브릭스를 제치고 신흥시장을 주도할 거라는 전망인데, 그렇게 보는 근거는 뭡니까?

기자) 일단 민트 국가들의 인구가 많습니다. 터키를 빼고 모두 1억 명이 넘는데요, 인도네시아가 세계 4위, 멕시코가 11위, 터키는 17위입니다. 민트 국가를 모두 합하면 5억 명이 넘습니다. 이들 나라만으로도 거대한 시장이 되는 거죠. 그리고 인구 구조도 경제 성장에 유리합니다. 선진국들은 고령화에 시달리고 있지만, 민트국가들은 젊은 층이 상대적으로 많아 노동인구 증가율이 높습니다. 한창 일할 사람들이 그만큼 더 많다는 거죠.

진행자) 인구만 가지고 경제성장을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기자) 물론입니다. 민트 국가들은 자원도 풍부해서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특히 멕시코와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는 모두 석유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교역에 유리한 지리적 이점도 꼽혔습니다. 터키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에 자리잡고 있고, 멕시코는 미국과 남미대륙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거대시장인 중국과 가까우면서 동남아시아의 한가운데 있고, 나이지리아도 유럽과 가까운 아프리카의 관문국으로서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민트 국가들이 성장 잠재력은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오닐 전 회장은 민트 국가가 브릭스처럼 협력체를 만들어 영향력을 확대하면 중국이 그랬던 거처럼 경제성장률이 두자릿수로 뛰어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예를 들어 멕시코는 국내총생산이 2050년에는 지금보다 6배 정도 늘어나서 세계 8위에 이를 것으로 보이고, 나이지리아는 19배나 늘어서 세계 13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이라크로 가보겠습니다. 상황이 계속 좋지 않군요.

기자) 네, 알카에다가 정부군을 몰아내고 수도 바그다드 인근의 팔루자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누리 알말리키 총리가 방송연설에서 팔루자 주민들에게 테러범들을 쫓아내라고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그러면서도 정부군의 공격 위협에서 벗어나라고 당부했습니다. 정부군에는 팔루자의 주거 지역을 공격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구요.

진행자) 정부군이 반격을 준비하고 있는듯한 분위기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반격에 앞서서 민간인들의 희생을 줄이기 위해 대피를 권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현재 정부군은 팔루자를 포위하고 알카에다측과 대치중입니다. 지금 팔루자를 장악하고 있는 건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라크레반트이슬람국가’(ISIL)라는 무장단체입니다.

진행자) 미군이 철수한 뒤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미국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미국 정부는 이라크 정부를 지원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있지만, 이미 지난 2011년말에 미군이 철수했고 지상군을 파병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알카에다와 전쟁을 벌이는 이라크군을 돕겠지만 이 전쟁은 이라크의 싸움이고 이라크군이 궁극적으로 이겨야 하고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백악관도 어제 (6일) 이런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구체적으로 이라크군을 어떻게 돕고 있습니까?

기자) 무기지원을 확대하고 있는데요, 지대공 미사일 헬파이어를 수도 바그다드로 급히 보내고 있고, 무인정찰기 10대도 보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라크 정부가 수니파 지도자들과 협력해서 팔루자에 있는 알카에다 세력을 정치적으로 고립시키는 방안도 촉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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